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신(魯迅)- 김광균
시적 대상 (20세기 중국 문학의 거장으로 '아Q 정전'이 유명하다)
시(詩)를 믿고 어떻게 살아가나 -시인으로 가족의 생계를 유지하기 힘든 상황
서른 먹은 사내가 하나 잠을 못 잔다. ▶1~2행 : 생계에 대한 고민 때문에 잠을 이루지 못하는 화자
화자(자신을 객관화-거리감 유지) 고뇌, 번민
먼 ― 기적 소리 처마를 스쳐가고 -공감감(청각의 시각화)
잠들은 아내와 어린것의 베개 맡에
밤눈이 내려 쌓이나 보다. -곤하게 자는 아내와 자식의 모습
무수한 손에 뺨을 얻어맞으며
항시 곤두박질해 온 생활의 노래
지나는 돌팔매에도 이제는 피곤하다. -자신(화자)의 힘겹고 고통스런 삶에 대한 번뇌
먹고 산다는 것, - 갈등의 원인 제시(생계 문제)
너는 언제까지 나를 쫓아오느냐. -화자의 압박감, 스트레스
먹고 사는 문제(의인화)
등불을 켜고 일어나 앉는다.
담배를 피워 문다. -화자의 내적 갈등을 드러내는 객관적 상관물
쓸쓸한 것이 오장을 씻어 내린다. ▶3~13행 : 가장으로서 생활고와 시인으로서의 사명감 사이의 갈등
안타까움
노신(魯迅)이여 -시상의 전환(고뇌, 번뇌, 회의에서 신념과 의지로 변함)
이런 밤이면 그대가 생각난다. - 노신을 떠 올린 것은 화자의 상황이 비슷하기 때문
이중성(고뇌, 번뇌의 시간 / 성찰과 다짐의 시간)
온―세계가 눈물에 젖어 있는 밤. -고통과 슬픔의 밤
상해(上海) 호마로(胡馬路) 어느 뒷골목에서
쓸쓸히 앉아 지키던 등불 -상징(노신의 지조와 절개의 삶)
등불이 나에게 속삭어린다. -의인법(노신-화자에게 삶의 방향을 알려주는 등불같은 인물),
주객전도(화자가 등불을 보며 속삭인다)
여기 하나의 상심(傷心)한 사람이 있다. -마음이 아픈 사람은 화자로 볼 수 있다
여기 하나의 굳세게 살아온 인생이 있다. -굳세게 살아온 인생은 노신(화자는 노신을 떠올리며 노신과 같은 삶을 살고자 함)
▶4~21행 : 노신을 생각하며 새로운 삶 다짐.
[핵심 정리]
*성격 : 현실적, 성찰적, 의지적
*주제 : 가난으로 인한 현실적 어려움과 그 극복의지
*특징 : 상징적 시어를 활용하여 시상을 전개함
① 현실공간과 상상의 공간의 이중구조를 보이고 있다.
② 가족의 생계를 책임져야 하는 것과 시를 쓰는 것 사이에서 갈등하는 화자의 고뇌를 담담한 어조로 표현하고 있다.
③ 극심한 내적 갈등에 빠져 있는 화자는 자신을 가난하지만 한 평생 신념을 지키며 살다 간 중국의 문인 노신과
동일시함으로써 인식 전환의 계기를 맞이하고 있다.
*김광균(金光均,1914 ~ 1933념)은 황해도 개성에서 태어났다. '시인부락' 동인으로 '모더니즘 시' 운동에 자극을 받아 “시는 하나의 회화이다”라는 시론을 전개하면서 주지적 · 시각적인 시를 계속 발표하여 시단에 신선한 바람을 일으켰고, 후진들에게 커다란 영향을 미쳤다. 사업가로도 활동하였으며, 시집에 《와사등》, 《기항지》, 《황혼가》 등이 있다.
[이해와 감상]
화자는 시인으로 살고자 하는 마음과 가족의 생계를 책임져야 하는 가장으로서의 의무감으로 갈등하고 있다. 아내와 어린 것은 곤한 잠을 자고 있다. 이런 밤에 화자는 시인으로 살아온 자신의 삶이 가난 ` 고통과 힘겨운 삶이었음을 떠올리며 번민한다. 그러다 화자는 자신과 비슷한 상황에서도 '등불'처럼 산 노신을 생각하며 자신도 지조와 절개를 지키며 어둠을 밝힌 노신처럼 살아갈 것을 다짐한다.
