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회록(懺悔錄-지나간 잘못을 자백하는 기록) - 윤동주
파란 녹(더러운 것)이 낀 구리 거울(일제의 식민지로 전락한 민족의 욕된 역사의 상징이자 망국민으로 살아갈 수밖에 없는 시적 화자의 욕된 삶을 비추어 주는 자아 성찰의 매개체) 속에
내 얼굴이 남아 있는 것은 / 어느 왕조(王朝-망한 조선) 의 유물(遺物-구리거울인 동시에 거울에 비친 ‘나’의 모습. 이런 의미에서 시적 화자가 성찰하고 있는 대상이 ‘개인적 자아’가 아닌 ‘역사적∙민족적 자아’임을 알 수 있게 해 주는 표현)이기에
이다지도 욕될까.(역사적 자아로서의 나-①무능한 조상에 대한 반감 ②식민지 무능한 자신에 대한 혐오)
▷1연 : 나에 대한 역사적 반성
나는 나의 참회(懺悔)의 글을 한 줄에 줄이자.
―만(滿) 이십사 년 일 개월을(화자 나이-24살)
무슨 기쁨을 바라 살아 왔던가.(설의법-아무런 기쁨이 없었구나, 식민지하 무의미하고 욕된 삶이었으므로)
▷2연 : 나의 지난 생애에 대한 참회
내일이나 모레나 그 어느 즐거운 날에(좋은 날, 광복의 날-반영론)
나는 또 한 줄의 참회록을 써야 한다.(미래의 사건을 현재형으로 진술)
―그 때 그 젊은 나이에(화자가 24살 때- 2연의 내용, 과거 사실)
왜 그런 부끄런 고백(告白-소극적, 절망적 삶의 모습, 적극적 대응의 부재)을 했던가.
▷3연 : 오늘의 고백에 대한 미래의 참회
밤(이중적 의미-부정적 시대상황, 자아의 참모습이 나타나는 때)이면 밤마다 나의 거울을
손바닥으로 발바닥(제유-온몸)으로 닦아 보자.(온몸으로 치열하게 자기반성, 역사의 양심을 밝히자)
▷4연 : 현실의 어둠 속에서 자아 성찰
그러면(치열하게 반성하면) 어느 운석(隕石-중의적∙별똥별이 떨어질 때 기도를 하면 소원이 이루어진다는 점에서 기원이나 바람의 의미 ∙별의 시체라는 점에서 쓸모없는 잔해의 의미 ∙빛을 잃은 별, 생명이 소멸된 별이라는 점에서 죽음 또는 어둠, 절망의 의미) 밑으로 홀로 걸어가는(운동주가 쓴 ‘별똥 떨어진 데’라는 수필에 보면 ‘…별똥 떨어진 데가 내가 갈 곳인가 보다, 하면 별똥아! 꼭 떨어져야 할 곳에 떨어져야 한다.’라는 문장이 나온다. 결국 '하늘이 정해주는 올바른 길, 바른 길을 걷는다는 뜻'임을 알 수 있다. - 아, 샘이 이런 정확한 해석을 하는데 진짜 오랜 시간이 걸렸다. 기쁘다!!!)
슬픈 사람(식민지하의 화자의 모습-화자가 일제하에서 양심을 지키고 진실의 삶을 살게 된다면 분명 고난과 고통의 삶을 살게 된다는 것을 알고 있었고 자신의 삶을 예언했다고 보는 것이 타당함. 속죄양 의식)의 뒷모양이
거울(자아 성찰과 반성의 매개체) 속에 나타나 온다.(미래의 사건을 현재형으로 진술-자아성찰을 위한 비장한 각오와 의지) (미래의 시점에서 바라본 욕된 역사에 대한 책임감과 참회에 잠긴 외로운 자아의 표상. ‘운석’은 서정적 자아가 처한 상황으로 4연의 ‘밤’이라는 말과 함께 부정적 이미지인 어두운 현실(암흑의 시대적 상황)을 나타내는 상징적인 말로 보며, ‘슬픈 사람’으로 나타나는 것은 자아 성찰의 결과이며, 욕된 삶에서 의욕적이고 도덕적인 삶으로의 이행을 의미)
▷5연 : 자아의 확인(내면과 일치)
[핵심 정리]
*성격 : 자기 반성적→참회의 어조, 내면적 자아와 대응. 자기 고백적 자세. 우주적 상상력
*특징 : ①거울의 상징성 부각 ②자의식의 표출
*주제 : 자기 성찰과 반성을 통한 순결한 삶에 대한 추구
*윤동주(尹東柱, 1917-1945) 시인. 아명(兒名) 해환. 만주 북간도 출생. 일본 유학 항일 민족 운동으로 수감. 후쿠오카 형무소에서 옥사함. 일제 강점기에 식민지의 슬픔과 자아의식을 표현한 저항시인. 유고시집으로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1948)>이 있다.
