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운 센 천하장사 무쇠로 만든 사람, 인조인간 로보트, 마징가 Z ~~~~"
이런 노래가락이 흘러나오면 TV 화면에 집중하고는 했었던 어린 시절 기억이
삼십대 후반분들이라면 누구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굳이 "마징가 Z"뿐 아니라 어릴적 오후 6시 30분이면 열심히 봤었던 만화영화들은
그 캐릭터들과 더불어 주제가들로 오래동안 기억에 남아있지요.
다만, 세대가 달라지고 주인공들의 면면이 변했을 뿐 지금도 그렇지 않냐고 말하기에는
이제는 게임이라는 매체가 가지는 비중이 TV 만화를 밀어내버리지 않았나 싶습니다.
저같은 온라임게임이나 아이템에 전혀 무지한 -스타크래프트조차 한번도 하지 않은 - 구세대는
그저 어린 시절 봤었던 일본 애니메이션이나 추억하는 수 밖에요.
일본의 70년대TV 로봇 메카닉물의 시초이자 최고인기를 누렸던 작품이라할 "마징가 Z"는
60년대의 "철완 아톰"으로부터 "기동전사 건담', "기동경찰 패트레이버", "공각기동대", "신세기 에반게리온"로 이어지는
일본 TV 애니메이션에서 로봇 메카닉물의 중간 허리라고 할 수 있는만큼
이전과 이후 동류의 작품들에서 보여진 특징들을 조금씩 품고 있습니다.
하지만, 단지 어린 시절 추억으로 돌아가고픈 마음뿐인 중년 사내의 허약한 속내로서는
이들 작품 모두를 순서대로 개괄하면서 각개의 특질들을 이끌어낼만한 능력이 부재하니
눈요기로 하실만한 사진들을 나열하면서 추억담을 약간씩 올리고자 합니다.
20대 분들은 약간 낯설겠지만, 그냥 장면 사진으로만 즐겨주세요. 어찌 보면 아주 귀엽거든요.
언제나 그렇듯 제 영화글에서 문자는 허망하고 남는 건 장면 사진뿐입니다.
영화의 제목이 그 영화의 주제를 그대로 반영하듯 "마징가 Z"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마징가"라는 단어에서 "마징"을 "마신 魔神"으로 유추하거나 "머쉰 machine"으로 유추할 때
(나머지 "가"는 家, 架라는 일본을 상징하는 단어가 연상될 수 있다.)
어느 쪽으로든 군국주의의 잔재와 2차 대전에 대한 승리 욕망이 역으로 반영되었다는 것은 쉽게 눈치챌 수 있습니다.
원자 폭탄이라는 과학 기술에 의해 패배한 일본으로서는 70년대 차세대 과학기술의 총아로서
로보트를 염원하게되고 이를 TV 애니메이션으로 영상화하여 전후 세대들,
특히 68의 세계적 혁명 기운 이후의 세대들에게 전달하여 일본이라는 나라에 대한 긍지를 불어넣고자 했습니다.
같은 장르물인 괴수 고지라물과는 다른 2차 대전과 핵폭탄에 대한 반역적 해석으로 여겨질 수 있는 바
이는 할리우드의 영웅물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지구를 지킨다의 주체가 단지 일본의 "소년"으로 바뀐 것입니다.
다음에 "철완 아톰"을 다룰 때 다시 말씀드리겠지만
왜 "소년"이라는 주체가 일본과 지구를 구하는지는 전에 다른 글에서 일차 말씀드린 바와 같이
일본의 전쟁 패배의 상흔과 세대 단절이라는 애니메이션계의 역사 의식과 밀접하게 관련이 있습니다.
단순히 아동 만화류라서가 아니라, (아동도 얼마든지 어른 만화 주인공을 자신과 일체화할 수 있습니다.)
2차 대전의 상흔을 완전히 삭제시키고 그 자리에 지구 영웅으로서의 자리를 부여하고싶은 전전 세대의 욕망이 투여되어있고
흔히 마음주의라고 일컬어지는 마음-영혼-인간성의 친숙한 단어로 자리매김한 아동적인 관념론의 이면에는
미국 등 서구의 과학 기술을 백안시하고 일본이야말로 소위 휴먼테크라고 지칭할 인간-기계의 완성을 통해
지구를 구할 수 있다고 하는 지배심리가 숨겨져있습니다.
