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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옥 객담

블루밍턴통신(3)/전쟁과 평화

작성자삼척동자|작성시간13.06.11|조회수63 목록 댓글 0

인디아나대학전쟁참전기념동판.jpg.jpg

인디아나대학 학생회관 메모리얼 룸 참전학생기념 동판 

 

역사상 수 많은 외침을 받았고 육이오 전쟁이라는 동족상잔을 겪은 우리나라다.

얼마 전 북한정권은 정전협정의 무효화를 주장하며 휴전상태가 아니라 전시상태에 돌입했음을 일방적으로

대내외에 선언한 바 있다.

 

남북이 휴전선을 사이에 두고 일촉즉발의 위기에 몰린 적이 한 두 번이 아니다.

그래서 그런지 몰라도 연평도 포격과 천안함 사태가 있었고 북한이 핵실험을 하고 대륙간 탄도탄을 발사

할 수 있는 성능 실험용  로켓을 쏘아 올렸다 해도 막상 국민들이 긴장하는 기색이 없다.

 

사재기도 없고 증시도 담담하게 조용하다.

오히려 해외에 나가 있는 친척이나 가족들이 한국 발 긴급뉴스속보등 현지 신문이나 방송을 접하고

어떻게 되는 거냐고 반문을 해오는 지경인데도 남의 일이라는 듯 평온하다.

 

심지어는 긴급상황이 발생하고 군사적으로 비상이 강화되는 시기에도 정치인이나 고위 군 관계자가

골프를 쳤다는 보도도 나온다. 우리는 전쟁을 잊고 지내고 있는지도 모른다. 아니 어쩌면 피비린내 나는

전쟁의 참상을 애써 기억하고 싶지 않는 것인지도 모른다.

 

그러나 건강은 건강할 때 지켜야 하듯이 평화는 평화로울 때에 지켜야 한다.

유비무환이라는 표어가 사라진지 오래다. 북한을 양치는 소년쯤으로만 생각하다가 진짜 이리가 나타날

있다는 경각심을 버려서는 안된다.

 

우리가 이렇게 된 데는 한 때의 위정자들 탓도 없지 않다.

정권의 연장수단으로 선거철마다 지금이 진짜 위기이므로 야당이 정권을 잡으면 사회가 혼란에 빠지게

되고 그렇게 되면 북한에 먹히게 될 것이라는 논리를 폈었다.

 

몬로카운티.jpg 2차대전참전기념탑.jpg

전쟁기념탑.jpg 포신.jpg

 

미국도 역사는 길지 않지만 독립전쟁과 남북전쟁을 겪었고 세계대전과 한국전 월남전 그리고 이란과 아프칸

파평 등 직접 간접으로 수많은 전쟁을 치렀다. 우리의 현충일처럼 오월 마지막 월요일을 메모리얼데이로 지정

하여 전쟁에 희생된 영령들을 추모한다.

 

그들은 세계 최강의 군사력을 자랑하고 있는 나라다

그런 나라지만 수많은 참전용사와 전몰 영령들의 희생이 없이는 지금의 평화를 누릴 수 없다는 것을

국민들에게 알리는 노력을 게을리 하지 않고 있음을 보고 큰 감동을 받았다.

 

인디아나 주 몬로(Monroe)카운티 코트하우스는 블루밍턴 다운타운 한 복판에 자리하고 있다. 우리로 치면

군청이나 시청에 해당하는 기관인데 시민 누구나 드나들 수 있는 공원 같은 곳에 100년을 자랑하는 역사

기념건축물로 지정되어있다.

 

1907년 인디아나 특산 라임스톤으로 지어진 이 정방형 3층 건물은 로마네스크 양식으로 지어졌고 건물 중앙

부분은 1층부터 통째로 연결된 돔이 높이 솟아 있어 타운 어디서나 이 건물의 위치가 보여서 랜드마크 구실을

하고 있다.

 

이 건물 주출입구 바른편으로는 키높이 위치에는 2차세계대전에 참전하여 희생된 이지역 출신 168명의

명단이 새겨진 동판이 붙어 있다. 이 건물 외부 마당에는 잘 가꾸어진 정원 사이사이로 크고 작은 세 개의

전쟁 기념탑이 서있다.

 

스페인전쟁과 독립전쟁 기념탑이 마당 바른편 코너에 자리 잡고 있다.

마당 뒤편 바른쪽에는 2차세계대전 참전 기념탑이 자리하고 있다. 그리고 이 2차대전 참전 기념탑 건너편

코너에는 한국전쟁 전몰장병을 추도하는 기념비가 자리하고 있다.

 

한국전쟁참전전몰장병.jpg

한국전쟁 전몰장병 기념탑

 

이 기념비에는 19506월부터 19561월까지 한국전에 참전해 희생된 이 지역 출신

전몰장병 열다섯 명의 계급과 성명이 기록된 동판을 붙여 놓았다. 조금 이상하다 싶은 것은 이 기념비 머리

부분 앞뒤좌우에는 미국 헌법에서 명시한 시민의 기본권이 새겨져 있다.

 

언론의 자유, 공포로부터의 자유, 종교의 자유, 궁핍으로부터의 자유다.

아마도 이것은 미국이 한국전에 참전한 뜻, 바로 한국의 자유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함이었음을 웅변으로 말해주는 듯하다.

 

미국전쟁 기념탑과 2차세계대전 기념탑 옆에는 각각 전쟁을 상징하는 대포 총신이 세워져있다. 전쟁에 참전해

희생된 이 지역 사람들을 추모하는 것일 뿐만 아니라 전쟁 자체를 잊지 말자는, 그래서 평화시에 전쟁을 대비

하자는 이들의 노력의 일면을 읽을 수 있다.

 

인디아나대학 캠퍼스 학생회관에도 메모리얼 룸이 있었다.

성조기와 대학교기가 양쪽으로 놓여있고 방 중앙에는 커다란 동판에 인디아나대학 출신으로 전쟁에 참전하여

희생된 아들 딸들을 영원히 기리는 문구가 새겨져 있었다.

 

그 동판은 오래 방치되었거나 방치는 아니라 해도 세월의 흔적이 묻어 녹이 슨 동판이 아니라 날마다 기름

걸래로 닦아서 거울처럼 반짝거리는 방금 제작되어 끼워놓은 새것 같은 동판이었다. 마치 병사들이 아침저녁

총신을 닦고 총구에 기름을 칠해야 하는 것처럼....

 

우리나라도 훌륭한 전쟁 상징물이 없지는 않다.

용산에 자리한 전쟁기념관은 그 규모나 전시물만 본다면 과연 세계적인 전쟁기념관에 손색이 없다. 동작동과

여러 지역에 나뉘어 있는 현충원과 국립묘지도 또한 부족함이 없다.

 

그러나 우리나라도 외형 위주의 그런 상징물 말고, 정치인이나 특정 기념일에 치르는 의전용이 아닌, 평화시에

전쟁을 기억해 낼 수 있는 그런 공간이 공원이며 학교며 관공서마다 세워졌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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