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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평론

레이건의 소련붕괴 전략

작성자草野愚生|작성시간10.07.19|조회수225 목록 댓글 0

< 출처 : 국방일보 김병륜, 2008. 4. 3 >


소련 붕괴의 미스터리를 밝힌다

레이건의 소련붕괴 전략<국방대 한용섭 안보문제연구소장>
 
 
소련은 스스로 무너졌는가, 아니면 자유와 빵을 위한 새로운 제3의 길을 모색했는가. 미하일 고르바초프 독트린 페레스토로이카와 글라스노트는 소련인에게 과연 무엇을 남겼는가.

한미 전시 작전통제권과 북한 핵실험, 중일의 군사 대국화 경쟁 등 동북아 안보정세가 급박하게 돌아가는 가운데 외교안보전략 수립의 지침서가 될 만한 전문서가 나왔다.

외 교안보전문가인 국방대 한용섭(51) 안보문제연구소장은 최근 ‘레이건의 소련 붕괴전략(VICTORY: The Reagan Administration’s Secret Strategy that Hastened the Collapse of the Soviet Union·피터 시바이처 지음·오롬출판사)’ 번역서를 냈다.

한소장은 무엇보다 현재 미국의 세계 전략과 1980년대 로널드 레이건 행정부가 추구했던 안보전략이 매우 흡사하다고 분석한다. 2001년 조지 W 부시가 이끄는 공화당 행정부가 들어선 이후 북한·이란·이라크를 ‘악의 축’(axis of evil)으로 규정했듯 레이건 행정부도 소련을 ‘악의 제국’(empire of evil)이라고 불렀다.

특히 북한·이란이 핵무기를 추구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를 압박하기 위해 전 세계 차원에서 금융제재를 가하며 고립시키고 있다. 이러한 미국의 전략은 레이건 행정부가 소련과 동유럽에 경제전·외교전을 구사했던 전략과 유사하다.
구체적인 전략으로 미국의 소련에 대한 총성없는 3대 전쟁을 제시한다.우선 소련에 들어가는 달러·기술을 막기 위해 석유·천연가스 수출을 철저히 통제한 경제전이다.

다음으로 소련제국에서 동유럽 국가들을 이탈시키기 위해 자유노조를 비밀리에 지원하며 폴란드를 교두보로 외교전을 펼쳤다. 마지막으로 미국의 첨단 과학기술의 우수성을 최대한 활용, 소련의 핵무기 우세를 무력화시킨 군사전을 들고 있다
. 이 3대 전쟁을 진두지휘한 지휘관이 바로 레이건 대통령이다. 그리고 7년간 불철주야 야전에서 뛴 야전사령관은 윌리엄 케이시 CIA 국장과 캐스퍼 와인버거 국방장관이었다.

이러한 8년간에 걸친 레이건의 소련 붕괴 전략은 그가 임기에서 물러난 직후인 89년 동구를 무너뜨리고 아프가니스탄 전쟁을 종식시켰다. 결국 ‘영원한 제국’ 소련도 91년 해체되기에 이른다. 소련은 스스로 붕괴한 것이 아니라 미국의 집요한 외교안보전략에 의해 무너진 것이다. 저자 시바이처는 영국 옥스포드대를 졸업하고 미국 스탠퍼드대 후버 전쟁혁명평화연구소 객원연구원으로 ‘우호적인 스파이들’(Friendly Spies) ‘다음 전쟁들’(The Next War) 등 저서가 있다.


레이건, 별들의 전쟁, 소련붕괴

 

마가랫 대처 전 영국 수상의 회고록을 읽고 있습니다. 그녀는 로널드 레이건과 함께 콤비가 되어 공산권을 붕괴시킨 여걸로도 꼽힙니다. 이 책에서 대처는 공산권 붕괴의 공을 레이건에게 전적으로 돌리고 있습니다. 대처는 또 소련제국이 큰 유혈사태 없이 해체된 데는 고르바초프라는 마음씨 좋은 러시아 사나이의 등장과 개혁 시도가 결정적이었음을 잊지 않아야 한다면서 러시아에서는 욕을 많이 먹고 있는 그를 변호하고 있습니다.
 
 대처는 1983년3월에 레이건 대통령이 발표한 이른바 '별들의 전쟁 계획'(SDI=Strategic Defense Initiative)이 소련제국 붕괴를 가져온 가장 결정적 조치였다고 평가했습니다. SDI란 핵무기를 탑재한 미사일을 우주에서 요격할 수 있는 기술과 방어망을 가리킵니다.
 
 미국이 사람을 달에 착륙시켰던 그 국가 기술력을 총동원하여 '별들의 전쟁'을 시작하려고 하자 소련 지도부는 겁을 집어먹었습니다. 미국과 맞서 그런 미사일방어기술을 개발하고 배치하려면 경제력과 과학기술력을 집중시켜야 하는데 그렇게 하다가는 국가재정이 망가지는 것은 물론이고 다른 부문의 무기개발에 들어갈 돈도 이 대응조치에 전용하지 않으면 안된다는 판단을 했습니다.
 
 그 이후 소련의 對美 정책은 총력을 다해서 SDI를 포기하도록 하는 데 집중되었습니다. 레이건은 소련의 이런 초조한 자세를 너무나 잘 알고 있었으므로 더욱 SDI를 정력적으로 추진하는 척했습니다. 미국 과학자들도 당시 기술로는 완벽한 핵미사일 방어망을 만든다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것을 알고 있었으나 레이건은 우직하게 이 계획을 밀었습니다.
 
