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바다(시적 대상) - 김남조(金南祚, 여자, 1927∼) 바른♥국어
겨울 바다(부정적 의미-보고 싶은 새들이 죽어 있는 공간)에 가 보았지.
미지(未知)의 새, / 보고 싶던 새(긍정적 의미-화자가 보고 싶어 함)들은 죽고 없었네.
▷1연 : 겨울 바다를 찾아 갔으나 미지의 새를 볼 수 없었음.
그대 생각을 했건만도 / 매운 해풍(부정적 의미-진실을 얼어붙게 함)에
그 진실마저 눈물져 얼어 버리고
허무의 / 불(부정적 의미-허무, 절망)
물이랑 위에 불붙어 있었네.(독백적, 관조적 어조)
▷2연 : 진실마저 힘을 잃은 상황에서 느끼는 절망감
나를 가르치는 건 / 언제나 / 시간……(긍정적 의미-깨달음의 시간)
끄덕이며 끄덕이며 겨울 바다(긍정적 의미-깨달음의 공간, 1행의 ‘겨울 바다와 대조-공간의 의미가 변함)에 섰었네.
▷3연 : 사색의 결과로 인한 인식의 전환(시상이 전환되고 있음)
남은 날은 / 적지만(살아갈 날은 얼마 남지 않았지만)
기도를 끝낸 다음 / 더욱 뜨거운 기도의 문이 열리는(역설법-더욱 참되고 진실한 기도로 심화됨) / 그런 영혼(순수하고 진실한 영혼)을 갖게 하소서.(기도조-이 부분만)
겨울 바다에 가 보았지. / 인고(忍苦-고통을 참음)의 물이(긍정적 의미-인고의 뜻, 불과 대조)
수심(水深-물 속) 속에 기둥 (허무와 절망의 불을 떠받치는 기둥-불을 극복하려는 의지)을 이루고 있었네.
▷4, 5연 : 인고의 자세로 삶을 살아가야 한다는 깨달음
[핵심정리]
*성격 : 주지적, 상징적, 사색적, 회고적, 낭만적
*특징 - ① ‘보았지―없었네―있었네―섰었네' : 고요히 관조·명상하는 회상적 독백체
② ‘기도의 문―인고의 물(기둥)' : 기도를 통해 허무의 불을 극복하려는 종교적 신념·의지.
③ 겨울 바다에서 느끼는 화자의 삶을 역설적 표현을 통해 드러내고 있다.
*주제 : 삶의 허무 극복 의지와 진실과 사랑에 대한 소망
*김남조(金南祚, 1927∼) 1950년 연합신문에 《성숙》, 《잔상》으로 등단하였고, 1953년 첫시집 《목숨》을 출판하면서 본격적인 활동을 개시하였다. 초기에는 인간성과 생명력을 표현하는 시풍을, 이후에는 신앙을 바탕으로 한 카톨릭적 사랑의 세계와 윤리 의식을 표현하였다.
[이해와 감상]
화자는 겨울 바다에서 보고 싶던 새들의 죽음을 본다. 그리고 삶의 허무만이 물결 위로 불타고 있음을 본다. 허무의 불 속에 인간이 놓여 있음은 인간의 유약성과 한계성을 지적한 것이다. 이를 극복하는 것은 ‘시간’이다. 시간의 흐름이 시적 자아의 허무 의지를 초극하게 한다. ‘끄덕이며 끄덕이며’ 자신에게 던져진 상황을 긍정하는 것은 이 때문이다.
남은 날이 적다는 것은 인간의 한계에 대한 인식이다. 그러나 기도를 통해 그 허무는 치유된다. 그래서 겨울바다는 삶의 의미를 깨닫는 공간으로 전환된다.
[문제] 1. 위 시에 대한 설명으로 적절한 것은?
① 계절의 변화와 연관시켜 시상을 전개하고 있다. ② 자연물을 통해 화자의 삶의 태도를 드러내고 있다.
③ 반성적 어조를 통해 과거의 삶의 부끄러워하고 있다. ④ 반어적 표현을 통해 화자의 정서를 형상화하고 있다.
⑤ 화자가 추구하는 이상 세계를 상징적으로 표현하고 있다.
2. <보기>를 바탕으로 위 시를 감상한 학생들의 의견으로 적절하지 않은 것은?
<보기> 1, 2연[A] - 3연[B] - 4연[C] - 5연[D]
① A의 2연에서 가졌던 화자의 생각이 B에서 점차 바뀌고 있어.
② A에 드러난 공간이 갖는 의미는 D에 오면 A와 다른 새로운 의미를 갖게 돼.
③ B의 깨달음이 C에 나타난 화자의 태도에 영향을 끼치고 있어.
④ C와 같은 행위를 하게 될 줄을 화자는 이미 A에서 짐작하고 있어.
⑤ D는 B와 C의 과정을 거쳐야 이루어질 수 있는 상황이라고 할 수 있어.
3. 위 시의 화자에 대한 설명으로 적절하지 않은 것은?
① ‘미지의 새’를 만날 수 없다는 사실에 허탈감을 느끼고 있다.
② ‘죽고 없었네’, ‘얼어버리고’ 등을 통해 절망감을 드러내고 있다.
③ ‘시간’의 흐름이 문제의 해결과는 관련이 없다는 것을 깨닫고 있다.
④ ‘끄덕이며 끄덕이며’는 현실을 수용하려는 자세를 드러내고 있다.
