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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명과 인류

2. 자연의 이치가 담긴 주역

작성자천리안|작성시간07.12.06|조회수31 목록 댓글 0


 
천간지지와 하늘기운의 변화인 오운(五運)에 이어 이번에는 땅의 운동인 육기(六氣)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육기의 발생
 

하늘에 있는 오행성단에서 나온 오행기운이 허공에서 만나 서로 영향을 주어 변화된 것을 오운이라고 하였습니다. 우주의 에너지인 오운은 우주의 유일한 곤토(坤土)인 지구로 집중되는데, 지구에서는 다섯 가지 기운과 지구 자체의 기운인 土가 합쳐져서 총 여섯 가지(토 2개, 목화금수 각 1개) 기운이 작용하게 됩니다. 이를 육기(六氣)라고 하며 육기는 각각 음양으로 분화되므로 총 12개가 되어 12지지(地支)를 구성하게 됩니다.
 

 
 육기의 자화(自化)작용
 

천생지성(天生地成)이라 하듯이 하늘은 만물을 낳는 작용을 하며 땅은 만물을 기르고 성숙시키는 역할을 합니다. 그러므로 불완전한 변화를 하던 오운은 육기에 이르러서 완전한 변화작용을 합니다. 이는 오운과 육기에서 변화를 일으키는 작용을 하고 있는 土의 개수를 통해 알 수 있습니다.
 
오운을 보면 土가 2개(甲己)입니다. 그러므로 음에서 양으로 변화할 때는 甲5土가 작용하고 양에서 음으로 변화할 때는 己10土가 작용하게 됩니다. 이것은 낮과 밤의 음양변화만을 할 때는 전혀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그러나 하루는 아침 점심 저녁 밤의 네 단계로 크게 구성되어 있습니다. 그러므로 각각의 변화를 매개하기 위해서는 토(土)가 네 개가 필요하게 됩니다. 즉, ‘생장염장(生長斂藏)’의 완벽한 순환은 토가 네 개(辰戌丑未)인 육기에서 이루어짐을 알 수 있습니다. 이것을 스스로 변화를 일으킨다고 하여 육기의 자화(自化)작용이라고 합니다.
 
 
 지축경사와 상화(相火)의 발생
 

그러면 육기는 실제 어떻게 변화를 하게 될까요? 육기는 지구에서 작용하는 것이므로 지구의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습니다. 우리가 잘 알고 있듯이 지구는 지축이 23.5도 동북쪽으로 기울어져 있습니다. 동북쪽은 양(陽)의 방향이므로, 지구는 음(陰)보다 양(陽)의 영향을 더 많이 받게 됩니다. 그러므로 지구인 토(土)가 실제 변화작용을 할 때는 열(熱)을 받은 상태인 상화(相火)로 작용하게 됩니다.
 
화(火)와 상화(相火)는 차이가 있습니다. 화는 위로 솟구치는 목 기운을 분열시키는 작용을 하지만, 상화는 만물이 성숙하는 것을 돕고 살찌게 하는 열(熱)입니다. 밥을 할 때 불을 때서 쌀이 익으면 바로 먹는 것이 아니라, 남은 열기로 얼마간 뜸을 들이게 됩니다. 이때 뜸을 들이는 열이 상화에 해당합니다. 마찬가지로 하지(夏至)까지 태양열을 뜸뿍 받고 자란 벼가 양력 7, 8월 늦더위를 지나면서 열매를 맺게 되는데 이 푹푹 찌는 듯한 늦더위의 열기가 상화에 해당합니다.
 
 
 지축경사와 3양2음
 

그러므로 육기는 변화를 중심으로 말할 때는 木,火,土,相火,金,水가 됩니다. 이를 보면 木·火·相火는 양(陽)이고 土는 中이며 金·水는 음(陰)이 됩니다. 중인 토를 제외하면 양은 3개이고 음은 2개가 됩니다. 이것을 3양2음이라고 하는데 이러한 우주 환경의 영향으로 대체적으로 여자는 남자보다 신체적으로 작으며, 우주의 여름인 선천역사도 남자가 여자를 억압하는 억음존양(抑陰尊陽)의 세상이 지속되어 온 것입니다.
 
그리고 인간 역시 분열발전하는 양의 작용이 통일성숙하는 음의 작용보다 더욱 왕성합니다. 그래서 선천 우주 여름시대 동안에는 인간은 자신의 삶의 에너지인 정기를 쉽게 소모시키므로 결국 수명을 재촉하여 죽음에 이르게 됩니다. 인간의 복되고 건강한 삶은 결국 분열될 수밖에 없는 양기(陽氣)를 얼마나 잘 축장(畜藏)시키는가에 달려있습니다. 이를 이루기 위해서 종교에서는 수행을 실천규율로 삼은 것이며, 요사이는 웰빙(well-being)으로 떠들썩한 것입니다.
 
 
 육기의 대화(對化)작용
 

이제 육기가 운동하는 모습을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실제 변화할 때 오운이 서로 반대되는 것끼리 대화작용을 하는 것처럼 육기도 서로 반대되는 것끼리 대화작용을 하며 영향을 줍니다. 사화(巳火)를 예로 들면 사화(巳火)는 성질이 정반대인 해수(亥水)와 영향을 주고받습니다. 사화(巳火)와 해수(亥水)가 대화작용을 하면 힘의 세기가 비슷하여 목(木)이 됩니다.
 
 
 
 
식물이 자라는 과정과 육기의 대화·자화작용
 

이제 육기의 변화가 실제 어떻게 적용되는지 식물의 성장을 통해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열매를 맺는 가을은 금(金)입니다. 지지(地支)에서 金은 신(申)과 유(酉)입니다.
 
