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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명과 인류

1. 자연의 이치가 담긴 주역

작성자천리안|작성시간07.12.06|조회수67 목록 댓글 1
 

상징과 수로 풀어보는 우주의 신비
 
 
우주와 인간!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인간이 가장 풀고싶어했던 영원한 신비의 세계. 역사는 우주와 인간의 신비를 탐구하는 과정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입니다. 인간은 진리(眞理)를 밝혀내어 천명(天命)을 완수하는 삶을 살고자 했습니다.
 

‘우주변화의 원리(음양오행 법칙)’를 통해 우주운행의 목적을 깨우쳐 그 속에서 살아가는 인간 삶의 목적은 무엇인지에 대해 생각해보기로 하겠습니다.
 
 
아인슈타인은 ‘우주 삼라만상을 설명할 수 있는 근원적인 원리가 밝혀진다면 그것은 너무나 간단할 것’이라고 했습니다. 인류가 그토록 찾아온 그 원리는 과연 무엇일까요?
 
『우주변화의 원리』의 저자인 한동석 선생은 ‘역(易)’에 대해 좀더 구체적으로 동양의 ‘음양오행의 법칙’ 이라고 말합니다.
 
“음양오행의 운동법칙이란 우주의 변화법칙(變化法則)이며, 만물의 생사법칙(生死法則)이며, 정신의 생성법칙(生成法則)이므로 우주의 모든 변화가 이 법칙 밖에서 일어날 수는 없다.” (『우주변화의 원리』 11쪽)
 
 
 상징과 숫자의 철학

우주의 진리를 밝히는 음양오행 철학(앞으로 ‘우주변화의 원리’로 통칭)은 상징[象, 기호]과 숫자[數]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그래서 우주변화의 원리를 ‘상수학(象數學)’이라고도 합니다. 또한 음양오행 철학을 다른 말로 이오(2·5)철학이라고도 합니다.
예를 들면 이러한 것들입니다.
 
무극(無極), 태극(太極), 음양(陰陽) 오행(五行)-1水 2火 3木 4金 5土 팔괘(八卦)-건태리진손감간곤(乾兌離震巽坎艮坤)
10간(干)-갑을병정무기경신임계(甲乙丙丁戊己庚辛壬癸)
12지(支)-자축인묘진사오미신유술해(子丑寅卯辰巳午未申酉戌亥)
 
 이들은 우리가 경험하며 살아가고 있는 우주만유에 대한 다른 이름입니다. 예수의 성배(聖杯)를 찾는 이야기를 그린 소설 『다빈치 코드』는 출간과 동시에 진실을 알고자 하는 모든 이들을 충격에 휩싸이게 했습니다. 그런데 저자는 이 책에서 서양문명의 한 부분을 이루고 있는 ‘성배’에 관한 역사 속의 여러 가지 상징과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습니다.
 
펜타그램(다섯 개의 꼭지점, 다섯 개의 선, 다섯 개의 교차점, 오각형), 샛별(금성, 비너스Venus, 8년마다 황도를 가로지르는 금성의 자취가 완벽하게 별모양(펜타그램)을 그림), 로사 루고사(5개의 꽃잎을 가진 장미) 등. 그런데 성배를 상징하는 이러한 것들은 공통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바로 토를 상징하는 5라고 하는 숫자입니다.
 
 
 상(象)의 동반자, 수(數)
 

우주는 보이는 것과 보이지 않는 것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공기는 보이지는 않으나 존재하고 있습니다. 에너지도 보이지는 않으나 존재하고 있습니다.
 
우주변화의 원리는 보이는 것(有形)뿐 아니라 보이지 않는 것(無形)도 동시에 설명해줄 수 있어야 합니다. 보이지 않으나 존재하는 것을 ‘상(象)’이라고 합니다.
 
그런데 상(象)은 눈에 보이지 않는 것을 설명하기에 개인의 견해가 들어갈 수 있습니다. 그래서 상(象)을 객관적으로 증명하기 위해 출현한 것이 바로 수(數, 자연수)입니다. 예를 들어 서양에서 ‘펜타그램’은 5이며 이는 성배를 상징하기도 합니다. 숫자는 상징(象)의 실제 내용입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숫자를 통해 사물의 내면을 들여다 볼 수 있습니다.
 
만물의 변화는 대체로 오르고 내림(乘降), 나아가고 물러남(進退), 커지고 작아짐 등으로 나타납니다. 우리가 숫자를 1, 2, 3, … 8, 9, 10으로 쓴다면 이를 보고 오르고, 나아가고, 커진다고 생각할 것입니다. 반대로 10, 9, 8, … 3, 2, 1로 쓰면 내려가고, 물러나고, 작아진다고 생각할 것입니다.
 
이렇게 수는 보이지 않는 사물의 변화를 표현하기에 가장 알맞기 때문에 상(象)의 내용을 증명하는데 사용합니다. 그래서 피타고라스는 “수는 만물의 근원이다.”라고 했으며, 플라톤은 “기하학(幾何學)을 모르는 사람은 나의 학교에 오지 말라.”고 했습니다.
 
 
 숫자로 이루어진 우주
 

3+2=5, 3-2=1, 3×2=6, 3÷2=1.5 이것이 지금까지 우리가 배워온 수학[하드Hard수학(산수算數)]입니다. 사물을 측정하고 계산하는 수학에 힘입어 인간은 과학의 상아탑을 쌓아 올렸습니다. 하지만 인간은 계산을 위한 수학을 발견하기 이전부터 수를 사용했습니다.
 
하늘에는 북두칠성이 있고, 땅에는 5대양 6대주가 있습니다. 인간의 몸에는 9개의 구멍, 10개의 손가락·발가락이 있습니다. 인간은 숫자를 통해 인간과 만물을 낳은 조물주의 뜻을 알고자 했습니다.
 
이것이 바로 이수(理數, 법수法數, 소프트Soft수학)인데, 성인(聖人)들은 하늘의 도움(천수상天垂象, 우주가 자기의 운행법칙을 상(象)으로 드리워(垂) 주었다는 뜻)을 받아 마침내 우주운행의 법칙을 ‘상징과 숫자’에 담아냈고 후인들로 하여금 이를 통해 우주의 비밀을 깨우치도록 하였습니다.
 
유형문화가 발달한 서양[음陰]에서는 이를 기하학에 담아 물질문명을 발전시켰고, 무형문화가 발달한 동양[양陽]에서는 이를 음양오행 철학에 담아 정신문명을 발전시켰습니다.
 
 
 음수(陰數)와 양수(陽數)
 

수에는 두 가지가 있습니다. 짝수와 홀수. 이를 음양으로 나누면 짝수는 음의 수[陰數]가 되고, 홀수는 양의 수[陽數]가 됩니다. 왜 이렇게 나눠질까요?
 
