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움은 다 이곳에 와서 죽는다
그렇게 많은 그리움이 하늘을 뒤덮고 이리로 날아들 때
어떤 고성능레이더도 포착하지 못했다.
그리움은 하늘 구석구석 탁발을 끝내고 여기로 몰려온다.
수행을 끝내고 하얀 눈발로 돌아온다.
로맹가리의 새들을 페루에 가서 죽다,
처럼 그리움이 왜 여기로 몰려오는지
여기서 북으로 몇 십 킬로 더 나아가면 갈대밭이 있고
여기서 남으로 몇 십 킬로 더 가면 모래밭이 있는데
그리움은 다 이곳에 와서 죽는다.
여기로 로맹가리의 새처럼 영혼을 반환하러 온 것인지
그리움은 다 이곳에 와서 저렇게 붐비다 죽어간다.
광장이 있고 고궁이 있고 시위가 있고 진압이 있으나
어떤 손짓은 없었는데
그리움은 아 이곳에 와서 죽는다.
로맹가리의 새처럼 진짜 먼 길 가기 위해 재 몸뚱이를
이 곳에 던져버리는 것일까.
나를 떠나갔던 모든 그리움도 다 돌아와 이곳에 와서 죽어간다.
밤마다 상처를 핥아 부활의 날개를 만들어 길 다시 떠나려는지
세상모든 그리움은 다 이곳에 와서 죽는다.
이 서울에 와서 죽는다.
김왕노 시인
1957년 포항에서 출생.
1988년 공주교대와 2002년 아주대학교 대학원을 졸업.
1992년 《매일신문》 신춘문예에 시 <꿈의 체인점>으로 등단.
시집으로『슬픔도 진화한다』
(천년의 시작, 2002)와『사진 속의 바다』
(한국해양문학수상작집, 2003) 『말달리자 아버지』
(천년의시작, 2006), 『사랑 그 백년에 대하여』
(천년의시작, 2010)가 있음. 1995년 다층문화상, 2000년 지난계절 우수작품상,
2003년 제8회 한국해양문학대상, 2006년 제7회 박인환문학상,
2008년 제3회 지리산문학상 수상 등
한국시인협회사무장 역임,
현대시학회장 역임, 한국시인축구단 단장,
시와 경계 문학지 주간
10.NOV.2015 정효(JACE)
FOEM:그리움은 다 이곳에 와서 죽는다./김왕노
MUSIC:Should You Go First (당신 먼저 가시더라도)
George Yonce / Franz Schubert - Serenade
댓글
댓글 리스트-
작성자Tomorrow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작성시간 15.11.10 아프지 마라 하고 싶은 말은 많지만 이 가을에 아프지 마라
늦가을 내 가슴에 아직도 비가 내리고
너를 기다리고 마음은 너를 붙잡고 있다.
이제는 눈을 감아도 길을 잃지 않겠는데
그리움이 자꾸만 그림움이 자꾸만
뒤로 돌아서서 너를 기다린다.
아프지 마라 아프지 마라
ㅋㅋㅋㅋㅋㅋㅋㅋㅋ -
작성자Tomorrow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작성시간 15.11.11 옛날에는 좋은 시와 음악을 함께 즐겼는데
왠지 썰렁해진 분위기를 위해서 퍼왔습니다.
외로움은 나의 딸이다. 시인 홍원기 -
작성자파시미나 작성시간 15.11.16 아!세상 모든 그리움이
서울에 가서 죽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