 유(酉); 음력 8월, 金(오행) → 金(육기변화)
 

12지지를 1년에 배속하면 1월은 인(寅)월이 됩니다. 그러므로 햇곡식을 수확하여 제사를 지내는 추석(음력 8월 15일)은 유(酉)월에 해당합니다. 그러나 이때의 열매 속의 씨는 아직 핵(核)이 형성되지 않아 새로운 생명을 낳을 수는 없습니다.
 
 술(戌); 음력 9월, 土(오행) → 水(육기변화)
 

씨앗을 반으로 나눠보면 겉은 딱딱하므로 음에 해당하고 속은 부드러우므로 양에 해당합니다. 새로운 생명을 낼 수 있는 핵이 형성되려면 씨는 음의 압박을 더 받아야 됩니다. 늦가을의 추운 날씨는 씨앗 속의 양을 더욱 수축하여 씨핵을 형성합니다. 그래서 유금(酉金)의 수축작용을 이어받은 술토(戌土)는 진토(辰土)의 대화작용을 받아 시멘트를 굳히듯이 사물을 응고시키는 水로 작용합니다.
 
 해(亥); 음력 10월, 水(오행) → 木(육기변화)
 

음력 10월이 되면 날씨는 더욱 추워져서 음의 기운이 껍질을 압박하게 됩니다. 그렇게 되면 속에 있는 양은 반발하게 됩니다. 이때의 양이 반발하는 것을 일러 木이라고 합니다. 하지만 이것은 씨앗 속에서 작용하는 것이지 겉으로 드러나는 것은 아닙니다. 그래서 해목(亥木)을 ‘씨앗 속의 목(水中之木)’이라고도 합니다. 해수(亥水)는 사화(巳火)의 대화작용을 받아 木으로 작용하게 됩니다.
 
 자(子); 음력 11월, 水(오행) → 火(육기변화)
 

음력 11월은 동지(冬至)가 있는 달로 날씨는 더욱 추워집니다. 추운 날씨는 씨앗을 더욱 압박하므로 씨앗 속의 양은 더 크게 반발하게 됩니다. 이때의 반발하는 양의 모습을 火라고 합니다. 그래서 자수(子水)는 오화(午火)의 대화작용을 받아 火로 작용하게 됩니다.
 
 축(丑); 음력 12월, 土(오행) → 土(육기변화)
 

일양시생(一陽始生)하는 동지를 지나 양기가 서서히 발산하려고 하는 때가 되었습니다. 속에서 반발하던 양(火)은 극한에 이르러 껍질을 뚫고 밖으로 뛰쳐나오려고 합니다. 그러나 껍질이 단단히 싸고 있으므로 뚫고 나오지 못합니다. 그래서 땅에 심습니다. 그러면 흙(土)은 토극수(土克水)를 해서 껍질(水)의 힘을 약화시킵니다. 이틈을 타서 속에 있던 양이 탈출하게 됩니다. 이렇게 탈출하는 양을 寅卯木이라고 합니다. 축토(丑土)는 미토(未土)의 대화작용을 받아 土로 작용하게 됩니다.
 
 인(寅); 음력 1월, 木(오행) → 相火(육기변화)
 

씨앗을 물속에 넣고 발아시키면 물에 거품이 이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이것은 새싹이 생길 때 열이 발생하는 것으로 새싹이 형체를 만드는 것을 도와주는 상화(相火)에 해당합니다. 그래서 수생목(水生木)할 때의 처음 모습은 열이 발생하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인목(寅木)은 신금(申金)의 대화작용을 받아 相火로 작용하게 됩니다.
 
 묘(卯); 음력 2월, 木(오행) → 金(육기변화)
 

연약한 새싹이 겨우내 딱딱하게 얼었던 흙을 뚫고 나오려면 겉 표면이 단단해야 합니다. 이를 위해서 유금(酉金)의 대화작용을 받아 스스로 단단한 金의 성질을 갖게 됩니다. 그래야 씩씩하게 자라는(木) 묘목(苗木)이 될 수 있습니다.
 
 진(辰); 음력 3월, 土(오행) → 水(육기변화)
 

식목일(양력 4월 5일, 음력 3월)에 나무를 심고 나면 얼마 지나지 않아 나무가 급속히 자라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이를 위해 나무는 땅속에서 물을 퍼올려 형체가 잘 늘어날 수 있도록 자신을 촉촉하게 적셔서 부드럽게 해줍니다. 그래서 이때는 식물을 키우는 물이 가장 많이 필요한 때이므로 진토(辰土)는 술토(戌土)의 대화작용을 받아 진수(辰水)로 작용합니다.
 
 사(巳); 음력 4월, 木(오행) → 木(육기변화)
 오(午); 음력 5월, 火(오행) → 火(육기변화)

 

음력 4(巳)월, 5(午)월이 되면 식물은 여름의 따가운 햇살을 받으며 힘차게 자랍니다. 그래서 사화(巳火)는 사목(巳木)으로 분열을 늦추며, 오화(午火)는 火 그대로 작용하여 강력한 분열을 합니다.
 
 미(未); 음력 6월, 土(오행) → 土(육기변화)
 

未는 오행도 土이고 육기도 土입니다. 꽃은 생장을 성숙으로 전환시키는 土에 해당합니다. 未土의 꽃이 피면 열매를 맺기 위해 모든 영양분이 꽃으로 집중되어 성장을 멈추게 됩니다.
 
