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헌준 칼럼]
다양성을 인정하고 다름을 존중하며 연합하여 善을 이루자
- 기자명 아산포커스
- 입력 2025.06.28 06:26
우리 사회는 언제부터인가 극심한 편 가르기로 대립, 갈등의 상황에 빠져 있다. 내 편은 다 옳고 선(善)하다고 주장하며, 다른 편은 모두 잘못되고 악(惡)하다고 비난하는 구조가 자리 잡고 있다. 내 편이 죄를 지어 수사기관에서 조사를 받거나 재판정에 서게 되면, 사실이 어떠하든 간에 그게 다 조작된 것이라고 주장한다. 반면에, 다른 편이 잘못이 있다 싶으면. 사실 여부와 상관없이 적폐로 몰아붙이고 악착같이 물어뜯으려고 달려든다. 억지와 불합리가 판을 치고, 내로남불이 기승을 부리며, 진실과 화평, 정의와 공평이 무시 되고 있다.
편 가르기는 대체로 정치인들에게서 시작되고, 구독자가 많은 유력한 유튜버들에 의해 확대되고 재생산되어 일반 대중들에게로 퍼지면서 대립과 갈등이 증폭된다. 이러한 상황에서 자영업자, 직장인, 지식인, 종교인, 누구나 할 것 없이 어느 한쪽에 서는 순간 그쪽 안경으로만 세상을 보고 판단하게 된다. 다른 쪽 사람과는 대화가 통하지 않으며, 말이 오고 갈수록 대립과 갈등의 골만 깊어진다.
하루빨리 이런 편 가르기와 갈등에서 벗어나야 한다. 우리 자신과 후손이 살기 위해서는 이러한 편 가르기로 말미암는 양극화 현상을 극복해야 한다. 나와 다르다고 배척하고 비난할 것이 아니라, 서로를 존중하고 인정하며 조화를 이루어야 한다. 서로의 다양성을 인정하고 다름을 존중하며, 네 편 내 편이 연합하여 선(善)을 이루어야 한다.
■ 하나님의 형상으로 창조된 인간
성경은 사람이 ‘하나님의 형상’으로 창조되었다고 말씀한다(창 1:27). 이는 인간이 하나님을 닮은 ‘하나님의 자녀’임을 천명하는 것이다. 모든 사람은 각기 개별성(독자성)을 지닌 독립적인 존재이며, 동시에 하나님의 자녀로 서로가 형제자매의 관계에 있다. 그러므로 모든 사람은 서로 존중하고 사랑하며 연합하여 선을 이루는 것이 마땅하다. 시편 133편에서 시인은 이렇게 노래한다: “보라 형제가 연합하여 동거함이 어찌 그리 선하고 아름다운고. 머리에 있는 보배로운 기름이 수염 곧 아론의 수염에 흘러서 그의 옷깃까지 내림 같고, 헐몬의 이슬이 시온의 산들에 내림 같도다”(1-3절).
■ 원효의 화쟁사상
신라 중기의 원효(元曉, 617~686)는 그 당시 불교 안의 다양한 종파와 사상이 대립과 갈등에서 벗어나 서로 조화를 이루며 공존하는 길을 열고자 화쟁(和諍)을 설파하였다. 화쟁사상은 일심(一心)과 회통(會通)과 중도(中道)를 주요 개념으로 한다. 원효는 모든 존재와 현상이 궁극적으로 하나의 마음(一心)에서 비롯된다고 보았고, 다양한 불교 종파와 사상이 서로 다른 것처럼 보이지만 궁극적으로는 동일한 진리를 향해 나아간다고 보았다(會通). 이러한 맥락에서 원효는 극단적인 견해를 피하고 중도(中道)를 지향하는 태도를 강조했다.
대승불교의 중요한 사상 중 하나인 중도(中道) 사상의 핵심 내용 가운데 ‘불일불이(不一不二)’는 같지도 않고 다르지 않은 관계를 나타낸다. 이는 서로 간에 다름이 있지만, 그렇다고 서로 독립된 별개의 것이 아님을 의미한다. 구별(區別)은 되지만, 구분(區分)은 되지 않는 것이다. 모든 존재는 본질적으로 하나이지만, 현상계에서는 다를 수밖에 없다. 중도 사상은 양극단을 떠난 올바른 길을 제시하며, 불일불이는 이러한 중도 사상의 한 항목으로, 어떤 사물이나 현상을 판단할 때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고 균형을 유지하는 것을 강조한다.
■ 君子和而不同 小人同而不和
논어 자로(子路)편에 공자(孔子)께서 말씀하시기를 “군자는 조화를 이루지만 서로 같지 아니하고, 소인은 서로 같지만 조화를 이루지 못한다(君子和而不同 小人同而不和, 군자화이부동 소인동이불화)”고 하였다. 군자는 서로 같지 아니하나 각자의 개성을 존중하며 다름을 인정하고 조화를 이루는 사람이다. 그는 도량이 넓고 관대한 대인배(大人輩)이다. 반면에 소인은 다른 사람과 서로 비슷하고 별 차이가 없으면서도 조화를 이루지 못하는 사람이다. 그는 도량이 좁고 간교한 소인배(小人輩)이다.
■ 맺음말
편 가르기와 갈등의 늪에서 벗어나, 각자의 다양성을 존중하고 다름을 인정하며 연합하여 선을 이루어야 한다. 서로 화평해야 한다. 이것은 동서고금(東西古今)의 진리이다. 이를 위해 국가 공동체의 구성원 모두가 함께 노력해야 한다. 예수 그리스도께서 말씀하셨다: “화평하게 하는 자는 복이 있나니 그들이 하나님의 아들이라 일컬음을 받을 것임이요”(마태복음 5:9). 국민 한 사람 한 사람이 하나님의 아들이라 일컬음을 받는 대한민국을 소망한다.
출처: 아산포커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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