동양철학은 자연을 법칙화한 것이므로 자연수만을 사용하며, 그 중에서도 1∼10을 기본수로 사용한다.
 
 
음(陰)은 어두운 것에 해당하고, 양(陽)은 밝은 것에 해당합니다. 하루로 치면 밤은 음이고, 낮은 양입니다. 음은 정(靜)적인 것에, 양은 동(動)적인 것에 해당합니다.
 

 
이렇게 짝수는 정적인 상태를 홀수는 동적인 상태를 나타내니까, 짝수를 음수라고 하고, 홀수를 양수라고 합니다.
 
 
 정지한 수(數), 움직이는 수(數)

‘빨리 빨리’, 어느 때부터인가 세계 사람들에게 알려진 우리민족에 대한 별명입니다. 풍류(風流)를 좋아하며 활동적인 우리 민족은 숫자도 3이나 5로 양수(陽數)를 좋아합니다. 그래서 음력으로 양수가 겹친 날을 중양절(重陽節)이라 하여 기념하고 있습니다.
 
중양절은 음력 3월 3일(삼월 삼짇날), 5월 5일(단오端午), 7월 7일(칠월 칠석) 등이 있으며, 이때는 양기(陽氣)를 보충하는 행사가 많이 열립니다.
 
2는 짝을 이뤄 안정감을 주며, 4방위, 8방위 등으로 고정된 것을 나타낼 때 음수(陰數)를 사용합니다.
 
우리 몸을 보면 구멍이 하나(1)인 입은 아주 잘 움직입니다. 하지만 구멍이 두 개(2)인 코, 눈, 귀는 잘 움직이지 못합니다. 말은 통굽(1)으로 잘 달리고, 잠잘 때도 서서 잡니다. 소는 발굽이 둘(2)로 느리고, 온순합니다. 그리고 양기운이 강한 인삼은 세(3)개의 가지에 다섯(5)개의 잎이 납니다.
 
앞으로 우리가 배우게 될 음양오행의 기본법칙들도 숫자와 상징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1-도(道)·태극(太極)·하나님, 2-음양(陰陽), 3-삼재(三才), 4-사상(四象),
5-오행(五行), 6-육합(六合)·육기(六氣), 7-칠성(七星), 8-팔괘(八卦),
9-구궁(九宮), 10-10간(干), 12-12지(12支), 64-64괘(卦)


 
과학에서 말하기를, 우리가 살고 있는 우주가 처음 생겨날 때의 모습은 하나의 불덩어리였는데 이 수백억 도의 초고온의 불덩어리가 대폭발하여 천지가 이루어졌다고 합니다. 이것이 바로 ‘우주의 대폭발설(Big Bang)’입니다.
 
종교에서는 만물의 근원을 도(道), 하느님, 일신(一神) 등의 여러 이름으로 불러왔습니다. 각기 다른 언어를 사용하였지만 결국 하나에서 지금의 우주가 펼쳐졌다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하나에서 어떻게 지금과 같은 다양한 만물이 생겨날 수 있었을까요?
 
  

동양정신의 위대한 산물인 『주역』에 다음과 같은 구절이 있습니다. “일음일양지위도(一陰一陽之謂道)” (『주역』「계사전」) 도(道)가 움직일 때는 한번은 음(陰)의 운동을 하고, 한번은 양(陽)의 운동을 한다는 것입니다.
 
아침에 해가 떠오르면 밤새 풀잎에 맺혀있던 이슬이 따스한 햇살을 받아 하늘로 올라가 사라집니다. 다시 어스름한 밤이 되면 풀잎에 이슬이 맺히기 시작합니다. 이렇게 하루는 낮과 밤으로 나눠지는데, 낮은 양(陽)에 밤은 음(陰)에 속합니다.
 
음양(陰陽)이라는 글자는 해가 비친 언덕(?)의 음달과 양달을 형상화해서 만든 글자입니다. 달은 음을 대표하고 해는 양을 대표하므로 음(陰)은 ?月, 양(陽)은 ?日이라고 쓰기도 합니다.
 
그리고 해(日)와 달(月)이 합성되어 역(易)이란 글자가 만들어지는데, 역은 ‘변화(변할 역)’를 뜻합니다. 그래서 음양오행철학을 역(易)철학이라고 합니다.
 
 
음과 양의 예를 들어보면, 낮은 양이라 활동적이며 기운이 위로 올라갑니다. 밤은 음이라 정적이며 기운이 아래로 내려갑니다. 양의 계절인 봄여름은 새싹이 하늘을 향해 자라지만 음의 계절인 가을겨울은 낙엽이 땅을 향해 떨어집니다.
 
기운이 위로 올라가 상체가 발달한 남자는 양에 속하고, 기운이 밑으로 내려가 하체가 발달한 여자는 음에 속합니다. 이렇게 하나(道)는 ‘음양’의 둘로 나뉘어 존재합니다.
 
동쪽은 해가 떠오르므로 양, 서쪽은 해가 지므로 음에 해당합니다. 동양인은 기운이 위로 올라와서 얼굴이 둥글둥글합니다. 서양인은 기운이 아래로 내려가서 얼굴 윤곽이 뚜렷합니다. 또 동양은 양이라서 음을 동경하여 대개 우묵한 곳에 집을 짓고, 서양은 음이라서 양을 동경하여 주로 높은 곳에 뾰족한 모습으로 집을 짓습니다.
 
 
 체(體)와 용(用)으로 달라지고
 

음양을 공부함에 있어 꼭 알아두어야 하는 것이 ‘체용(體用)’입니다. 나무가 자랄 때 뿌리를 땅에 박고 줄기·가지·잎이 자라듯, 변화하는 만물은 뿌리에 해당하는 체(體)와 실제 움직이는 용(用)으로 나눠집니다. 하지만 체용은 항상 고정돼 있는 것이 아니라 보는 관점에 따라 변합니다.
 
드라마 <불멸의 이순신>에서 선조 임금은 조선을 ‘왕의 나라’라고 하고, 이순신은 ‘백성의 나라’라고 말합니다. 누가 옳을까요? 둘 다 옳습니다.
 
국가를 예로 들면, 대통령의 입장에서 보면 대통령은 국가의 주체(體)이고 국민은 쓰임(用)이 됩니다. 그러나 국민의 입장에서 보면 국민이 국가의 주인(體)으로서 자신들을 대신해서 국가를 운영(用)할 대통령을 뽑은 것입니다.
 
