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할일 없어 영화 한판 때렸다. 그게 <미녀가 괴롭다>였다. 근데 만만한 영화가 아니었는데, 만화 같은 영화였음에도 삼빡하게 봤다. 그냥 들어가서 이 정도를 건지면 괜찮은 거 아냐! 넘 고마워서 미녀가 괴롭다를 통해 우리 사회의 10%녀, 된장남, 된장녀와 뚱녀와 꽃미남 등등에 관한 소위 외모지상주의에 관한 고견을 밝혀보고자 한다. 모두 읽어보시고 은혜를 따따블 받도록 하시와요.
신년영화계에서 ‘미녀는 괴롭다‘가 흥행돌풍을 일으키고 있는데 김아중과 주진모가 각각 강한나와 제니, 담당 PD로 나서서 웃기고 울리고 하는 뚱미녀의 하이코메디스토리이다. 이 영화가 이렇게 인기를 끄는 것은 여러 이유가 있을 거다. 당신도 나름대로 정리했을 수도 있고 아님 그냥 멍청하게 보면서 웃고 했었겠지! 그래도 좀 생각해 봐야하는 거 아닌가? 어릴 때부터 외모에 관한한 넘 생겨서 강박감을 갖고 있는 필자뿐 아니고 모든 평범남 평범녀들의 난제 중 난제가 외모가 아니겠는가?
그 옛날엔 킹카, 퀸가 정도였었는데 이것이 진화해서 요즘은 말이 아니다. 명품녀와 진품녀와 또 뭐 반품녀라든가? 그리고 위 말한 것처럼 텐프로 등등 외모로 품평하는 단어들이 남녀상열지사와 함께 넘쳐나고 있다.
우선 뚱녀 강한나가 절세미인으로서 제니로 변신하는 꿈이 이루어짐이다. 변신해서 신데렐라, 백설공주, 백조에서 공주로 변하는 등등 모든 꿈이 이루어지는 것을 침을 흘리고 봤슴다. 이것은 일반적으로 미인(명품)보다 그렇지 않은 보통녀(일반품)들이 많은 세상에서 많은 보통녀들의 꿈을 대리만족시켜주는 측면이 주효했다고 할 수 있다.
울산여자들의 모임 중 <울미회>가 있다는 소리를 들었다. 울밑에 선 봉선화의 모임이 아니고 울산미인들의 모임이란다. 울산미인들이라는 것이 어떤 기준인지 모르지만 울산에도 미인이 존재할 것이고 그 미인들이 모임을 만들 자유는 충분히 있다. 그리고 그들이 모임을 만들 개연성도 타당하다. 그러나 구태여 이런 회를 만든 회원들은 아마도 미인의 특권을 충분히 누리고 있는 듯싶지는 않는 것으로 추측된다. 왜냐하면 미인은 원래 개인플레이다. 미인들끼리 절대로 뭉칠 수 없다. 그리고 미인은 항상 숭배의 대상이지 스스로 노조처럼 뭉치지는 않는 것이다.
그럼 반대로 <울추회>는 어떨까? 아쉽게도 <울추회>는 절대로 존재할 수 없는 것이다. 울산추녀들의 모임이라는 것을 결성할 의도는 역사적으로나 현실적으로나 미래에도 결코 일어날 수 없을 것이다. 그럼 뚱녀들도 개인플레이가 가능할까.
울미회를 만드는 사람들도, 울추회도, 너도 나도 우리들도 모두 행복한 꿈을 꾸고 싶은 것이다. 모두 대리만족이 어딘가에 있어야하고 그거를 보면서 슬며시, 넌지시 만끽하고 싶은 것이 있다. 그런 사람들의 바람이 이런저런 형식으로 나타나는 것이다. 여기에 우리의 <미녀는 괴롭다>가 등장한다. 영화는 흥행의 가도를 마구 달려 나가는데 그 기차 안에는 대리만족과 행복한 꿈의 백일몽이 가득한 것이다. 모두 그 기차에 동승하고 싶지 않겠니? 얼마나 좋을까!
그런데 이 대리만족,행복한 꿈들이 정말 좋은 것인가? 이것이 정말 우리들에게 순기능으로 작용할까? 백일몽이지 않는가? 그것도 좆되버리는 백일몽! 영화관을 나오는 필자를 비롯한 많은 일반품 족들과 반품족들은 일견 봐서 행복한 미소를 머금고 있다. 그러나 다 다음날 쯤 되면 그 미소는 쓰레기 하치장에 버려져 있는데 행복했던 미소의 기억이 큰 등애로 작용해서 오히려 갑남갑녀들을 더 괴롭힌다.
