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세이돈의 자식들 대부분은 '콩 심은 데 콩 나고, 팥 심은 데 팥 나듯' 그의 성격을 그대로 이어받은 성질 붕어빵이었다. 성질이 급하고 다혈질적이며 사나운 성격의 소유자들이었다(그림: 포세이돈의 개선).
포세이돈은 암피트리테를 아내로 삼아 트리톤, 로데, 벤테시퀴메를 낳았으나 그 역시 다른 여신들과 인간 여인들로부터 많은 자식들을 얻었다.
포세이돈을 아버지 크로노스로부터 구출한 레아가 그를 로도스 섬으로 데리고 가서 오케아노스의 딸 카페이라에게 양육을 부탁했을 때 그 섬에 살고 있었던 텔키네스의 도움을 받도록 한 적이 있었다.
텔키네스는 로도스 섬의 이알뤼소스에 거주하고 있었던 마술가들로 알려지고 있는데, 신화에 나타나는 그들은 사납고 거친 족속들로 묘사되어 있다. 이러한 성장 환경 때문인지 포세이돈 역시 사납고 다혈질적인 성격을 가지게 되었는지 모른다. 만약 레아가 '맹모삼천지교'를 알았더라면............
아무튼 자라면서 보고 배운 것이 그것인지라, 포세이돈이 이성에 눈을 떠서 가장 먼저 건드린 여인이 바로 텔키네스의 여동생인 '할리'였는데, 이들 사이에서 딸 로도스와 여섯 아들이 태어났다. 이 형제들 역시 부전자전인지 성질머리가 더럽고 사나워서 그때 거품에서 막 태어나 올림포스로 가던 아프로디테의 진로를 방해하였다.
아프로디테 여신은 화가 나서 그들 형제로 하여금 분별 없는 정욕을 느끼게 하여 그들의 어머니인 할리를 범하게 만들자, 이를 지켜본 포세이돈이 패륜아인 아들들을 땅 속 깊이 가두어 버렸다. 정말 콩가루 집안이었다.
점입가경(漸入佳境)
포세이돈과 카나케의 아들 알로에우스는 테살리아 왕 트리오파스의 딸 이피메데이아와 결혼했지만 이피메데이아는 정작 남편에게는 관심이 없고 날마다 바닷가에 나가서 쭈그리고 앉아서 포세이돈을 그리워하였다. 결국 그들 사이에서 아들이 태어났는데, 바로 오토스와 에피알테스 형제이며 전쟁과 폭력의 신 아레스를 청동 항아리에 감금하는 등 무섭게 올림포스를 침공했으나 아르테미스의 계략에 속아 서로 오인 사살을 하였다(그림: 오토스와 에피알테스 형제).
테살리아의 왕 살모네우스가 님프인 알키디케를 아내로 맞아 딸 '튀로'를 얻었는데, 그만 포세이돈의 정보망에 걸려들고 말았다. 그냥 지나칠 포세이돈이 아니었다. '튀로'가 강의 신 에피네우스가 아니면 거들떠보지도 않는다는 정보까지 알고 있었던 포세이돈은 에피네우스로
변신하여 강가에 나와있는 튀로에게 나타났다.
자기가 기다리던 남자라 생각한 튀로는 적극적인 구애를 하였으며 포세이돈도 '얼씨구나'하면서 그녀를 안았다. 그렇게 해서 태어난 사람이 '펠리아스'와 '넬레우스'인데, 펠리아스는 나중에 이올코스의 왕이 되고 넬레우스는 펠로폰네소스로 건너가서 퓔로스를 세웠다.
호메로스의 서사시 「오디세이아」에서 오디세우스에 의해서 장님이 되었던 외눈박이 폴리페모스는 포세이돈과 님프 토오사 사이에서 태어난 아들이었다. 포세이돈은 오디세우스에게 복수하기 위해서 고향 이타케에 바로 돌아가지 못하고 해상난민으로 십여 년 간 떠돌게 하였다.
또한 델포이에서 레토를 겁탈하려다가 아폴론과 아르테미스의 화살에 맞아죽은 무서운 거인 티티오스도 포세이돈과 '엘라라'의 아들이었으며 엘라라는 보이오티아의 왕 오르코메노스의 딸이었다. 아름답다는 소문을 들은 포세이돈이 그녀를 놓칠 리 없었다.
포세이돈과 미노스의 딸 에우뤼알레 사이에서 태어난 오리온은 거인이었다. 포세이돈이 그에게 어깨와 머리를 해면 위에 내놓고 바다를 건너갈 수 있는 능력과 물 위를 젖지 않고 걸을 수 있는 능력도 주었다. 크레타 섬에 도착한 오리온을 사이에 두고 아르테미스와 새벽의 여신 에오스 사이의 삼각관계 때문에 결국 아르테미스의 화살에 죽고 말았다.