[이해와 감상]
이 시는 ‘자기 응시와 성찰’을 통해 망국민(亡國民)으로서의 자신의 무력한 모습에 부끄러워하고 참회하는 시인의 내면을 잘 보여 준다. 1연은 망국민의 욕된 자화상을 표현하고 있으며, 2연에서는 시적 자아는 자신의 삶 전체를 참회하고 있다. 그러나 3연에서 시적 자아는 현재의 상황 속에서 무기력하게 절망만 하고 있는 자신을 미래의 즐거운 날에 또 다시 참회해야 할 것이라고 말한다. 여기에서 시적 자아는 현재의 참회가 근본적인 의미에서 참다운 참회가 아님을 분명하게 드러낸다. 단지 그것은 자성적인 삶의 내면성을 확보한 ‘부끄런 고백’일 뿐이다.
이 시에서 진정한 의미의 참회는 현재의 자성적(自省的)인 참회 자체가 반성되어야 함을 보여 준다. 그것은 4연과 5연을 통해서 선명한 이미지로 드러난다. 흐린 거울을 전심전력으로 닦아 낸다는 시적 자아의 진술은 자아 성찰의 성실성을 구체적으로 느끼게 한다. 그리하여 시적 자아는 현실의 자아를 냉정한 시선으로 응시하면서 고독하고 슬픈 자화상을 확인한다. 한편, 이 시의 핵심적 시상(詩想)인 ‘거울’의 이미지는 자기 자신을 되돌아볼 수 있는 계기를 제공하는 것으로, 일제 강점기 시인들의 ‘자화상’에 자주 등장하고 있다.
그리고, 이 작품은 미래의 행위를 현재화하고 있다. 즉, 이 시는 현재의 삶의 의미에 대한 참회 의식과 미래의 즐거운 날에 현재를 또다시 참회해야 하는 복합적인 의식을 드러내고 있다. 그런 면에서 볼 때 3연 2행의 ‘써야 한다’와 마지막 행의 ‘나타나온다’라는 현재형은 ‘써야 할 것이다’와 ‘나타나올 것이다’로 되어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시가 현재형을 사용하고 있는 것은, 시인의 미래에 대한 확신이 당위의 차원에서 표출되고 있음을 말해 준다.
한편, 이 작품에서 ‘슬픈 사람의 뒷모양’은 모호하다. 거울 속에는 앞모습이 나타나는 것이 과학적 사실인데도 불구하고 시인은 분명히 ‘뒷모양’이라고 했다. 이것은 현재에서 미래를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거꾸로 미래에서 현재를 생각한 것이다. 그러기에 미래의 영광스런 자아가 된 입장에서 현재의 자신을 생각하니까 현재의 실존은 ‘슬픈 사람’이고, 전도된 시간적 양상에서 앞모습이 아닌 ‘뒷모양’이 거울에 나타나는 것이다.
[문제] *다음 글을 읽고 물음에 답하시오.
㉠ⓐ파란 녹이 낀 ⓑ구리거울 속에 / 내 얼굴이 남아 있는 것은
어느 왕조의 유물이기에 / 이다지도 욕될까.
㉡나는 나의 참회의 글을 한 줄에 줄이자.
―만(滿) 이십사 년 일 개월을 / 무슨 기쁨을 바라 살아 왔던가.
내일이나 모레나 그 어느 즐거운 날에
나는 또 한 줄의 참회록을 써야 한다.