 신(申); 음력 7월, 金(오행) → 相火(육기변화)
 

음력 7월이 되면 꽃이 지면서 작은 열매를 맺게 됩니다. 이렇게 맺어진 열매는 양력 7, 8월의 뙤약볕을 받아 내면을 충실하게 합니다. 그래서 신금(申金)은 인목(寅木)의 대화작용을 받아 열매를 익히는 열대야의 열기인 상화(相火)로 작용합니다.
 
 유(酉); 음력 8월, 金(오행) → 金(육기변화)
 

이렇게 맺어진 열매는 추석 무렵이 되면 속이 꽉 차고 튼실해집니다. 그래서 유금(酉金)은 열매인 金으로 작용하는 것입니다.

 

질량변화와 변극작용
 

水火金木待時以成하니 水生於火天下無相克之理이다.
수화금목     대시이성           수생어화   고    천하     무상극지리
 
수화금목(四象)이 때를 기다려 생성되니, 물(水)이 불(火)에서 생성되는 까닭에 천하에 서로 극(克)하는 이치가 없다.
 
 
역(易)은 역(逆)야니 극즉반(極卽反)하느니라. 토극(土極)하면 생수(生水)하고, 수극(水極)하면 생화(生火)하고, 화극(火極)하면 생금(生金)하고, 금극(金極)하면 생목(生木)하고, 목극(木極)하면 생토(生土)하니, 토이생화(土而生火)하느니라. (『정역』 「십오일언」)

 
 
 질량변화와 변극작용
 

오행의 질량변화는 사상의학의 창시자로 잘 알려져 있는 이제마 선생께서, 변극작용은 정역을 완성하신 김일부 선생께서 제창하신 것입니다. 질량변화와 변극작용은 새로운 학설이라기보다 지금까지 우리가 배웠던 오행 변화의 이면(裏面)을 밝혀 우주변화의 실상을 더욱 소상히 알 수 있는 길을 터놓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오행 개념의 질량변화
 

우리는 지금까지 木火는 양(陽)이고 金水는 음(陰)이라고 배워왔습니다. 하지만 물체로서의 나무는 딱딱하며 단단한 쇠는 열을 받으면 늘어납니다. 딱딱한 것은 음이고, 늘어나는 것은 양의 성질이므로, 이렇게 본다면 나무는 음이고 쇠는 양입니다. 왜 그럴까요? 이것은 물과 불의 형상을 보면 알 수 있습니다.
 
 물과 불
 

씨앗은 오행으로 음인 水에 해당합니다. 씨앗을 반으로 나눠보면 겉은 딱딱하지만[陰] 속은 부드럽습니다[陽]. 이렇게 음인 水는 음과 양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양초에 불을 붙여보면 불의 겉은 밝지만(陽) 심지가 있는 안쪽은 어둡습니다(陰). 양인 火도 이렇게 양과 음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만물은 이와 같이 표리부동(表裏不同)한 형태로 존재하고 있습니다.
 
 오행과 수(數)
 

그래서 水는 음이지만 이면의 성질은 양이기 때문에 양수(陽數)인 1을 붙여서 1水라고 하며, 火는 양이지만 이면의 성질은 음이므로 음수(陰數)인 2를 붙여서 2火라고 하는 것입니다. 결국 1水, 2火라고 함으로써 수화의 성질을 표현한 것임을 알 수 있습니다.
 
 질적 관찰과 양적 관찰
 

만물의 상(象)은 자연수로 드러난다고 했습니다. 우리가 앞서 배웠던 생수(生數)와 성수(成數)로 오행을 다음 그림처럼 표현할 수 있습니다.
 
이를 통해 우리가 지금까지 木火는 양, 金水는 음이라고 했던 것은 이들의 현상적인 변화모습을 표현한 것임을 알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 이면의 변화모습을 보면 정반대로 木火는 음, 金水는 양임을 알 수 있습니다. 木火는 양, 金水는 음으로 인식하는 방법을 질적(質的) 관찰이라고 하며, 木火는 음, 金水는 양으로 인식하는 것을 양적(量的) 관찰이라고 합니다.
 
질(質)은 물건의 성질이고 양(量)은 물건의 외적 측면이라고 생각하면 쉽습니다. 성질은 양(陽)이고, 만질 수 있는 물체의 겉모습은 음(陰)입니다. 따라서 질적 관찰이라는 것은 사물을 관찰할 때 양(陽)의 입장 즉 성질의 측면에서 관찰하는 것이고, 양적 관찰이라는 것은 음(陰)의 입장 즉 물체의 외적 측면을 관찰하는 것입니다.
 
木을 직향성이라고 하는 것은 성질을 말하는 것이고, 나무를 딱딱하다고 하는 것은 만졌을 때의 느낌을 말하는 것입니다. 다시 말하면 木火土金水는 질적 관찰이고, 나무·불·흙·쇠·물은 양적 관찰입니다.
 
이렇게 음과 양의 양쪽에서 관찰해야 만물 변화의 참모습을 정확히 통찰할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지금까지 양(陽)의 입장에서 사물을 관찰해오던 것을, 이제마 선생은 음(陰)의 입장에서 보게 함으로써 우주의 변화를 파악하는 방법을 완성시켜 주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삼양삼음(三陽三陰)
 

육기를 공부해 보면 ‘궐음, 소음, 태음, 소양, 양명, 태양’이라는 말이 나옵니다. 이를 삼음삼양(三陰三陽)이라고 하는데 주로 ‘족궐음 간경(足厥陰肝經), 수태음 폐경(水太陰肺經)’ 등 12경락(經絡)을 나타낼 때 쓰입니다. 왜 육기에서 이렇게 또 다른 표현을 사용할까요? 지금까지 배운 것을 토대로 도표를 보면 이는 오행 각각의 이면과 현상을 모두 표현하기 위한 것임을 알 수 있습니다.
 


