둘째가 물었다.
"엄마 생일에 뭐 만들어 줄까?"
'헐 또 그시간이 왔군...'
'뭐가 제일 부엌을 덜 어지럽힐까?'
아무리 짱구를 굴려도 생각나지 않아서..
그냥 내가 먹고 싶은 걸로 말한다.
'음....글쎄.... baked cheese cake 만들 수 있겠어?
토핑 아무것도 없는
치즈 케이크!'
"치즈 케이크? 토핑 올려있는건 어때?
이거 봐봐..."
'보나마나야....엄마는 그냥 부엌이 덜 어수선해 졌으면 좋겠어.'
속 마음을 숨기며 계속 우겨댔다.
난 Baked cheese cake이 좋다고
진~~~짜 좋다고
저번 주 일요일 오후
남편이 왠일로
청소기를 밀어대나 했더니
오후에 볼일을 보러 나가겠단다.
"그럼 누가 애 baking하는데 집에 있어?
내 생일 케이크라자나
근데 나보고 집에서 감독하라고???"
12살 아이를 혼자
베이킹 하라고 둘 수 없어
억울해 하며
집에 남았다.
'어지른것을 깨끗이 치워라 song
왜 자꾸 어디에 뭐가 있냐고 물어보냐 song
1절, 2절, 3절 까지
폭사포 랩하듯 따다다닥'
하다가
도망치듯 부엌에서 사라진다.
A Few Moment later...
(스폰지밥)은 아니고
한참 후에
그러싸한 모습의 치즈케이크가 완성됐고
오븐에서 나온 모습은
"캬... 이게 말이되? 시판 용 아냐?"
그리고 맛은
시판용은 저리가라였다.
(먹기 전에 하나 찍었어야 하는데... 그래도 남은거 찍은게 다행)
아까 못되게 군 마음이 미안해
또 사과했다.
맨날 화내고 사과하는 나...
매일 엄마 눈치보면서도
뭘 만들고 구워댄 시간들...
어지럽혀진 부엌.
쌓여 있는 설거지.
"다신 못하게 해야지."
생각했던 날도 많았다.
그런데 결국 또 허락했다
다른것도 마찬가지지만
살림과 요리는 해야만 실력이 늘어난다.
그리고 아무리 편해지는 세상이라도
자기 공간과 자기 먹는건 잘 관리해야하고
그럴려면 배워야 한다.
배울려면
시도해야 하고
부모는 그 환경을 만들어줘야 한다.
조금? 어지럽더라도
마음껏 시도할 수 있는 공간을...
성장은 늘 깔끔하게 오지 않는다.
가끔은 어지러운 부엌과 함께 찾아온다. ㅎㅎㅎ
(작년 어머니날 만들어준 내 사랑 베이글... 그동안 내가 먹은 건 베이글이 아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