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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명과 인류

3. 자연의 이치가 담긴 주역

작성자천리안|작성시간07.12.06|조회수37 목록 댓글 0

 


 

 

 본체론과 변화론
 

동서고금을 통해 인간은 우주를 변화하게 하는 본체는 무엇이며, 우주의 본체는 어떻게 다양한 모습으로 세상에 드러날 수 있는가에 대해 관심을 기울여 왔습니다.
 
우주의 본체가 무엇인가를 연구하는 것을 ‘본체론’이라고 하며, 본체가 어떻게 운동하는가 하는 변화원리를 탐구하는 것을 ‘변화론’이라고 합니다. 식물을 예로 든다면, 식물의 뿌리를 본체라고 한다면 줄기나 잎 등은 그 현상에 해당한다고 할 수 있습니다. 뿌리에 대해 설명하는 것을 본체론이라고 한다면 뿌리에서 줄기, 잎이 생성되어 나오는 원리를 설명한 것이 변화론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우주의 본체와 씨앗
 

일음일양지위도(一陰一陽之謂道) (『주역』 「계사전」)
- 우주를 한번은 음하게 하고 한번은 양하게 하면서 운동하게 하는 역원(力源)을 도(道)라고 한다.
 
식물 탄생의 근원은 씨앗이며 생장과정에서 지속적으로 영양을 공급해주는 것은 뿌리입니다. 이렇듯 우주도, 우주를 낳고 음양운동을 하게 하는 힘의 근원(역원)인 나무의 씨앗이나 뿌리와 같은 본체가 존재합니다. 주역에서는 이러한 본체를 도(道)라고 하였습니다.
 
 
 삼극(三極)
 

그런데 정역(正易)을 획(劃)하신 김일부 대성사께서는 우주의 본체와 그 작용을 무극과 태극과 황극의 삼극론(三極論)으로 정립하셨습니다.
 
천지의 이치는 삼원(三元)이니 곧 무극(無極)과 태극(太極)과 황극(皇極)입니다.
 
천지의 이치가 이렇게 셋으로 구성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그 이유는 앞서 배운 것처럼 ‘우주는 천·지·인 삼재로 구성되고, 팔은 상박·하박·손으로 구성되어야 운동할 수 있듯이 도(道)가 실제 변화를 할 때에는 음양이 아닌 음·양·중의 삼자가 구성이 되어야한다’는 것을 이해하셨다면 자연히 아실 수 있으리라 생각됩니다.
 
 
 삼극과 축구장의 비유
 

무극과 태극과 황극은 축구장의 비유를 통해 쉽게 이해할 수 있습니다.
 
 무극(無極)
 

축구장에 22명의 선수가 있습니다. 하지만 아직 팀이 나눠지지 않아 음팀인지 양팀인지 구분할 수가 없습니다. 이 상태를 무극에 비유할 수 있는데, 무극(無極)은 양극(陽極)이나 음극(陰極)의 극이 없다는 말입니다. 그러므로 중(中)의 자리에 해당하며 절대 무(無)가 아닌 상대적인 무의 세계로 적막무짐(寂寞無朕)한 상(象)이라고 합니다.
 
 
 태극(太極)
 

이제 22명의 선수가 음팀 11명, 양팀 11명의 두팀으로 나뉘어졌다고 해봅시다. 하지만 경기는 아직 시작되지 않고 있습니다. 이 상태를 태극에 비유할 수 있습니다. 태극(太極)은 ‘콩 태(太)’자가 뜻하는 것처럼 생명을 간직한 채 봄을 기다리며 겨울을 나고 있는 씨앗의 고요한 모습입니다.
 
 
 황극(皇極)
 

심판의 호각 소리가 울리고 경기가 시작되었습니다. 공을 중심으로 음팀과 양팀이 서로 혼잡하게 섞이면서 현란한 변화를 연출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실제 변화하는 상태를 황극의 변화과정이라고 합니다. 또 황극(皇極)은 ‘임금 황(皇)’이 의미하는 것처럼 실제 나라를 경영하고 일을 추진하는 중심자리를 말하기도 합니다.
 
