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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글, 좋은 시

[스크랩] 그리움은 다 이곳에 와서 죽는다....김왕노

작성자Tomorrow|작성시간15.11.10|조회수100 목록 댓글 3

 

 

 

 

 

 

 

 

 

 

 

 

 

그리움은 다 이곳에 와서 죽는다



김왕노



그렇게 많은 그리움이 하늘을 뒤덮고 이리로 날아들 때

어떤 고성능레이더도 포착하지 못했다.

그리움은 하늘 구석구석 탁발을 끝내고 여기로 몰려온다.

수행을 끝내고 하얀 눈발로 돌아온다.

로맹가리의 새들을 페루에 가서 죽다,

처럼 그리움이 왜 여기로 몰려오는지

여기서 북으로 몇 십 킬로 더 나아가면 갈대밭이 있고

여기서 남으로 몇 십 킬로 더 가면 모래밭이 있는데

그리움은 다 이곳에 와서 죽는다.

여기로 로맹가리의 새처럼 영혼을 반환하러 온 것인지

그리움은 다 이곳에 와서 저렇게 붐비다 죽어간다.

광장이 있고 고궁이 있고 시위가 있고 진압이 있으나

어떤 손짓은 없었는데

그리움은 아 이곳에 와서 죽는다.

로맹가리의 새처럼 진짜 먼 길 가기 위해 재 몸뚱이를

이 곳에 던져버리는 것일까.

 나를 떠나갔던 모든 그리움도 다 돌아와 이곳에 와서 죽어간다.

밤마다 상처를 핥아 부활의 날개를 만들어 길 다시 떠나려는지

세상모든 그리움은 다 이곳에 와서 죽는다.

이 서울에 와서 죽는다.

 

 

 

 

 

 

 

 

 

 

 

 

 

김왕노 시인

 

1957년 포항에서 출생.

1988년 공주교대와 2002년 아주대학교 대학원을 졸업.

1992년 《매일신문》 신춘문예에 시 <꿈의 체인점>으로 등단.

시집으로『슬픔도 진화한다』

(천년의 시작, 2002)와『사진 속의 바다』

(한국해양문학수상작집, 2003)  『말달리자 아버지』

(천년의시작, 2006), 『사랑 그 백년에 대하여』

(천년의시작, 2010)가 있음. 1995년 다층문화상, 2000년 지난계절 우수작품상,

2003년 제8회 한국해양문학대상, 2006년 제7회 박인환문학상,

2008년 제3회 지리산문학상 수상 등

한국시인협회사무장 역임,

 현대시학회장 역임, 한국시인축구단 단장,

시와 경계 문학지 주간 

 

 

 

 

 

 

10.NOV.2015 정효(JACE)

FOEM:그리움은 다 이곳에 와서 죽는다./김왕노

MUSIC:Should You Go First (당신 먼저 가시더라도)

George Yonce / Franz Schubert - Serenad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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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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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Tomorrow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15.11.10 아프지 마라 하고 싶은 말은 많지만 이 가을에 아프지 마라
    늦가을 내 가슴에 아직도 비가 내리고
    너를 기다리고 마음은 너를 붙잡고 있다.
    이제는 눈을 감아도 길을 잃지 않겠는데
    그리움이 자꾸만 그림움이 자꾸만
    뒤로 돌아서서 너를 기다린다.
    아프지 마라 아프지 마라
    ㅋㅋㅋㅋㅋㅋㅋㅋㅋ
  • 작성자Tomorrow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15.11.11 옛날에는 좋은 시와 음악을 함께 즐겼는데
    왠지 썰렁해진 분위기를 위해서 퍼왔습니다.
    외로움은 나의 딸이다. 시인 홍원기
  • 작성자파시미나 | 작성시간 15.11.16 아!세상 모든 그리움이
    서울에 가서 죽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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