이처럼 하나이면서 두 가지 모습인 음양에는 체용(體用)의 관계가 성립됩니다. 체용이라는 것은 ‘바라보는 입장’에 따라 바뀔 수 있습니다. 음이 체라면 양은 용이 되고, 양이 체라면 음은 용이 됩니다.
 
 
 우주와 인간의 관계
 

체와 용은 우주와 인간의 관계에서도 성립됩니다. 거대 우주에 비하면 인간은 모래 한알도 안 되는 존재라고 합니다.
과연 그럴까요? 우주는 만물을 낳은 부모입니다. 부모가 자식을 낳을 때는 무엇인가 목적이 있을 것입니다.
 
만물의 부모인 우주의 입장에서 보면 인간은 우주의 목적을 이루어주기 위해 존재하는 것입니다. 반대로 우주의 자식인 인간의 입장에서 보면 우주는 인간이 꿈을 성취할 수 있는 터전을 마련해주는 것입니다. 우주는 인간을 위해 존재하며, 우주의 주인은 인간입니다. 따라서 인간은 우주가 인간을 낳은 목적을 깨닫고 이루어야 지천명(知天命)했다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음양을 매개해주는 토(土)
 

만물의 변화는 일음일양(一陰一陽)의 변화입니다. 태양이 떴다가 지고, 인간이 태어났다가 죽고, 수증기가 위로 올라갔다가 비가 되어 다시 떨어지는 이 모든 것이 음양변화의 모습입니다.
 
그러면 도대체 무엇이 이런 신묘한 음양 변화를 일으키게 할까요? 그것이 바로 토(土)입니다. 음과 양이 서로 만나 조화를 일으키게 매개하는 제3의 존재가 토입니다.
 
남자와 여자는 처음에는 어색하지만 사귀면서 정이 들고 사랑이 싹터 결혼합니다. 성질이 다른 남자(양)와 여자(음)가 결혼까지 할 수 있는 것은 사랑이 있기 때문입니다. 이처럼 음과 양을 하나로 묶어주는 사랑과 같은 것을 ‘토(土)’라고 합니다. 토(土)는 양(+)과 음(-)이 만나서 이루어진 글자입니다.
 
지금은 신용사회입니다. 신용은 사람과 사람을 이어주는 토입니다. 뼈와 뼈도 관절(土)이 있기 때문에 움직일 수 있습니다.
 
팔을 볼까요? 팔이 세 부분으로 나눠지지 않았다면 막대기와 같겠죠. 그러나 팔은 상박(음), 하박(중), 손(양)으로 구성되어 있기 때문에 자유롭게 움직이며 온갖 도구를 사용할 수 있는 것입니다.
 
만약 아버지, 어머니만 있다면 그 집안은 한 세대만에 사라지고 말 것입니다. 하지만 아버지, 어머니와 더불어 둘의 조화로 생겨난 자식이 있으면, 그 가정의 생명은 계속 이어질 수 있습니다.
 
이처럼 하나에서 생겨난 우주는 셋으로 작용함으로써, 만물을 생성할 수 있는 완전한 체계를 이루는 것입니다. 3은 만물 생성변화의 조화를 일으킬 수 있는 최소 기본 단위입니다. 노자(老子)는 이러한 우주의 실상을 다음과 같이 얘기했습니다. * 도생일(道生一) 일생이(一生二) 이생삼(二生三) 삼생만물(三生萬物) (『도덕경』) 도(道)는 일을 낳고 일은 이를 낳고 이는 삼을 낳고 삼은 만물을 낳는다. 음(陰)·양(陽)·토(土)는 보는 관점에 따라 다음과 같이 표현하기도 합니다.
 


 
 하나는 셋으로 작용
 

종교의 핵심 가르침 속에는 ‘하나가 셋으로 작용한다’는 삼수(三數)원리가 내포되어 있습니다.
 
기독교에서는 ‘성부(聖父)와 성자(聖子)와 성신(聖神)의 삼위는 일체’라고 하여 이를 삼위일체(三位一體)라고 말합니다. 이 삼위일체는 성부와 성자와 성신의 위격은 하나이지만, 작용은 셋으로 한다는 것이 정확한 표현일 것입니다.
 
천(天)·지(地)·인(人) 삼재(三才)는 우주라는 입장에서 보면 하나이지만 천(天)·지(地)·인(人) 각자의 입장에서 보면 ‘우주변화의 이상실현’이라는 공통된 목적을 가진 서로 다른 존재입니다.  

 

다음 표에서 보듯, 삼수원리는 각 종교의 진리 구성틀임을 알 수 있습니다.
 


 하나에서 생겨난 우주는 음양으로 분화된 후 토의 중재로 인해 완전한 변화의 체계가 이루어짐을 알아보았습니다.

 


 순환의 네 걸음, 생장염장(生長斂藏)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우주는 끊임없이 순환하고 있습니다.
 
새싹이 나서[生] 자라고[長] 열매를 맺고[成] 휴식[藏]하고, 그리고 다음해에 다시 싹을 틔우고…. 초목이 이렇게 생장염장으로 순환하는 목적은 자신의 종(種)을 영속시키기 위함입니다.
 
인간 역시 아침, 점심, 저녁으로 그날 일과를 마치면 밤에 휴식을 취합니다. 이렇게 하루라는 순환의 틀 속에서 지속적으로 살아가는 것입니다. 우주 또한 마찬가지입니다. 낳고, 자라고, 열매 맺고, 휴식하는 과정을 통해 영원히 순환을 지속합니다.
 
그러면 인간의 성장과정은 어떨까요? 인간은 유년기, 청년기, 장년기, 노년기를 거치면서 일생을 살아가고 그 과정에서 자식을 낳음으로써 대(代)를 이어갑니다. 인간에게 있어 순환의 네 번째 단계인 노년기가 지나면 필연적으로 죽음을 맞이하게 됩니다. 그래서인지 우리나라 사람들은 숫자 ‘4’와 사(死)를 같은 의미로 받아들이고 있는데 이것은 발음이 같기 때문만은 아닐 것입니다.
 
숫자 4는 사지(四肢), 사방(四方), 사상(四象) 등 기본 골격을 구성하는 데 두루 사용되고 있습니다.
 
 
사상체질 양의 기운이 태동하는 봄은 소양(少陽), 양의 기운이 제일 강한 여름은 태양(太陽), 음의 기운이 태동하는 가을은 소음(少陰), 음의 기운이 가장 강한 겨울은 태음(太陰)에 해당합니다.
 
또한 사상(四象)은 한의학에서 인간의 체질을 태양인, 태음인, 소양인, 소음인의 네 가지로 분류할 때도 사용됩니다. 삼국지(三國志)의 등장인물 중 유비는 태음인으로 모든 사람을 자신의 사람으로 품을 수 있는 겨울과 같은 사람입니다.
 