 
 삼극과 상수
 

거변무극(擧便無極)이니 十이요 십변시태극(十便是太極)이니 一이라. 一이 무십(無十)이면 무체(無體)요 十이 무일(無一)이면 무용(無用)이니 거중(居中)이 五니 황극(皇極)이니라. (『정역』 「십오일언」)
 
 
김일부 대성사께서는 삼극을 상수(象數)에 대응시키면 무극은 10, 태극은 1, 황극은 5에 해당한다고 하셨습니다. 1은 모든 수를 낳는 수의 근원이고, 5는 생수를 성수로 전환시켜 새로운 변화를 일으키는 매개자이며, 10은 1+2+3+4의 합으로 음(1水, 4金)과 양(2火, 3木)을 모두 조화시킬 수 있는 완성수 입니다.
 
 
 삼극과 정십자가
 

음양의 길이가 똑같은 정십자가의 형상을 예로든다면 정십자가(十)는 무극입니다. 그리고 십자가의 ‘│’은 양, ‘─’은 음으로 양과 음이 만나는 중심교차점에서 생명이 탄생하게 됩니다. 이 중심교차점을 무극지진(無極之眞) 또는 태극이라고 합니다. 그리고 십자가 둘레의 네 점과 중심 한 점을 더한 다섯 개의 점은 五황극을 상징합니다.
 
 
 삼극의 양면성

 

육기 방위도와 우주탄생의 과정에 대해 열자 탕문편에 나오는 다음 구절을 통해 본체의 양면성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夫有形者生於無形(부유형자생어무형) 則天地安從生(즉천지안종야)? 故曰(고왈) 有太易(유태역), 有太初(유태초), 有太始(유태시), 有太素(유태소). 太易者(태역자) 未見氣也(미현기야), 太初者(태초자) 氣之始也(기지시야), 太始者(태시자) 形之始也(형지시야), 太素者(태소자) 質之始也(질시시야). (『열자』 「천서편」)
 

대저 형체 있는 것들은 무형의 도에서 나온 것이요. 그러면 이 천지는 어디에서 생겨난 것일까? 그러므로 태역이 있었고, 태초가 있었고, 태시가 있었고, 태소가 있었소. 태역은 아직 기의 움직임이 나타나지 않은 때이며, 태초는 기가 나타나기 시작한 때이며, 태시란 형상이 드러나기 시작한 때를 말하고, 태소는 질적변화가 나타나기 시작한 때를 말하는 것이오.
 
팀이 나눠지지 않아 변화가 일어나지 않은 축구장과 같이, 적막무짐한 상(象)으로 존재하는 우주의 시원상태를 0무극이라고 합니다. 그리고 음도(陰道)의 통일과정에 의해 음팀 양팀으로 구분되는, 즉 씨핵이 형성된 상태(수원水源)는 공(空)태극에 해당합니다.

 

그리고 씨앗의 껍질 속에서 양핵이 압박을 받아 폭발할 지경에 이른 우주알의 모습이 수(水)태극이며, 이 우주알이 결국 빅뱅(Big Bang)을 하여 껍질을 뚫고 양핵이 터져 나오는 때(경기가 시작되는 때)가 5황극에 해당합니다.
 
오화(午火)는 군화(君火)로서 만물의 생장을 주도하는 역할을 합니다. 그리고 분열생장을 거듭하여 음양이 구별되지 않을 정도로 분열의 극에 이르면, 생장운동을 멈추고 다시 통일수렴운동을 시작하여 열매를 맺게 되는데, 이렇게 현실 속에서 생장을 성숙으로 전환시키는 작용을 하는 것이 바로 10무극입니다.
 
 
 삼극과 식물의 일생
 
우주는 일태극수(一太極水)가 동(動)하여 오황극(五皇極)의 생장 운동을 거쳐 십무극(十無極)에서 성숙의 운을 맞습니다. 
 
