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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산화실>高價 미술품은 투자용, 비자금용? 아니면 신분과시용?

작성자화사랑|작성시간13.10.21|조회수26 목록 댓글 0

얼마 전 전두환 전 대통령의 장남 전재국씨의 비자금 은닉 의혹이 불거지면서 고가(高價) 미술품이 또다시 세간의 주목을 받았습니다. 일부 부유층에게 미술품은 세금 탈루 수단이 되기도 하고, 비자금 은닉처로도 활용됩니다.

이처럼 미술품이 좋지 않은 목적으로 종종 악용되지만, 그동안 부유층의 전유물처럼 여겨지던 미술품 재테크 시장이 점차 일반인들로까지 확대되는 추세입니다. <이코노미조선>은 최근 ‘미술품 재테크 비법’을 집중 취재했는데, 이 과정에서 미술계 관계자들을 여럿 만나 많은 얘기를 들었습니다. 그 중 몇 가지를 전할까 합니다.

◇재료값 100만원 들인 그림이 수년 후 100억원… 원가대비 최고 수익률 내는 미술품

흔히 성공한 사람들의 마지막 취미가 미술품 컬렉션이라고 합니다. 하지만 미술품 컬렉션은 고상한 취미생활을 넘어 여러모로 매력 있는 재테크 수단도 됩니다. 작품을 보는 안목만 있다면, 원가 대비 매우 높은 수익률을 올릴 수 있는 것이죠. 재료값 100만원을 들여 그린 그림이 100억원이 될 수도 있고, 100만원도 받지 못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전화응찰을 하는 이들 중엔 해외에 나가거나 사정이 생겨서 오지 못하는 경우도 있지만,
본인의 신분 노출을 꺼리거나 조용히 응찰하고 싶어 하는 유명 인사들도 포함되어 있다고 한다.
/사진=서울옥션 제공


 

송민경 케이옥션 경매팀 과장은 “박수근, 이중섭, 천경자 같은 화가들의 작품은 비싼 경우 수십억원 이상을 넘어섭니다. 이 가격이 1년 뒤에 또 어떻게 달라질지 모른다는 것이 미술품 재테크의 매력이자 장점이다”고 말합니다.

일부 부유층에게 해당되는 이야기지만, 미술품은 비자금과 같은 ‘검은 돈’을 숨기거나 세금을 탈루하기 위한 용도로 이용되기도 합니다. 지금 방송 중인 TV드라마에서도 한 재벌가가 미품 구입을 어떻게 ‘활용’하는지 하는 장면을 다룬 적이 있습니다. 드라마 속 재벌가 사모님은 부풀린 가격에 그림을 산 것처럼 위장한 뒤 그 자금으로 아들의 선거 비용을 댑니다. 미술계 관계자들은 이렇게 하소연했습니다.

“일부 부유층이 미술품으로 세금 탈루하고 비자금 숨겨둔다는 뉴스가 나올 때마다 미술계 종사자들은 애간장이 탑니다. 대다수의 미술품 애호가들까지 그런 색안경 낀 시선에 피해를 보거든요.”

국내외 경기 불황으로 미술시장도 위축됐지만, 최근 미술품 시장의 수요층은 확대되고 있습니다. 월급을 모아 나만의 첫 미술작품을 사는 직장인도 있고, 등산복 차림으로 나들이 하듯 경매시장을 찾는 이들도 많아지고 있다고 합니다.

그래서 국내 미술품 거래 규모는 매년 5000억원에 육박하고 있습니다. 화랑·경매·아트페어 등 미술품 투자 및 구매 방식도 다양해지고 있습니다. 문화관광부 집계를 보면 2011년 화랑을 통해 판매된 금액이 2963억원, 경매회사와 아트페어 거래액이 각각 782억원, 464억원에 달했습니다.

 

빈센트 반 고흐의 '가셰 의사의 초상'이 1990년 5월 경매에 나와 8250만달러(약 933억원)로
당시 최고가 기록을 갱신한 데는 미국 뉴욕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에 전시됐다는 이력 등이 큰 몫을 했다.


◇작가가 자기 작품 몰라보고 ‘위작(僞作)’ 판정 내리기도

미술품 거래가 늘어나면서 미술품 감정(鑑定)의 중요성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청와대와 국무총리실 등 정부기관과 금융기관, 기업들이 소장하고 있는 미술품 감정을 여러 차례 해온 한국미술품감정평가원의 엄중구 대표는 노무현,이명박 전 대통령의 미술품을 대하는 자세와 안목에 대해서도 들려주었습니다.

