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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시 자료방

묘비명 - 김광규

작성자바른샘|작성시간09.08.19|조회수6,719 목록 댓글 0

 

                                   묘비명(시적 대상) -  김광규(1941∼)                                               바른국어

                             

한 줄의 (정신적 가치)는커녕  /  단 한 권의 소설(정신적 가치)도 읽은 바 없이

그는 한평생을 행복하게 살며  /  많은 (물질적, 세속적 가치)을 벌었고

높은 자리(물질적, 세속적 가치)올라 

이처럼 훌륭한 비석을 남겼다(반어법-단지 돈을 많이 들여 화려하고 비싼 비석)

▷1∼6 행 : 정신적 가치가 경시되는 현실

그리고 어느 유명한 문인(부정적 의미-돈을 추구하는 문인, 곡학아세하는 문인) 

그를 기리는 묘비명을 여기에 썼다

▷7∼8 행 : 물질적 권위에 굴종하는 문인

비록 이 세상이 잿더미가 된다 해도  /  불의 뜨거움 꿋꿋이 견디며

이 묘비는 살아남아  /  귀중한 사료가 될 것이니(역사의 모순, 아이러니-비꼬는 말투)역사는 도대체 무엇을 기록하며(역사에 대한 냉소-역사는 가진 자와 지배자의 기록이 아닌가)

시인(정신적 가치를 추구하는 사람, 가난함)은 어디에 무덤을 남길 것이냐(시인의 역사적 사명에 대한 의문)

▷9∼14 행 : 현실에 대한 비판

 

[핵심 정리] 

*성격 : 비판적, 풍자적

*특징 : 반어적 표현을 사용하여 대상을 비판함

*주제 : 정신적 가치가 경시되는 현실 비판

물질적 가치에 예속된 현대인의 왜곡된 삶에 대한 비판 

*김광규(1941∼) 서울 출생. 서울대학교 독문과와 서독 뮌헨대에서 수학했다. <문학과 지성>지에 작품을 발표(1975)하기 시작하여 시집 <우리를 적시는 마지막 꿈> <반달곰에게> <아니다 그렇지 않다> 등을 출간했다. 제1회 <녹원문학상> 제5회 <오늘의 작가상> 제4회 <김수영 문학상>을 수상한 그의 작품 세계는 평이한 언어로 씌어진 일상시이면서도 깊은 내용을 담고 있어 독자와의 소통에 좋은 역할을 하였다.

 

[이해와 감상]

이 시는 순수와 이상을 상실해 가면서 무기력해진 현대인들에 대한 각성과 사람들이 느끼는 보편적 상실감에 대한 비애를 노래하고 있다. 이 시에서는 ‘한 줄의 시'와 ‘한 권의 소설'조차 읽지 않고도 많은 돈을 벌고 높은 자리에 올라 행복한 삶을 영위하는 ‘그'의 모습을 통해 정신적 삶의 가치가 경시되는 현실을 비판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그'를 기리는 묘비명을 남긴 문인의 모습을 통해 정신적 가치를 추구해야 할 사람들마저 물질적 가치와 권위에 종속되어 버린 현실 모습을 반어적으로 풍자하고 있다.

 

[문제1] 다음 글을 읽고, 물음에 답하시오.

[가] ⓐ한 줄의 시는커녕 / 단 한 권의 소설도 읽은 바 없이

그는 한 평생을 행복하게 살며 / 많은 돈을 벌었고

높은 자리에 올라 / 이처럼 훌륭한 비석을 남겼다

그리고 어느 ㉠유명한 문인이 / 그를 기리는 묘비명을 여기에 썼다

비록 이 세상이 잿더미가 된다 해도 / 불의 뜨거움 꿋꿋이 견디며

이 묘비는 살아남아 / 귀중한 사료가 될 것이니

역사는 도대체 무엇을 기록하며 / 시인은 어디에 무덤을 남길 것이냐 -김광규, ‘묘비명'

 

[나] ⓒ60 년대 초 당신이 살던 성북동에서는

비둘기들이 채석장으로 쫓겨 돌부리를 쪼았다지만

20여 년이 지난 지금 / 성북동에 ㉮비둘기는 없는 걸요

채석장도 없어요 / 요즈음은 비둘기를 보려면

도심으로 들어와 시청 광장쯤에서 팝콘을 뿌리지요

순식간에 몰려드는 ㉮비둘기떼 / 겁 없이 손등까지 올라와

만져도 도망가지 않고 / 소리쳐도 그냥 얌전히 팝콘을 먹지만

나머지 부스러기 하나마저 먹으면 / 올 때처럼 어디론지 사라져 버리는

비둘기를 만날 수 있어요, ⓓ그 때에는 / 눈으로 손으로 애원해도

다시 오지 않아요. -김유선, ‘김광섭 시인에게'

 

[다] 찾는 손님 없어 홀로 앉아 있자니 / 빈 뜰엔 비 기운만 어둑하구나

물고기가 흔드는지 연잎이 움직이고 / ⓔ까치 내려앉았는지 나뭇가지가 흔들린다.