행복한 꿈이 깨지면서, 대리만족이 파장하면서 더 큰 불행이 괴물처럼 뚜걱뚜걱 다가오는 것을 느낄 때 우리 을남을녀들은 자빠라지지 않을 수 없다. 마구 흐느껴야 한다. 현실과 감정이 고양될 때 느끼는 차이점에 전율하지 않을 수 없다. 김아중의 마리아는 넘 멋있는데
"아. 베. 마리아-. 아. 베. 마리아. 거친 바다를 헤쳐 나가."가 이렇게 노래 불러지고 마는 것이다.
"아. 배. 말이야. 아. 배. 말이야."
이게 현실이다. 현실과 꿈은 뚱녀와 미녀와의 차이고 ‘강한나’와 ‘강한 나’의 차이고 제니와 지니의 호로병 속에 든 거인의 차다.
그렇담 우린 어떡하면 좋은가. 마, 보통은 되지만 미녀는 못되는 우리들은 어떡하냐고? 걱정할 필요 없다. 여기에도 역시 노력이 필요하다. 다행이 입이 헤벌어지는 여론조사가 언젠가 있었고 그것에서 우리는 희망봉을 발견하게 된다.
미남, 미녀를 쫓는 것이 아니고 매력적인 사람을 따라다닌다는 결론이다. 이 사실을 유념해야한다. 필자는 이것도 모르다가 진짜 조~ㅈ됐다. 미남미녀가 매력적이 될 확률은 확실히 갑남을녀보다는 높다. 그럼에도 미남미녀와 갑남을녀의 외모적인 벽을 일거에 허물어뜨릴 쾌재로 작용하는 것이 바로 이 ‘매력’이라는 얘기다. 사실 김아중이가 미인인 것은 사실이지만(내 N보담은 미인도 아니다) 미인만으로 그렇게 감격적일 수 없다. 김아중의 매력이 왕창 터져 나왔던 것이다. 김아중은 어눌하게 또는 섹시하게 또는 죽여주는 피부로, 측은한 듯 게다가 진실을 밝히는 아름다운 정신을 드러냈다. 이것이 매력이 아니었던가! 그러니까 미녀 플러스 매력의 최고 조합이 탄생했던 것이다.
사실을 말하면 필자도 좀 받쳐줬다면 아마 펄펄 날고 기었을 것이다. 뭐냐믄, 외모는 진짜 막강한데 지성적인 면이 좀 부족해서 요 모양의 라인에 정지하고 있는 것이다. 필자의 최고의 선은 지성을 갈고 닦는데 있다는 것을 겨우 최근에 알았는데 이는 매우 슬픈 일이다. 그동안 너무 잘 생긴 것만으로 모든 것을 해결하려는 어리석음의 똥통 속에 살아왔는데 지금 보면 한참 어이없는 거지발싸개 노릇이었다.
그건 그렇고 외모지상주의를 싫어하는 세태이면서도 미녀는 여러 가지 면에서 혜택을 받고 그것을 오히려 괴로워하기까지 하는 경우를 왕왕 쳐다볼 수 있다. 이 영화에서도 미녀의 권위가 마구 솟구쳐 나오는데 가관이다.
미녀로 둔갑한 김아중은 차를 몰고 가다가 박치기를 한다. 미녀는 현실에서도 차박치기 워낙 잘하는 걸로 돼 있다. 박치기를 당한 남자는 최고조로 흥행을 위해 일전을 불사할 각오를 다지지만 김아중의 얼굴을 보자마자 꼬리가 두 방뎅이 사이로 꼴까닥 사라지고 말았다. 그는 마구 버벅된다. 박치기의 에너지는 미녀의 힘에 의해 소리 없이 사라지고 말았다.
오늘 아침 성경 열왕기상을 읽는데(필자가 이런 면이 있다는 것을 은근히 자랑하는 것으로 생각하지 말기를.......) 이것과 비슷한 미녀원자폭탄을 발견했다. 여러분도 잘 알다시피 여자를 지극히 좋아했던 다윗왕의 얘기다. 라반이라는 부자가 다윗의 호의를 오히려 악하게 받아들인다. 다윈은 신에 맹세한다. 라반에 속한 남자들을 모두 죽이려는 것이다. 그가 라반의 아지트로 전투하러 나아갈 때 라반의 아내가 이 소식을 듣고 달려 나온다. 아비가일이라는 이 여자는 다윗의 발 앞에 꿇어앉는다. 그리고 얼굴을 살포시 드는데 다윗은 뿅가버린다. 여기서 다윗은 미녀의 특권을 거절할 수 없다. 그는 자신의 결심을 완전히 잊어버린다. 신에게 맹세했지만 미녀의 힘은 신을 능가하는 것이다. 이 다윗은 자신의 부하의 아내도 이런 식으로 차지하는 데 미녀숭배주의의 대가인 셈이다.