식물이 자라는 모습도 이와 같이 세 단계로 나눠볼 수 있습니다. 첫째, 봄여름은 성장의 시기로 이때는 황극에 해당합니다. 둘째, 가을은 꽃이 피어 성장을 멈추고 열매를 맺는 시기로 성장을 성숙으로 전환시키는 무극에 해당합니다. 셋째, 열매 속에서 씨앗이 맺혀 다음 해의 봄을 기다리는 겨울은 태극에 해당합니다.
 
이런 변화과정을 요약하면, 생명력의 근원이 되는 씨앗(태극)이 본체가 됩니다. 그래서 태극을 ‘우주창조의 본체’라고도 합니다. 그리고 무극은 태극(씨앗)을 낳은 근원에 해당하므로 ‘우주창조의 본원’이라고도 합니다. 그리고 황극은 우주가 실제 운동할 수 있게 하는 ‘우주운동의 요인’입니다.
 
 
 삼극과 오운육기
 

이제 삼극과 오운육기의 관계를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무극은 도의 본원(本源)이니 십토(十土)요, 태극은 도의 본체로 일수(一水)입니다. 황극은 만물을 낳아 기르는 생장(生長) 운동의 본체니 오토(五土)를 체(體)로 삼고 칠화(七火)를 용(用)으로 합니다.
 
 삼극과 10간
 

그러면 10간(오운)의 변화와 삼극은 어떻게 연결시킬 수 있을까요? 생장을 멈추고 꽃을 피우는 10土의 자리가 기(己)이며 이 꽃이 열매를 맺는 자리는 신(辛)입니다. 씨의 핵(核)이 생기는 자리는 임(壬)이며, 생성된 씨앗이 겨울을 나고 봄에 새싹을 내기 직전의 자리가 계(癸)입니다. 그리고 씨앗의 껍질을 뚫고 새싹이 나오는 자리가 갑(甲)이며 분열의 극에 이른 자리가 무(戊)입니다. 즉 무극의 과정은 기경신(己庚辛)이고, 태극의 과정은 임계(壬癸)이며, 황극의 과정은 갑을병정무(甲乙丙丁戊)입니다.
 
 
 삼극과 12지
이를 12지(육기)의 변화에 그대로 적용하면 생장을 멈추고 꽃을 피우는 10土의 자리는 미(未)이며 이 꽃이 열매를 맺는 자리가 유(酉)입니다. 씨의 핵(核)이 생기는 자리는 술(戌)이며 이렇게 생성된 씨앗이 겨울을 나고 봄에 새싹을 내기 전의 자리가 자(子)입니다. 그리고 씨앗의 껍질을 뚫고 새싹이 나오는 자리가 축(丑)이며 분열의 극에 이른 자리가 오(午)입니다. 즉 무극의 과정은 미신유(未申酉)이고, 태극의 과정은 술해자(戌亥子)이며, 황극의 과정은 축인묘진사오(丑寅卯辰巳午)입니다.
 
 
 삼극
 

건곤감리 사체(四體)를 바탕으로 건곤(乾坤:天地)은 도의 체로 무극이요, 감리(坎離:日月)는 도의 용이 되매 태극(水)을 체로 하고 황극(火)을 용으로 해서 이로써 삼원합일(三元合一) 되는 이치이다.
 
 
천지일월(건곤감리)과 인간의 변화를 이끄는 세 가지 천지조화의 힘과 동력의 본체인 삼극을 위의 10간 12지를 동시에 놓고 보면 무극의 열매인 신(辛)과 무극의 시작인 미(未)를 합하여 신미(辛未)가 무극이 됩니다. 태극은 핵이 형성되는 임(壬)과 술(戌)이 합하여 임술(壬戌)이 되며(태극은 완전 통일된 자리로 오운과 육기의 자리가 같다), 황극은 분열의 시작인 갑(甲)과 그의 끝인 오(午)를 합하여 갑오(甲午)가 됩니다.
 
 
이상으로 삼극론을 통해 우주의 본체와 그 작용에 대해 알아봤습니다.