거문고 젖었어도 소리 아직 울리고 / 화로는 싸늘해도 불씨 아직 남아 있네

진흙길이 출입을 방해하니 / 종일토록 문을 걸어 둘 수밖에 -서거정, ‘독좌'

 

1. [가]∼[다]의 공통점으로 적절한 것은?

 ① 상황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드러나 있다.              ② 반어적 표현을 통해 시상을 전개하고 있다.

 ③ 공간의 이동에 따라 시상을 전개하고 있다.           ④ 다른 작품을 인용하여 내용을 확장하고 있다.

 ⑤ 대립되는 시어를 통해 주제를 강조하고 있다.

 

2. [가]의 ㉠가 (보기)의 ‘미친 제자'에게 해 줄 말로 적절한 것은?

<보기>                            MⓔNU

          샤를로 보들레르 800원 / 칼 샌드버그 800원

          프란츠 카프카 800원 / 이브 본느프와 1,000원

          예리카 종 1,000원 / 가스통 바슐라르 1,200원

          이하브 핫산 1,200원 / 제레미 리프킨 1,200원

          위르겐 하버마스 1,200원

  시를 공부하겠다는 / ‘미친 제자’와 앉아 / 커피를 마신다.

  제일 값싼 / 프란츠 카프카 -오규원, ‘프란츠 카프카'

 ① 물질적 가치가 중시되는 사회 현실을 똑바로 인식하지 못했군.

 ② 인간 사회의 부조리한 모습을 드러내는 용기가 너무 부족하군.

 ③ 사람들을 바른 길로 이끄는 문학의 기능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했군.

 ④ 문학과 철학을 탐구한다는 것이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 이해하지 못했군.

 ⑤ 자신이 처한 경제적 가난을 극복하지 못하고 현실에 쉽게 굴복하고 있군.

 

3. [나]의 ㉮와 ㉯의 상징적 의미로 적절한 것은?

 ① ㉮ 자연을 그리워하는 순수한 존재 ㉯ 자연을 파괴하고 지배하는 현대인

 ② ㉮ 자연과 동화되어 살아가는 사람들 ㉯ 명예와 권력을 추구하는 사람들

 ③ ㉮ 국가의 경제 발전을 주도한 사람들 ㉯ 경제적 궁핍으로 꿈을 포기한 소시민

 ④ ㉮ 평화를 사랑하고 이웃을 배려하는 사람들 ㉯ 물질적 가치에 종속되어 살아가는 현대인

 ⑤ ㉮ 산업화와 도시화로 소외당한 도시의 소시민 ㉯ 이기적이고 이해타산적인 현대인

 

4. <보기>의 상황을 감안하여 [다]의 화자에게 할 말로 가장 적절한 것은?

<보기> 조선 시대에 자신의 재능을 펼치기 위해서는 관직에 나아가는 것이 필수적이었다. 그러나 관직에 나아가는 것이 사람의 능력에 따라 공평하게 이루어지지 않았다는데 문제가 있었다. 기존 세도가들의 견제로 인해 학식이 높은 선비들도 초야에 묻혀 오랜 시간이 지나서야 벼슬길에 오르곤 했다.

 ① 잘 간다고 달리지 말며 못 간다고 쉬지 마라./부디 그치지 말고 시간을 아껴쓰라./가다가 중지를 하면 아니 감만 못하니라. - 김천택

 ② 옥에 흙이 묻어 길 가에 버려져 있으니,/오는 사람 가는 사람 흙이라 하는구나./두어라, 알 이 있을 것이니 흙인 듯이 있거라. - 윤두서

 ③ 마을 사람들아, 옳은 일을 하자구나./사람으로 태어나서 옳지 못하면,/마소에게 갓이나 고깔 씌어 밥먹이는 것과 무엇이 다르랴. - 정철

 ④ 말하기 좋다 하고 남의 말을 말 것이니/남의 말을 내가 하면 남도 내 말을 하는 것이다./말로써 말이 많으니 말할 줄 모르는 것이 좋구나. - 작자 미상

 ⑤ 왕상의 리어 낚고 맹종의 죽순 꺾어/검은 말이 희도록 노래자의 옷을 입고/일생에 양지성효를 증자같이 하리라. - 박인로

 

5. ⓐ∼ⓔ 중, <보기>에 해당하는 것은?

