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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상-유화

[스크랩] 이진이展 - 일상의 조각이 얘길 걸어오다

작성자미샘|작성시간12.02.02|조회수91 목록 댓글 0

 

 

 

 

 

 

 

 

 

 

'일상의 조각'이 얘길 걸어오다.
이진이씨 개인전... '사소한 것, 하찮은 것'에 대한 단상 담아

 이진이씨의 '그녀가 떠나네'

 일상의 편린을 잔잔한 터치로 표현해 부산 형상미술의 계보를 잇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이진이(39)의 그림은 산문에 가깝다. 정지된 화면 속에 배치된 사물이나 구도가 표정을 짓고 내밀한 이야기를 속삭이고 있기 때문이다.

 스토리를 내장하고 있을 뿐 직접 내뱉지 않는 그녀의 그림에서는 어딘지 모르게 쓸쓸함과 적막함이 묻어 나온다. 그래서 미적 호소력이 더욱 짙은 지도 모르겠다.

 '일요일 아침'을 보자. 거실에는 장난감 세트가 흐트러져 있고, 소파에는 잠옷이 나뒹굴고, 커피잔은 싸늘하게 식은 채로 놓여 있다. 사람의 흔적은 있지만 사람은 보이지 않는다. 그래서 일요일 아침 풍경은 적막하기 그지 없다. 그 적막함은 인생이라는 무대 위에 서 있는 허무의 세트이거나 허무의 이미지 같은 것이다.

 메모지 한장을 달랑 남기고 가방을 들고 떠나는 장면을 포착한 '그녀가 떠나네'에는 사랑이라는 열병을 앓고 난 뒤의 쓸쓸함이 그대로 느껴진다. 열정이 사라진 뒤에 남는 한 줌의 추억과 석 되의 그리움, 그리고 다섯 섬의 고통이 애절하게 전해진다.

 '입맞춤'은 어떠한가. 푸른 하늘과 꽃이 핀 산책로를 배경으로 어깨에 가방을 매고 있는 여자의 뒷모습만을 담아 무한한 상상의 여지를 제공한다.

 무엇보다 큰 그녀의 미덕은 사소한 것에도 섬세함을 더하는 손길이다. 사소한 것, 한찮은 것들에 남다른 눈길을 보내는 그녀는 갈망과 절망 사이에서 꿈꾸며 흔들리는 인간과 세계의 모습을 리얼하게 순간 포착해 정지된 화면에 담아내고 있다. 그래서 가슴이 찡하다. 모든 예술가는 가슴이 찡한 것(순간)을 찾아내는 사람이란 사실을 실감할 수 있게 만든다. 또 전형적인 386세대인 그녀의 그림에는 거대담론에 대한 압박감이 전혀 느껴지지 않는다. 그녀는 '이념'과 '역사'라는 거대 서사를 정점으로 움직인 시대를 뛰어넘어 '개인'과 '일상'의 세계가 돋보이는 미시 서사로 직강해버린 듯하다.

 김만석 미술평론가는 "그의 그림은 지배적 힘들이 간과하는, 현실의 소음에 묻혀 버린 작고 일상적인, 혹은 왜소하고 나약한 존재들을 따뜻한 색감으로 복원하고 있다."면서 "그래서 삿된 욕망으로 점철된 우리의 눈을 씻어내는 표백제로 받아들일 만하다."면서 밝혔다. / 국제신문 유창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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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원문 : 갤러리 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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