―그 때 그 젊은 나이에 / 왜 그런 부끄런 고백을 했던가.
밤이면 밤마다 나의 거울을 / 손바닥으로 발바닥으로 닦아 보자.
그러면 어느 운석(隕石) 밑으로 홀로 걸어가는
슬픈 사람의 뒷모양이 / 거울 속에 나타나온다.
1. 이 시의 시적 화자에 대한 설명으로 바르지 못한 것은?
① 미래에 대한 비관적 전망을 가지고 있다. ② 현재의 자신의 삶을 부끄럽게 생각하고 있다.
③ 자신이 처한 현실을 극복의 대상으로 생각하고 있다. ④ 치열한 자아 성찰을 통해 자신의 참모습을 발견하려 한다.
⑤ 자신의 삶이 비극적일 수밖에 없음을 인식하고 있다.
2. <보기>의 시어 중, ㉠과 그 함축적 의미가 다른 하나는?
<보기> ①벌레 먹은 두리기둥, ②빛 낡은 단청(丹靑), 풍경 소리 날러간 추녀 끝에는 ③산새도 비둘기도 둥주리를 마구 쳤다. 큰 나라 섬기다 ④거미줄 친 옥좌(玉座) 위엔 여의주(如意珠) 희롱하는 ⑤쌍룡(雙龍) 대신에 두 마리 봉황(鳳凰)새를 틀어 올렸다.
3. 시대적 배경과 관련하여 ㉡과 같은 행위가 갖는 의미로 바른 것은?
① 완벽한 삶을 살아가고자 하는 자기 단련의 행위
② 잃어버린 소중한 것들에 대한 동경과 그리움의 표현
③ 미래를 향한 끊임없는 도전의 의지를 보여 주는 행위
④ 일제에 적극적으로 저항하고 투쟁하고자 하는 결연한 결단의 행위
⑤ 현재의 암울한 상황을 극복하고 맞이하게 될 미래를 준비하는 자아 성찰의 행위
4. 이 작품에 대한 연구 발표를 위해 다음과 같이 발표 자료를 준비하였다. 작품의 내재적 의미에만 주목한 내용은?
① 작가의 성장 과정과 사상적 배경을 조사한다.
② 일제 말의 친일 문학 작품을 소개하고 비교 분석한다.
③ 여러 사람이 작품을 읽고 토론한 내용을 정리하여 발표한다.
④ 작품에 나타난 시적 화자의 어조와 표현상의 특징을 분석한다.
⑤ 1940년대의 시대적∙사회적 상황을 알 수 있는 자료를 준비한다.
5. 이 시에서 시적 화자가 성찰하고 있는 대상이 개인적 삶을 넘어선 민족적∙역사적 삶과 관련되어 있음을 암시하는 시구를 찾아 쓰시오.
6. 이 시에 대한 설명으로 바르지 못한 것은?
① 이 시의 주된 정서는 부끄러움이다. ② 시적 화자는 끊임없이 자신을 반성하고 있다.
③ 개인의 삶을 역사적인 맥락과 연결시키고 있다. ④ 시적 화자는 자신의 삶과 현실을 부정적으로 인식한다.
⑤ 이 시에는 적극적이고 직접적인 저항 의지가 나타나 있다.
7. ⓑ와 유사한 기능을 하는 시어가 나타나 있지 않은 것은?
① 거울때문에나는거울속의나를만져보지를못하는구료만은
거울이아니었던들내가어찌거울속의나를만나보기만이라도했겠소 -이상, <거울>
② 산모퉁이를 돌아 논가 외딴 우물을 홀로 찾아가선 / 가만히 들여다봅니다. //
우물 속에는 달이 밝고 구름이 흐르고 하늘이 / 펼치고 파아란 바람이 불고 가을이 있습니다. -윤동주, <자화상>
③ 그립고 아쉬움에 가슴 조이던 / 머언 먼 젊음의 뒤안길에서
인제는 돌아와 거울 앞에 선 / 내 누님같이 생긴 꽃이여. -서정주, <국화 옆에서>
④ 죽는 날까지 하늘을 우러러 / 한 점 부끄럼이 없기를
잎새에 이는 바람에도 / 나는 괴로워했다. -윤동주, <서시>
⑤ 인생은 살기 어렵다는데 / 시가 이렇게 쉽게 씌어지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다. -윤동주, <쉽게 씌어진 시>
8. 4연에서 보이는 화자의 태도와 가장 이질적인 것은?