 
 내경(內經)과 이제마의 개념 비교
 

동양의학의 시초인 황제내경(皇帝內經)에서는 질적인 면에서 바라본 오행 개념의 기초를 이루고 있습니다. 반면 이제마 선생은 양적인 면에서 오행의 개념을 이야기합니다. 이를 비교해 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왜 이렇게 되는지 상생도를 통해 간단히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은 정반대에 있는 金의 대화작용을 받습니다. 그러므로 나무의 성질은 위로 자라는 직향성(木)이지만 딱딱(金)합니다.
 
는 정반대에 있는 水의 대화작용을 받습니다. 그래서 불의 겉은 밝은 양(火)이지만 속은 어둡습니다(水). 그리고 불이 다 타고나면 재(土)가 남듯이 火가 변화를 거친 최종적인 모습은 土임을 알 수 있습니다.
 
는 식물에서 꽃에 해당합니다. 꽃은 가지나 잎(火)보다 더 분열된 상태로 열을 포함하고 있습니다. 또한 지구(土) 내부에 마그마(火)가 있는 것을 봐도 土는 火를 품고 있다는 걸 알 수 있습니다.
 
우리가 살고 있는 선천 세상은 지축이 동북방(陽)으로 기울어져 있기 때문에, 土가 火로 작용하게 되는데 이로 인해 하지인 6월(午)보다 7월(未)이 더 덥습니다.
 
은 정반대에 있는 木의 대화작용을 받습니다. 그래서 쇠의 성질은 열을 흡수(金)하지만 두드리면 늘어납니다(木).
 
는 그대로 水입니다. 양적 관찰은 실제 변화에서 그 이면을 보는 것이므로 겨울에 만물이 쉬는 것처럼 水는 변화에 참여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水도 정반대에 있는 火의 대화작용을 받으므로 물은 수축하는 성질(水)이 있지만 유동(火)할 수 있습니다.
 
 
 오행의 변극작용
 

‘미운 사람도 살다보면 정(情)이 든다’는 말이 있습니다. 김일부 선생께서 『정역正易』에서 ‘토극생수(土極生水), 수극생화(水極生火), 화극생금(火極生金), 금극생목(金極生木), 목극생토(木極生土)’라고 하신 변극원리는 우리가 평상시 삶 속에서 겪고 있는 극즉반(極卽反)의 원리를 오행의 원리로 밝혔다고도 생각해볼 수 있습니다.
 
 육기 변화를 통해 본 변극작용
 

상생은 자연계의 현상적인 모습이지만 그 이면에서는 상생의 세상을 이루기 위해 상극이 작용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상극은 상생을 위한 필요극(必要克)이라고 합니다. 즉 상극의 존재 목적은 생(生)을 위한 것이므로 우주에는 영원한 생(生)만 있는 것입니다. 이를 ‘생생지위역(生生之謂易)’이라고 합니다.
 
또한 상극(克) 작용의 극(極)에 이르면 도리어 상생(生) 작용으로 전환되는 것을 변극(變極)작용이라고 합니다.
 
육기 변화도에서 술(戌)은 水가 생성되는 수본(水本)에 해당합니다. 그러나 여기에서 생성된 水가 정반대인 진(辰, 水末)에 이르면 사오(巳午) 火로 전환됩니다. 즉 ‘수(戌) 극(辰) 生 화(巳午)’가 되는 것입니다.
 
하나 더 예를 들면, 양의 분열을 선도하던 축(丑, 土本)의 작용이 끝나는 미(未, 土末)에 이르면 분열은 통일로 전환되어 열매가 맺히게(申金) 되고 유금(酉金)에 이르게 되면 열매 속에 과즙(水)이 가득 고이게 됩니다.
 
 질량변화를 통해 본 변극작용
 

이를 질량변화를 통해 살펴보면 봄에 金이 대화작용을 하는 목적은 양이 뻗어나갈(木) 수 있도록 형체(金)를 만들어주기 위함이며, 여름에 水가 대화작용을 하는 목적은 분열(火)을 억제하고 통일로 전환(土)시키기 위함이며, 가을에 木이 대화작용을 하는 목적은 열매(金) 속에 씨핵(木)을 형성하기 위함이며, 겨울에 火가 대화작용을 하는 목적은 씨앗(水) 속의 양핵(木)을 요동(火)시켜 새 생명을 탄생시키기 위함입니다.
 
 상생(相生)의 우주의 가을이 펼쳐진다
 

이렇게 서로가 서로를 목적으로 유기적으로 영원히 운동하는 것이 우주의 본성입니다.
 
水火金木이 待時以成하니 水生於火라 故로 天下에 無相克之理이다.
 
수화금목(四象)이 때를 기다려 생성되니 물(水)이 불(火)에서 생성되는 까닭에 천하에 서로 극(克)하는 이치가 없게된다.

 
 
 


 

 


 12지지와 정신(精神)의 생성
 
 음양과 정신
 

만물은 하늘의 기운(오운)과 땅의 기운(육기)을 동시에 받고 생활합니다. 인간은 음식을 먹음으로써 삶을 영위하게 되는데 음식을 먹으면 기혈(氣血)이 생성되고, 이 기혈을 바탕으로 정신(精神)이 생성됩니다. 이때의 정신은 사람의 의식을 뜻하는 것뿐만 아니라 형신(形神)의 다른 말입니다. 여기에서는 음양론을 통해 정신의 생성과정을 쉽게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정(精)의 생성
 

정신을 음양으로 구분하면 정(精, 형形)은 음, 신(神)은 양에 해당합니다. 식물의 일생을 12지지의 변화과정으로 살펴보면 술(戌)에서 씨핵이 형성되면 해자(亥子)에서는 씨앗(水) 속에서 외기(外氣)의 수축에 대한 반발로 목화(亥木, 子火)의 분열과정이 일어나게 됩니다. 일정한 시간이 지나서 축(丑)의 때가 되면 봄의 따뜻한 온기가 들어오는데 이 온기를 받아 씨앗 속에서 새싹을 만들기 시작합니다. 엄밀히 말해서 축토(丑土)의 토는 흙이라기보다는 온기에 해당합니다. 그리고 새싹이 씨앗의 내부에서 만들어지는 것이지 외부로 뚫고 나오는 것은 아닙니다.
 
