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namu.wiki/w/%EB%A3%A8%EC%8B%9C%ED%8D%BC 에서 펌
야! 꺼져! 에이 간다 가!하늘에서 쫓겨난 루시퍼, 밀튼의 실락원, 귀스타프 도레
악마의 우두머리라는 이미지와 사탄의 모호한 성질(+실낙원) 때문에 루시퍼 = 사탄이라고 많이 생각하지만, 16세기 페터 빈스벨트에 의해 정의된 7대 죄악에서도 둘을 구분하고 기원도 전혀 다른 악마다.
사탄의 어원은 Satan과 satan으로 나뉘는데, 전자의 사탄은 일반적으로 가장 잘 알려진 '방해하는 자'라는 의미이다. 그런데 이것이 하느님의 일을 방해하는 악한 자를 뜻하는게 아니라, 하느님의 명령에 따라 인간을 방해하는 모든 천사들을 말한다. 실제로 성경에 나온 '사탄'이 한 '악행'은 죄다 하느님의 명령을 받아 행한 것이다! 이슬람교의 이블리스도 개념은 좀 다르지만, 결국 하느님과 아주 결별한 것은 아니니 이쪽에 가까울 것이다.
후자의 S가 소문자로 쓰인 사탄은 '적대자'라는 일반명사이다. 지금 하느님의 명령을 받고 이리저리 몸소 뛰어다니시는 악마의 왕이란 이미지는 전자의 이미지와 후자의 이미지가 결합되어버린 부산물이다.
유대인들이 조로아스터교의 영향을 받는 과정에서 유대교가 선악구도[3]를 받아들이고 Satan의 이미지가 변화해 서력 1~2세기에 사탄은 하느님을 방해하는 악마로 변질되었다. 사탄이 개체로 정의된 건 6세기 정도인데, 별다른 설정도 없어서 다른 악마들에 비해 별 것 아닌 상태였다. 이래서 뉴비들은
개념상 혼란으로 사탄과 루시퍼를 악마의 우두머리라는 이미지로 동일시한 사람도 있고[4], 소설 실낙원에서는 천국에 있을 때에는 루시퍼, 지옥에 있을 때에는 사탄으로 '루시퍼 = 사탄'이라는 설정을 했다는 떡밥을 뿌린 게 결정타가 되어 어찌어찌 악마들의 왕 자리를 되찾기는 했다.
요약하면 그냥 따지기 시작하면 안구에 습기만 차오르니 같은 것으로 해주자. 하느님에게 충성하는 천사가 이런 칭호를 가지고 싶어 할지는 둘째 치더라도.
주석
[1] 그리스도교에서는 그리스도를 샛별에 비유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것 때문에 오해를 많이 받는다. 예를 들어 '샛별 예수님'이라는 말을 라틴어로 쓰면 '루치페르 예수스' 즉 '루시퍼 예수'가 된다. 루치페르가 샛별이라는 의미를 알고 나면 사실 별 것 아닌 어휘인데, 비신자나 제대로 교육받지 못한 신자가 듣고 깜짝 놀라는 경우가 많다. 또한 라틴어 기도가 많은 가톨릭의 특성상, 이런 것을 악의적으로 편집하면 '가톨릭은 루시퍼를 섬긴다'고 쉽게 둔갑시킬 수 있다. 극성 개신교에서 이 방법을 자주 써먹는다.
[2] 루치페르가 악마라는 의미로 사용되는 계기가 킹 제임스 성경 때문이라는 오해가 간혹 있으나, 킹 제임스 성경이 편찬될 당시에는 이미 유럽 전체가 루치페르를 그렇게 인식했다.
[3] 조로아스터교에는 선한 신 아후라 마즈다, 그리고 아후라 마즈다의 피조물이지만 악하며 아후라 마즈다에게 대항하는 앙그라 마이뉴가 있다. 조로아스터교에서 아후라 마즈다와 앙그라 마이뉴가 대립한다는 개념이, 아브라함 계통의 종교에서 YHWH와 사탄의 대립이라는 개념에 영향을 주었다고 볼 수 있다. 다만 학자에 따라서는 거꾸로 유대교의 YHWH와 사탄 개념이 조로아스터교의 아후라 마즈다와 앙그라 마이뉴 개념에 영향을 주었다고 보기도 한다.
[4] 반대로 루시퍼와 사탄이 별개의 대장급 악마로 생각한 사람도 있다. 혹은 악마들을 통틀어 사탄이라고 하기도 하고. 그야말로 개념상 혼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