“대통령이 주무시는 침실이나 청와대 안에 걸린 그림들을 보면 대통령의 안목과 수준을 느낄 수가 있습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은 미술품 전담 비서진을 채용할 만큼 예술적인 감각이 있는 분이었어요. 4년 전 이명박 대통령 때도 청와대를 방문했었는데, 이명박 전 대통령도 열심히 사신 분이지만 미술품에 대해서는 그다지 관심이 많지 않은 것 같았습니다. 내년에도 청와대 감정을 갈 예정인데, 가보면 박근혜 대통령의 안목도 알 수 있겠죠.”

미술품 감정을 하다보면 작가가 자신의 작품을 가장 잘 알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작가 본인도 자신의 작품을 기억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고 합니다. 평생 동안 그리는 작품수가 수백 점에서 수천 점에 이르는데다 작품 경향도 변하기 때문에 작가도 작품을 다 기억하기 어렵다고 합니다. 실제로 작가에 의해 진품이 위작(僞作)으로 뒤바뀔 뻔한 적이 있었다고 합니다. 윤중식 화백의 '아침' 사례가 대표적입니다.

2007년 한국미술품감정평가원에서 진품으로 판정했던 ‘아침’은 서울옥션이 경매에 올리기 전 작가에게 직접 감정을 의뢰한 결과, 작가가 자신의 작품이 아니라고 판단했습니다. 윤 화백은 작품 뒤에 매직으로 ‘위작’이라고 써서 돌려보냈다고 합니다. 서울옥션은 작품 훼손을 이유로 보험사에 보험금 지급을 요청하기도 했다는데요. 설령 작가 본인의 작품이더라도 진위 여부에 상관없이 소장가의 재산이므로 작품 훼손에 해당한다는 이유였습니다.

결국 판단 근거가 될 만한 윤중식 화백의 자료를 찾아내던 중 ‘아침’이 1976년 10월 부산에서 전시됐던 기록을 발견하게 되고, 결국 윤 화백 본인이 자신의 작품으로 인정하면서 사건은 종결됐습니다. 이처럼 작품의 진위 감정시에 때로는 작가 본인 의견보다 소장 경위나 전시경력 등 안목감정의 중요성이 더 클 때가 있다고 합니다.

한국미술품감정평가원은 최근 검찰로부터 전재국씨 소유의 미술품 감정 의뢰도 받았는데요. 엄 대표에 따르면 전씨로부터 압수한 미술품이 그다지 고가 작품들은 아니었다고 합니다.

“300여점 가운데 200여점은 진품이 아닌 인쇄나 판화작품 같은 것이었고, 100점 가량은 주로 젊은 작가들의 작품이었어요. 언론에서는 시가가 600억원 정도라고 나왔지만, 그건 모두 진품일 경우이고 실제로는 수십억원 정도 수준으로 알고 있어요. 박수근의 작품도 그냥 인쇄물이어서 그다지 고가가 아니었고, 천경자의 작품은 몇십만원 정도의 판화였습니다.”

우리나라는 시장 규모가 해외에 비해 크지 않아 경매사의 숫자도 십여명 안팎으로 극소수다.
경매사는 경매과정 전체를 이끌고 현장 분위기를 유도해야 하기에
순발력과 재치, 지식, 매너를 모두 겸비해야 하는 전문직이다.
서울옥션 경매사 음정우·김현희·홍창희씨(왼쪽부터).


◇중국에는 경매 전문 기업만 1000여개, ‘경매대학교’까지…

대다수 미술품 애호가와 컬렉터들까지 사회의 따가운 눈총을 받지 않도록 미술시장을 건강하게 키워 나가려면 무엇보다 정부의 역할이 중요합니다.

올해 1월 1일부터 정부는 미술품 거래에 양도세를 부과하고 있지만 그동안 법안 처리가 국회에서 계속 미뤄져 왔습니다. 현재의 양도세 부과 방식에도 보완할 점이 많다고 미술업계 관계자들은 지적합니다.

미술품 등 문화 시장의 성장은 그 나라의 국력과도 관련이 있습니다. 최근 중국이 미술 강대국으로 부상하는 것은 중국이 국가적으로 문화사업 지원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게 배경이 되고 있습니다.

한국에서는 가장 비싸게 팔린 그림도 50억이 채 되지 않는 반면, 중국에서는 40대 젊은 작가인 쩡판즈(曾梵志 ·49)의 작품이 50억~100억원을 호가하고 있습니다.

그림의 가치를 평가함에 있어 ‘가격’이 절대 기준은 아니지만, 우리나라의 훌륭한 작가의 작품들도 훨씬 더 높은 값을 받고, 해외에서 거래될 수 있다면 좋은 일이겠죠.

서울옥션의 중국미술품 담당 경매사인 홍창희 씨는 이렇게 말하더군요.

“1000여개의 경매회사가 있는 중국에는 ‘경매대학교’까지 있고, ‘경매사’가 될 수 있는 면허가 별도로 있어요. 중국은 자금력으로 문화경쟁력을 높이고 있습니다. 문화에 대한 투자를 집중한 결과, 미술품 가격도 동반 상승하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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