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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백영숙입기린협서 - 박지원

작성자정법샘|작성시간11.05.16|조회수1,358 목록 댓글 0

증백영숙입기린협서(贈白永叔入麒麟峽序) - 박지원

- 기린협으로 들어가는 백영숙에게

 

영숙(서술 대상)은 장수(將帥) 집안의 후예이다. 그 조상 중에는 충성으로 나라를 위하여 목숨을 바친 분이 있어 지금까지도 사대부들이 (영숙 조상의 충성된 죽음을) 슬피 여기고 있는 바이다.

                             ▷1문단 : 영숙과 그 조상에 대한 소개

그는 전서와 예서(붓글씨체)에 능했고, 장고(掌鼓-나라의 관례(冠禮-예식))에도 일가(一家-학문·예술·기술 분야 등에서 독립한 한 유파)를 이루었다. 젊어서는 말을 잘 타고 활도 쏘았으며, 무과에도 급제했다. 비록 때를 만나지 못해 벼슬길에 오르는 데는 실패했지만 임금께 충성하고 나라를 위해 목숨을 바치고자 하는 마음은 그 조상들의 충성심을 계승하기에 조금도 부족함이 없으며, 또한 사대부로서도 부끄러움이 없는 사람이다. -대상(영숙)에 대한 필자의 긍정적 평가

                           ▷2문단 : 영숙의 훌륭한 면모 소개(조상의 충성심 계승, 부끄러움 없는 사대부)

아,(필자의 안타까움) 그런데 그는 이제 가족을 데리고 ⓐ기린협(강원도 인제군 기린면 인근의 골짜기)으로 가려하고 있다. -영숙의 현재 상황 제시 그는 전에(과거 회상) 나를 위하여 황해도 금천 땅 ⓑ연암 골짜기에 터를 잡아준 일이 있는데, 산은 깊고 길은 험해서 종일을 가도 사람 하나 만날 수 없는 곳(연암 골짜기)이었다. 돌아서 갈대밭에 말을 세워놓고 채찍으로 높은 언덕을 가리켜 가며 말했다. / “저쪽은 뽕나무를 심어 울타리를 삼고, 저 갈대밭은 불을 질러 밭을 일구면 한 해에 좁쌀 천 석은 좋이 걷을 수 있겠군.” -영숙의 성격(긍정적, 낙관적)

그런 뒤에 시험 삼아 부싯돌을 쳐서 바람을 따라 불을 놓았더니 꿩은 놀라 푸드득 날아오르고 노루란 놈은 앞으로 튀어 나와 냅다 달아났다. 우리는 팔을 걷어붙이고 뒤쫓아 가다가 시냇물에 막혀 돌아와 서로 마주 보고 웃었다. 그때 그는 이렇게 말했다.

“백 년도 못 되는 인생, 어찌 답답한 숲 속(필자가 살고자 하는 기린협을 말함)에서 땅이나 파고 꿩이나 토끼 같은 것을 잡으면서 한평생을 보낸단 말인가?” -영숙은 세상과 단절된 채 자연 속에서 사는 것을 바람직하게 여기지 않았음을 알 수 있음

                         ▷3∼4문단 : 기린협으로 돌아가고자 하는 영숙과 과거 글쓴이와의 일화(연암 골짜기에서 터를 잡던 일)