이렇게 축토를 시점으로 형체가 생기기 시작하면 인묘(寅相火, 卯金)의 과정을 거치면서 씨앗 내부에서 새싹의 형태를 완전히 갖추게 됩니다. 막 터지기 전의 봉우리나 새싹이 나오기 직전의 콩을 반으로 갈라보면 그 속에 새싹이 ‘새 을(乙)’자 모양으로 형성되어 있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천간의 을(乙)이라는 글자는 이 모습을 형상한 것입니다. 이 과정을 거쳐 형성된 봉우리는 진(辰)월(음력 3월)이 되면 봉우리가 터져 세상에 그 모습(형체)을 처음으로 드러냅니다.
 
 
 정신의 생성과 활동
 

즉 술(戌)부터 묘(卯)까지의 과정은 씨앗의 내부에서 음의 형체를 만드는 과정입니다. 그러므로 진(辰)부터 유(酉)까지는 보이지는 않지만 양에 해당하는 신(神)을 생성하는 과정임을 유추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진술(辰戌)을 기준으로 음양으로 나눴을 때 음[(술(戌)∼묘(卯)]의 시간 동안 생성된 정(精)은 양[진(辰)∼유(酉)]의 시간에서 자신의 모습을 뽐내고(활동), 반대로 양의 시간에 생성된 신(神)은 음의 시간에 자신의 모습을 드러내게 됩니다(활동).
 
좀더 구체적으로 말하면 씨앗 속[(술(戌)∼묘(卯)]에서 생성된 정(精, 形)은 봉우리가 터지는 진(辰)부터 꽃이 피기 전까지의 오(午)까지 세상 속에서 자신의 형체를 키워나갑니다. 그러다 꽃이 피는 미(未)부터는 생장을 멈추고 유술(酉戌)의 과정동안 낙엽이 떨어지는 등 형체가 초라해지면서 열매(神의 완성)를 맺게 됩니다.
 
우리는 흔히 아기들이 밤에 잠을 잘 자야 키가 큰다는 말을 합니다. 위에서 보듯이 하루로 보면 술(19∼21)시부터 묘(5∼7)시까지는 음의 시간대로 이때에 형체를 만들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귀신은 밤에 활동한다(나타난다)고 하는 것도 이러한 맥락에서 볼 때 일리가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신상화(申相火)와 만물의 통일
 

이제 우주의 변화 중 통일과정에 해당하는 상화의 작용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식물은 미토(未土)에 해당하는 꽃이 피면 생장을 멈추고 성숙 통일로 전환하게 되면 신유(申酉)의 과정을 거쳐 술(戌)에 이르러 씨핵을 형성하여 통일을 완수하게 됩니다. 즉 未는 통일이 시작되는 자리이며 戌은 통일이 완성되는 자리입니다. 그리고 申酉는 통일을 완수하는 과정에 해당합니다.
 
그런데 酉는 음력 8월의 햇곡식이므로 쉽게 이해가 되지만 申은 상화(相火)로 그 역할이 잘 이해되지 않습니다.
 
 상화의 역할
 

화(火)에는 군화(君火)와 상화(相火)가 있습니다. 자오(子午)는 군화이며, 인신(寅申)은 상화입니다. 군화는 말 그대로 군주(君主)와 같이 火의 본래 역할을 하는 것이고, 상화는 재상(宰相)과 같이 군주를 보필하는 역할을 합니다. 우리가 흔히 말하는 火는 군화를 말하는 것으로 밥을 할 때 물을 끓이는 역할을 하며 분열작용을 주로 합니다.
 
상화는 밥이 다되어 뜸을 들이는 증기열에 해당하며 기운을 옆으로 퍼지게 합니다. 즉 상화는 한여름의 찜통 같은 열기를 말합니다. 자연은 군화를 이용해서 만물을 분열시켰으면 상화를 이용해서는 만물을 성숙시키게 됩니다. 그러므로 상화(申)가 군화(午)를 돕는다(보필)는 것은 분열의 목적인 통일작용을 돕는 것으로 궁극적으로는 未土를 도와주게 됩니다.
 
 
상화는 소모된 양기(陽氣)를 보충하는 때
 

상화가 생기는 원인은 지축이 경사졌기 때문입니다. 지축이 정립했을 경우와 지축이 경사졌을 경우를 비교하면서 상화의 역할을 구체적으로 알아보겠습니다.
 
지축이 정립되어 있다면 오행 각각은 자신의 역량을 모두 발휘할 것입니다. 午火가 자기 역량을 모두 행사하여 양기를 100% 발산시키면 未土는 자기 역량을 모두 발휘해서 午에서 발산되었던 양기를 100% 수렴하게 됩니다. 이렇게 되면 우주의 운동이란 것은 전혀 열(陽氣)손실이 없으므로 영원히 지속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지축이 지금처럼 양방(陽方, 동북방)으로 기울어지면 午火는 자기역량 이상을 발휘하게 됩니다. 火는 남쪽에서 분산하는 힘이 더욱 크기 때문입니다. 이를 수치로 120%의 힘을 사용했다고 가정해 보겠습니다. 未土는 반대로 사정위(四正位)에서 쫓겨났으므로 자신의 역량을 모두 발휘할 수 없습니다.