 레이건 대통령은 대처 수상에게 솔직하게 말했다고 합니다. 우리가 이 계획을 밀고나간다면 소련의 경제에 큰 압박을 가하게 될 것이다. 소련은 이에 대응하기 위해서 인민들의 생활수준을 희생시키지 않으면 안될 것이다. 결국 소련은 미국의 도전에 굴복하고 말 것이다. 즉 군비경쟁을 포기할 것이다. 이는 미국에 대한 소련의 군사적 우위를 포기하는 것이다. 그렇게 되면 그들은 개혁으로 나가지 않을 수 없게 된다. 왜냐하면 對美우위의 군사력만이 소련 지도부로 하여금 개혁을 거부하도록 하는 마지막 보루이니까.
 
 1986 년10월11-12일 고르바초프와 레이건은 아이슬랜드의 레이캬빅에서 頂上회담을 가졌습니다. 이 회담에서 고르바초프는 전략무기 감축과 관련하여 양보를 거듭했습니다. 고르바초프는, 중거리핵미사일 감축 협상에서 영국과 프랑스의 미사일은 제외한다, 미소 양쪽이 모두 똑 같은 숫자의 전략무기를 남길 수 있도록 감축한다(그 전에는 현재 보유비율에 따른 감축을 주장했다. 그렇게 하면 소련이 더 많은 숫자를 보유하게 되어 있었다)는 데 동의한다고 했습니다.
 
 레이건도 5년안에 전략핵무기-대륙간 탄도미사일, 폭격기, 장거리 크루즈 미사일을 반으로 감축하고 10년 뒤에 대륙간 미사일을 전부 폐기하자는 제안을 했습니다. 고르바초프는 한술 더 떠 10년 뒤에는 모든 전략무기를 폐기하자고 했습니다.
 레이건은 10년내에는 ABM(장거리미사일요격망 건설 금지)조약에서 탈퇴하지 않을 것이지만 이 조약과 위반되지 않는 범위내에서 SDI 실험은 계속하겠다고 했습니다.
 
 이때 고르바초프가 그동안의 양보를 일거에 만회할 수 있는 함정을 드러냈습니다.
 "지금까지 소련이 제안한 양보는 조건부이다. 즉, 미국이 SDI 개발계획을 실험실에서만 추진한다는 것을 약속해야 한다."
 고 르바초프는 최후의 순간에 가서 SDI를 단념시키기 위해서 그동안의 파격적 군비감축안들을 제안했던 것입니다. 레이건은 주저 없이 고르바초프의 이 제안을 거부했고 頂上회담은 결렬되었습니다. 세계의 언론은 레이건을 공격했습니다. 세계 평화에 巨步를 내디딜 수 있는 기회를 차버렸다면서. 선전전에선 이겼지만 고르바초프는 속으로 이것으로 소련은 곤경에 처할 것임을 알았을 것입니다. 재미 있는 것은 고르바초프가 레이건의 양보를 얻기 위해서 제안했던 군비감축안들을 거두어들일 수가 없게 된 점입니다. 소련은 그 뒤 미국과의 협상에서 이들 제안을 토대로 양보하지 않을 수 없게 됩니다. 미끼만 떼인 결과를 낳았습니다.
 
 고르바초프 회고록에 이 레이캬빅 회담을 묘사한 대목이 있습니다. 그는 레이건과의 마지막 담판은 '세익스피어의 드라마' 같았다고 했습니다.
 " 우리는 대화를 중단했다가 다시 만나 이야기하다가 다시 헤어지곤 했다. 회담의 성공은 바로 눈앞에 있었다. 그러나 SDI는 넘을 수 없는 걸림돌이었다. 대화는 돈좌하더니 이상한 방향으로 흘러갔다. 레이건은 말했다. '조금만 더 양보하여 내 안을 받으세요, 그러면 미국 소련과 협조할 것이고 그것이 얼마나 득이 되는지 나중에 알게 될 거요'. 나는 거의 절망적으로 그를 설득하려고 다가갔지만 그는 한 걸음 뒤로 빠지고 있었다. 그렇게 하지 않았으면 그는 평화를 만든 대통령으로 역사에 기록되었을 텐데..."
 
 회담이 결렬되어 두 사람이 바깥으로 나왔을 때는 어두워지고 있었습니다. 레이건이 고르바초프를 향해 질책하듯 말했다고 합니다.
 "귀하가 여기에 오기까지 모든 일들을 이렇게 계획해서 나를 이 지경에 빠뜨렸습니다."
 "아닙니다. 대통령 각하. 지금 당장 회담장으로 돌아가서 사인합시다. 귀하가 우주를 군사화하겠다는 계획을 포기한다면 말입니다."
 "정말 미안하군요."
 두 사람은 헤어졌습니다.
 
 사 실 레이건은 SDI를 추진할 때부터 대처 수상에게 "나는 어떤 경우에도 이것만은 양보하지 않을 것이다"고 약속했다고 합니다. 배우시절 좌익과 대결하면서 공산주의의 악마적 속성을 체험했던 레이건의 이 무서운 일관성이 소련군사제국의 기반을 무너뜨리고 그들을 개혁으로 나가지 않을 수 없게 했으며 그 길은 공산권 해체로 연결되었던 것입니다.
 
 우리가 지금 김정일을 어떤 식으로 대해야 하는가에 대한 하나의 참고자료로 소개했습니다. 김정일이든 고르바초프이든 힘을 바탕으로 밀어붙이지 않으면 공산주의자들로부터는 어떤 양보도 얻을 수 없습니다.
 김정일로 하여금 핵무기 개발에서 손을 떼게 해야 그는 對南군사우위 노선을 포기하고 개혁으로 나아가지 않을 수 없을 것입니다.
 김정일도 양심이 있을 것이다, 고마움을 알 것이라고 생각하는 바보가 아직 한반도에 살고 있다면, 더구나 그가 고위직에 있다면 우리는 잠을 잘 수가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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