<보기> 행간 걸침이란 의미상 한 행으로 배열되어야 할 시구를 다음 행에 걸쳐 놓는 것을 말한다. 이 기법은 정상적인 행 흐름이 갖는 식상함을 경계하고 시인의 의도를 효과적으로 부각시키기 위함이다.

 ① ⓐ           ② ⓑ          ③ ⓒ        ④ ⓓ          ⑤ ⓔ

 

<정답> 1①-[가]는 물질적 가치 때문에 정신적 가치를 경시하는 사회 현실과 정신적 가치를 추구해야 할 사람들마저 물질적 가치와 권위에 종속되어 버린 모습을 비판하고 있다. [나]는 물질만을 추구하며 살아가는 이해타산적인 현대인의 삶을 비판하고 있다. 그리고 [다]는 진흙길과 같은 혼탁한 인사 제도 때문에 자신의 능력을 펼칠 수 없는 상황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드러나 있다. 젖었지만 충분히 울릴 수 있는 ‘거문고'처럼, 화자는 능력이 있지만 세상으로 나가지 못하게 방해하는 진흙길 때문에 산속에 혼자 있는 것이다. 화자는 세상을 우회적으로 비판하면서 자신의 의연함을 보이고 있다. 오답 피하기 ② [가]에만 해당한다. ③ 해당하는 작품이 없다. ④ [나]에만 해당한다. ⑤ [가]와 [나]에만 해당한다.

2①-[가]에서 ‘유명한 문인'이 어떤 존재인지 파악한 다음, (보기)의 화자가 ‘미친 제자'를 어떻게 인식하는지 파악하여 답지를 살펴보도록 한다. 풀이 [가]의 ㉠ ‘유명한 문인'은 물질적 가치와 권위에 종속되어 ‘한 줄의 시는커녕 단 한 권의 소설도 읽은 바 없이' 행복하게 부를 누리며 살아온 사람의 묘비명을 쓴 사람이다. 그런 사람의 관점에서 시를 쓰겠다는 ‘미친 제자'는 현실을 똑바로 인식하지 못한 사람이다. 사회는 이미 문학이나 철학이 주는 정신적 가치를 경시하고 물질적 가치를 중시하는데 ‘미친 제자'는 아직도 그러한 현실을 제대로 깨닫지 못하고 시를 쓰겠다고 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①이 가장 적절하다.

3⑤-[나]의 ⓐ는 도시화와 산업화로 인해 삶의 터전을 잃고 쫓겨 다니는 신세로, 물질문명에 의해 소외당한 도시의 소시민을 상징한다. ⓑ는 도심에서 사람들과 함께 살아가는 존재로, 사람들을 두려워하지 않고 자신의 이익만을 위해 손등까지 올라와 팝콘을 먹는 존재들이다. 즉 ⓑ는 눈앞의 이익만을 좇는 이기적이고 이해타산적인 현대인의 모습을 상징한다.

4②-[다]의 화자는 억압적인 현실 상황에서 세상에 나아가 자신의 경륜을 펼칠 날이 오기를 기다리며, 자신의 능력을 제대로 알아주지 않는 세상에 대해 비판하고 있다. 이러한 화자에게 할 말로 가장 적절한 것은 ②이다. 비록 지금은 자신이 ‘옥'임을 알아주는 사람이 없지만 언젠가는 알아줄 사람이 있을 것이니 차분하게 참고 기다리라는 내용의 말을 하는 것이 가장 적절하다. ① 끊임없이 학문에 정진할 것을 권유하고 있다. ③ 옳은 일을 하자며 선행을 권장하고 있다. ④ 말에 대한 경계를 말하고 있다. ⑤ 부모의 은혜에 보답하는 도리를 강조하고 있다.

5④-ⓓ는 행간 걸침에 의한 표현 기법이 사용되었다. 과거의 순수함과 야성이 살아 있는 비둘기를 만날 수 없다는 안타까움을 강조하기 위해 ‘그 때에는'을 따로 행을 구분하고 있다. 1960 년대의 산업화 과정에 있었던 비둘기의 모습은 ‘눈으로 손으로' 아무리 애원한다 할지라도 다시 오지 않는다는 것을 강조하기 위함이다.

 

[문제2] 다음 글을 읽고, 물음에 답하시오.

(가) 한 줄의 시는커녕 / 단 한 권의 소설도 읽은 바 없이

그는 한 평생을 행복하게 살며 / 많은 돈을 벌었고

높은 자리에 올라 / 이처럼 훌륭한 비석(碑石)을 남겼다.

그리고 ㉠어느 유명한 문인이 / 그를 기리는 묘비명을 여기에 썼다.

