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구꽃(시적 대상) - 장석남 바른♥국어
마당에 살구꽃이 피었다 -객관적 사실 언급, 화자의 관찰
밤에도 ⓐ흰 돛배(직유, 살구꽃, 시각)처럼 떠 있다 -허공에 떠 있음(하늘과 땅의 중간, 경계)
흰빛에 분홍 얼룩(살구꽃의 색, 시각, 색채 대비) 혹은
제 얼굴로 넘쳐 버린 눈빛(살구꽃이 만발한 살구나무, 의인법, 시각)
㉠손 닿지 않는 데가 결리듯(당겨서 아픔)
담장 바깥까지도 훤하다 -살구꽃이 핀 놀라운 광경을 공감각적으로 형상화함(시각의 촉각화)
지난 겨울(과거)엔 빈 가지(살구꽃의) 사이사이로
하늘이 튿어진 채 쏟아졌었다 -하강의 이미지(살구나무의 성긴 가지 사이로 보이던 하늘), 대상을 주관적으로 인식(하늘이 튿어짐, 5연에 가면 ‘어머니의 바느질’이 나옴)
그 ⓑ하늘을 어쩌지 못하고 지금
이 꽃들을 피워서 제 몸뚱이(살구나무)에 꿰매는가? -설의법(살구꽃과 그 빛깔은 하늘에서 쏟아져 내려와 살구나무의 가지에 꿰맨 것이라는 생각, 시적 상상력)
꽃은 드문드문 굵은 가지 사이에도 돋았다
▷1~2연 : 살구꽃이 피어 있는 경이로운 광경
아무래도 이 꽃들은 지난 겨울 어떤,
하늘만 여러번씩 쳐다보던 -살림살이(어려운)의 사연으로 하늘을 쳐다보던 사람들의 시선
ⓒ살림살이의 사연(직유, 살구꽃, 대상을 주관적으로 인식)만 같고 또
그 하늘 아래서는 제일로 낮은 말소리, 발소리(가난하고 나약한 사람들) 같은 것 들려서 내려온(주체-살구꽃이, 하강의 이미지)
신(神)과 ⓓ신(神)의 얼굴(직유, 살구꽃, 대상을 주관적으로 인식, 위로, 위안, 박애)만 같고
어스름녘 말없이 다니러 오는 누이(직유, 살구꽃, 대상을 주관적으로 인식)만 같고 -통사구조의 반복, 리듬감, 의미 강조
▷3연 : 살구꽃이 지닌 하늘과 땅의 이미지
살구가 익을 때, -5월~6월 무렵
시디신 하늘들이(공감각적 이미지, 시각의 미각화, 대상을 주관적으로 인식, 신 살구 열매의 맛)
여러 개의 살구빛으로 영글어 올 때 우리는
늦은 밤에라도 한번씩 불을 켜고 나와서 바라다보자 -살구 열매를(위를 쳐다보는 시선, 권유, 청유, 대화체)
㉡그런 어느 날은 한 끼니쯤은 굶어라도 보자 -권유, 청유, 대화체, 살구나무가 주는 정신적 위안과 풍족함으로 하루쯤은 굶어도 좋다는 생각
▷4연 : 익어 가는 살구가 주는 정신적 충만감
그리고 또한, 멀리서 어머니(직유, 핀 살구꽃, 대상을 주관적으로 인식, 모성애)가 오시듯 살구꽃은 피었다
ⓔ흰빛에 분홍 얼룩(살구꽃의 색, 시각)혹은
어머니(하늘의 이미지)에, 하늘에 우리(땅에서 살아감)를 꿰매 감친 굵은 실밥(하늘과 우리를 이어주는 매개체), 자국들(비유, 살구 꽃, 시각, 살구꽃은 땅에서 살아가는 우리들을 하늘과 이어주고 있음)
▷5연 : 어머니, 하늘에 우리를 꿰매 감친 살구꽃
[핵심 정리]
*성격 : 비유적, 시각적, 감각적, 대상을 주관적으로 인식, 상승과 하강의 이미지 사용
*특징 : 감각적(시각, 공감각), 비유, 통사구조의 반복
하늘(하강의 이미지) - 살구꽃(하늘과 땅을 이어주는 매개체) - 땅(우리, 상승의 이미지)
*주제 : 살구꽃을 통한 천상과 시상의 합일
[이해와 감상]
이 시는 살구꽃이 피어 있는 모습에서 ‘하늘’과 ‘땅’의 이미지를 동시에 발견하고, ‘살구꽃’을 하늘과 땅의 경계에서 하늘과 땅을 이어 주고 엮어 주는 화합의 이미지로 묘사한 시이다. 살구꽃은 나무 위 가지에 머물면서도 공중에 떠 있는 상태로, 하늘과 땅의 경계에 위치하고 있다. 살구꽃은 인간의 가장 낮은 삶이 하늘을 향해 품은 소망과(‘하늘만 여러 번씩 쳐다보던’, ‘나와서 바라다보자’), 땅의 낮은 소리를 듣고 내려온 신의 마음(‘제일로 낮은 말소리, 발소리 같은 것 들려서 내려온’)을 엮어 꽃들을 피워낸다. 이 시에서 ‘어머니’는 ‘하늘’과 동일한 의미를 지니며, ‘굵은 실밥’은 하늘(어머니)과 땅(우리)를 ‘꿰매 감치’는, 즉 하나로 엮어 준 ‘살구꽃’을 의미한다.