관우는 태양인으로 얼굴이 대춧빛처럼 붉고 의로운 일에 발벗고 나서는 여름과 같은 사람입니다. 장비는 소양인으로 성격이 급하고 풍류를 좋아하는 봄과 같은 사람입니다. 제갈량은 소음인으로 사색하기 좋아하고 조용한 성격의 가을과 같은 사람입니다. 이렇게 사상인 모두가 등장해서 이야기를 엮어가는 것도 삼국지가 많은 사람에게 읽혀지는 이유 중 하나일 것입니다.
 
 
사신도(四神圖) 방위도 동서남북 네 방위가 있습니다. 각 방위는 각기 성격이 다릅니다. 동쪽은 생(生)하는 방위이고, 남쪽은 분열 성장(長)의 방위이고, 서쪽은 수렴[斂], 북쪽은 휴식[藏]을 취하는 방위입니다. 그리고 예로부터 이 방위에는 각 방위를 주재하는 신(神)을 배속하였습니다. 이는 고구려 고분벽화에 그려진 사신도(四神圖)에 잘 나타나 있는데, 동쪽에는 청룡(靑龍), 서쪽에 백호(白虎), 남쪽에 주작(朱雀), 북쪽에 현무(玄武)를 그려놓았습니다.
 
 
우주를 변화시키는 조화의 근원, 토(土)
 

생장염장의 기본 틀은 원을 그리며 순환을 합니다. 그런데 여기에는 순환을 지속시켜주는 보이지 않은 힘이 존재합니다. 차에 네 개의 바큇살을 가지고 있는 바퀴가 있다고 생각해 보세요. 바퀴는 스스로 돌아가지 않습니다. 바퀴가 돌아가는 것은 근원적인 힘인 엔진이 있기 때문입니다. 엔진과 연결된 축은 바퀴의 중심에 연결되어 바퀴가 돌아갈 수 있도록 해줍니다.
 
이처럼 생장염장(生長斂藏)으로 우주가 순환하도록 하는 근원적인 존재, 그것이 바로 토(土)입니다. 토는 우주의 변화(變化)를 지어내는 힘의 근원입니다. 그래서 토의 작용을 조화(造化)라고 합니다.
 
 
 오행의 색과 건강
 

최근 음식을 색깔에 따라 질병치료에 응용하는 연구가 진행되고 있습니다. 이를테면 간에는 청색음식이 좋고, 심장에는 붉은색 음식이 좋고, 비장에는 노란색 음식이 좋고, 폐에는 흰색 음식이 좋고, 신장에는 검은색 음식이 좋다는 것입니다. 이것은 이미 오행학에서 얘기했던 것을 과학에서도 적용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입니다.
 
사람이 화를 내면 간이 상하고, 너무 기뻐하면 심장이 상하고, 생각을 많이 하면 비위가 상하고, 너무 슬퍼하면 폐가 상하고, 공포를 많이 느끼면 신장이 상한다고 합니다. 오행은 모든 분야에 적용되고 있습니다.
 
 
 상생과 상극
 

이렇게 우주는 오행(五行)으로 구성되어 순환 변화합니다. 그런데 오행은 실제 변화를 할 때 서로 영향을 주게 됩니다. 남녀가 만나면 서로 싸우기도 하고 사랑하기도 합니다. 서로 싸우는 관계를 상극(相克)이라고 하고 서로 돕는 관계를 상생(相生)이라고 합니다.
 
상생(相生) 상생의 과정을 초목의 성장에 비유를 해보겠습니다. 씨는 수(水)에 해당합니다. 씨를 심으면 싹이 납니다. 싹은 목(木)에 해당합니다. 이것을 수생목(水生木)이라고 합니다.
 
싹이 자라 가지가 뻗고 잎이 나면서 성장하는 것을 목생화(木生火)라고 합니다. 하지만 식물은 무한히 크지 않습니다. 식물이 자라는 목적은 열매를 맺는 것이므로 꽃이 피면 식물은 모든 영양분을 꽃으로 보내게 되어 성장을 멈추게 됩니다. 이를 화생토(火生土)라고 합니다.
 
꽃은 변화를 일으키는 역할(土)을 한다고 해서 꽃 화(花)는 풀 초(艸)와 될 화(化)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꽃이 지면서 열매를 맺는 것을 토생금(土生金)이라고 하며, 열매 속에 씨가 생기는 것을 금생수(金生水)라고 합니다.
 
이 과정이 상생의 아름다운 모습입니다. 하지만 우주에는 선악(善惡)이 공존하듯 상생과 함께 상극도 존재합니다. 그런데 우주는 왜 상극의 과정을 두었을까요?

 
 
상극(相克) 아름답게 호수에 떠있는 백조는 물밑에서 부단히 다리를 움직이고 있습니다. 달걀 속의 병아리는 껍질을 깨뜨려야 세상 밖으로 나올 수 있습니다. 이렇게 현상의 이면에 상극의 과정이 있기 때문에 상생이 가능한 것입니다. 그래서 상극을 필요극(必要克)이라고 합니다.
 
상극의 예를 들면, 나무의 새싹이 흙을 뚫고 세상에 모습을 드러내는 것을 목극토(木克土)라고 합니다. 제방을 쌓아 물을 막는 것은 토극수(土克水)입니다. 갈증이 날 때 물을 마시는 것은 수극화(水克火)입니다. 불을 사용하여 금은보석을 제련하는 화극금(火克金)입니다. 또 자라나는 새싹 옆에 쇠를 놓으면 잘 자라지 못하는 것은 금극목(金克木)입니다.
 
이렇듯 우주가 변화할 때는 언제나 이 상극과 상생의 양면을 띠게 됩니다. 즉 상극의 과정을 거쳐야만 상생의 변화가 일어나는 것입니다.
 
목(木)이라는 것은 기운이 곧게 뻗어나가는 것을 말합니다. 기운이 곧게 뻗어가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기운이 새지 않도록 막아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저수지에서 물을 내보낼 때 만약 수로(水路)가 없다면 물은 목적지까지 곧게 가지 않을 것입니다. 먼저 제방을 쌓아[土克水] 수로를 만든 후 물을 내보낼 수 있습니다[水生木]. 나무도 금극목(金克木)으로 딱딱한 재질을 만든 후 그 안쪽의 물관과 체관을 통해 물과 영양분을 순환시켜 성장을 해나갑니다.
 