비록 이 세상이 잿더미가 된다 해도 / ⓐ불의 뜨거움 꿋꿋이 견디며

이 묘비는 살아남아 / 귀중한 사료(史料)가 될 것이니

역사는 도대체 무엇을 기록하며 / 시인은 어디에 무덤을 남길 것이냐. -김광규, ‘묘비명’

 

(나) 내 말씀 광언(狂言)인가 ⓑ저 화상을 구경하세. / 남촌 한량(閑良) 개똥이는 부모덕에 편히 놀고

호의호식(好衣好食) 무식하고 미련하고 용통하여* / 눈은 높고 손은 커서 가량없이 주제넘어

시체(時體)* 따라 의관하고 남의 눈만 위하것다. / 장장춘일(長長春日) 낮잠 자기 조석(朝夕)으로 반찬 투정

매팔자로* 무상 출입 매일 장취 게트림*과 / 이리 모여 노름 놀기 저리 모여 투전(鬪錢) 질에

기생첩 치가(治家)하고* 오입장이 친구로다. / 사랑에는 조방(助幇)군*이 안방에는 노구(老嫗) 할미*

명조상(名祖上)을 떠세하고* 세도(勢道) 구멍 기웃기웃 / ⓒ염량(炎凉)* 보아 진봉(進奉)하기 재업(財業)을 까불리고

허욕(虛慾)으로 장사하기 남의 빚이 태산이라. / 내 무식은 생각 않고 어진 사람 미워하기

후(厚)할 데는 박하여서 한 푼 돈에 땀이 나고 / 박(薄)할 데는 후하여서 수백 냥이 헛것이라.

승기자(勝己者)를 염지(厭之)하니* 반복소인(反覆小人)* 허기진다. / 내 몸에 이로우면 남의 말을 탄치 않고

친구 벗은 좋아하며 제 일가(一家)는 불목(不睦)하며 / 병날 노릇 모두 하고 인삼녹용 몸 보(補)하기와

주색잡기(酒色雜技) 모두 하여 돈 주정을 무진 하네. / 부모 조상 아주 잊고 ㉡내 인사(人事)는 나중이요 남의 흉만 잡아낸다.

내 행세는 개차반에 경계판(警戒板)*을 짊어지고 / 없는 말도 지어내고 시비에 선봉(先鋒)이라. - 작자 미상, ‘우부가’ -

* 용통하여 : 소견머리가 없고 매우 미련하여 * 시체(時體) : 그 시대의 유행

* 매팔자 : 놀기만 하는 팔자 * 게트림 : 거드림을 피우며 하는 트림

* 치가(治家)하고 : 살림을 넉넉히 해 줌 * 조방(助幇)군 : 오입을 중매하는 사람

* 노구(老嫗) 할미 : 뚜쟁이 할머니 * 떠세하고 : 억지 위세를 부리고

* 염량(炎凉) : 더위와 추위. 세력의 성쇠(盛衰)

* 승기자(勝己者)를 염지(厭之)하니 : 자기보다 나은 사람을 싫어하니

* 반복소인(反覆小人) : 언행을 이랬다저랬다 하는 줏대 없는 사람

* 경계판(警戒板) : 행동을 깨우치는 말을 적은 나무판

 

(다) ⓓ두터비 파리를 물고 두엄 위에 치달아 앉아

건넛산 바라보니 백송골이 떠 있거늘 가슴이 금즉하여* 풀쩍 뛰어 내닫다가 두엄 아래 자빠지거고.

모쳐라 날랜 낼싀망정 ⓔ어혈(瘀血)질* 뻔하괘라. - 작자 미상, 사설시조 -

* 금즉하여 : 섬뜩하여 * 어혈(瘀血)질 : 피멍이 들

 

1. (가)~(다)에 대한 설명으로 적절한 것은?

 ① (가), (나)는 대상의 모습을 희화화하고 있다.             ② (가), (다)는 시상 전개 과정에서 화자가 바뀌고 있다.

 ③ (나), (다)는 의인화의 표현 방식을 활용하였다.          ④ (가), (나), (다) 모두 대구와 나열의 방법을 활용하였다.

 ⑤ (가), (나), (다) 모두 대상에 대한 비판적 인식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

 

2. (가)에서, <보기>의 설명을 적용할 수 있는 시구(詩句)는?

<보기> 시를 읽다 보면, 정작 하고 싶은 말은 감춘 채 아예 반대되는 표현을 쓰고는 시치미를 떼는 경우를 종종 볼 수 있다. 이는 독자들의 즉각적인 이해를 지연시킴으로써 표현의 효과를 높이거나 주제 의식을 부각시키기 위한 문학적 표현 기교의 하나이다. 독자들은 시상의 흐름을 제대로 읽어낸 후에야 비로소 이러한 시인의 의도를 알아차리고 공감하게 되는 것이다.