아톰-사이보그 009 류의 인간 로봇류에서 마징가 류의 거대 로봇류로 변신한다고 해도
로봇 자체는 인간과 합체하여 어이없게도 표정이나 몸짓에서 의인화의 경지가 여전히 지켜지면서도
이제 본격적으로 魔神이라 일컬어질만큼 대형 폭력 무기로서 자리매김한다는 것에 마징가 류의 본질이 있습니다.
마징가-그레이트 마징가-그랜다이저 등으로 이어지는 일련의 만화들에서
중심 기지를 관장하는 과학자들의 남성성에서 2차 대전 당시의 장군들의 모습을 떠올리는 것은 어렵지 않거니와
거의 등장하지 않는 모성성을 고려하자면 마징가 시리즈가 마초-영웅주의를 양성하게 됨은 명약관화합니다.
마징가 Z의 진정한 스타는 바로 이 분 아수라 백작입니다.
남자와 여자를 정확히 반반 등분하시고 목소리도 각각 다르셔서 어린이 성정체성 교육에 아주 지대한 영향을 끼치셨던 분이지요.
오랫만에 마징가 Z를 다시 만났을 때 가장 반가웠던 분은 다름 아닌 바로 아수라 백작이었습니다.
인간은 누구나 남성-여성 양성의 경향성을 띄고 태어난다는 거룩한 가르침을 그 당시에는 주시지 않았지만
21세기의 현재적 시각에서는 이 시리즈 내에서 마징가와 더불어 가장 오래 기억되는 악당입니다.
마징가 Z의 숙적은 과학자인 "닥터 헬"입니다.
그는 과학을 통해서 지구를 정복하려는 야망을 가진 늙고 악독한 인간으로 그려집니다.
그의 우측에 아수라 백작, 좌측에 자리한 브로켄 백작이라는 칭호와 외모, 서구 신화에서
이들이 서구의 탐욕스러운 전쟁 무기 과학자들이라는 사실 또한 유추할 수 있습니다.
이들의 지상군들을 철십자 군단과 철가면 군단으로 설정하여
2차 대전의 나치즘이나 중세의 십자군과는 거리가 먼 정의의 로봇으로 마징가를 정치함으로서
숨겨진 일본의 군국주의의 심리를 차단하려는 의도가 모순되게 돋보입니다.
여튼 아수라 백작만큼이나 자신의 머리를 잘라 들고다니는 브로켄 백작 또한 매력적인데
사실 그는 이 작품의 주제를 몸으로 표한하는 인물로서
육체를 지배하는 정신이라는 뜻의 두뇌로서 한편으로는 마징가 Z와 신체-정신이라는 이분법에서 동일합니다.
마징가 Z의 기지가 일본 자연의 상징인 후지산 아래에 자리잡고 있음은 역시 간과할 수 없는 국가주의의 표식입니다.
마징가 Z를 벤치 마킹한 태권 브이가 백두산이나 금강산, 한라산에서 출동하던가요..?
거의 참혹하다고할 정도로 마징가 Z의 보조 로봇으로서의 아프로디테 A의 무기가 가슴에서 발사되는 미사일이고
전체 복장이 비키니 수영복을 입은 여성의 섹시함을 강조될 때
12세 이하 소년들에게 성욕이 투영되었음은 가볍게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놀랍게도 이 시리즈에서 소년 조종사는 소녀 조종사에게 폭력을 가하려는 자세를 취하기도 하지만
결국 언제나 여성 로봇과 조종사를 구출하는 마초성을 발휘하는 단순 반복을 보입니다.
데빌맨과 마징가 Z의 만남이라는 극장판 애니메이션에서 중요한 것은
마징가 Z가 최초로 기계 날개를 달고 하늘을 수호한다는 지점인데
이 과정을 위해서 헬 박사가 아닌 다른 악의 무리를 설정함으로서
더욱 더 마징가 Z의 책무를 무겁게하고 또다른 적의 무리가 상존함을 예시함으로서
이후의 그레이트 마징가와 그랜다이저 류를 양산할 길을 터놓고 있습니다.