 

 

 

 

 

 

 

 

 

 

 

 

 

 

 

 

 


 


 

 


 공간의 프랙탈(fractal)
 

현대과학에서 우주의 구조를 설명하는 이론 중 하나가 ‘프랙탈(fractal)’ 이론입니다. 프랙탈이란 ‘부분으로 나뉘어진다’는 뜻으로, 부분이 전체의 패턴을 계속 반복하는 것을 말합니다. 자연계의 모든 존재는 이런 프랙탈 구조를 가진 것으로 여겨집니다.
 
자연계의 구조 속에 함축된 숫자로 프랙탈 구조의 예를 들어보면, 우주는 천·지·인으로 구성되어 있고 소우주인 인간은 머리·몸통·사지(四肢)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이와 마찬가지로 머리는 두개부·상악·하악, 몸통은 흉부·복부·골반, 사지는 세 부분으로 나뉘어져 있는 등 각 부분이 3이라는 구조의 반복을 이루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시간의 프랙탈
 

이렇게 우주가 간단한 법칙으로 복잡한 구조를 형성하고 있다는 발상은 이미 동양에서는 ‘우주변화의 원리(음양오행 원리)’로 구체화되었습니다. 서양에서 이제 막 공간의 구조를 해석하기 시작하였다면, 동양에서는 이미 오래 전에 시간의 흐름까지도 ‘음양오행의 프랙탈 구조’로 파악한 것입니다.
 
 
 생장염장과 사계절의 변화

 
낮과 밤으로 음양 개벽(개開는 양이 열리는 것이며, 벽闢은 음이 열리는 것으로 천개 지벽天開 地闢이라고도 한다)운동을 하는 시간은 구체적으로 ‘생장염장’이라는 시간틀의 반복(프랙탈)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하루는 아침·점심·저녁·밤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일년은 봄·여름·가을·겨울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계절(季節)이라는 말이 의미하듯이 계(季 : 끝 계)와 계(季) 사이에는 마디(節)가 존재합니다(시간時間이나 공간空間에서 間도 時 사이나 空 사이에 있는 마디를 말함). 이 마디(節)가 새로운 계절이 열리는 개벽이며 이때는 반드시 변화를 일으키는 토(土)가 개입하게 됩니다. 이것이 바로 12지지에 있는 축미진술(丑未辰戌)의 네 개 토입니다.
 
마디마다 토(土)가 개입하는 모습은 식물에서도 볼 수가 있습니다. 축토(丑土)는 씨(水)와 줄기(木) 사이에 존재하는 마디를 이어주며, 진토(辰土)는 줄기(木)와 가지·잎(火) 사이에 존재하는 마디를 이어주며, 미토(未土)는 가지·잎(火)과 열매(金) 사이에 존재하는 마디를 이어주는 꽃에 해당하며, 술토(戌土)는 열매(金)와 씨(水) 사이에 존재하는 마디를 이어줍니다.
 
 
 

일찍이 시간의 프랙탈 구조를 구체적으로 정립하신 분은 송(宋)나라의 소강절(邵康節, 1011∼1077) 선생입니다.
 
소강절 선생은 도가사상의 영향을 받고 역철학(易哲學)을 발전시켜 이수철학(理數哲學)을 만들었습니다. 즉, 역(易)이 음과 양의 2원(二元)으로서 우주의 모든 현상을 설명하고 있는 것에 대하여, 그는 음(陰)·양(陽)·강(剛)·유(柔)의 4원(四元)을 근본으로 하고, 4의 배수(倍數)로서 우주의 모든 현상을 설명하였습니다. 이것은 디지털 문명의 아버지라 불리는 독일의 라이프니츠의 2치논리(二値論理), 즉 이진법에 힌트를 주었다고 합니다.
 
그는 『황극경세서(皇極經世書)』에서 시간 또한 4원(四元)이 반복되는 구조로 이루어진다고 하였습니다. 즉 지구 1년에 연월일시(年月日時: 책에서는 세월일진歲月日辰으로 명명하고 있음)가 있듯이, 더 작은 시간단위로는 ‘분리사호(分釐絲毫)’가 있으며, 반대로 이보다 더 큰 시간단위로는 천지가 한번 열렸다 닫히는 - ‘원회운세(元會運世)’의 수를 얻을 수 있다고 합니다.
 