 ① 단 한 권의 소설도 읽은 바 없이                        ② 많은 돈을 벌었고 / 높은 자리에 올라

 ③ 이처럼 훌륭한 비석(碑石)을 남겼다.                 ④ 비록 이 세상이 잿더미가 된다 해도

 ⑤ 시인은 어디에 무덤을 남길 것이냐.

 

3. <보기>를 (다)로 바꾸어 썼다고 할 때, 거둔 효과로 적절하지 않은 것은?

<보기> 두터비 파리를 물고 언덕 위에 올라 앉아

           건넛산을 바라보니 백송골이 떠 있거늘 / 뛰어서 내려오다가 넘어지고 마는구나.

 ① 탄력적이고 확장된 문장 표현이 되었다.          ② 행동이 더욱 생생하게 묘사되었다.

 ③ 대상들 간의 관계가 새롭게 바뀌었다.             ④ 해학적 표현 효과가 더 높아졌다.

 ⑤ 내면 심리가 분명하게 드러났다.

 

4. <보기>의 화자 입장에서 ㉠에게 해 줄 수 있는 말로 가장 적절한 것은?

<보기> 들어 보라. / 저 거짓의 거리에서 물결쳐 오는 / 뭇 구호와 빈 찬양의 헛한 울림을. / 모두가 영혼을 팔아 예복을 입고 / 소리 맞춰 목청 뽑을지라도 // 여기 진실은 고독히 / 뜨거운 노래를 땅에 묻는다. - 유치환, ‘뜨거운 노래는 땅에 묻는다’ -

 ① 문인은 불의(不義)와 맞설 줄 아는 투사가 되어야 합니다. 저는 당신에게서 진정한 투사의 모습을 발견했습니다.

 ② 현실의 삶에서 벗어나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것이 진정한 문인의 길입니다. 그런데 당신은 여전히 세속적인 명예를 좇기만 하는 것 같아 안타깝습니다.

 ③ 과거의 문제에 얽매여 글을 쓰는 것은 문인으로서의 바람직한 자세가 아닙니다. 문인은 시대의 선구자요 미래의 예언자 역할을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④ 문인은 삶의 진실과 부조리를 가려 낼 수 있는 눈을 가져야 합니다. 그런데 우러러 볼 가치가 없는 삶을 예찬하는 것은 문인의 기본적 자세를 망각한 것입니다.

 ⑤ 물질이 중시되는 현실에서 당신이 가난한 시인으로서의 삶에 회의를 느낀 점은 이해하지만, 당신이 생계를 위해 이름을 판 것은 문인으로서의 순수성을 스스로 내팽개친 행위입니다.

 

5. ㉡과 같은 행태를 비판하기에 가장 적절한 말은?

 ① 남의 눈에 든 티는 보면서 제 눈의 들보는 못 보는군.           ② 거문고 인 놈이 춤추니 칼 쓴 놈도 춤추는 격이군.

 ③ 종로에서 뺨 맞고 한강에서 눈 흘기는 꼴이로군.                 ④ 큰 소가 나가니 작은 소가 큰 소 노릇 하는군.

 ⑤ 하룻강아지 범 무서운 줄 모르는군.

 

6. ⓐ~ⓔ에 대한 설명으로 적절하지 않은 것은?

 ① ⓐ : ‘비석’의 차가움과 대비되는 심상이다.                     ② ⓑ : 청자의 호기심을 유발하는 역할을 한다.

 ③ ⓒ : 인물의 그릇된 처세를 엿볼 수 있다.                       ④ ⓓ : 억압자와 피억압자의 관계로 볼 수 있다.

 ⑤ ⓔ : 서글픈 자신의 처지를 비관하고 있다.

 

<정답> 1⑤-세 작품의 화자는 모두 시적 대상이 지니고 있는 부정적 측면에 대한 비판적 인식을 드러내고 있다. (가)에서는 세속적인 삶을 추구했던 ‘그’와 그를 위해 묘비명을 써 준 ‘어느 유명한 문인’이 비판의 대상이며, (나)에서는 온갖 타락한 행위를 일삼는 ‘개똥이’를 비판적으로 바라보고 있고, (다)에서는 ‘두터비’의 비굴하고 위선적인 모습을 비판의 대상으로 삼고 있다. [오답 풀이] ① (나)는 대상의 모습을 우스꽝스럽게 묘사하고 있으나, (가)에서는 그러한 특징을 발견하기 어렵다. ② 시상 전개 과정에서 화자가 바뀌고 있는 것은 (다) 뿐이다. ③ 의인화의 기법을 활용하고 있는 것은 (다) 뿐이다. ④ 나열과 대구의 방법을 활용하고 있는 것은 (가)와 (나) 뿐이다.