① 바닷가 햇빛 마른 바위 위에 / 습한 간을 펴서 말리우자
② 내 이름자를 써 보고 / 흙으로 덮어 버리었습니다.
③ 죽는 날까지 하늘을 우러러 / 한 점 부끄럼이 없기를
잎새에 이는 바람에도 나는 괴로워했다.
④ 인생은 살기 어렵다는데 / 시가 이렇게 쉽게 씌어지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다.
⑤ 종소리도 들려오지 않는데 휘파람이나 불며 서성거리다가
9. ⓐ의 의미와 가장 가까운 것은?
① 좌절(挫折) ② 절망(絶望) ③ 몰락(沒落) ④ 훼손(毁損) ⑤ 비애(悲哀)
*다음 시를 읽고 물음에 답하시오.
㉠파란 녹이 낀 구리거울 속에 / 내 얼굴이 남아 있는 것은
어느 왕조의 유물이기에 / 이다지도 욕될까.
나는 나의 참회의 글을 한 줄에 줄이자.
-㉡만(滿) 이십 사 년 일 개월을 / 무슨 기쁨을 바라 살아 왔던가.
㉢내일이나 모레나 그 어느 즐거운 날에
나는 또 한 줄의 참회록을 써야 한다.
-그 때 그 젊은 나이에 / 왜 그런 부끄런 고백을 했던가.
㉣밤이면 밤마다 나의 거울을 / ㉮손바닥으로 발바닥으로 닦아 보자.
그러면 ㉤어느 운석(隕石) 밑으로 홀로 걸어가는
슬픈 사람의 뒷모양이 / 거울 속에 나타나온다.
10. 3연의 ‘부끄런 고백’의 내용으로 바른 것은?
① 양심에 어긋나는 행위를 함 ② 밝히기 어려운 비밀을 감춘 것
③ 청년 시절의 무절제한 생활 ④ 불의하고 부정한 세력과의 결탁
⑤ 역사적 난문제에 적극적으로 대응하지 못한 자책감
11. 4연의 ‘밤’이 의미하는 바를 모두 고르면?
① 역사의 암흑기 ② 생명의 휴식기
③ 인간관계가 소멸한 때 ④ 자아의 참모습이 드러나는 때
⑤ 내면적 자아가 절망하는 때
12. 이 시의 특징으로 알맞은 것은?
① 독백체의 어조 ② 연가풍의 조사(措辭)
③ 역설적 표현 수법 ④ 서정적 자아의 여성성
⑤ 소재적 전통성
13. 이 시의 바탕에 흐르는 주된 정서는?
① 연민(憐憫) ② 체념(諦念) ③ 비통(悲痛) ④ 환희(歡喜) ⑤ 분노(憤怒)
14. 이 시에서 밑줄 친 ㉠∼㉤에서 서정적 자아의 역사 인식과 자아 성찰의 매개가 되는 이 시의 제재는?
① ㉠ ② ㉡ ③ ㉢ ④ ㉣ ⑤ ㉤
15. 이 시에서 밑줄 친 ㉮가 함축하는 의미와 거리가 먼 것은?
① 처절한 자아 성찰 ② 미래 지향적인 의지 ③ 혼신의 정성
④ 속죄양의 의식 ⑤ 정신적 혼란과 파탄
16. 미래에 대한 확신이 잘 드러나 있는 연은?
17. 이 시에서 화자가 가장 중시하는 것은?
① 자기희생의 태도 ② 끊임없는 반성의 태도
③ 현실에 저항하는 의식 ④ 의식과 행위의 일치
⑤ 억압에 굴복하지 않는 정신
18. 이 시에서 시적 자아의 행위를 유발한 소재를 찾고, 그 기능을 10자 내외로 쓰라.
19. 1연의 ‘파란 녹’의 심상과 가장 가까운 것은?
