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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티첼리, [비너스의 탄생] 184 x 285cm, 1486년경, 피렌체 우피치 미술관
 중세의 붓으로 르네상스를
일구었던 보티첼리는 이교의 여신에게 새로운 생명을 불어 넣었다.
사랑의 여신은 바람의 신이 내뿜는 고대의 바람에 밀려서 고딕의 파도를 넘었다.
여신의 미소와 발걸음이 닿는곳마다 봄꽃들이 난만하게 피어날 것이다.
마침내 정숙하고 아름다운 르네상스의 설레는 개화로 읽어도 좋다.
그림의 크기는 대략 184x285cm. 등신대에 육박하는 거대한 규격에다가 단풍나무를 이어붙인 전통적인 패널호가 아니라 아마포 위에 템페라를 엷게 바른 유화 그림이다.
지금껏 고대의 신화를 주제로 이처럼 커다란 그림을 그린 사람은 없었다. 더군다나 이교의 여신을 아무것도 걸치지 않은 눈부신 알몸으로 그려 보이는 일은 누구도 감히 상상하지 못했다. 중세시대에는 화가들이 비너스를 두가지 유형으로 그렸다. 기사의 영혼을 따스하게 보듬는 아름답고 사랑스런 귀부인으로 그리든가,육체의 유혹에 빠져 지옥에 떨어질 큰죄를 저지르는 패덕의 상징으로 그렸다. 그러나 손바닥만한 세밀화나 판화의 규격을 벗어나지 않았고, 어떤 경우에도 여신을 완전히 벗는 법이 없었다. 기껏해야 음란인 욕망을 의미하는 상징물을 가리키는 정도에 그쳤다. 그런데 르네상스의 새로운 기운에 힘입어 바다의 물거품에서 태어나는 미너스가 출현하기 시작했다. 1488년 호매로스의 서사시가 발굴되어 피렌체에서 출간되자 비너스의 탄생을 주제로하는 그림들이 봇물처럼 쏟아져 나왔다.
보티첼리는 화면을 길게 가로누운 구성으로 시작했다. 바람의 입김에 떠밀려서 여신이 키프로스의 해안에 당도하는 순간을 재현하기위해서 화면 중앙에 비너스, 왼쪽에 서풍 제피로스와 그의 연인 클로리스, 오른쪽에 계절의 여신을 배치했다. 폴리치아노의 충고대로 비너스를 조개껍질에 태운 다음, 중아에서 조금 오른쪽으로 밀어 두었다. 서풍의 역할에 실감을 더해주려는 의도였다. 계절의 여신은 원래 겨울을 뺏고 셋이 나왔다고 기록되어 있지만, 하나만 그리기로 했다. 구성을 단순하게 할수록 주제가 선명하게 부각되는 반사효과를 노릴 수 있을 뿐더러, 꽃을 뿌리며 잠든 흙을 일깨우는 봉의 여신이 혼자 등장함으로써 차갑게 얼어붙은 마음을 달래주고 따뜻한 마음을 연결하는 사랑의 본디의미와 잘 어울리기 때문이었다. 역시 폴리치아노의 시적 영감에 따라서 얇은 흰 옷을 입혔다. 제피로스의 입김에 따라 흩날리는 장미는 일찍이 아나크레온이 노래했듯이 비너스의 꽃이었다. 봄의 여신이 서있는 뒤쪽으로 정연한 줄기를 뽑내는 오렌지나무는 메디치가문의 명칭을 빗댄 것이다. 보티젤리는 금세공을 배우며 익혔던 섬세한 기술로 제픽로스의 날개에 금실을 흩뿌린 듯한 빛어림과 파도의 넘실거리는 곡선을 정교하게 새겨 넣었다.
보티첼리,[비너스의 탄생]부분
차가운 바닷바람에 눈시울이 얼었다. 누군들 여신을 사랑하지 않을 수 있으리. 타래치며 제멋대로 휘날리는 머릿결은 내면의 바람찬 격정을 드러낸다. 사랑하는 연인의 작은 속삭임은 이처럼 격정의 바람으로 몰아치기 마련이다. 사실 아무것도 걸치지 않은 알몸이야말로 사랑의 여신답다. 사랑은 아무것도 숨기는법이 없기 때문이다. 사랑은 아무런 부끄러움을 알지 못하기 때문이다. 여신의 표정은 간결하고 고요하다. 오른손의 검지와 중지를 벌려서 거슴에 얹은 '정숙한 아프로디테'의 자세는 훗날 성모마리아와 기독성녀들이 즐겨취하는 바가 되었다.
그림에서 바람의 신이 두른 푸른옷과 여신을 감싼 흰옷은 휘날리는 방향이 서로 다르게 처리되었다. 사랑의 여신을 중심 축으로 삼고 양쪽이 균등한 대칭을 이루었다. 한쪽은 동세의 방향을, 다른한쪽은 바람이 옷자락을 잡아 흔드는 모양을 그렸기 때문이다. 폴리치아노의 시에서 여신은 길게 흘러내린 머리카락을 오른손으로 모아쥐고 감미로운 여신은 길게 을러내린 머리카락을 오른손으로 모아쥐고 감미로운 사과를 왼손에 숨겼다고 했다.보티첼리는 시구에 적힌 사과가 필경 그녀의 젖가슴을 빗댄 것이라고 생갓했다. 물거품에서 피어올라 방금 바다로부터 걸어나온 여신이 감추어야 할 감미로운 사과라면 젖가슴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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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http://myhome.shinbiro.com/~dpshim/notxt.ht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