2③-<보기>는 반어적 표현 기교가 지닌 특징과 그 효과에 관해 설명하고 있다. (가)에서 ‘이처럼 훌륭한’이라 한 것은, ‘한 줄의 시’, ‘단 한 권의 소설’도 읽지 않고, 즉 정신을 살찌우는 노력은 하지 않고 그저 ‘많은 돈’과 ‘높은 자리’만을 좇았던 ‘그’에 대한 화자의 비판적 인식을 고려할 때, ‘이처럼 가치 없는’이라고 말해야 할 것을 뒤집어 말한 반어적 표현 기교에 해당한다. [오답 풀이] ①은 과장된 표현이고, ②는 사실의 진술이며, ④의 ‘잿더미’는 비유적 표현, ⑤는 설의적 표현에 해당한다.

3③-<보기>와 (다)를 비교해 달라진 점을 하나 하나 확인해야 한다. <보기>에서 ‘파리’는 ‘두터비’와 ‘약자(피해자)’ : ‘강자(가해자)’의 관계에 있고, ‘송골매’와 ‘파리’ 역시 ‘강자 : 약자’의 관계에 있다. 이러한 대상간의 관계는 (다)에서도 그대로 유지되고 있으므로 ③은 잘못된 분석이다. [오답 풀이] ① <보기>는 시조의 정형적 율격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으나, (다)는 새로운 내용들을 추가하여 확장된 문장 표현을 구사함으로써 탄력적 변화를 주고 있다. ② ‘치달아’, ‘풀쩍’, ‘내닫다가’ 등 두터비의 행위가 더욱 구체화되어 생생한 느낌을 준다. ④ ‘두엄’, ‘내닫다가’, ‘자빠지거고’ 등 두터비의 우스꽝스러운 행동과 관련된 표현을 추가함으로써 웃음을 자아내고 있다. ⑤ ‘가슴이 금즉하여’, ‘모쳐라 날랜 낼싀망정 어혈질 뻔하괘라’ 등 두터비의 삼아 내면 심리를 드러내었다.

4④-<보기>에 드러난 시적 화자의 태도를 파악해야 한다. <보기>의 화자는 ‘거짓의 거리, 뭇 구호, 빈 찬양의 헛한 울림, 영혼을 팔아 예복을 입고’ 등의 표현을 통해 진실하지 못한 노래가 무가치함을 역설하고 있고, 한편으로 ‘진실은 고독히, 뜨거운 노래를 땅에 묻는다.’ 등의 표현을 통해 현실에 대한 내면적 저항 의식을 드러내고 있다. 따라서 <보기>의 화자 입장에서는 ‘그’의 행태를 찬양하는 묘비명을 쓴 ‘문인’에게 ‘가치의 기준’을 지니지 못한 채 ‘삶의 부조리’를 미화하는 작품을 썼다는 비판을 가할 수 있을 것이다. [오답 풀이] ① <보기>의 화자가 ‘투사’를 지향하는 것으로 보기 어렵고, (가)의 ‘문인’에게서 ‘투사’를 발견하기도 어렵다.

② ‘그’가 세속적 명예를 좇는 것은 사실이나, <보기>의 화자가 현실을 벗어난 아름다움을 추구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③ <보기>의 내용으로 보아, <보기>의 화자를 ‘시대의 선구자, 미래의 예언자’라고 평가하기는 어렵다. ⑤ (가)의 ‘문인’이 생계를 위해 이름을 판 것으로 볼 근거는 없다.

5①-㉡은 문맥상 ‘자기의 큰 허물은 깨닫지 못한 채 다른 사람의 허물만 나무람’을 뜻한다고 볼 수 있다. 따라서 ‘남의 작은 잘못은 욕하면서 정작 자신의 큰 잘못은 보지 못한다’는 의미를 지닌 ①이 가장 적절한 비판이다. [오답 풀이] ② 맥락도 모르고 덩달아 흉내 내거나, 남의 결점을 장점인 줄 알고 본뜸을 이르는 말. ③ 그 자리에서는 불평 한 마디 못 하다가 나중에 엉뚱한 곳에 화풀이를 한다는 말. ④ 윗사람이 없으면 아랫사람이 그 일을 대신할 수 있다는 말. ⑤ 약한 사람이 철없이 강한 사람에게 덤벼들 때 이르는 말.

6⑤-(다)에서 ‘두터비’는 자신의 비굴한 모습을 감추기 위해 ‘날랜 낼싀망정’이라는 말을 하고 있다. 이는 자신의 어리석음이나 비굴함에 대한 반성이 아니라, 오히려 이를 감추려는 위선적인 행동으로 볼 수 있다. 따라서 서글픈 처지에 대해 비관하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없다.