[문제1]
1. 위 시에 대한 설명으로 적절하지 않은 것은?
① 다양한 감각적 이미지를 통하여 시적 대상을 구체화하고 있다.
② 비슷한 문장 구조를 반복하여 리듬감을 형성하고 의미를 강화하고 있다.
③ ‘하늘’은 상승의 이미지와 대응하고 ‘땅’은 하강의 이미지와 대응하고 있다.
④ ㉠ : 살구꽃이 핀 경이로운 광경을 공감각적으로 표현하였다.
⑤ ㉡ : 살구가 선사하는, 양식 이상의 의미와 만족감을 표현하였다.
2. <보기>를 참고하여 (다)의 시어를 정리하였을 때, 적절하지 않은 것은?
하늘의 공간
쏟아졌었다. - 내려온(㉮) - 오시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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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구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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튿어진(㉰) - 쳐다보던(㉱) - 바라다보자(㉲)
땅의 공간
① ㉮ ② ㉯ ③ ㉰ ④ ㉱ ⑤ ㉲
3. ⓐ∼ⓔ 중, 가리키는 대상이 다른 하나는?
① ⓐ ② ⓑ ③ ⓒ ④ ⓓ ⑤ ⓔ
[문제2] 다음 글을 읽고 물음에 답하시오.
(가) 외할먼네 마당에 올라온 해일(海溢)엔요. / 예쉰 살 나이에 스물한 살 얼굴을 한
그러고 천 살에도 이젠 안 죽기로 한 / 신랑이 돌아오는 풀밭길이 있어요.
생솔가지 울타리, 옥수수밭 사이를 / 올라오는 해일 속 신랑을 마중 나와
하늘 안 천 길 깊이 묻었던 델 파내서 / 새각시 때 연지를 바르고, 할머니는
다시 또 파, 무더기 웃는 청사초롱에 / 불 밝혀선 노래하는 나무나무 잎잎에
주절히 주절히 매어달고, 할머니는
갑술년이라던가 바다에 나갔다가 / 해일에 넘쳐오는 할아버지 혼신(魂身) 앞
열아홉 살 첫사랑쩍 얼굴을 하시고 - 서정주, 「외할머니네 마당에 올라온 해일」 -
(나) 마당에 살구꽃이 피었다 / 밤에도 흰 돛배처럼 떠 있다
흰빛에 분홍 얼룩 혹은 / 제 얼굴로 넘쳐 버린 눈빛
더는 알 수 없는 빛도 스며서는 / 손 닿지 않은 데가 결리듯
담장 바깥까지도 훤하다
지난 겨울엔 빈 가지 사이사이로 / 하늘이 튿어진 채 쏟아졌었다
그 하늘을 어쩌지 못하고 지금 / 이 꽃들을 피워서 제 몸뚱이에 꿰매는가?