[문제] 위 시와 <보기>의 화자가 동일하다고 가정할 때, 위 시에서 <보기>의 태도 변화를 가장 적절하게 표현한 것은?
<보기> 궂은비 열흘 만에 여기저기 길 끊기고
성 안에도 시골에도 밥 짓는 연기 사라져 태학에서 글 읽다가 집으로 돌아와
문 안에 들어서자 시끌시끌 야단법석 / 들어보니 며칠 전에 끼닛거리 떨어져서
호박으로 죽을 쑤어 허기진 배 채웠는데 / 어린 호박 다 땄으니 이 일을 어찌할꼬.
늦게 핀 꽃 지지 않아 열매 아직 안 맺었네. / 항아리만큼 커다란 옆집 밭의 호박 보고
계집종이 남몰래 그걸 훔쳐 가져와서 / 충성을 바쳤으나 도리어 맞는 야단
누가 네게 훔치랬냐 회초리 꾸중 호되네. / 어허 죄 없는 아이 이제 그만 화를 푸소
이 호박 나 먹을 테니 더 이상 말을 주고 / 밭주인에게 떳떳이 사실대로 얘기하소.
*오릉중자 작은 청렴 내 아니 달갑다네. / 나도 장차 만나면 높은 벼슬에 오르겠지만
그게 되지 않으면 금광 찾아 나서야지 / 만 권 서적 읽었다고 아내 어찌 배부르랴
밭 두 뙈기만 있어도 계집종 죄 안 지으리.
*오릉중자 - 전국시대 제(齊) 나라의 진중자를 말함. 귀족의 자제로 지나치게 청렴결백해 자기 형이 받은 녹을 의롭지 않다고 먹지 않으며 자기 어머니가 만든 음식도 먹지 않고, 아내와 함께 오릉현으로 가서 자기는 신을 삼고 아내는 길쌈을 하면서 살아감
① 예전에는 나는 ‘노신’을 본받으려 했지만, 이제부터는 ‘오릉중자’를 따르련다.
② 이제는 ‘무수한 손’에 대한 증오를 잊고, ‘태학’에서의 공부에만 몰두해야겠어.
③ 비록 옛날엔 내가 ‘상심한 사람’이었지만, 앞으로는 ‘만 권 서적’을 읽고야 말겠어.
④ 더 이상 ‘등불’만으로는 버틸 수가 없으니, 앞으로는 책들을 덮어 버리고 금광을 찾아 나서야 겠어.
⑤ 오장을 씻어 내리던 ‘쓸쓸한 것’을 생각하니, 앞으로도 ‘회초리 꾸중’을 게을리하면 안 되겠어.
<정답> ④
- 샘도 문학 소년 시절이 있었지. 그땐 시를 쓰고자 하는 열정으로 밤을 새우곤 했어. 그 순수하고 맑고 음울했던 그 시절의 추억이 아직도 샘을 감상에 젖게 하곤 하지. 샘이 시인이 되기를 그만 둔 것은 바로 화자가 느끼는 삶의 현실적 문제겠지. 물론 샘이 지금의 삶을 후회하거나 되돌아 가고 싶은 마음은 전혀 없어. 샘은 이 길을 사랑해. 하지만 시인의 길도 나름대로 의미있고 아름다운 길이었겠지.
사람은 살아가면서 선택을 하지. 그리고 그 선택은 많은 것을 바꿔버리지. 샘이 어느 정도 나이를 먹으니까 이런 생각이 들더군. 지혜롭고 현명하다는 것은 많은 것을 알고 경험해서 적절한 선택을 하는 것이 아닐까라고, 그런데 우리가 선택할 때는 대부분 충분히 지혜롭지 못하다는 것이 문제지. 신중에 신중, 어떤 것을 선택할 때는 최대한 많은 것을 생각하고 책도 보고 인터넷도 활용하고 인생의 선배에게도 묻고 도움을 청하고 그리곤 선택해. 그래도 늦진 않아. 꼭 명심하렴. 2010. 3. 24. 15 : 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