 

[문제3] 다음 글을 읽고, 물음에 답하시오.

[가] 나의 집 - 김소월

들가에 떨어져 나가 앉은 메기슭의 / 넓은 바다의 물가 뒤에,

나는 지으리, 나의 집을, / 다시금 큰길을 앞에다 두고.

길로 지나가는 그 사람들은 / 제각금 떨어져서 혼자 가는 길.

하이얀 여울턱에 날은 저물 때. / 나는 문(門)간에 서서 기다리리

새벽새가 울며 지새는 그늘로 / 세상은 희게, 또는 고요하게,

번쩍이며 오는 아침부터, / 지나가는 길손을 눈여겨보며,

그대인가고, 그대인가고.

 

[나] 나비와 광장 - 김규동

현기증 나는 활주로의 / 최후의 절정에서 ⓐ흰나비

돌진의 방향을 잊어버리고 / ⓑ피 묻은 육체의 파편들을 굽어본다.

기계처럼 작열한 작은 심장을 축일 / 한 모금 샘물도 없는 ⓒ허망한 광장에서

어린 나비의 안막을 차단하는 건 / 투명한 광선의 바다뿐이었기에

진공의 해안에서처럼 과묵(寡黙)한 묘지 사이사이

숨가쁜 Z기의 백선과 이동하는 계절 속 / 불길처럼 일어나는 인광(燐光)의 조수에 밀려

이제 흰나비는 말없이 ⓓ이즈러진 날개를 파닥거린다.

하얀 미래의 어느 지점에 / 아름다운 영토는 기다리고 있는 것인가.

푸르른 활주로의 어느 지표에 / 화려한 희망은 피고 있는 것일까.

신도 기적도 이미 / 승천하여 버린 지 ⓔ오랜 유역

그 어느 마지막 종점을 향하여 흰나비는

또 한 번 스스로의 신화와 더불어 대결하여 본다.

 

[다] 묘비명 - 김광규

한 줄의 시는 커녕 / 단 한 권의 소설도 읽은 바 없이

㉠그는 한 평생을 행복하게 살며 / 많은 돈을 벌었고 / 높은 자리에 올라

이처럼 훌륭한 비석을 남겼다 / 그리고 어느 유명한 문인이

그를 기리는 묘비명을 여기에 썼다 / 비록 이 세상이 잿더미가 된다 해도

불의 뜨거움 굳굳이 견디며 / 이 묘비는 살아남아 / 귀중한 사료(史料)가 될 것이니

역사는 도대체 무엇을 기록하며 / 시인은 어디에 무덤을 남길 것이냐

 

1. (가)~(다)에 대한 설명으로 가장 적절한 것은?

 ① (가)와 (나)에는 부재나 결핍이 드러나 있다.               ② (가)와 (다)에는 화자의 어조 변화가 나타나 있다.

 ③ (나)와 (다)에는 공감각적 이미지가 나타나 있다.         ④ (가)~(다)에서는 어구의 반복을 통해 주제가 강조되고 있다.

 ⑤ (가)~(다)의 화자는 모두 역사의식을 바탕으로 현실을 비판하고 있다.

 

2. ⓐ~ⓔ의 시어에 대한 설명으로 적절하지 않은 것은?

 ① ⓐ는 화자의 생각이 투영된 대상으로 볼 수 있다.           ② ⓑ는 전쟁으로 인한 폐해로 볼 수 있다.

 ③ ⓒ는 나비가 고통을 겪는 공간으로 볼 수 있다.              ④ ⓓ는 현실에 상처받은 존재의 모습으로 볼 수 있다.

 ⑤ ⓔ는 화자가 현실에 맞서서 지켜야할 세계로 볼 수 있다.

 

3. <보기>의 화자가 ㉠에게 해줄 수 있는 충고의 말로 가장 적절한 것은?

<보기> 남(南)으로 창(窓)을 내겠소. / 밭이 한참 갈이

괭이로 파고 /호미론 풀을 매지요.

구름이 꼬인다 갈 리 있소. / 새 노래는 공으로 들으랴요.

갱냉이가 익걸랑 / 함께 와 자셔도 좋소.

왜 사냐건 / 웃지요. -김상용, ‘남으로 창을 내겠소’

 ① 겸손해라. 진실로 겸손해라. 왜냐하면 그대는 아직 위대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진실로 겸손은 자기완성의 토대이다.

 ② 입은 사람을 상하게 하는 도끼요, 말은 혀를 베는 칼이니, 입을 막고 혀를 깊이 감추면 몸이 어느 곳에 있어도 편안할 것이다.

 ③ 사람은 명예와 지위의 즐거움은 알면서도 이름 없고 평범하게 지내는 참다운 즐거움은 알지 못한다.

