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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문화에 대한 이해

작성자지대지강|작성시간16.07.21|조회수284 목록 댓글 0

다문화에 대한 이해

 

경희대학교 정치외교학과

금 태 인

 

 

1. 다문화주의, 다문화사회, 한국 사회에서의 다문화

 

다문화주의(多文化主義, multiculturalism)는 문화적 다양성을 장려하는 생각이나 정책을 말한다. 다문화주의의 이념은 1970년대에 서구 민주주의 사회에서 전면적으로 등장했다. 대한민국에서도 1980년대 말 이후에 민족 국가와 다문화주의의 소수 집단 현상이 등장하면서 다문화주의 이념이 논의되기 시작했다. 세계화가 진행됨에 따라 단일한 민족 국가들이 가지고 있던 다양한 문화를 서로 인정하고 교류하기 위해 여러 문화를 존중하고자 하는 이론으로 여성문화, 소수파문화, 비서양문화 등 여러 유형의 이질적인 문화의 주변 문화를 제도권 안으로 수용하자는 입장이다. 급속히 통합되는 현대 세계사회에서 여러 국가의 문화를 자유롭게 접하며 문화의 다양성을 이해하고 수용할 필요가 커지고 있다. 다문화주의는 서로 다른 문화에 대한 존중과 문화적 차이에 대한 관용을 중시한다.

 

다문화사회는 사회의 특정한 상태를 의미하기 보다는 과정적인 개념으로 이해해야 한다. 인종적 구성이 다양해지고, 문화적 다양성이 증대할 경우, '다문화사회로 이행하고 있다' 고 표현할 수 있다. 이는 대한민국과 같이 급속하게 외국인의 비율이 증가하는 경우 매우 정확한 표현이다. 기술적인 용어로서, 그리고 과정적인 개념으로 볼 때 대한민국은 다문화사회로 이행하고 있다. 다른 한편, 다문화는 지향해야 할 이념을 의미한다. 이 경우 다문화사회는 시민, 국민으로서 누릴 수 있는 사회, 경제, 정치, 문화적 권리를 취득하고 향유하는데 인종과 민족이 차별의 근거가 되지 않는 사회를 뜻한다. 이렇게 다문화를 지향해야 할 이념으로 규정할 경우, 대한민국이 다문화사회로 가야하는가, 혹은 대한민국이 다문화주의를 정책적으로 수용해야 하는가에 대해 논란의 여지가 있다. 대한민국이 인종과 민족이 차별의 근거가 되지 않는 사회를 지향한다고 할 때 다문화사회로의 지향은 원칙적 수준에서 받아들여질 수 있다. 그러나 이를 위해 다문화주의를 국가정책 혹은 이념으로 택해야 하는지는 다른 문제이다. 정책은 무엇보다도 국가의 역사적, 정치경제학적 경험과 조건을 전제로 하고 있으며, 그 위에서 수립하는 것이 타당하기 때문이다. 다문화주의적 정책을 추진하기 위해서는 그에 부합하는 역사적, 정치경제학적 조건이 필요하다. 지금까지 정부는 다양한 다문화정책을 내놓았지만 아직 대한민국이 공식적으로 다문화주의를 채택한다는 입장을 밝힌 바는 없다.

 

정리해보면, 현상적으로 한국사회가 다문화사회로 이행하고 있으며 이념적인 수준에서 다문화사회를 지향하고 있다. 그러나 구체적인 정책에 있어서 다문화주의를 택하고 있는지, 혹은 택해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유보적이다. 다문화주의가 오늘날 다문화사회의 모든 문제를 해결하는 만능열쇠는 아니다. 벨기에, 인도, 캐나다, 인도네시아 등 수많은 다문화국가들은 여전히 이질적 문화의 사회적 통합 혹은 융화를 이룩하지 못하고 테러와 반목 등으로 끝없이 시달리고 있다. 실제로 소수의 문화적 권리를 옹호하는 다문화주의는 윤리적이고 민주주의적 이상을 지향하지만 공동의 문화가 제공하는 사회적 연대감이나 결속력을 해칠 수 있는 부정적인 요인도 잠복해 있다. 그러므로 다문화주의의 이와 같은 부정적 요인을 극복하고 시민들의 연대감을 증대시키는 공동의 문화를 어떻게 창출해내는가 하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다문화이론가인 ‘라즈(Raz)’ 는 교육을 통한 서로 다른 문화 사이의 상호 인정과 관용의 전통을 구축하고 서로 문화집단이 동등한 권리를 가지고 공동체의 의사결정과정에 참여하는 방식이 점진적으로 공동의 문화를 창출해 나가는 길로 제시한다.

 

2. 다문화에 대한 나의 생각

 

생각의 정리에 앞서 반성부터 하고 시작해야 할 것 같다. 다문화에 대해서 자세히 알지 못했고, 다문화에 대한 사고의 경직성과 편견 또한 떨쳐내지 못하고 있었던 것이 사실이다. 나부터 바뀌어야 할 것 같다. 다른 나라의 문화, 성, 계층, 종교 등의 영역에서 다양한 요소가 존재한다는 것을 인정하고, 다른 문화적 배경을 가진 사람과 자신의 차이를 수용할 수 있는 마음가짐과 태도를 지니는 것이 다문화의 자연스러운 수용에 필수불가결한 것임을 생각하게 되었다.

 

지금 일하고 있는 다문화가족지원센터에서도 다문화사회에 대한 공감대 형성에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는 것을 알았다. 나와 같이 다문화에 대한 사고의 경직성을 가지고 있는 수많은 사람들을 위해 다문화이해교육, 다문화인식개선활동, 지역사회에서의 홍보 등의 활동에 많은 비중을 두고 있다. 결론적으로 민주적인 다문화가족 생활구현, 다문화가족 자녀의 건강한 성장, 결혼이민자의 사회역할 확대 등 다문화사회의 이행기를 거쳐 자연스럽게 융화되는 과정에서는, 바로 이다문화인식(多文化認識, Cross-Cultural Awareness)’이 선행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다문화인식을 지니고 있는 사람은 자신과 다른 배경으로 인해서 다르게 행동하고, 다른 가치를 지닌 사람을 이해한다. 다문화사회로 가야하는지, 아니면 다문화주의를 정책적으로 수용해야 하는지의 논란은 중요하지 않다. 다만 사회의 모든 구성원들이 그들을 이해하고 따뜻하게 받아들일 수 있는 태도를 가질 수 있도록 노력하고, 다문화가족 관련 기관들이 일반 사람들의 다문화인식 개선을 위해 같이 노력하는 상호 관심 속에서 더 나은 사회, 한층 성숙한 대한민국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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