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젯 밤에
잠자던 숲속 공주가
거지왕자인 내 품 안으로
와락 뛰어드는
상상도 할 수 없는 꿈을 꾸었다
꿈 속에서도 제발
꿈이 아니길 빌었지만
가시나무새의 안타까운 비명소리에
그만 놀라서 깨어난
뻥 뚫린 가슴
허무가 모래알로 잔뜩 씹혔다
비록 허망한 꿈이었지만
쳐다보는 것만으로도
눈부신 공주와 황홀했던
그 짧은 순간은
슬픔도 아픔도 모두 나를 향해
꽃으로 피어난 시간
하늘도 눈 감아 주고픈
사랑이었다
표정 하나 몸짓 하나가
행복의 뼈마디로
다 녹아 들던 시간
분명 나는 그녀의 왕자였다
이 꿈을 누가 알까 봐
온종일 나는 웃음을 감추느라
제대로 오금 한 번 펴지를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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