이들의 관계는 다음 도표와 같으며 여기에서 알 수 있는 것은 이들은 극대와 극미의 시간주기로 무한히 반복되고 있다는 것입니다.
 
 
 우주 1년과 지축의 변동
 

시간의 흐름은 공간의 변화를 통해 나타나듯이 129,600년을 일주기로 하여 우주의 계절 바꿈이 일어날 때는 지축과 공전궤도의 변동이 생기게 됩니다. 지축의 기울기와 공전궤도가 변하면, 방위의 기준이 달라져 실생활에 적용하는 방위 역시 바뀔 수밖에 없습니다.
 
동양 천문학에서는 24방위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지구의 동서남북을 중심으로 24방위를 돌려쓰면 지축은 축미(丑未)방위에 놓이게 됩니다. 이를 통해 알 수 있는 것은 지축은 토(土)의 축이며 현재 우리가 사용하는 십이지지도는 지축이 기울어진 모습 그대로 기울여서 사용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즉 불완전한 우주운동을 반영하고 있는 것입니다.
 
 
 하도·낙서와 지축
 

하도의 상생 운동과 낙서의 상극 운동은 항상 동시에 일어나는 것이지만, 하도와 낙서의 상을 지축의 기울기와 연관시켜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하도는 후천 가을의 상생의 세상을 나타낸다고 하였습니다. 그러므로 당연히 지축이 정립되어 있는 모습을 담고 있겠지요. 하도는 다음과 같이 정십자가의 모양을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낙서는 지축이 기울어져 있는 선천의 모습을 상징하고 있습니다. 이는 문왕팔괘도가 낙서의 수(數)를 그대로 담고 있음에서도 알 수 있습니다. 문왕팔괘를 십이지지에 배속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즉 간(艮)은 축토(丑土)이며, 곤(坤)은 미토(未土)로 지축이 기울어진 모습을 나타내고 있습니다.
 
 
 팔괘도와 지축

잘 알다시피 하도는 음양이 통일조화를 이루며 운동하는 상생의 상이며, 낙서는 분열발전하는 상극의 상을 나타내고 있습니다.
 
자연계에서 통일되어 있는 모습을 하고 있는 대표적인 것이 씨앗입니다. 그런데 씨앗은 가을에 통일수렴 되어가는 과정의 씨앗이 있는가 하면, 겨울을 지나 봄에 싹을 틔우기 위해 수렴의 극점을 지나 동(動)하는 과정에 접어든 씨앗도 있습니다.
 
초목의 성장과정과 팔괘도를 비유하면, 겨울을 지나 봄을 맞이한 씨앗은 복희팔괘도(生)와 같습니다. 봄여름의 자라는 과정은 문왕팔괘도(長)와 같고, 가을의 통일된 열매(씨앗)는 정역팔괘도(成)의 상(象)과 같습니다.
 
또 사람에게 비유하면, 복희(伏羲)팔괘도는 아기가 자궁 속에서 거꾸로 자라는 모습과 같습니다. 문왕(文王)팔괘도는 아기가 태어나 기어 다니거나 걸음마를 배우는 것과 같습니다. 정역(正易)팔괘도는 아이가 성장하여 똑바로 서서 생활하는 모습과 같습니다.
 
지축의 기울기와 팔괘도의 상(象)을 살펴보면, 문왕팔괘도는 우주 봄여름에 지축이 기울어진 불안정한 모습을 담고 있습니다. 지축이 기울어져 음양의 조화가 깨진 환경에서 태어난 인간 역시 심장과 신장이 기울어지고 간심비폐신(肝心脾肺腎) 등 오장육부의 기운이 편벽되어 조화를 이루지 못합니다.
 
반면에 정역팔괘도는 우주 가을에 지축이 똑바로 선 안정된 모습입니다. 우주가을에 태어난 인간은 오장육부와 심법의 측면에서 볼 때, 선천 인간보다는 훨씬 더 완성도가 높을 수밖에 없고 수명 또한 길어지는 것입니다.
 