 

이를 수치로 80%밖에 힘을 못 쓴다고 가정해 보겠습니다. 이렇게 보면 ‘120% 양기 발산 - 80% 양기 수렴 = 40% 양기 손실’ 로 결국 40%의 양기(陽氣)가 소모되어 버립니다. 이것이 반복되면 우주는 부족한 양기를 보충하지 못하여 언젠가는 운동을 정지하게 됩니다. 그러므로 우주가 이 부족한 양기를 다시 보충하는 고육지책의 시기가 상화(相火)의 기간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상화와 40대 돌연사
 

사람이 40대에 접어들면 몸이 예전과 같지 않다고 하면서 보약이나 건강에 좋은 음식을 먹어 정력(양기, 生의 원동력)을 보충합니다. 이때가 인생에서 미토의 전환점(30대)을 지나 신상화(申相火)의 시기로 접어든 때로 그동안 먹고 살기위해서 사용했던 정력을 보충하는 시기입니다. 만약 정력을 과도하게 사용한 사람이 이때 보충하지 않는다면 죽을 수도 있습니다. 우리 사회에서도 40대 돌연사가 큰 문제가 되고 있습니다. 이를 잘 생각해 보면 상화는 지축이 경사된 현실에서 영원한 운동을 지속하기 위한 필수불가결한 과정임을 이해할 수 있습니다. 참고로 말하면, 상화의 시기에서 정(精)을 축장하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수행을 하는 것입니다.
 
 
 지구의 운동과 상화
 

이제 지구의 운동을 통해 상화의 발생을 구체적으로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지구의 양기(陽氣) 발산
 

겨울의 지구는 씨앗처럼 밖은 음이고 안은 양의 형태를 띠고 있습니다. 그래서 겨울에는 지표는 춥지만 지하수는 따뜻합니다. 겨울을 지나 봄이 되면 지구 내부에 축장되어 있던 양기(水속의 양핵陽核)가 발산되기 시작합니다. 이것이 봄에 아지랑이가 피는 모습입니다. 물론 이에 가세하여 식물은 끊임없이 지하에서 물을 지표로 끌어 올리게 됩니다. 오(午, 음력 5)월이 되면 양기는 대기 중으로 최대한 끌어올려져 분산됩니다.
 
하지(夏至)인 미(未, 음력 6)월이 되면 지구는 음의 통일 작용으로 전환하게 되는데, 이때 대기 중에 분산되어 극한 분열되어 있던 양기는 음의 수축작용을 받아 습기(濕氣)로 드러나게 됩니다. 그래서 이때부터는 대기 중에 습도(濕度)가 높아지게 됩니다. 이 습기가 응고되어 구름이 되고 비가 되어 내리므로 이때부터는 장마철로 들어갑니다.
 
 
 상화의 렌즈작용
 

이렇게 되면 대기 중에는 습기의 수증기 막(렌즈)이 형성되는데 이것이 비닐하우스나 솥뚜껑과 같은 역할을 하면서 열을 가두게 됩니다. 즉 태양에서 직접 오는 태양열과 습기의 막에 의해 반사되어 들어오는 복사열 등이 합쳐지면서 지구는 고온다습한 7, 8월(음력 6, 7월)의 무더위가 시작됩니다.
 
신상화(申相火)라고 하는 이유는 하지를 지나 음력 7(申)월이 되면 그동안 제대로 형성되지 못했던 습기의 막이 완전히 형성되어 솥뚜껑과 같은 역할을 충분히 수행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 찜통더위(열대야)를 이용해 지구는 그동안 발산되었던 양기를 보충하게 됩니다.
 
 
 상화와 일조량(日照量)
 

물론 식물도 그동안 분열성장해오던 것을 未에서 꽃이 피면서 멈추고 열매를 맺기 시작합니다. 이때에는 열매를 맺기 위해서 반드시 필요한 일조량이 있는데 이 시기에 날씨가 흐리거나 비가 많이 내려 냉해(冷害)를 입으면 쭉정이가 되어버립니다. 그러므로 이때는 열매가 되느냐, 쭉정이가 되느냐를 판가름하는 중요한 시기입니다.
 
또한 한여름 무더위에는 병충해가 많이 생깁니다. 사람에게도 이때는 식중독, 이질 등의 전염병이 많이 발생합니다. 특히 원한에 의한 살기, 울화병, 스트레스 등으로 인한 병이 난무하게 되는데 이를 상화병(相火病)이라고 합니다. 지금은 우주의 상화에 해당하는 시대로 ‘앞으로 별의별 병이 다 생기게 됩니다. 
 
 지구의 양기(陽氣) 통일
 

음력 8(酉)월을 지나면서 대기는 차가워지고 대기 중의 양기는 수축되어 지구 내부로 다시 축장되기 시작합니다. 그러면 대기는 건조(그래서 묘유卯酉를 양명조금陽明燥金이라고 한다)해지고 뿌옇던 하늘이 맑아져서 하늘은 높고 말은 살찐다는 천고마비(天高馬肥)의 가을이 됩니다. 또한 대기가 건조하므로 겨울과 봄에는 산불이 많이 납니다.
 
앞에서 양기를 水와 동일시 한 것은 양기는 水(씨앗) 속에 들어있는 양핵이기 때문입니다.
 
 
 금화교역(金火交易)과 열매
 

지구의 전체적인 운동과정을 살펴보면 식물의 생장 과정과 같음을 알 수 있습니다.
 