 
 중도(中道)의 길
 

‘미운 놈 떡 하나 더 주고, 고운 놈 매 한 대 더 때린다.’는 말이 있습니다. 학교에서 체벌하는 것을 흔히 사랑의 매라고 합니다. 체벌하는 것은 분명 상극입니다. 하지만 이러한 상극이 없다면 판단 능력이 부족한 어린 학생들은 방종(放縱)으로 흐르기 쉽습니다. 그런데 너무 심하게 체벌하게 되면 반발심이 생겨 오히려 탈선(脫線)을 유발하게 됩니다. 상생도 마찬가지입니다. 상생이 메마르면 애정결핍이 되지만 너무 지나치면 버릇이 없게 됩니다.
 
중(中)을 벗어나면 마침내는 병(病)에 이르게 되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모든 것에는 항상 중(中)을 이루는 것이 중요합니다. 『대학(大學)』에 보면, ‘윤집궐중(允執厥中)’, 진실로 중(中)을 잡으라고 가르치고 있습니다. 지금 세상은 중(中)에서 벗어났기에 무도(無道)가 판을 치고, 천하가 모두 병들어 있습니다. 중도(中道)를 지키고 늘 한결같은 마음으로 중을 잡아가는 과정이 도(道)를 닦는 마음일 것입니다. 이상으로 생장염장을 바탕으로 순환하는 우주의 실상에 대해 살펴보았습니다.

 

역사는 우주와 인간의 신비를 탐구하는 과정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입니다. ‘우주변화의 원리(음양오행 법칙)’를 통해 우주운행의 목적을 깨우쳐 그 속에서 살아가는 인간 삶의 목적이 무엇인지 생각해 봅시다.
 
 


 하도와 낙서
 
 

만물의 두 가지 변화
 

온 산과 들을 화려하게 수놓던 단풍도 가을을 보내기 아쉬운 듯 마지막 빛을 뽐내고 있습니다. 천지의 변화는 참으로 어김이 없습니다. 봄여름 동안에는 싹을 틔워 가지와 잎으로 분열되어 산과 들을 온통 푸른 녹음으로 뒤덮고, 가을겨울이 되면 낙엽이 지며 풍성한 열매를 맺은 뒤 휴식을 취합니다. 그리고 다음 해에도 똑같은 변화를 거듭합니다. 이렇게 자연은 크게 분열[양陽]과 통일[음陰]의 과정을 어김없이 반복합니다.
 
 
 하도와 낙서의 기원
 

이러한 자연의 음양의 변화원리를 그려놓은 것이 하도(河圖)와 낙서(洛書)입니다. 하도는 지금으로부터 5600여 년 전, 배달국의 5대 환웅(桓雄)이셨던 태우의 환웅천황의 막내 아들인 태호복희(太昊伏羲)씨께서 삼신산(백두산)에서 천제를 올리신 후 하수(河水,송화강)가에서 하늘의 계시를 받아 용마(龍馬)의 등에 나타난 상을 보고 그린 것입니다.
 
 그리고 낙서는 4000여 년 전 9년 홍수로 인해 치수사업을 하던, 하나라를 창업한 우임금이 낙수(洛水)에서 신구(神龜)의 등에 나타난 상을 보고 그린 것입니다. 이후 고대의 제왕들은 하도와 낙서를 통치의 근간으로 여겨 보물처럼 모셨습니다. ‘도서관(圖書館)’은 하도와 낙서를 모신 곳이라는 말에서 비롯되었습니다. 신비한 이 그림 속에 천지만물이 생성 변화하는 원리가 담겨져 있습니다.
 
 

 
인류문명은 바로 하도와 낙서에서 기원하였습니다.
 

 

 

 

 

 

 


 
 분열과 통일의 법칙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하도와 낙서는 상(象)과 수(數)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먼저 상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하도에서 바깥의 양수인 9에서 시작하여 7, 3, 1, 중심점의 순서로 선을 그어보세요. 그리고 다시 음수인 8에서 시작하여 6, 4, 2, 중심점의 순서로 선을 그어보세요. 그 끝에 화살표를 그어보면 기운이 회전하면서 안으로 통일되는 모습임을 알 수 있습니다.
 
낙서를 보면 중앙과 동서남북의 정위치(사정위四正位)에는 양수가 있고, 그 외(사상위四相位)에는 음수가 있습니다. 즉 낙서의 경우는 음이 양을 보좌하면서 분열하고 있는 상을 담고 있는 것입니다.
 
이를 볼 때 하도는 만물이 통일하는 법칙을 담고 있고, 낙서는 만물이 분열하는 법칙을 나타내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하도 낙서의 상생 상극 변화는 항상 동시에 일어나는 것이지만, 도식적으로 나누어 보면 우주일년 중 선천 봄여름은 분열의 과정으로 낙서로 상징되는 상극의 이치가 만물을 다스리며, 후천 가을겨울은 통일의 과정으로 하도로 상징되는 상생의 이치가 만물을 다스리는 것입니다.
 
 
 생수(生數)의 성립과 5土의 자화(自化)
 

다음으로 수(數)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만물은 분열[성장]과 통일[성숙]을 반복하므로 이것이 변화의 주축(主軸)이 됩니다. 겨울이 되면 식물은 통일된 모습인 씨(核)만 남습니다. 이것을 오행으로 수(水)라고 하는데 水라는 글자는 모든 기운이 한 군데로 모이는 것을 상징해서 만들었습니다. 모든 변화의 시작이기 때문에 숫자로는 ‘1’입니다.
 
그리고 여름이 되면 식물은 가지와 잎으로 분열됩니다. 이것을 오행으로 화(火)라고 하는데 火라는 글자는 모든 기운이 아래에서 위로 올라가 분열하는 모습을 상징해서 만들었습니다. 통일을 상징하는 1과 함께 분열을 상징하면서 변화의 주축이 되므로 숫자로는 ‘2’입니다.
 
정자[양]와 난자[음]가 만나 생명이 생겨나듯 봄이 되면 음[1水]과 양[2火]이 만나 3木이라는 새싹을 내게 됩니다. 목(木)은 양기가 뿌리에서 줄기로 대지를 뚫고 위로 올라가는 모습을 상징해서 만들었습니다.
 
그리고 여름까지 분열했던 식물은 가을이 되면 기운이 다시 뿌리로 돌아가게 됩니다. 겨울을 시작으로 봄여름을 거쳐 네 번째 단계에 위치하므로 숫자로는 4입니다. 오행으로는 금(金)이라고 하는데 金은 밥을 할 때 솥뚜껑을 덮어 증기가 발산하지 못하게 하듯이 위에서 기운을 눌러 포장하는 모습을 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양인 木火와 음인 金水가 순환무궁하며 변화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이러한 음양 변화가 일어나도록 음양을 조화(調和)시키는 것을 토(土)라고 합니다. 토는 목화금수[四象]가 순환하는 과정에서 다섯 번째로 생겨나는[自化] 것으로 숫자로는 5입니다(물론 土를 중심으로 보면, 토가 목화금수의 사상을 지어낸다고 할 수 있습니다).
 