미녀가 받는 특권은 너무나 많기 때문에 우리 일반품은 그들에게 일종의 증오를 갖고 있기는 하다. 그러나 그거를 노골적으로 나타내지 못하고 오히려 받들어 모시고 하는 것은 어쩔 수 없이 내가 그곳으로 진화하고 싶은 욕망 때문이다.
오죽했으면 ‘미인으로 사는 법’이 제정됐단다. 그건 이렇다.
"미인의 마음가짐. 사과하지 않는다. 돈을 내지 않는다. 귀 기울이지 않는다. 줄을 서지 않는다. 걷지 않는다. 양보하지 않는다."
그리고 실천한다. 입으로만 사과하기(태도는 전혀 아님). 남의 얘기에 전혀 귀 기울이지 않기(자신에게 푹 빠져있음). 개도 종족 따져서 사랑 주기(미인은 냉정한 거야). 영화 보다 말고 칸나는 벌떡 일어나 스크린 앞을 막아서서 소리 지른다.(이상 어딘가에서 따옴)
그러나 그러나 븅신! , 아까도 말했지만 매력이 중요하다니까! 외모는 3일 아니 3개월, 길게 봐서 3년 간다고 말하지 않는가. 이게 맞는 말인 것이 냄새는 진짜 며칠 못 간다. 후각은 금방 싫증난다는 얘기죠. 청각도 그런 축이다. 좋은 음악이 한 달내내로 좋지 못하다. 미각은 아마도 이삼일 못가지. 시각은 얼마나 가는가. 것도 사실 한달일 것이다. 아무리 좋은 경치 속에 있어도 한 달이면 지겹다. 그래도 사람이니까 잘 생긴 것이 길게 잡아 3년이 간다는 얘기다. 그러나 마음으로 가득한 매력, 섹슈얼리티, 지성적인 감촉, 예의바른 눈빛...... 그러니까 내공이 깊어야한다는 말이다.
자! 내공을 쌓자. 미남미녀들이 당신의 손아귀에 떨어질 것이당! 에게 미남미녀 차지하려고 내공 쌓는다고? 그래 맞다. 사실 내공이 충분하면 미남미녀는 길거리에 돌이 돼 버리고 만다. 가다가 채여도 깡통 차듯이 차 버리고 마는 것이다. 내공이 쌓여 득도하면 미남미녀가 아무 소용없다. 그런데, 그런데 이 득도자를 미남미녀는 좋아하고 마는데 이 득도자는 아무런 관심을 가지지 않으니 이 얼마나 애달픈 일인가!
이 즈음되면 텐프로의 아름다운 미녀라도 괴로운 인생은 갑남을녀와 꼭 같다.
다 그런 것이고 이 영화의 다른 좋은 점도 읊어 보겠다.
이 영화가 그런 대로 훌륭한 스토리텔링이라는 것은 영화 <올드 보이>를 생각해 보면 안다. 올드 보이가 일본만화를 각색한 것이 아닌가? 이 영화도 일본만화를 각색했다는 얘긴데...... 만화는 상상의 보고인 것이다. 얼마 전 우리나라 영화 타짜도 그런 대로 탄탄한 스토리텔링이었는데 훌륭한 만화를 원전으로 하기 때문이었다.
그리곤 요점도 멋있는 거다. “아직 티켓파워가 전혀 검증이 안된 김아중 주진모를 통해 400만 흥행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영화 '미녀는 괴로워'의 성공을 보며 많은 제작 관계자들이 케이스 스터디에 열중하고 있다는 얘기가 새삼 귀에 스쳐간다.”
이 말은 역시 완성도 높은 작가의 극본이 결국 영화를 이끌어가는 가장 큰 동력이 된다는 것이고 이것에다 배우들의 내공이 쌓이게 된다면 금상첨화라는 얘기겠죠?
한 많고 열 받을 일만 많은 인간 폭탄인 뚱녀 에피소드가 영화의 반을 차지하는데 할리우드 스태프가 만들어준 살덩이를 덕지덕지 붙이고 나온 김아중은 이리 깨지고 저리 깨졌다. 김아중의 매력이 빛나는 장면이라 하겠다.
김아중의 마리아를 언젠가 한번 불러보겠다!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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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아목동 작성시간 07.01.08 아- 토함산 정기를 받고 온 나는 차라리 돌이 되고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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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여리지어 작성시간 07.01.09 흠 흠 !! 봐야 겠는데요 ."미녀는 괴로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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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댓글 작성자아목동 작성시간 07.01.09 여리지어님 오랜만입니다.새해 복많이 받으시고 좋은일 있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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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마담 j 작성시간 07.01.10 제다이님의 감상평을 읽고 어젯밤 심야보자고 분위기 다 잡았는데, 결국은 못갔네요. 주말에 간판 내리는건 아니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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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물푸레나무 작성시간 07.01.10 전 김아중보담은 주진모쪽이 더 궁금해지네요... 미남은 어떻게 즐거워하는 지 궁금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