설상가상(雪上加霜)
포세이돈의 아들들은 대부분 트러블 메이커였다. 다음은 그 대표적 인물들이다. 포세이돈이 대지의 여신 가이아와 어울려서 거인 '안타이오스'를 낳았는데, 얼마나 흉측한 악당인지 리비아 지방을 지나는 나그네들에게 억지 씨름판을 벌여놓고 지는 사람은 모조리 잡아죽이는 만행을 저지르고 있었다. 안타이오스가 안하무인으로 까부는데는 이유가 있었다.
그는 대지의 여신이 낳은 아들이므로 땅에 몸을 붙이고 있는 한, 아무도 그를 이길 수 없는 천하무적이었다. 그러나 그러한 천하장사에게 임자가 나타났는데, 바로 그가 헤라클레스였다. 헤라클레스의 기량은 안타이오스의 그것을 훨씬 초월하였지만 아무리 내던져 보아도 안타이오스은 오뚜기처럼 다시 일어났다. 마치 땅으로부터 새로운 힘을 얻은 것 처럼 말이다. 이를 눈치챈 헤라클레스는 그를 번쩍 쳐들고서 공중에서 목 졸라 죽여 버렸다(그림: 헤라클레스와 안타이오스의 시합).
헤라클레스는 거의 같은 시기에 포세이돈의 자식으로서 못된 짓을 일삼고 있었던 또 하나의 악당을 처치하였다. 한쪽에서 안타이오스가 리비아를 지나가는 나그네를 못살게 하고 있을 때, 건너 편 이집트라는 동네에서도 부시리스가 지나가는 외국인을 잡아다가 신들에게 희생의 제물로 바치는 악행을 저지르고 있었다. 부시리스는 포세이돈이 이집트의 왕녀 뤼시아나사에게서 얻은 아들이었는데, 그는 외할아버지인 에파포스로부터 왕위를 물려받아 자기 땅을 지나가는 이방인들을 상대로 참담한 죄악을 저지르고 있었던 것이다. 마침 그곳을 지나던 헤라클레스를 잡아 제물로 바치려고 하였으나 오히려 헤라클레스에 의해서 자신이 신들의 제단에서 제물로 바쳐지는 신세가 되고 말았다.
헤라클레스와 포세이돈의 자식간에 무슨 악연이 그리 많았는지 몰라도 헤라클레스의 영웅적 모험담에서 그들을 죽이는 부분이 상당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헤라클레스에게 맞아죽은 이알레비온과 데르키노스 쌍둥이 형제도 하나의 예이다. 헤라클레스가 게리오네우스의 소 떼를 몰고 갈 때, 리구리아에 매복하고 있던 형제가 소 떼를 약탈하려고 하였으나 자신의 애꿎은 목숨만 잃고 말았다. 헤라클레스는 계속 소 떼를 몰고 시칠리아 건너편을 지날 때 소 한 마리가 바다에 뛰어들어 시칠리아로 건너가는 돌발사태가 발생하였다. 할 수 없이 나머지 소 떼들을 마침 그곳에 와있던 헤파이스토스에게 맡겨놓고 한 마리의 소를 찾기 위해서 시칠리아로 건너갔는데, 그곳의 왕은 포세이돈과 아프로디테의 아들 에뤽스였다. 그런데 에뤽스 역시 지나가는 나그네에게 목숨을 담보로 하는 권투를 하자고 해놓고 지는 자는 모조리 죽여버리는 악당이었다.
그는 겁도 없이 헤라클레스에게 '나를 이기면 그 소를 데리고 가라'고 시비를 걸었다. 헤라클레스는 두 번이나 이겼지만 한번 더 이겨야 내어주겠다고 억지를 부리는 에뤽스를 세 번째 라운드에서 아예 때려죽이고 말았다. 살인적인 KO 펀치를 날려버렸던 것이다.
다음은 <헤라클레스의 열두 가지 노역> 가운데 다섯 번째에 해당하는 '아우게이아스의 축사(畜舍) 청소'인데, 수많은 가축들을 가지고 있었던 아우게이아스의 외양간에는 온갖 짐승들이 싸질러 놓은 분뇨가 쌓이고 또 쌓여서 도저히 발을 디딜 틈도 없고 냄새가 진동하였다. 헤라클레스는 하루만에 그것을 말끔히 치우라는 '에우리스테우스'의 명령을 받고 아우게이아스를 찾아갔다. '에우리스테우스'는 헤라의 음모로 헤라클레스의 왕위 계승권이 에우리스테우스로 넘어 갔으며 헤라클레스는 그의 노예가 되어 소위 헤라클레스의 열두 가지 노역이라는 어려운 일을 수행하고 있었다.