참으로 신비롭게도 음양 각 숫자의 합인 1(水)+ 4(金), 2(火)+3(木)을 해도 5라는 숫자가 나옵니다. 글자의 모양으로 봐도, 土는 음(-)과 양(+)을 합해서 만든 글자입니다.
 
 
 성수(成數)의 성립
 

이렇게 생겨난 1, 2, 3, 4, 5를 생수(生數) 또는 명수(命數)라고 합니다. 쉽게 설명하면 정자와 난자가 만나 생성된 수정체(1)가 자궁에 착상하게 되면 2, 3, 4[분열하고 성숙하는]의 과정을 거쳐 엄마 뱃속에서 아기가 길러지게 됩니다. 열 달이 차서 아기가 나오려 하면, 산모는 진통을 느끼게 되는데 이 과정을 5라고 볼 수 있습니다.
 
일단 아기가 태어나면 명(命)이 결정되는데, 태어날 당시의 연월일시 사주(四柱)를 통해 운명(運命)을 감정하는 것을 명리학(命理學)이라고 합니다. 자궁 속에서 엄마를 의지해 살던 아기가 세상 밖으로 나오면 독립된 인격체로서 살아가게 되는 것처럼 생수인 1水, 2火, 3木, 4金, 5土는 중(中)의 성격을 가진 5土의 작용으로 1+5=6水, 2+5=7火, 3+5=8木, 4+5=9金, 5+5=10土가 됩니다. 이것을 성수(成數)라고 하는데, 이는 형체를 가지고 있는 것을 상징하므로 형수(形數)라고도 합니다.
 
 
 十 수
 

특히, 10을 완성수라고 합니다. 5(2+3, 1+4)는 양 혹은 음 한쪽만을 조화시키는 불완전한 토였지만 10은 목화금수의 합(1+2+3+4)으로 음양 모두를 조화시킬 수 있습니다. 그래서 十은 태고시대부터 하느님을 상징하는 수로 쓰였습니다.
 
十에서 ‘─’는 음을 뜻하며 ‘│’는 양을 뜻합니다. 음과 양이 정확히 일대일로 만나 생명(·, 가운데 만난 점)을 창조하는 모습을 상징한 것입니다.
 
 
1. 이집트의 앙크(Ankh)
2. 켈트 민족의 십자가: 십자가의 유래는 필경 이집트의‘앙크’(Ankh)에서 시작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동양인에게 낯익은 불교의 만(swastika, )자도 결국 십자가인 것이다. 여기에 소개한 켈트의 십자가는 교차점에 원(圓)이 포함되어 있다. 원은 태양을 말하기도 하고 전체 또는 하나를 뜻하기도 한다. 다시 말하면 십자가라는 것은 예수 훨씬 이전에 세계 각지에 산재해 있던 토속종교에서 이미 널리 사용하던 상징물이었다. - 『교회에서 쉬쉬하는 그리스도교 이야기』
 
 
 
 우주를 변화시키는 土
 
이제 하도와 낙서의 숫자를 오행으로 보면 상생도와 상극도의 모습이 됩니다. 낙서는 선천 봄여름의 변화법칙을 나타낸다고 하였습니다. 그러므로 선천은 서로 극하면서 분열 발전하는 상극의 원리가 만물을 다스리게 되고, 후천은 서로 도우면서 통일 성숙하는 상생의 원리가 만사와 만물을 맡게 됩니다.
 
그러나 후천 상생의 세상은 그냥 열리는 것이 아닙니다.
 
여름[火]에서 가을[金]로 넘어갈 때는 불기운와 금기운이 서로 부딪힙니다. 이때 土가 중재하여 후천이 열리게 됩니다.
 

 

 

 

 

 

 

 

 

 

 

 

 

 

 

 

 

 

 

 

이때는 음수인 10土가 작용을 합니다.
  
 
 하도 낙서와 지축(地軸)
 

봄여름은 성장 발전하는 시기이므로 만물은 미완성되어 있습니다. 지구는 지축이 기울어진 상태에서 만물을 키우게 되는데, 낙서는 지축이 기울어진 상을 나타냅니다(문왕팔괘도에서 후술). 앞으로 배우게 될 십간도(十干圖)와 십이지도(十二支圖)도 선천의 지축이 기울어진 미완성된 모습을 상징하여 기울어진 모습으로 그립니다.
 


반면 하도를 보면 숫자가 모두 중앙과 동서남북 사정방(四正方)에만 있습니다. 이를 연결해서 그려보면 완전한 십자가가 그려집니다. 이를 통해 볼 때 후천은 지축이 완전히 서는 완성된 통일세상임을 유추해볼 수 있습니다.

 

 

 

 

 


 
 천지에서 작용하는 오행
 

우리가 앞서 배운 오행은 우주가 변화하는 기본법칙입니다. 그러나 오행이 실제 천지인에 적용될 때에는 각각 다르게 적용됩니다. 하늘에서 작용하는 오행을 오운(五運)이라 하고, 땅에서 작용하는 오행은 육기(六氣)라고 합니다. 그래서 천지부모로부터 태어난 인간과 만물은 오운과 육기의 영향을 동시에 받게 됩니다. 특히 우주의 형상 그대로를 타고난 인간은 오운육기의 영향을 받아 오장육부를 가지고 있습니다.
 
 
 오운육기 발생의 근원
 

오운(五運)은 실제 움직이는 오행의 변화 즉, 오행(五行)의 운동(運動)이라는 말입니다. 운동한다는 것은 스스로 움직인다는 것입니다. 식물은 스스로 움직이지 못합니다. 그러므로 오운은 대우주나 인간(동물)과 같이 스스로 움직이는 존재에서 일어나는 변화의 법을 말하는 것입니다.
 
하늘의 변화는 지상에 즉시 영향을 주게 됩니다. 예를 들면 태양 흑점의 큰 변화는 지구에 여러 이상을 생기게 합니다. 또 화성(火星, Mars)이 지구에 가까워지면 지상에 전쟁이 많이 일어난다고 합니다. 예로부터 화성을 ‘전쟁의 별’이라고 여겨 온 것도 이 때문입니다.
 
오운과 육기가 발생하는 구체적인 모습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하늘에는 음에 해당하는 달과 양에 해당하는 해가 있습니다. 또한 목성, 화성, 토성, 금성, 수성 등 오행성이 있습니다. 이와 더불어 동양에서는 태양이 움직이는 황도(黃道)를 따라 하늘의 별자리를 28수(宿, 28개 구역)로 나누고 오행에 배속시켰습니다. 하늘에 떠있는 일월과 함께 이 오행성단(五行星團)은 각각 빛을 발하게 됩니다. 하지만 각자의 순수한 빛은 일단 우주에 조사되면 그 순간 서로 섞이면서 영향을 주게 되는데, 이것을 오운(五運)이라고 합니다.
 