정역을 획(劃)하신 김일부 대성사께서는 지축이 정립하고 방위가 바뀌는 이치를 다음과 같이 노래하셨습니다.
 
嗚呼(오호)라 丑宮(축궁)이 得旺(득왕)하니 子宮(자궁)이 退位(퇴위)로다. (『정역』 「금화오송」)
 
 
 지축과 28수(宿)
 

지축이 현재(선천 봄여름)와 같이 동북방(양의 방향)으로 기울어지게 되면 지구의 공전궤도는 다음의 천문도와 같이 됩니다. 즉, 지구는 지구 바깥쪽에 있는 28수(宿)가 뿌려대는 오운(五運)의 영향을 받게 되는데 하늘의 천문(天門)에 해당하는 무분(戊分)에서는 양의 기운이 동(動)하기 시작하고, 지호(地戶)에 해당하는 기분(己分)에서는 음의 기운이 정(靜)하기 시작합니다.
 


그런데 14수는 24방위 중에서 음의 기운이 작용하는 ‘신임계갑(을)’에 위치하고 있고, 나머지 14수는 양의 기운이 작용하는 ‘을병정무기경(신)’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양은 6방위, 음은 4방위에서 작용하므로 음양은 3양2음의 작용을 하게 됩니다.
 
 
 지축의 이동과 인간생활

 
선천 봄여름은 3양2음 운동을 하므로 만물은 음기운보다 양의 기운을 더 많이 쐬면서 성장하게 됩니다. 이런 환경에서는 음인 형체가 양기(陽氣)의 발산력을 감당하지 못하므로 인간은 정신의 통일을 이루어내기가 극히 어려워집니다. 결국은 수명도 필연적으로 짧아지게 되고, 토(土)기운의 부족으로 이 세상에는 죄악이 넘치게 됩니다.
 


그러나 지축이 서게 되면 공전궤도는 365 1/4일의 타원궤도에서 360일의 정원궤도로 바뀌므로 3양2음은 3양3음의 정음정양(正陰正陽)변화를 일으키게 되어, 인간의 정신은 완성되고 이 세상은 죄악이 소멸된 청화명려한 조화낙원으로 화하게 됩니다.
 
 
帝堯之朞(제요지기)는 三百有六旬有六日(삼백유육순유육일)이니라. 帝舜之朞(제순지기)는 三百六十五度四分度之一(삼백육십오도사분도지일)이니라. 一夫之朞(일부지기)는 三百七十五度(삼백칠십오도)니 十五(십오)를 尊空(존공)하면 正吾夫子之朞(정오부자지기)는 當朞三百六十日(당기삼백육십일)이니라. (『정역』 「금화오송」)

 
모든 변화현상은 토(土)가 개입함으로서 이루어진다고 하였습니다. 특히 선천에서 후천으로 넘어가는 과정에는 반드시 10토인 미토(未土)가 매개를 해야만 합니다. 분열을 통일로 전환시키는 완성된 토인 미토(未土)만이, 여름과 가을이 바뀌는 하추교역기의 화극금(火克金)을 화생토(火生土)·토생금(土生金)의 상생작용으로 이화시켜 후천 가을을 열 수 있기 때문입니다. 김일부 대성사께서는 우주법도로 볼 때 10토의 작용에 의해 선천의 상극세상을 후천 상생의 유리세계(선경)로 변모시킬 수 있다는 것을 이렇게 함축적으로 전해주셨습니다.
 
 
靜觀宇宙无中碧(정관우주무중벽)하니 誰識天工待人成(수식천공대인성)가. (『정역』 「포도시」)
日月光華兮(일월광화혜)여 琉璃世界(유리세계)로다. 世界世界兮(세계세계혜)여 上帝照臨이로다. (『정역』 「십일음」)

 
그런데 선천에서 후천으로 들어가는 과정에서 지축과 공전궤도의 변화 등 지구적인 변화 일어납니다. 하지만 이 모든 과정은 우주가 상생의 무궁한 조화세계를 출산하기 위한 산고(産苦)입니다.
 
월간개벽 2006.07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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