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고궁을 나오면서(화자의 상황, 고궁-왕궁 : 비판해야 할 본질적 대상) - 김수영 바른♥국어
왜 나는 조그만 일에만 분개하는가[독재 정권의 부정이나 사회의 부조리에는 반항하지 못하면서 사소한 일에만 분개하는 자신의 소시민적 삶의 태도-유산자(부르주아)와 무산자(프롤레타리아)의 중간계급에 속하고 피지배계급이면서 부르주아적인 의식을 갖고 있는 계층. 흔히 소시민계급 또는 소부르주아로 번역된다. 경제적인 면에 있어 사회 각층의 중간층을 형성-를 반성]
저 왕궁(王宮) 대신에 왕궁의 음탕 대신에(분노해야 할 본질적인 문제-부도덕한 독재 권력)
오십 원짜리 갈비가 기름덩어리만 나왔다고 분개하고(사소하고 하찮은 문제)
옹졸하게 분개하고 설렁탕집 돼지 같은 주인 년(힘없는 사람, 약자)한테 욕을 하고
옹졸하게 욕을 하고 ▷1연 : 권력의 부패 대신 사소한 일에만 분개하는 나
한 번 정정당당하게 / 붙잡혀간 소설가를 위해서
언론의 자유를 요구하고 월남 파병(한국에 베트남 전쟁에 국군을 파병한 일)에 반대하는(분노해야 할 본질적인 문제)
자유를 이행하지 못하고 / 이십 원을 받으러 세 번씩 네 번씩
찾아오는 야경꾼들(힘없는 사람, 약자)만 증오하고 있는가
▷2연 : 사회의 부조리 대신 비본질적인 일에만 반항하는 나
옹졸한 나의 전통은 유구(오래 됨)하고 이제 내 앞에 정서(情緖감정, 느낌)로(화자의 오래된 소시민적 태도) / 가로놓여 있다.
이를테면 이런 일이 있었다.(과거 회상)(이미 체질화되어 있는 비겁함과 옹졸함)
부산에 포로수용소의 제14 야전병원(野戰病院)에 있을 때
정보원이 너어스들(간호사)과 스폰지를 만들고 거즈를(작고 사소한 일들)
개키고 있는 나(화자의 오래된 소시민적 태도)를 보고 포로경찰이 되지 않는다고
남자가 뭐 이런 일을 하고 있느냐고 놀린 일이 있었다. / 너어스들 옆에서
▷3연 : 포로수용소 시절부터 지속된 나의 옹졸한 태도
지금도 내가 반항하고 있는 것은 이 스폰지 만들기와
거즈 접고 있는 일(작고 사소한 일들)과 조금도 다름없다.
개의 울음소리를 듣고 그 비명에 지고
머리에 피도 안 마른 애놈의 투정에 진다.(현실에 순응하는 화자의 모습, 자조의 원인)
떨어지는 은행잎도 내가 밟고 가는 가시밭(고통, 시련, 힘겨움)
▷4연 : 왜소한 나의 옹졸한 반항
아무래도 나는 비켜서 있다. 절정(絶頂) 위에는 서 있지
않고 암만해도 조금쯤 옆으로 비켜서 있다.(부정적 현실에 정면으로 저항하지 못하고 비겁하게 조금 비켜서 있음에 대한 반성)
그리고 조금 옆에 서 있는 것이 조금쯤 / 비겁한 것이라고 알고 있다!
▷5연 : 절정에서 비켜 서 있는 나의 삶에 대한 성찰
그러니까 이렇게 옹졸하게 반항한다.
이발쟁이에게(힘없는 사람, 약자)(옹졸하고 비겁한 화자가 할 수 있는 반항)
땅주인(힘 있는 사람, 강자)에게는 못하고 이발쟁이에게
구청직원에게는 못하고 동회직원(힘 있는 사람, 강자)에게도 못하고
야경꾼에게 이십 원 때문에 일 원 때문에
우습지 않으냐[자조(自嘲), 자괴(自愧-부끄러움)] 일 원 때문에
▷6연 : 힘없는 자들에게만 반항하는 나의 비겁함
모래야(의인법, 인격 부여) 나는 얼마큼 적으냐 / 바람아 먼지야 풀아 나는 얼마큼 적으냐
정말 얼마큼 적으냐 …….(자조적인 독백, 반복-의미 강조, 리듬감)
▷7연 : 왜소한 존재로서 느끼는 부끄러움
[핵심정리]
*성격 : 반성적, 성찰적, 사색적, 비판적, 회고적
*특징 : 대화형식(청자에게 말하는 형식). 설의적 표현을 통해 주제를 드러냄.
반복에 의해 정서를 강화함. 화자는 자신의 상황을 부정적으로 인식함.