하늘에서 내려온 오운은 지구 자체의 기운과 합쳐지면 여섯 가지가 되는데, 이를 육기(六氣)라고 합니다. 하늘[양, 아버지]의 오운은 만물을 생하게 하고, 땅[음, 어머니]의 육기는 만물을 기르는 작용을 하는데, 이는 마치 부생모육(父生母育)의 이치와도 같습니다.
 
 
 십천간(十天干)과 십이지지(十二地支)
 

태극이 음양으로 분화되어 변화하듯, 하늘의 오운과 땅의 육기도 각각 음양의 쌍을 이루며, 오운은 10수(=5×2)의 이치로 육기는 12수(=6×2)의 이치로 변화작용을 합니다. 이를 일컬어 10천간(天干)과 12지지(地支)라고 합니다.
 
간(干)은 줄기(幹)라는 의미가 있고 지(支)는 가지(枝)의 의미가 있습니다. 오운의 변화에는 간(干)을, 육기의 변화에는 지(支)의 의미를 붙인 이유는 천생지성(天生地成)이라는 말을 생각해 보면 알 수 있습니다. 나무를 보면 영양분은 줄기를 타고 가지에 이르러 그 끝에서 열매를 맺게 됩니다. 이처럼 하늘은 변화의 큰 줄기(幹)를 이룰 뿐이고, 변화의 완성은 가지(枝)인 땅에서 이루어집니다.
 
이러한 천지의 변화섭리에 의해 우주의 이상도 하늘에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지상에서 이루어지게 됩니다.

 


 
 오운의 대화(對化)작용
 

오행성단에서 나온 오행기운은 허공에서 서로 조화(造化)되어 오운이 된다고 하였습니다. 그러면 어떻게 순수한 오행기운이 오운의 변화를 하게 될까요?
 
다섯 가지 색의 물감을 준비해 보세요. 다른 것이 섞이지 않은 처음의 색은 순수한 오행 기운과 같습니다. 그런데 실제 그림을 그리다 보면 물감을 섞어 쓰게 됩니다. 만약 파란색과 노란색을 섞는데, 파란색이 노란색보다 월등히 많을 경우에는 파란색만 나올 것입니다. 반대로 노란색이 월등히 많으면 노란색만 나올 것입니다. 파란색과 노란색이 비슷하면 초록색이 나올 것입니다.

 
 
 부부오행(夫婦五行)
 

그러면 오행과 오운은 어떻게 다를까요? 봄에 씨앗에서 싹이 트면(水生木), 여름에는 그 싹이 가지를 치며 자라게 되는데(木生火), 이것을 오행의 변화로는 수생목(水生木) 목생화(木生火)라고 합니다.
 
그런데 새싹이 나오기 위해서는, 씨앗 한가운데 있는 새싹의 핵(양)이 씨앗의 바깥에 있는 단단한 껍질(음)을 뚫고 나와야 합니다. 즉 단단한 껍질은 말랑말랑하게 연화되어야 하고, 핵은 강한 힘을 내어 용출해야 하는 것입니다. 이것은 다름아닌 토극수(土克水)의 상극을 통해 이루어집니다. 이 때 중성의 조화기운인 토(土)가 이런 변화를 일으키는 주체가 되는데, 이를 오운(五運)의 변화로는 토운(土運. 甲己化土)의 시작으로 보는 것입니다.
 
즉 만물의 변화를 변화마디를 중심으로, 예를 들면 춘하추동의 계절이나 동서남북의 방위 중심으로 보면, 오행의 변화로 관찰하고, 만물의 변화를 스스로 그러한 변화를 일으키는 변화작용의 주체 중심으로 볼 때는 그것을 오운(五運)의 변화로 분석하는 것입니다.
 
하늘에 있는 각각의 오행성단(구체적으로는 십천간)에서 나온 오행기운은 하늘에서 서로 만나 영향을 주고받으며 변화하게 되는데 이를 간합(干合)이라고 합니다.
 
갑목(甲木)의 경우를 예로 들면 갑목은 성질이 정반대인 기토(己土)와 영향을 주고 받습니다. 갑목은 양목이고 기토는 음토입니다. 이들의 관계를 부부로 치면 부인인 기토의 영향이 너무 커서 남편인 갑목이 공처가가 되어 자신의 특성을 잃어버리고 토로 변화하게 됩니다. 이같은 관계는 성질이 반대인 남남이 만나 서로를 변화시키는 것으로 부부의 관계와 같기 때문에 ‘부부오행’이라고 합니다. 또한 상대(相對)하면서 서로를 변화(變化)시킨다고 해서 ‘대화(對化)작용’이라고 합니다.
 
 
 상극을 통해 상생을 이룬다
 

그렇다면 왜 우주는 이렇게 복잡한 과정을 거쳐 운동하는 것일까요? 오행상생도를 보시면 갑을木, 병정火, 무기土, 경신金, 임계水의 상생을 하고 있습니다. 다시 말하면 싹(木)이 나고 자라면(火) 꽃(土)이 피고 열매(金)를 맺어 겨울에는 씨(水)만 남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상생의 아름다운 세상이 펼쳐지기 위해서 새싹은 딱딱한 흙을 뚫고 나와야 됩니다. 그런데 새싹이 연약하다면 결코 흙을 뚫지 못할 것입니다. 그러므로 새싹의 겉 표면은 강철(金)처럼 단단해져야 할 것입니다.
 
이를 위해서는 목(木)의 기운과는 정반대인 금(金)의 기운이 목(木)을 극하면서 단단한 목(木)의 형체를 만들어줍니다. 즉 금극목(金克木)의 상극을 통해 새싹은 형체를 얻어 땅을 뚫고 나올 수 있는 것(水生木)이며, 동시에 다음 단계의 가지를 치는 목생화(木生火)의 과정을 미리 준비하는 것입니다. 이를 통해 우주가 실제 변화를 할 때에는 상극을 통해 상생을 이룬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이것은 인생에서 스스로의 부단한 노력과 변화가 없으면 아름다운 열매를 맺지 못하는 것과 같습니다.
 
대화(對化)라는 것은 성질이 서로 다른 것이 만나 영향을 주고 받는 것입니다. 예를 들면 남자 여자가 서로 기운을 주고 받으며, 때로는 보듬어주기도 하고 때로는 대립하기도 하며 서로 부부가 되어 조화를 이루어 변화무쌍하게 살아가는 것도 대화작용입니다.
 