미야자키 하야오의 세계에서 주인공 소녀와 더불어 하늘을 난다는 설정이 동시에 중요한 것처럼
TV 메카닉물에서 마징가 Z로 하여금 처음부터 하늘을 나는 장치를 부여하지 않았다가
이후 새로운 적의 등장으로 공중 비행의 정의성을 갖추게 하는 것 역시
2차 대전 이후 공군력 즉 하늘의 제압이라는 굴욕과 관련되어 사고되어질 수 있씁니다.
역시 악마족과 로보트의 만남과 우정조차도 의인화되고 후지산 아래에서 이루어집니다.
그레이트 마징가의 등장으로 한순간에 초라해지는 능력을 보이는 마징가 Z의 극장판 서두가
어린 학생이 그린 마징가 Z의 활약상이라는 점은 의미심장합니다.
좀 더 강한 적과 그들보다 더 강한 주인공의 변신과 교체라는 형식은 일본 만화에서 언제나 보여지는 특징이거니와
그 자체로 일본 자체의 국력 강성을 이미지화 한것에 다름 아닙니다.
재밌는 것은 그레이트 마징가가 등장하기 전 마징가 Z 멤버들, 즉 주인공 소년과 소녀, 보스의 부하들이
기지 내에서 음악을 틀어놓고 한동안 춤을 추는 장면이 길게 늘어진다는 것인데
이 장면은 명백히 제 1세대 메카닉의 영웅이었던 마징가 Z의 몰락의 징후이자
10대들의 작은 방탕이라도 허용하지 않으려는 국가주의의 칼날입니다.
모든 마징가류들과 울 나라의 태권 브이까지도 가장 강력한 무기로 가슴의 열광선을 발사하는데
이 고열의 정체가 핵폭탄과 그것과 등치됨은 당연하거니와
나아가 이 가슴의 무기가 여성로봇의 가슴 미사일의 성적 욕망과는 다른 마초의 정복 의지의 상징으로까지 연결될 수 있다.
온갖 상처를 입고 서 있는 마징가 Z의 뒤를 이어서 그레이트 마징가가 등장합니다.
이제 그레이트 마징가는 검이라는 인간의 무기를 가짐으로서 더욱 더 의인화됩니다.
그런데 이 검은 사무라이식 일면도가 아니라 서양식 양날검이라는 데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마징가 Z의 상대편이 기계수라는 무리였다면
그레이트 마징가는 암흑 대마왕과 고오공 대공 등이 이끄는 전투수라는 이름의 새로운 상대를 맞이하게 됩니다.
이들 전투수의 특징은 괴물의 얼굴과 인간의 얼굴 두 가지를 한 몸에 지니고 있다는 것입니다.
마음-신체라는 분리법을 이제 적들에게까지 전이시켰다는 측면이 눈길을 끕니다.
마징가 Z에 이어서 여전히 등장하는 보스로봇은 동 시리즈에서 감초 역할을 줄곧 합니다.
어떻게 정상적인 교육에서 일탈한 학생이 거대 로봇을 제작할 자본을 마련했는지에 대한 의문은 웃음 뒤로 사라져버립니다.
물론, 그것이 학교 교육에서 벗어난 학생의 새로운 길을 제시하는 정도까지 나아가는 대안성은 아닙니다.
아프로디테 A의 뒤를 이어서 비너스가 등장하는데,
선배의 그것에 비해서 몸매에 볼륨을 넣고 긴 머리로 치장한 점이 조금 더 성적 매력을 튼실하게 합니다.
하지만, 역시 그녀의 역할은 선배의 그것과 비교할 때 큰 차이는 갖지 않습니다.
그레이트 마징가의 또다른 특징이라면 주인공 그레이트 마징가를 비롯해서 비너스, 심지어는 보스 로봇조차
이제 자연스럽게 날개를 달고 등장하여 전투수 로봇들과 대적한다는 것입니다.
여기에 더욱 주목할 것은 그레이트 마징가의 새로운 무기로 하늘에서 치는 번개를 자유롭게 쓴다는 것인데
이 번개를 양손가락으로 마치 지도를 내리듯 전투수의 인간 얼굴에 퍼붓는 모습은 더욱 관념적으로 의미심장합니다.