① 공포(恐怖) ② 절망(絶望) ③ 좌절(挫折) ④ 훼손(毁損) ⑤ 몰락(沒落)
20. 시적 자아가 스스로를 ‘왕조의 유물’로 표현한 이유는 ?
21. 이 시에서 ‘무슨 기쁨으로 바라 살아 왔던가’와 같은 독백을 하도록 한 시어는?
① 유물 ② 욕될까 ③ 내일 ④ 밤마다 ⑤ 닦아 보자
22. ‘슬픈 사람의 뒷모양’으로 표현된 시적 자아의 내면세계를, 5연의 ‘운석’이 갖는 상징 의미에 유의하여 35자 내외로 쓰라.
23. 이 시에서 최종적으로 발견된 자아상은 ?
① 사랑에 의해 구원되는 평범한 인간
② 끊임없이 현실의 시련에 시달리는 모습
③ 인간의 근원적인 고독과 비애를 지닌 모습
④ 운명과 현실을 초극하여 달관의 경지에 이른 모습
⑤ 양심과 진실을 추구하는 화자가 직면하게 될 비극적이고 역사적인 자아상
24. 이 시의 5연과 시적 자아의 정황이 가장 비슷한 것은 ?
① 담은 쇠문을 굳게 닫아 / 길 우에 긴 그림자를 드리우고
② 길은 아침에서 저녁으로 / 저녁에서 아침으로 통했습니다.
③ 돌담을 더듬어 눈물짓다. / 쳐다보면 하늘은 부끄럽게 푸릅니다.
④ 풀 한 포기 없는 이 길을 걷는 것은 / 담 저쪽에 내가 남어 있는 까닭이고,
⑤ 내가 사는 것은, 다만, / 잃은 것을 찾는 까닭입니다.
25. 이 시와 ‘이상의 「거울」’에 공통으로 나타난 서정적 자아의 태도로 볼 수 있는 것은?
① 폐쇄된 자아 속에서 고민하고 있다. ② 자아를 찾으려는 자세를 보이고 있다.
③ 시련 속에서 자신에 대한 다짐을 하고 있다. ④ 자신에 대한 겸허한 역사적 반성을 하고 있다.
⑤ 부끄러운 자신과의 화해를 끊임없이 시도하고 있다.
26. 이 시와 <보기> 시의 시적 자아에게서 공통으로 느낄 수 있는 태도는?
창밖에 밤비가 속살거려 / 육첩방(六疊房)은 남의 나라. // 시인이란 슬픈 천명(天命)인 줄 알면서도 / 한 줄 시를 적어 볼까, // 땀내와 사랑내 포근히 품긴 / 보내 주신 학비 봉투를 받아 // 대학 노트를 끼고 / 늙은 교수의 강의를 들으러 간다. // 생각해 보면 어린 때 동무들 / 하나, 둘, 죄다 잃어버리고 // 나는 무얼 바라 / 나는 다만, 홀로 침전(沈澱)하는 것일까? // 인생은 살기 어렵다는데 / 시가 이렇게 쉽게 쓰여지는 것은 / 부끄러운 일이다. // 육첩방은 남의 나라 / 창밖에 밤비가 속살거리는데, // 등불을 밝혀 어둠을 조금 내몰고, / 시대처럼 올 아침을 기다리는 최후의 나. // 나는 나에게 작은 손을 내밀어 / 눈물과 위안으로 잡는 최초의 악수. -윤동주, 쉽게 씌어진 시
① 현실에 대해 부정적이다. ② 자신에 대한 신뢰에 차 있다.
③ 비관적 미래를 내다보고 있다. ④ 선구자적 행동 의지를 보이고 있다.
⑤ 과거에 대해 반항적 접근 태도를 지니고 있다.
27. ‘참회록’과 ‘쉽게 씌어진 시’의 시적 자아가 지닌 공통된 어조(語調)로 가장 적절한 것은?