또한 음과 양을 金과 火로 대치하여 비교한다면 서로에 대하여 금과 화의 위치가 바뀌어 있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이를 금화교역(金火交易)이라고 합니다(보통 여름에서 가을이 되는 과정을 말한다). 즉 여름에서 가을로 갈 때 금화교역이 된다는 것은 다른 말로 열매가 완성되었다는 것을 뜻합니다.
 
이렇게 금화가 교역하여 열매를 맺는 것이 酉에서 이루어진다면 좀더 수축작용을 받아 씨핵이 형성되어 완전한 씨앗이 되는 것은 戌에서 이루어집니다. 그러므로 통일은 未에서 시작되어 申酉의 과정을 거쳐 戌에서 완성되는 것입니다
.

 

 

 


 

 


 
 
 음괘와 양괘
 

우주는 끊임없이 변화하고 있습니다. 이 변화의 과정과 목적을 파악하여 이에 동참하고자 하는 것이 음양오행을 공부하는 목표입니다. 우주가 변화하는 실상을 객관적으로 알려주기 위해서는 누구에게나 통용될 수 있는 방법이 필요합니다. 그것이 바로 기호이며 문자입니다. 음양오행학에서 대표적으로 사용되는 것이 바로 수(數)와 괘(卦)입니다.
 
변화의 상을 수로 파악할 때는 양을 홀수로, 음을 짝수로 대응시켜서 파악했습니다. 괘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양은 홀수의 대표인 1과 같이 ‘1’로 표현하며, 음은 짝수의 대표인 2와 같이 ‘0’로 표현합니다. 그리고 음양이 변화하는 모습을 나타낼 때는 나무가 땅에 뿌리를 박고 자라듯이 아래에서 위로 쌓으면서 그려주게 됩니다. 괘에는 기본괘로서 팔괘가 있고 이 팔괘를 중첩한 64괘가 있습니다.

 
 
 팔괘의 생성
 

이제 팔괘의 생성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易有太極(역유태극)하니 是生兩儀(시생양의)하고 兩儀(양의)가 生四象(생사상)하고 四象(사상)이 生八卦(생팔괘)하니라. 에는 太極이 있으니 이것이 兩儀를 낳고 兩儀四象을 낳으며 四象八卦를 낳는다. (『주역』 「계사전」)
 
易有太極 : 태극의 太는 ‘콩 태’라고도 합니다. 그러므로 태극은 콩(씨앗)의 모습을 보면 알 수 있는데 콩은 두 쪽으로 나눠져 있습니다. 음양으로 나눠져 있으면서도 하나로 공존하는 모습이 태극의 모습입니다.
 
是生兩儀 : 콩에서 싹이 나는 것을 살펴보면 먼저 음인 뿌리가 아래쪽으로 나고 양인 싹이 위쪽으로 나오게 됩니다.
 
兩儀生四象 : 지하로 뻗는 뿌리와 지상으로 나온 싹은 각각 재차 음양으로 분화를 하게 됩니다. 이렇게 나온 것을 사상이라고 합니다. 이 사상은 오행에서 목화금수에 해당합니다.
 
四象生八卦 : 이렇게 생성된 사상이 다시 변화를 거듭하면 팔괘가 됩니다.
 
 
 괘상(卦象)과 사물
 

팔괘는 사물의 상을 양괘와 음괘로 표시한 것입니다. 물을 예로 들어보면 물(水)은 씨앗과 같은 상으로 음이 양을 싸고 있는 모습입니다. 그래서 감괘는 바깥은 음괘이고 안은 양괘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반면 불(火)은 분열하는 양을 음이 잡아당기고 있습니다. 그래서 리괘는 바깥이 양괘이고 안이 음괘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복희팔괘차서와 문왕팔괘차서
 

위와 같이 팔괘가 생성되는 과정을 ‘복희팔괘차서(伏羲八卦次序)’라고 합니다. 이렇게 생성된 팔괘는 천지(天地)인 건곤괘와 천지의 자녀인 여섯 괘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부모의 음양기운을 하나씩 받아 생장성의 원리에 의해 양괘인 진(震) 감(坎) 간(艮)이 장남·중남·소남이 되고, 음괘인 손(巽) 리(離) 태(兌)가 장녀·중녀·소녀가 되어 한 가정을 이루게 됩니다. 이를 ‘문왕팔괘차서’라고 합니다. 이를 통해 현실 속에서 천지 부모(건곤)의 이상은 진손에서 시작하여 간태가 합덕(合德)함으로써 완성됨을 알 수 있습니다.
 
 
 
 팔괘의 성정(性情)
 
 문왕팔괘도와 방위
 
 天地大八門(천지대팔문)이요 日月大御命(일월대어명)이라. (道典 5:196:6)
 
방위는 크게 동서남북 사정위(四正位)와 사상위(四相位), 즉 팔방위를 논하게 되는데 이것은 문왕팔괘와 대응됩니다. 문왕팔괘는 주(周)나라 문왕이 획하신 것이므로 중국을 중심으로 한반도는 동북 간방, 일본은 손방, 중국의 남방인 동남아시아는 리방, 서양은 태방에 해당합니다. 방위와의 연관성을 통해 팔괘의 성정을 간략히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건(乾2)
 

乾(건)은 天也(천야)라 故(고)로 稱乎父(칭호부)라 건괘는 하늘이므로 ‘아버지’라 일컫는다. (『주역』 「설괘전」)
 
건괘는 모두 양괘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천생지성(天生地成)이라 하듯이 양인 하늘은 끊임없이 낳고 변화를 주도합니다. 그러므로 건괘는 가정에서는 변화를 주도하는 아버지가 되며 전 우주에서는 우주를 통치하시는 상제가 됩니다.
 