더군다나 대부분 전투수의 인간 얼굴은 명백히 백인 남성이라는 점에서 더욱 그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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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 겟타 로봇에 대해서는 어린 시절 TV에서 접한 바가 없어서 특별히 추억할 것이 없습니다.
다만, 국민학교 시절 과자를 사면 그 안에 들어있던 로봇 형태가 바로 겟타 로봇이엇다는 것은 기억이 납니다.
여튼 겟타 로봇은 세 대의 비행기 합체형태이며 위 사진은 구형 그리고 아래 사진은 신형 로봇입니다.
하늘과 땅, 바다에서 각각 다른 형태의 모습으로 변신 가능한 점이 이 겟타 로봇 시리즈의 신선한 점으로 추정됩니다.
다만, 이 로봇은 무기가 단순하고 도끼라는 약간은 우악스러운 흉기를 사용했다는 점에서 마징가 류보다는 덜 매력적이었습니다.
이제 그레이트 마징가조차 새로운 형태의 적들 앞에서 부상을 당하고 힘들게 새로운 날개를 얻어서 싸우지만
역부족이라 드디어 그랜다이저라는 진화된 마징가에게 전설의 자리를 내어주게 됩니다.
UFO가 유행하는 시기에 원반 형태의 비행선을 타고 등장하는 그랜다이저는 이전의 마징가와는 다른 차별성을 지니는데
이 비행선의 조종사는 외계인으로 상정되지만 명백히 백인 소년 귀족을 떠올리게 설정하고
마징가 Z의 원 조종사엿던 일본인 소년의 보조를 받는다는 점에서
일본 소년을 이제 백인 상류층으로 전이시키려는 욕망을 숨기지 않습니다.
그랜다이저 자체가 외계에서 만들어져 일본에 전해진다는 설정 자체 또한 같은 맥락에서 읽혀집니다.
이 그랜다이저 류의 상대편으로는 역시 외계에서 침입한 원반수를 등장시킵니다.
석유를 먹는 괴생물체와 대결하기 위해 그레이트 마징가, 그랜다이저, 겟타 로봇 등이 총출동하는 외전은
슈퍼맨, 배트맨, 원더 우먼, 아쿠아맨 등이 편을 이루었던 슈퍼 특공대의 애니메이션 류와 더불어
나름 어린 시절 꽤나 큰 호응을 불러일으켰던 작품이었는데, 당시 TV에서 특별 편성 방송을 했었습니다.
이 작품의 제작 시기를 보면 일본 경제를 엄습한 1차 오일 쇼크를 이겨내기 위한 국민 총출동이라는 의식을 읽어내야겠지만
어린 마음에 보기에는 그저 악몽의 괴물을 연합해서 상대하는 로봇 군단에 그저 들떠 있을 뿐이었습니다.
위에 소개해드린 장면들은 모두 정식 TV 시리즈가 아닌 외전 류의 극장판입니다.
갑자기 이들 시리즈의 마지막 편이 다시 보고싶어지네요. 한동안은 일본 TV 만화에서 벗어나기 힘들듯 하네요.
이게 다 나이 먹은 증거라고 해야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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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댓글 작성자컷(지평)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작성시간 09.09.20 제가 주목한 것은 일본이라는 나라가 가지는 서양에 대한 욕망, 더 나아가서 서양을 뛰어넘으려는 국가주의적 욕망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일면도가 아닌 양날검이 주목할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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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미노스 작성시간 09.09.19 비너스는 여전히 섹시하네요,.,,^^ 그렌다이저는 다시보니 참 멋없게 생겼습니다...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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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댓글 작성자컷(지평)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작성시간 09.09.20 아프로디테 A와 비너스 사이에 중간 형태가 하나 있었어요. 그건 극장판에서 나오지 않아서 사진을 담지 못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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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bender 작성시간 09.09.19 이게 마징가를 추억하는 것인가요? 제가 보기에는 마징가를 분석하고 비판하는 것 같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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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댓글 작성자컷(지평)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작성시간 09.09.20 다시 보면서 마징가를 봤던 제 어린 시절의 순진함을 추억한 것은 맞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