① 추억을 반추하며 현재를 부정하는 과거 지향적 목소리 ② 미래를 지향하며 의지적으로 행동하는 선구자적 목소리
③ 암담한 시대 현실에 의연히 맞서 저항하는 지사적 목소리 ④ 자기 내면의 세계를 치열하게 성찰하는 고백적 목소리
⑤ 사랑과 봉사를 통해 생의 의미를 추구하는 감성적 목소리
28. ‘구리 거울’과 시적 의미가 같은 것을 위의 시 ‘쉽게 씌어진 시’에서 바르게 찾은 것은?
① 육첩방 ② 시인 ③ 동무 ④ 등불 ⑤ 눈물
29. ‘부끄러운 고백’의 내용으로 적절하지 않은 것은?
① 자신의 나약함에 대한 반성 ② 생각을 실천하지 못했음에 대한 반성
③ 역사에 대해 순종적이었음에 대한 반성 ④ 역사를 변혁시키지 못했음에 대한 반성
⑤ 스스로를 변화시키지 못했음에 대한 반성
30. 이 시의 다음 중에서 시적 자아가 자신을 형상화한 시어에 해당하는 것은?
① 파란 녹 ② 유물(遺物) ③ 참회록(懺悔錄) ④ 거울 ⑤ 운석(隕石)
31. 이 시의 다음 중에서 <보기>의 밑줄 친 ‘하늘’과 동일한 시적 기능을 담당하고 있는 시어는?
죽는 날까지 하늘을 우러러 / 한 점 부끄럼이 없기를, / 잎새에 이는 바람에도 / 나는 괴로워했다. / 별을 노래하는 마음으로 / 모든 죽어가는 것을 사랑해야지. / 그리고 나한테 주어진 길을 / 걸어가야겠다. // 오늘 밤에도 별이 바람에 스치운다. -윤동주, 서시
① 파란 녹 ② 유물(遺物) ③ 참회록(懺悔錄) ④ 거울 ⑤ 운석(隕石)
32. ‘파란 녹이 낀 구리 거울’의 상징적 의미는?
① 훼손된 민족혼 ② 단절된 전통 ③ 조상의 유물 ④ 소중한 문화유산 ⑤ 오랜 전통과 문화
33. ‘그 어느 즐거운 날’과 같은 상징적 의미를 지닌 시어가 들어 있지 않은 것은?
① 그 날이 오면, 그 날이 오면은 / 삼각산이 일어나 더덩실 춤이라도 추고 / 한강 물이 뒤집혀져 용솟음칠 그 날이 / 이 목숨이 끊기기 전에 와 주기만 할 양이면
② 달빛이 흡사 비 오듯 쏟아지는 밤에도 / 우리는 헐어진 성터를 헤매이면서 / 언제 참으로 그 언제 우리 하늘에 / 오롯한 태양을 모시겠느냐고
③ 등불을 밝혀 어둠을 조금 내몰고, / 시대처럼 올 아침을 기다리는 최후의 나,
④ 한바다 복판 용솟음치는 곳 / 바람결 따라 타오르는 꽃 성(城)에는 / 나비처럼 취(醉)하는 회상(回想)의 무리들아.
⑤ 지금 눈 내리고 / 매화 향기 홀로 아득하니 / 내 여기 가난한 노래의 씨를 뿌려라.
34. ‘운석(隕石)’과 함축적 의미가 유사한 시어는?
① 녹 ② 얼굴 ③ 유물 ④ 밤 ⑤ 거울
35. 5연에 대한 설명 중, 적절하지 못한 것은?
① 서정적 자아의 미래의 운명이 제시되었다. ② 현실을 극복하고 이상을 지향하는 모습이다.
③ 욕된 역사에 대한 책임감과 참회에 잠겨 있다. ④ 역사에 대한 책임감 때문에 부담을 느끼고 있다.
⑤ 자신의 주어진 운명을 따르려는 모습이 표출되었다.
<정답 > 1① 2⑤-사대주의를 보여 줌. 3⑤ 4④ 5. 어느 왕조의 유물 6⑤ 7⑤ 8⑤ 9④ 10⑤ 11①, ④ 12① (②③④⑤→님의 침묵의 특성) 13③ 망국민의 치욕에 대한 참회의 심정 14①-구리거울을 통해 과거의 역사를 인식하고, 미래의 모습을 생각하고, 현재의 자신을 성찰함. 15⑤ 16. 3연 (이 시에서 참회는 밝은 앞날에 대한 확신이 있기에 떳떳한 것이다. 3연에 나타난 바와 같이 ‘즐거운 날’이 올 것이라는 신념의 목소리를 통해 새롭게 태어나고 있다. )
17②-(순수 자아에 도달하고자 하는 모습이 숭고하다.)