꽃은 드문드문 굵은 가지 사이에도 돋았다
아무래도 이 꽃들은 지난 겨울 어떤,
하늘만 여러 번씩 쳐다보던 / 살림살이의 사연만 같고 또
그 하늘 아래서는 제일로 낮은 말소리, 발소리 같은 것 들려서 내려온
신(神)과 신(神)의 얼굴만 같고 / 어스름녘 말없이 다니러 오는 누이만 같고
(살구가 익을 때, / 시디신 하늘들이
여러 개의 살구빛으로 영글어 올 때 우리는
늦은 밤에라도 한번씩 불을 켜고 나와서 바라다보자
그런 어느 날은 한 끼니쯤은 굶어라도 보자)
그리고 또한, 멀리서 어머니가 오시듯 살구꽃은 피었다 / 흰빛에 분홍 얼룩 혹은
어머니에, 하늘에 우리를 꿰매 감친 굵은 실밥, 자국들 - 장석남, 「살구꽃」 -
(다) ‘내 마음은 호수’로 대표되는 은유는 흔히 ‘마음=호수’라는 등식과 함께 원관념과 보조 관념이 유사성을 바탕으로 1:1로 대응되는 차원에서 언급되고 있다. 하지만 이 구절은 단순히 ‘마음’을 ‘호수’로 대체한 것이 아니라, 시의 전체적인 맥락 속에서 ‘마음’과 ‘호수’가 상호 작용하면서 사랑의 심리 상태와 관련한 새로운 의미를 생성하고 있다. 이에 따라 다음 행인 ‘그대 노 저어 오오’도 실제가 아닌 은유적 의미로 읽히게 된다. 이는 은유가 단어에 국한된 것이 아니라 작품 전반에 걸쳐 관여하며, 은유의 본질이 이질적인 층위 간의 상호 작용에서 발생하는 의미의 생산과 창조에 있음을 보여 준다.
[A]【이런 관점에서 (가)를 보면, ‘해일’이 일어난 것은 실제이지만 ‘신랑이 돌아오는 풀밭길이 있어요.’의 진술을 통해 ‘해일’과 ‘풀밭길’은 상호 작용하며 작품 전반에 걸쳐 각각 그 이상의 의미를 생성하게 된다. 이를 통해 ‘신랑’이 돌아오는 허구적 상황을 시적 진실로 받아들일 수 있게 되고, 그를 기다리는 ‘할머니’의 심정이 드러나며, 일상적인 삶의 공간인 ‘마당’은 죽음의 공간인 ‘바다’에서 재생한 ‘할아버지’가 ‘할머니’와 만나는 신비스러운 공간으로 변모한다. 여기에는 순환성과 영원성을 추구하는 시인의 세계관이 작용하고 있다. 한편 (나)는 살구꽃이 핀 광경을 바탕으로 ‘살구꽃’과 바느질이라는 이질적인 속성을 연결하여 의미를 확장해 간다. ‘살림살이의 사연’을 안고 살아가는 사람들의 하늘을 향한 간구와 그들의 소리를 듣고 내려온 ‘신(神)’의 위로가 ‘살구꽃’으로 형상화되고 있다. 따라서 꽃이 핀 자리는 삶의 상처로 인한 흉터가 아닌 그 상처를 감싸고 꿰맨 봉합의 흔적이다. 결국 시는 하늘과 땅의 경계에서 피어난 ‘살구꽃’을 통해 치유와 화합의 세계를 추구하고 있음이 드러난다.】
이처럼 은유는 단순한 수사적 기교의 차원을 넘어 층위가 다른 대상 간의 상호 작용을 통해 작품 전반에 걸쳐 역동적으로 작용하며 주제에 관여하고 시인의 세계관을 반영하는 세계 인식의 한 방법이라 할 수 있다. 이러한 은유의 본질을 제대로 읽어 낼 때 우리는 시가 주는 깊은 울림에 좀 더 다가설 수 있게 된다.
1. (가)와 (나)의 공통점으로 적절한 것은?
① 계절의 변화를 활용하여 시상을 전개하고 있다.
② 수미 상관의 방법을 통해 정서의 변화를 강조하고 있다.
③ 영탄적 표현을 통해 대상에 대한 경외감을 표출하고 있다.
④ 대화체와 독백체를 교차하여 시적 상황을 구체화하고 있다.
⑤ 색감을 드러내는 시어를 활용하여 시적 분위기를 형성하고 있다.
2. [A]를 바탕으로 (가)의 해일과 (나)의 살구꽃을 이해한 내용으로 적절하지 않은 것은?
① ‘해일’은 ‘풀밭길’과의 상호 작용을 통해 ‘할머니’가 ‘신랑’을 ‘마중’ 나가는 허구적 상황이 시적 진실로 받아들여질 수 있도록 하고 있군.