 ④ 가장 어려운 일 세 가지는 첫째, 명성을 얻는 것이요, 둘째, 살아 있는 동안 명성이 있는 것이요, 셋째, 죽은 뒤에도 명성을 유지하는 것이다.

 ⑤ 나라의 질서가 바로잡혀 있을 때에는 돈이나 지위가 없다는 것이 부끄러운 일이 된다. 그러나 나라가 어지러울 때는 돈이 있고 지위가 높다는 것이 수치이다.

 

4. (다)에 대한 설명으로 적절하지 않은 것은?

 ① 반어적 표현을 사용해서 시적 대상을 풍자하고 있다.           ② 종결 어미의 변화를 통해 삶과 역사를 돌아보게 한다.

 ③ 의미상 대립되는 시어를 통해서 주제를 드러내고 있다.        ④ 내면적 가치보다는 물욕에 치우친 삶을 비판하고 있다.

 ⑤ 과거 지향적 태도를 통해 미래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내고 있다.

 

<정답> 1①-(가)에서는 ‘기다리리’, ‘그대 인가고’ 라는 시구를 통해 시적 화자가 그리워하는 대상이 부재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나)에서는 ‘신도 기적도 이미 / 승천하여 버린 지 오랜 유역’을 통해 화자가 소망하는 평화나 바람직한 인간성 등이 사라진 곳임을 알 수 있다. 부재 혹은 결핍한 현실임이 드러나 있다는 ①은 적절하다. 그러나 ②는 (다)에서만 ‘-다’ 의 종결 형태에서 ‘-이냐’의 형태로 어조가 변화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③은 (나),(다) 모두 공감각적 이미지는 사용하지 않았다. ④는 (가)에서만 ‘그대인가고’가 반복되고 있다. ⑤는 (다)에서 ‘역사의식을 바탕으로’하고 있음이 3연을 통해 드러나고, (나)와 (다)에 현실 비판이 드러나 있으므로 적절하지 않다.

2⑤-ⓔ는 ‘신도 기적도 이미 / 승천하여 버린’을 통해 희망은 이미 사라진지 오래된 절망적이고 피폐한 공간임이 드러난다. 따라서 이 공간은 화자가 지켜야할 곳으로 보기 어려우므로 적절하지 않다. 이 시는 ‘흰 나비’의 행동을 묘사하듯 그려내면서 시상이 전개되고 있다. 따라서 흰나비를 바라보는 화자는 ‘흰나비’를 통해 자신의 의식과 감정을 드러낸다고 할 수 있다. 즉 ‘흰나비’는 화자를 대신하고 있는, 생각이 투영된 대상으로 볼 수 있다.(①) 시어 ‘활주로'와 ‘제트기', ‘묘지' 등에서 시적 상황이 전쟁 중임을 알 수 있으므로 전쟁으로 인한 폐해를 짐작할 수 있다.(②) ‘한 모금 샘물도 없는 허망한 광장’ 이므로 고통을 겪는 공간으로 이해할 수 있다.(③) 시적 상황으로 보아 나비는 부정적 상황으로 인해 날개가 이지러졌으므로 현실의 상황에 의해 상처 받은 존재로 볼 수 있다.(④)

3③-<보기> 시의 화자는 자연과 벗하며 농사를 지으며 살고 있다. 이러한 삶에 대해 화자는 관조와 여유를 드러내며 지극히 만족한 보습을 보이고 있다. 그러한 의도를 담고 있는 것으로는 ③이 가장 적절하다.

4⑤-⑤는 화자와 시적 대상 모두 과거 지향적 태도라고 말할 근거가 없고 미래에 대한 기대감보다는 안타까운 탄식이 드러나 있으므로 적절하지 않다. ①은 ‘유명한 문인’, ‘훌륭한 비석’에서 반어가 드러나고 이를 통해 ‘문인’ 과 ‘그’의 삶을 풍자하고 있다. ②는 ‘-다’에서 ‘ -이냐’로 종결 어미의 변화가 드러나며, 3연의 ‘시인은 어디에 무덤을 남길 ‘것이냐’ 에서 개인의 삶과 역사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 볼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③은 ‘시, 소설’ 과 ‘돈, 높은 자리’를 통해 내면적 가치(정신적 가치, 진정한 삶의 가치)와 물질적 가치의 대립이 드러나고 이를 통해 드러나는 ‘그’와 ‘유명한 문인’의 삶의 태도는 작가가 말하고자 하는 바를 선명하게 보여주고 있다. ④는 시 한 줄, 소설 한 권 읽지 않고 돈과 높은 자리만 추구했던 ‘그’를 통해 내면적 가치보다 물질에 치우친 삶을 비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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