헤라클레스는 아우게이아스에게 자신이 에우리스테우스의 강제노역 명령에 따라 왔음을 숨기고 오로지 축사의 청결을 위한 봉사를 할테니 그에 대한 보수로서 가축 중에서 '십분의 일'을 달라고 요구하였고 아우게이아스도 그 조건을 수락하였다. 봉사료가 비싸기는 하였지만 분뇨더미에 괴로움을 당하기보다는 차라리 그게 낫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약속에 대한 증인은 아우게이아스의 아들 필레우스가 섰다.
헤라클레스는 초인적인 위력을 발휘하여 분뇨더미를 말끔하게 청소하여 땅바닥이 드러나게 하였다. 그런데 아우게이아스는 약속을 지키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그런 약속을 한 기억조차 없다고 딱 잡아떼었다. 왜냐하면 에우리스테우스의 강제노역으로 왔음을 알았기 때문이다.
화가 난 헤라클레스는 복수를 다짐하였고 그 증인이 되었던 필레우스도 약속을 지키지 않는 아버지의 나라를 떠나고 말았다. 그 후 몇 년이 지나 헤라클레스는 아르카디아 군을 이끌고 아우게이아스의 엘리스를 쳤다. 아우게이아스는 미리 그것을 예측하고 아마린케우스와 포세이돈의 쌍둥이 아들 '에우리토스'와 '크테아토스' 형제를 불렀는데, 원래 '에우리토스'와 '크테아토스' 형제는 아우게이아스의 동생 악토르의 아들들이었으나 포세이돈이 악토르 몰래 그의 아내 몰리아네와 관계하여 낳은 아들이다(그림: 활 쏘는 헤라클레스).
처음에는 헤라클레스를 이겼지만 얼마 후에 코린토스로 가는 길목에 매복하고 있었던 헤라클레스에 의해서 죽임을 당하고 말았다. 그리고 아우게이아스도 실은 포세이돈의 아들이라는 설도 있다(혹은 헬리오스의 아들이라는 이야기도 있음).
동족상잔(同族相殘)
포세이돈의 아들인 아테나이의 영웅 테세우스가 악행을 일삼는 또 다른 포세이돈의 아들들을 똑같은 방법으로 죽이는 이야기인데, 코린토스와 아테나이에 이르는 길가에서 악당 짓을 하던 포세이돈의 자식을 모두 죽여 버렸다. '시니스'는 코린토스 지협에서 악명을 떨치고 있었던 강도였는데, 지나가는 행인들을 붙들어 놓고 한쪽 소나무를 당겨서 한쪽 발을 묶고 다른 소나무를 구부려서 다른 한쪽 발을 묶었다가 서로 양쪽으로 잡아당기는 힘으로 찢어 죽이는 살인마였으나 테세우스에 의해서 똑같은 방법으로 살해되었으며, 메가라와 엘레우시스 사이를 누비면서 온갖 못된 짓을 저지르고 다니면서 바다가 한눈에 보이는 깎아지른 절벽에서 자신의 냄새나고 무좀 걸린 발을 씻으라고 강요하여 발로 차 떨어뜨려 죽이던 '스키론' 역시 테세우스에게 똑같은 방법으로 죽임을 당했다.
아르카디아 출신이며 엘레우시스의 왕 '케르키온'은 자신의 땅에 들어온 사람들에게 자신과의 강제씨름을 강요하고 지는 사람은 모두 죽여버렸다. 그 역시 엘레우시스를 찾아온 테세우스와 씨름하다가 죽고 말았으며 '뻗치는 자'라는 뜻을 가진 '프로크루스테스'는 쇠 침대에다 붙잡은 여행자들을 그 위에 결박하고 나서, 그들의 키가 침대보다 짧을 경우에는 몸을 잡아당겨 침대에 맞도록 하고 반대로 길 경우에는 나머지 부분을 잘라버리는 만행을 저지르고 있었으나 테세우스에게 걸려들어 똑같은 방법으로 처단되었다.
이 밖에도 포세이돈의 못된 아들들이 많이 있으나 여기서는 생략하겠다. 포세이돈의 아들 가운데는 악당도 많았지만 훌륭한 영웅도 많이 있었다. 너무 부정적인 이야기만 하는 것도 형평성에 맞지 않으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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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웅 테세우스를 아테네의 왕 아이게우스의 아들로 보는 것이 보편적이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포세이돈의 아들이라는 설도 유력하다. 때문에 타이틀을 동족상잔이라 했음을 이해하기 바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