그러던(산 속에서 사는 것을 바람직하게 여기지 않던) 그가 이제 강원도 기린협에서 살 요량(생각)으로 송아지 한 마리를 끌고 들어가서 그걸 길러 농사를 짓겠다고 한다. 그곳엔 소금도 없고 메주도 없어 아가위나 아그배 같은 것을 따서 장을 담가 먹어야 한다. -살기가 열악한 산 속에서 살기로 한 영숙(글의 내용에 보면 때를 못 만나 벼슬에 오르는 데 실패했다고 나와 있음) 게다가 그 외지고 험한 것으로 말하면 전에 우리가 본 연암 골짜기에 비할 바가 못 된다. 기린협에 비하면 연암 골짜기는 한 결 나은데도 도리어 나는 이럴까 저럴까 망설이느라(필자의 망설임, 우유부단함) 아직도 거취를 정하지 못하고 있다. 그러니 주제넘게 감히 만류할 수도 없다. 나는 그의 뜻을 장하게 여기고 그가 겪을 곤궁한 생활에 대해서는 걱정하지 않기로 했다. -단호하게 결정하고 떠나는 영숙에 대한 안타까운 마음과 걱정 ▷5문단 : 아주 험한 곳으로 들어가 살고자 하는 영숙의 장한 뜻에 대한 소회

 

[핵심 정리]

*필자의 상황 : 백영숙이란 친구에게 쓴 편지글

*필자의 정서 및 태도 : 백영숙의 인품 예찬, 영숙의 뜻에 대한 소회.

*특징 : 일화 + 필자의 주관적 생각, 과거를 회상하며 이야기를 전개함

          대화 상황을 제시해 사실감을 형성함, 인물에 대한 요약적 제시

          화자의 체험이 바탕이 되어 사실감을 부여됨

          

과거

현재∼미래

글쓴이와 백영숙의 일화

(연암 골짜기 터 잡기)

백영숙의 결심

(기린협으로 들어가고자 함)

 

[이해와 감상]

  화자는 영숙이라는 인물에 대하여 언급하고 있다. 그의 가문이 매우 좋으며 대대로 충성을 다했던 집안이었다는 것을 강조하고 있다. 영숙 또한 여러 재능이 풍부한 사람이며 사대부로서의 부끄러움이 없는 사람이라고 말하고 있다.

글쓴이가 예전에 연암이라는 험준한 곳에서 터를 잡고 삶을 영위하려 했을 때, 영숙은 화자에게 ‘짧은 인생에서 이렇게 파묻혀 살 텐가’라고 탄식하기도 했다.

  그렇게 화자에게 묻혀 사는 것에 대해서 불만을 표했던 그가 이제는 스스로 연암보다 더 험준한 곳으로 떠난다고 한다. 그리고 그렇게 장을 담아 먹을 수도 없는 험한 곳으로 결단력 있게 가는 그의 행동을 화자는 칭송하고 있다.

 

[문제] ⓐ와 ⓑ를 중심으로 위 글을 이해한 것으로 적절하지 않은 것은?

 ① ‘나’는 자신도 ⓑ와 같은 곳에서 살지 여부를 아직 결정하지 못하고 있다.

 ② ‘그’는 여건이 안 좋아도 ⓐ로 들어가 농사를 지으며 살겠다는 생각을 한다.

 ③ ‘나’는 ⓐ에서 가족과 함께 살아갈 ‘그’에 대해 앞으로 걱정하지 않기로 한다.

 ④ ‘그’는 ⓑ와 같은 답답한 곳에서 ‘나’가 어찌 살아갈 것인지 걱정해 준 적이 있다.

 ⑤ ‘그’는 ⓑ에서 ‘내’가 겪은 경험에 대해 미안해하며 ⓑ보다 더 험한 ⓐ로 자청해 들어가고자 한다.

                                                                                                                                              <정답> ⑤

[원문]

永叔將家子(영숙장가자) : 백영숙(永叔; 白東修)은 장수 집안의 후손이다.

其先有以忠死國者(기선유이충사국자) : 그의 선조에는 충성으로 나라를 위해 목숨을 바친 사람도 있어

至今士大夫悲之(지금사대부비지) : 지금까지도 사대부들이 서글퍼하고 있다.

永叔工篆隸(영숙공전예) : 백영숙은 전서(篆書)와 예서(隸書)에 능하고

嫺掌故(한장고) : 전고(典故)에도 숙달되어 있다.

年少善騎射(연소선기사) : 젊어서는 말도 잘 타고 활도 잘 쏘아

中武擧(중무거) : 무과(武科)에 급제도 했다.