18. 거울, 자아의 실상을 찾아가도록 함.(반성의 행위를 유발한 소재)
19④-(현실에 의해 더럽혀졌음을 ‘녹’으로 표현)
20. 자아가 현실에 의해 더럽혀졌다고 보았으므로 (민족사와 관련해서 떠올린 자아상)
21②-(생애가 내내 욕된 삶임을 반성한 말)
22. 거듭되는 노력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어둡고 답답한 세계를 마주해야할 운명을 슬퍼함. (‘운석’은 어둡고 답답한 삶의 흔적, 또는 그런 역사. 거듭되는 성찰과 반성을 거친 후의 자아의 모습임을 유의해야 함.)
23⑤-(‘슬픈 사람의 뒷모양’은 양심과 진실을 추구하는 자아가 직면하게 되는 역사적이고 비극적인 자아상이다.)
24④-(윤동주의 ‘길’의 3연 이하) 잃어버렸습니다./ 무얼 어디다 잃었는지 몰라 /두 손이 주머니를 더듬어 길에 나아갑니다. - 1연, 돌과 돌과 돌이 끝없이 연달아 / 길은 돌담을 끼고 갑니다. - 2연 )
25② - ‘참회록’과 ‘거울’ 모두 거울 통해 자기를 성찰하는 자세를 보이고 있다. 외부와 단절된 폐쇄된 공간으로 거울이 설정된 것과 ‘나’의 의사와는 상관없는 ‘외로된 사업’에 골몰하는 분열의 심화가 나타나 있는 것은 ‘거울’에만 해당된다.
26①-자아 성찰의 계기는 일제 강점기하의 현실이다.
27④-윤동주 시의 중심 주제는 자아 성찰이라 할 수 있다. 두 시에 공통적으로 나타나 있는 내적 반성과 참회의 심정은, 현실은 물론 역사조차도 부끄럽게 생각하는 본원적인 자아 성찰에서 비롯된다. 우리가 그의 시를 읽고 감동을 받는 것은 무엇보다도 자아에 대한 치열하면서도 적나라한 성찰을 제시함으로써 인간적 진실에 가까워지려 끊임없이 노력하고 있기 때문이다.
28①-시적 자아의 환경을 고려한다.
29④-시적 자아가 시대적 요구에 맞는 행동을 하지 못하고 있음에 대한 반성이다.
30②-이 시에서 ‘거울’에 비쳐진 ‘나’는 욕됨을 속성으로 지니고 있는 ‘역사의 유물’이다. ‘운석’은 별똥별로서 암울한 현실의 표상이다.
31④-<보기>(윤동주의 ‘서시(序詩)’)에서의 ‘하늘’은 시적 화자로 하여금 부끄럼 없는 삶을 살아야겠다는 다짐을 유발하는 매개체이다. 이 시에서 ‘나’는 ‘거울’을 통해 자아를 성찰하고 있다. 즉 ‘거울’은 자아 성찰의 매개체로 기능하는 것이다.
32①-녹슨 왕조의 유물의 결과가 파란 녹이 낀 구리 거울이다.
33⑤-① ‘그 날이 오면(심훈)’의 ‘그 날’ ② ‘꽃덤불(신석정)’의 ‘태양’ ③ ‘쉽게 씌어진 시(윤동주)’의 ‘시대처럼 올 아침’ ④ ‘꽃(이육사)’의 ‘꽃성’은 모두 화자가 지향하는 즐거운 날임 ⑤ ‘광야(이육사)’
34④ - ‘운석’은 별의 잔해로서 암담한 상황을 나타낸다. 순수함, 밝음, 동경의 대상으로 보는 일부의 견해도 있음
35④-자신에게 주어진 운명으로 담담하게 수용하고 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