*주제 : 권력의 부정과 사회의 부조리에 순응하는 소시민적 삶에 대한 부끄러움과 반성
[이해와 감상]
이 시는 본질적인 모순, 즉 독재 정권의 부정이나 사회의 부조리에는 반항하지 못하면서 사소한 일에만 분개하는 자신의 소시민적 삶의 태도를 반성하고 있는 작품이다. 화자는 이러한 자신의 옹졸함이 포로수용소 시절부터 시작된 ‘유구한 전통’임을 밝히면서, 힘 있는 자들에게 굴종하고 나약한 이들에게만 화풀이를 하는 자신의 비겁함을 고백하고, ‘나는 얼마큼 작으냐’ 하는 독백을 자조적(自嘲的)으로 되풀이함으로써 시상을 마무리하고 있다.
[문제] 1. <보기>는 위 시에 대한 해설이다. <보기>의 ⓐ~ⓔ에 해당하는 위 시의 시구들을 잘못 짝지은 것은?
<보기> 이 시는 시인 김수영의 반성문이라고도 볼 수 있다. 시인은 ⓐ당시의 부도덕한 독재 권력에 맞서 싸우지 못하는 자신의 ⓑ오래된 소시민적 태도에 관하여 반성하고 있다. 자신이 정작 ⓒ분노해야 할 본질적인 문제는 외면한 채 ⓓ힘없는 이들에게만 화를 내며 살고 있다는 사실에 대해 ⓔ자조적인 독백을 반복하는 것이다.
① ⓐ : ‘왕궁의 음탕’
② ⓑ : ‘옹졸한 나의 전통’, ‘스폰지 만들기’, ‘거즈 접고 있는 일’
③ ⓒ : ‘붙잡혀 간 소설가’, ‘언론의 자유’, ‘월남 파병’
④ ⓓ : ‘설렁탕집 돼지 같은 주인년’, ‘야경꾼들’, ‘너어스들’, ‘이발쟁이’
⑤ ⓔ : ‘나는 얼만큼 작으냐’, ‘정말 얼만큼 작으냐’
2. <보기>를 참고하여 위 시를 감상한 의견으로 적절하지 않은 것은?
<보기> ‘어느 날 고궁을 나오면서’에서 김수영은 억압적 사회 현실과 관련한 주체로서의 각성과 반성을 잘 보여준다. 그것은 특권 계급의 전횡이나 정치적으로 민감한 사안들처럼 정작 분노해야 할 것에 대해서는 침묵하고, 사소한 문제로 힘없는 이웃들만 증오하는 옹졸한 소시민으로서의 자기 모습을 수치스럽게 여기고 자조하는 태도로 드러나 있다.
① ‘설렁탕집 돼지 같은 주인 년’이라는 표현에는 전횡을 일삼는 특권 계급에 대해 화자가 느끼는 분노가 반영되어 있군.
② 화자는 ‘언론의 자유’나 ‘월남 파병’의 문제에 침묵하는 자신의 모습에서 수치심을 느끼고 있군.
③ ‘개의 울음소리’나 ‘머리에 피도 안 마른 애놈의 투정’도 화자가 자신에 대해 자조적 태도를 지니게 하는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군.
④ ‘절정 위’가 아니라 ‘조금쯤 옆으로 비켜서 있다’는 진술을 통해 화자 자신의 소시민성에 대한 각성을 드러내고 있군.
⑤ 사소한 문제로 증오의 대상이 되고 있는 힘없는 이웃으로 ‘이발쟁이’나 ‘야경꾼’을 들고 있군.
<정답> 1④ 2①
바른♥국어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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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댓글 작성자바른샘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작성시간 19.09.16 힘 없는 약자, 그래서 화자가 옹졸하게 저항하는 대상은 설렁탕집 돼지 같은 주인년, 야경꾼, 이발쟁이.
너어스들은 간호사로 여자, 여자가 하는 일을 남자인 화자가 하고 있음. 정보원들이 그것을 비난해서 화자가 더 자괴감을 느낌. -
답댓글 작성자all1grade 작성시간 19.09.18 바른샘 그리고 시의 4연에서 ,
지금도 내가 반항하고 있는 것은 이 스펀지 만들기와 거즈 접고 있는 일과 조금도 다름없다 라는 말은
어떤 의미인지 이해가 잘 가지 않는데 설명부탁가능할까요?ㅠ -
답댓글 작성자바른샘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작성시간 19.09.18 all1grade 작고 사소한 것, 자신보다 약자에게만 화를 내는 것 정도의 의미. 진짜 저항하고 항거해야 하는 독재 정권, 타락한 권력자에겐 저항하지 못하고 작고 사소한 것에만 화를 내는 자신에 대한 자괴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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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all1grade 작성시간 19.09.18 그럼 1번의 4번이 왜안되는걸까요?
힘 없는 약자 = 설렁탕집 돼지 같은 주인년, 야경꾼 , 이발쟁이 이고
너어스들은 약자라고 보기엔 어려운 건가요? -
답댓글 작성자바른샘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작성시간 19.09.18 응, 너어스들은 일단 약자가 아니고 화자가 화를 내는 대상이 아님.
간호사는 여자이고 여자고 하는 일을 화자가 하고 있을 때 정보원들이 화자를 놀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