② 해일’로 인해 ‘바다’가 죽음의 공간에서 재생의 공간으로 전이되는 것으로 보아, ‘해일’에는 영원성을 지향하는 세계관이 반영되어 있다고 볼 수 있군.
③ ‘살구꽃’은 ‘하늘’을 ‘여러 번씩 쳐다보던’ 시선에서 비롯되는 상승의 심상과 ‘내려온’에서 비롯되는 하강의 심상이 공존하고 있는 것이라고 볼 수 있군.
④ ‘해일’은 ‘청사초롱’에 ‘불 밝’히는 ‘할머니’의 행위를, ‘살구꽃’은 ‘늦은 밤에라도’ ‘불을 켜’는 ‘우리’의 행위를 이끌어 내어, 화자의 간절한 기다림의 회한을 드러내고 있군.
⑤ ‘해일’은 ‘마당’과 ‘바다’의 경계를 허물고 있다는 측면에서, ‘살구꽃’은 ‘마당’과 ‘하늘’의 사이에서 꽃을 피우고 있다는 측면에서 모두 세계의 만남에 관여한다고 볼 수 있군.
3. (다)를 고려하여 (나)를 감상한 내용으로 적절하지 않은 것은?
① ‘어머니’를 바느질의 속성과 연결하여 ‘살구꽃’을 통해 치유와 화합의 세계를 드러낸다고 볼 수 있겠군.
② ‘굵은 실밥, 자국들’은 바느질의 속성을 통해 상처를 봉합한 흔적으로서의 ‘살구꽃’의 의미를 드러내며 주제 의식에 관여한다고 볼 수 있겠군.
③ ‘튿어진’, ‘꿰매는가’, ‘꿰매 감친’과 같은 시어를 통해 바느질의 속성을 ‘살구꽃’과 연결하여 작품 전반의 시적 의미를 형성한다고 볼 수 있겠군.
④ ‘살림살이의 사연’과 ‘제일로 낮은 말소리, 발소리’는 삶의 상처를 떠오르게 하며 삶의 위안적 존재로서의 ‘살구꽃’의 의미를 생성하는 데에 기여한다고 볼 수 있겠군.
⑤ ‘흰 돛배처럼 떠 있’는, ‘제 얼굴로 넘쳐 버린 눈빛’으로 나타낸 땅의 이미지를 ‘신과 신의 얼굴’로 변주하여 하늘과 땅의 조화를 추구하는 작가의 의식을 드러낸다고 볼 수 있겠군.
<정답> 1⑤-(가)에서는 ‘풀밭길’의 푸른색, ‘연지’의 붉은색, ‘청사초롱’의 파란색과 빨강색의 이미지를 통해, (나)에서는 ‘흰빛에 분홍 얼룩’의 색감을 통해 시의 분위기를 형성하고 있다.
2④-(가)에서 ‘해일’을 ‘할아버지의 혼신’으로 여기는 ‘할머니’의 심정은 그 옛날 ‘신랑’을 맞이하듯 그립고 설렌 마음이다. 그러나 그 속에는 40여 년의 세월을 홀로 기다려 온 간절함에 대한 회한 또한 담겨 있다. 시는 ‘할머니’의 이러한 심정을 ‘불 밝’히는 행동으로 드러내고 있는 것이다. 반면 (나)의 화자가 ‘우리’에게 ‘불을 켜’기를 촉구하는 것은 살구 열매가 영글어 오는 것에 대한 설렘과 기대, 그런 마음이 가져다주는 정신적 충족감(‘한 끼니쯤은 굶어 보자’)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가)에서는 ‘할머니’의 회환이 드러난다고는 할 수 있으나 화자의 회환은 드러나지 않고 있고, (나)에서도 화자의 회환은 드러나지 않고 있다.
3⑤- ‘살구꽃’은 상승과 하강의 이미지가 만난 지점에서 피어난, 그래서 공중에 ‘흰 돛배처럼 떠 있다’라고 진술되고 있다. 이 시의 공간을 하늘의 공간, 땅의 공간, 하늘과 땅의 경계 공간으로 구분할 때, ‘살구꽃’은 하늘과 땅의 경계가 되는 공간에 위치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따라서 ‘살구꽃’을 의미하고 있는 ‘흰 돛배처럼 떠 있’는 ‘제 얼굴로 넘쳐 버린 눈빛’은 땅과 하늘의 경계에 있는 존재로서의 의미를 형상화하고 있는 것이므로 땅의 이미지라고 이해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
바른♥국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