⑤ ‘기도’를 통해 허무를 극복하고 새로운 삶의 의지를 다짐하고 있다.
4. 윗글의 표현상의 특징으로 적절한 것은?
① 수미상관을 통해 계절의 순환을 나타내고 있다. ② 대립적 이미지를 통해 과거와 현재를 대비하고 있다.
③ 추상적인 관념을 구체화하여 대상의 한계를 강조하고 있다.
④ 시간의 흐름에 따라 시상을 전개하여 화자의 일생을 담아내고 있다.
⑤ 기원을 나타내는 어미를 활용하여 화자의 간절한 소망을 드러내고 있다.
5. 화자를 중심으로 윗글의 내용을 정리한 것으로 적절하지 않은 것은?
① 1연 : 자신의 체험으로부터 시상을 이끌어 내고 있군.
② 2연 : 부정적 현실로 인해 내적 갈등을 겪고 있군.
③ 3연 : 사색을 통해 인식 전환의 계기를 마련하고 있군.
④ 4연 : 인간의 유한함을 인정하고 종교적인 열망을 드러내고 있군.
⑤ 5연 : 자연과의 동화를 통해 탈속적인 삶을 추구하고 있군.
6. 1연의 ‘겨울 바다’와 5연의 ‘겨울 바다’에 대해 이해한 것으로 가장 적절한 것은?
① 1연의 ‘겨울 바다’는 추상적 공간, 5연의 ‘겨울 바다’는 물리적 공간이다.
② 1연의 ‘겨울 바다’는 이별의 공간, 5연의 ‘겨울 바다’는 재회의 공간이다.
③ 1연의 ‘겨울 바다’는 일탈의 공간, 5연의 ‘겨울 바다’는 일상의 공간이다.
④ 1연의 ‘겨울 바다’는 소멸의 공간, 5연의 ‘겨울 바다’는 생성의 공간이다.
⑤ 1연의 ‘겨울 바다’는 개인적 공간, 5연의 ‘겨울 바다’는 공동체적 공간이다.
<정답> 1② 2④ 3③-화자는 시간의 흐름 속에서 삶의 진실을 깨닫고 있다. 4⑤ 5⑤ 6④
[연구 문제]
1. 무엇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는가? -진실과 사랑에 대한 소망
2. 화자는 겨울바다에 왜 갔는가? -‘미지의 새(사랑의 진실, 소망)'를 보기 위해
3. 그런데 화자는 그 곳에서 보고 싶은 것을 보았나? -보지 못함
4. 그럼 결국 화자가 본 것은 무엇이었나? -‘허무의 불'(소멸, 허무, 절망)
5. 그렇다면 화자의 심경은 어떠했다는 얘긴가? -좌절, 허망
6. 왜 그런 심정이 되었는지 알 수 있는 연을 찾아보고 그 이유를 말해 보자. -(3연 : ‘허무의 세계' -허망의 체험)
7. 그런데 화자는 끝까지 그런 심정으로 돌아왔나? -4연에서 시상이 전환됨
8. 그렇다면 심경의 변화를 기준으로 해서 두 부분으로 나누어 보자. -[1연]-[2연] / [3연]-[5연]
9. 화자가 심경의 변화를 일으키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 -시간(체험을 통해 삶의 예지를 터득함), 기도
10. 화자의 변화된 심정을 단적으로 나타낸 부분을 찾아보면? -인고의 물(기둥)
11. 이로 보아서 겨울 바다는 화자에게 잇어서 단순한 공간이 아닌 것 같은데. 이 겨울 바 다가 어떤 역할을 했다고 볼 수 있나? -현실적 허무 의식을 초극하고 진실한 사랑(소망)을 위한 마음가짐을 가르쳐 줌
12. 이 시 3연의 ‘시간…….’에서는 말없음표가 효과적으로 사용되고 있다. 이것이 이 시의 주제 구현에 어떠한 기능을 하는지 살펴보자. -시적 화자가 겨울 바다에 서서 침묵하는 모습을 상징화한 것으로 생각된다. 침묵은 고통의 내면화인 동시에 성찰의 의미를 지닌다. 뿐만 아니라 이 말없음표는 겨울 바다에 서 있는 시적 화자의 극단적 허무 의식에서부터 뒤의 깨달음에 이르는 시간의 추이를 나타낸 것으로, 이 시의 전체적인 구조에서 효과적인 기능을 담당한다. ‘끄덕이며 끄덕이며’의 깨달음을 가능하게 할 수 있는 시간의 흐름이 이 말없음표 속에 내재되어 있는 셈이다. ‘끄덕이며’는 존재와 세계에 대한 시적 자아의 수용을 의미한다. 그 깨달음으로 인해 그는 신에게 영혼의 기도를 올릴 수 있게 되고, 그의 기도는 더욱 뜨거운 삶과 영혼의 길로 시적 자아를 인도한다. 말없음표는 방황과 존재 부정에서 뒤의 존재 긍정과 경건, 기도에 이르는 과정의 반전에 관련된다. 허무를 딛고 일어선 시적 화자의 삶에 대한 긍정의 시선을 느낄 수 있다. 침묵하지 않으면 인간은 자신을 돌아보지 못하며, 삶에 대한 인식도 존재에 대한 성찰도 할 수 없게 된다. 이 시에서 말없음표의 기능은 일련의 깨달음의 시간에 이르는 과정을 보여 주면서, 허무를 띤 침묵과 허무를 넘어선 삶의 긍정을 내포한 것이라 볼 수 있다.
바른♥국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