 
 곤(坤3)
 

坤(곤)은 地也(지야)라 故(고)로 稱乎母(칭호모)라 곤괘는 땅이므로 ‘어머니’라 일컫는다. (『주역』 「설괘전」)
 
곤괘는 모두 음괘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음인 땅은 하늘의 기운을 받아들여 만물을 키우는 역할을 합니다. 그러므로 곤괘는 가정에서는 가정의 살림을 보살피는 어머니가 됩니다.
 
 
 진(震6)
 

帝出乎震(제출호진)…震(진)은 東方也(동방야)라 제가 진방에서 나오느니라. 진은 동방이다. (『주역』 「설괘전」)
 
여기에서 제(帝)는 상제(上帝)를 뜻하기도 하고 상제를 대행하여 세상을 통치하시는 황제(皇帝)를 뜻하기도 합니다. 진방은 동방으로 우리 동이족이 살던 곳을 통칭하여 부르는 말입니다. 고구려의 후예들은 나라를 세우면서 국호를 대진(大震)이라고 하여 천자국의 종주임을 천명하였습니다. 그러므로 동방은 천자(황제)가 계신 천자문화의 시원처입니다.

 
 
 손(巽7)
 

巽(손)은 入也(입야)라 손괘은 들어가는 것이다. (『주역』 「설괘전」)
 
손괘는 바람(風)이라고 하며 동물로는 닭에 비유하는데 바람은 스며드는 성질이 있으며 닭은 겁을 먹으면 머리를 땅에 박는 성질이 있습니다. 그래서 손괘의 성질을 입야(入也)라고 합니다. ‘일본은 손방위에 위치해 있어 지축의 변혁 상황에서 대부분의 땅이 바다 속에 잠기게 된다고 주역선해란 책에서 말한 탄허스님의 말씀을 다시 한 번 상기해 보게 됩니다.
 
 
 감리(坎離54)
 

坎(감)은 爲水(위수)라 離(리)는 爲火(위화)라 (『주역』 「설괘전」)
 
하늘과 땅(건곤)은 양과 음을 대표합니다. 음양이 자연계에서 실제 만물을 기르고 열매 맺을 때는 水와 火로 드러납니다. 그러므로 감리는 천지를 대행하여 실제 만물을 기르는 역할을 합니다.
 
 
 간(艮8)
 

艮(간)은 東北之卦也(동북지괘야)니 萬物之所成終而所成始也(만물지소성종이소성시야)일새 故(고)로 曰成言乎艮(왈성언호간)이라 동북 간방은 만물의 끝남과 새로운 시작이 이루어지는 곳이라. 고로 말씀이 간방에서 이루어지느니라. (『주역』 「설괘전」)
 
간은 열매(씨앗)의 뜻이 있습니다. 복희팔괘에서는 서북방으로 늦가을에 열매(씨앗)을 맺어 한해 농사를 결실한 때이며, 문왕팔괘에서는 동북방으로 새벽에 해당하며 씨앗이 싹을 내기 직전의 모습입니다. 즉, 봄의 목기(木氣)가 터지기 바로 직전의 상황입니다. 그래서 간은 일년농사의 시작과 종결이 이루어지는 때와 장소를 상징합니다.
 
따라서 팔괘의 원리로 볼 때, 모든 우주의 뜻이 결실을 맺고 다시 시작하는 곳이 바로 우리가 살고 있는 이 땅, 한반도인 것입니다.
 
 
 태(兌9)
 

兌(태)는 正秋也(정추야)니 萬物之所說也(만물지소열야)일새라. 태는 바로 가을이니, 만물이 기뻐하는 것이다. (『주역』 「설괘전」)
 
봄에 뿌려진 씨(문왕팔괘의 艮)는 여름을 거쳐 가을바람(西風, 金風)을 맞으며 씨앗(복희팔괘의 艮)을 맺게 됩니다. 가을(兌)은 농부가 한해의 농사를 추수하고 이를 감사하며 천지에 보은(報恩)의 제사(한가위, 추수감사절)를 올리는 때입니다.
 
상제님께서는 태방인 미국(서양)의 근대화 바람(金風)이 불면(미국이 한국에 들어오면) 간소남인 남편을 그리워하여 태소녀인 부인이 시집오는 것을 간태합덕(艮兌合德)이라고 합니다. 이렇게 부부의 도가 완성되면서 음양이 화합하여 만국(萬國)이 함녕(咸寧)하는 후천 대동(大同)세계가 항구히 열리리라(『주역』 건괘 「단전」)는 것이 주역의 가르침입니다.
 


 
 팔괘도의 상호관계
 
 선천팔괘와 후천팔괘
 

흔히 복희팔괘를 선천팔괘라고 하고 문왕팔괘를 후천팔괘라고 합니다. 이때의 선천은 어머니 뱃속에서 자라면서 규정되어진 것을 말하며 후천은 태어나 자라면서 형성되어진 것을 말합니다. 그러나 태어난 이후를 놓고 보면 생장의 전반기는 선천, 성숙의 후반기는 후천에 해당합니다. 그러므로 이때는 문왕팔괘가 선천팔괘이며 정역팔괘는 후천팔괘에 해당합니다.
 
팔괘와 팔괘도를 통해 우리는 역사가 마무리되어 열매를 맺는 곳이 바로 동방 한민족이 살고 있는 바로 이 땅이라는 사실을 알 수 있었습니다.
열매의 땅인 艮方에 태어나 우주의 대이상향인 정역의 우주의 가을세상에 주역이 되는 것이야말로 이 시대를 살아가는 모든 인간에게 최고의 가치있는 삶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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