 
 식물이 자라는 과정과 오운(五運)의 대화
 

이제 오운이 실제 어떻게 적용되는지 식물의 일생을 통해 살펴보겠습니다.
 
 천간을 1년에 배치한다면 언제 열매를 맺을까요? 열매를 맺는 가을은 금(金)이라고 하였습니다. 천간에서 (金)은 경(庚)과 신(辛)입니다.
 
 
 ●신(辛); 金(오행) → 水(오운)

 

이중에서도 신(辛)은 맵다는 뜻과 더불어 열매(金)라는 뜻을 가지고 있습니다. 1년으로 보면 신(辛)은 햇곡식이 여무는 가을 초에 해당합니다. 이때의 열매 속의 씨는 아직 핵(核)이 형성되지 않은 때로, 새로운 생명을 낳지는 못하므로 더 수축(辛水)되어야 합니다. 그래서 병화(丙火)의 대화작용을 받아 辛(水)으로 작용하게 됩니다. 열매의 형상을 살펴보면 겉은 껍질로 음에 해당하며 속은 부드러운 양에 해당합니다.
 
 
 ●임(壬); 水(오행) → 木 (오운)

 

늦가을이 되어 날씨가 추워졌습니다. 늦가을의 추위는 음으로 열매를 수축시키게 됩니다. 그러면 겉의 껍질이 알맹이를 압박하여 통일을 시키게 됩니다. 이때 열매 내부에서는 음(껍질과 추위)에 의해 압박을 받은 양이 이를 견디지 못하고 반발하게 됩니다. 이렇게 반발하는 모습을 보고 木이라고 합니다. 이렇게 형성된 씨의 내면에 한 점으로 통일되어 새로운 싹을 내는 고갱이(壬木)를 핵(核)이라고 합니다. 임(壬)이 木이 되기 위해서는 정화(丁火)의 대화작용을 받습니다.
 
 
 ●계(癸); 水(오행) → 火(오운)

 

이제 한겨울이 되었습니다. 날씨는 더욱 추워져 씨앗(癸水)의 알맹이(양)를 더욱 압박하게 되고 그러면 양은 더욱 반발하게 됩니다. 이때의 반발하는 모습을 (癸)火라고 합니다. 계(癸)가 火가 되기 위해서는 무토(戊土)의 대화작용을 받습니다.
 
 
 ●갑(甲); 木(오행) → 土(오운)

 

한겨울이 지나 따뜻한 초봄이 되었습니다. 속에서 반발하고 있던 火가 극한에 이르러 껍질을 뚫고 나오려 하지만 껍질이 너무 단단하여 뚫고 나오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때 새싹이 나오려면 땅(土)에다 심어주어야 합니다. (왜냐면 씨앗은 水이며 숫자로는 1(陽數)로 껍질은 음으로 水에 해당하고, 1은 양으로 알맹이에 해당하기 때문입니다.) 씨앗을 땅에 심으면 흙(甲土)이 견고한 껍질(水)을 극하여 힘을 약화시킵니다. 이 틈을 타고 속에 있던 싹(甲木)이 탈출합니다. 갑(甲)이 土가 되기 위해서는 기토(己土)의 대화작용을 받습니다.
 
 
 ●을(乙); 木(오행) → 金(오운)

 

싹(木)이 껍질을 뚫고 나왔지만 겨우내 딱딱했던 흙을 뚫고 나오기에는 역부족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겉 표면이 단단해져야 합니다. 이를 위해 경금(庚金)의 대화작용을 받아 스스로 단단한 (乙)金의 성질을 갖게 됩니다. 그래야 씩씩하게 자랄 수 있습니다(乙木).
 
 
 ●병(丙); 火(오행) → 水(오운)

 

오행으로 을은 木이고 병은 火입니다. 木은 위로만 곧게 뻗으면 되지만 火는 사방팔방으로 분열하게 됩니다. 식물은 물을 쭉쭉 빨아올리면서 자라납니다. 물은 마른 것을 적셔 부드럽게 하기도 하고 열을 내리는 역할을 하기도 합니다. 어린아이의 피부가 고운 것도 물이 오르고 있기 때문입니다. 또한 갈증을 해소하기 위해 물을 마시는 것처럼 너무 빨리 분열 성장하면 자신의 에너지를 다 써버릴 수 있으므로 속도를 늦추기 위해서도 물이 필요하게 됩니다. 그래서 丙이 火가 되기 위해서는 신금(辛金)의 대화작용을 받아 (丙)水가 되어야 합니다.
 
 
 ●정(丁); 火(오행) → 木(오운)

 

丁은 본래 여름의 火입니다. 그러나 너무 화 기운이 강하면 생명력을 완전 분열시킬 수 있으므로 기운을 누그러뜨릴 필요가 있습니다. 그러므로 임수(壬水)의 대화작용을 받아서 (丁)木으로 후퇴하게 됩니다. 사람 또한 인생의 절정기인 3, 40대는 생명을 축장시키는 일(수행 등)이 절실히 필요합니다.
 
 
 ●무(戊); 土(오행) → 火(오운)

 

戊는 무성하다(茂)는 뜻이 있습니다. 물건을 태우면 재(土)가 남습니다. 흙(재)은 불(火)보다 더 분열된 최종 산물입니다. 흙은 무수한 알갱이로 구성되어 있으며 지구 속에 마그마가 있는 것처럼 열기를 축장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계수(癸水)의 대화작용을 받아 분열의 극에 이른 (戊)土를 火로 한 단계 늦춰서 생명을 잃지 않으려고 조절하는 것입니다.
 
 
 ●기(己); 土(오행) → 土(오운)

 

己는 오행도 土이고, 오운도 土입니다. 식물이 봄여름에 성장하였으면 가을에 열매를 맺기 위해 꽃을 피웁니다. 식물은 열매를 맺기 위해 모든 영양분을 꽃으로 보냅니다. 그러므로 성장을 멈추게 됩니다. 이렇게 성장을 중지시키고 성숙으로 전환시키는 꽃에 해당하는 것이 己土입니다.  
 
 ●경(庚); 金(오행) → 金(오운)

 

꽃이 피고 나면 수정이 되어 꽃이 떨어지면서 작은 열매(庚金)를 맺게 됩니다.
 
 
 ●신(辛); 金(오행) → 水(오운)

 

이렇게 맺어진 작은 열매는 늦더위의 따가운 햇살을 받고 알찬 열매(辛金)가 됩니다. 식물의 일생을 통해 우주 만물의 변화에 오운이 실제 어떻게 작용하는지 살펴 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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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빛나 | 작성시간 07.12.17 감사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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