雖爵祿拘於時命(중수작록구어시명) : 비록 시운을 만나지 못해 영달하지는 못했지만

其忠君死國之志(기충군사국지지) : 군주에 충성하고 나라를 위해 목숨을 바치려는 그 뜻은

有足以繼其祖烈(유족이계기조렬) : 충분히 선조의 공렬(功烈)을 계승할 만하여

而不媿其士大夫也(이불괴기사대부야) : 사대부에게 부끄럽지가 않다.

嗟呼永叔胡爲乎盡室穢貊之鄕(차호영숙호위호진실예맥지향) : 아, 그런데 백영숙이 어째서 식구를

                                                                 몽땅 이끌고 강원도 두메산골로 들어가야 하는가?

永叔嘗爲我(영숙상위아) : 백영숙이 전에 나를 위해

相居於金川之燕巖峽(상거어김천지연암협) : 금천의 연암협에 살 곳을 잡아 준 적이 있다.

山深路阻(산심로조) : 산은 깊고 길은 험난해

終日行不逢一人(종일행불봉일인) : 종일을 가도 사람 하나 만날 수 없었다.

相與立馬於蘆葦之中(상여입마어노위지중) : 둘이서 갈대밭에 말을 세우고

以鞭區其高阜曰(이편구기고부왈) : 서서 채찍으로 높은 언덕배기를 구획지으며,

彼可籬而桑也(피가리이상야) : “저기에다 뽕을 심어 울타리를 세울 만하군.

火葦而田(화위이전) : 갈대를 불사르고 밭을 일구면

歲可粟千石(세가속천석) : 한 해에 조 천 석은 걷을 걸세.”라고 말하고는

試敲鐵(시고철) : 시험 삼아 부시를 쳐서

因風縱火(인풍종화) : 바람을 따라 불을 놓아 보았다.

雉格格驚飛(치격격경비) : 꿩이 놀라 푸드득 날아오르고

小麞逸於前(소장일어전) : 작은 노루가 우리 앞에 튀어나와 냅다 달아났다.

奮臂追之(분비추지) : 팔을 걷어붙이고 뒤쫓아 가다가

隔溪而還(격계이환) : 시냇물에 막혀 돌아와

仍相視而笑曰(잉상시이소왈) : 마주 보고 웃으며,

人生不百年(인생불백년) : “백년도 못 되는 인생을

安能鬱鬱木石居(안능울울목석거) : 어찌 답답하게 목석과 함께 살며

食粟雉兎者爲哉(식속치토자위재) : 조 농사나 지어 먹고 꿩ㆍ토끼 사냥이나 하는 자로 지내겠는가.” 라고 말했다.

今永叔將居麒麟也(금영숙장거기린야) : 이러던 백영숙이 이제 기린협에서 살려고

負犢而入(부독이입) : 송아지 한 마리를 끌고 들어가니,

長而耕之(장이경지) : 길러서 밭을 갈겠다는 것이다.

食無鹽豉沈楂梨而爲醬(식무염시침사리이위장) : 그 고장엔 소금과 메주도 없고 산아가위나 돌배로 장을 담가 먹어야 한다.

其險阻僻遠(기험조벽원) : 그 험하고 궁벽하기가

於燕巖豈可比而同之哉(어연암기가비이동지재) : 전날의 연암협에 어찌 비교나 되겠는가.

顧余徊徨岐路間未能決去就(고여회황기로간미능결거취) : 그런데 나 자신도 이럴까 저럴까 망설이면서 아직 거취(去就)를

                                                                              결정하지 못하고 있으니

況敢止永叔之去乎(황감지영숙지거호) : 백영숙이 떠나가는 것을 감히 만류하겠는가.

吾壯其志而不悲其窮(오장기지이불비기궁) : 나는 그의 결심을 장하게 여길지언정 그의 곤궁함을 슬퍼하지는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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