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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성의 방

*** 황금 머리를 가진 사람

작성자바바스 신부|작성시간26.06.21|조회수63 목록 댓글 1

*** 황금 머리를 가진 사람 

 

"서로 사랑하여라. 내가 너희를 사랑한 것처럼 너희도 서로 사랑하여라."

 

어릴 때 읽은 동화 중에 알퐁스 도데가 쓴 감동적인 이야기가 있습니다. 정확하지는 않지만 대충 내용을 다음과 같습니다.

 

 

한 소년이 있었습니다. 그는 태어날 때부터 유난히 머리가 무거웠습니다. 그래서 곧잘 넘어지곤 하였습니다. 어느 날 소년이 계단에서 굴러 떨어져 그 충격으로 머리가 깨졌는데 상처를 치료하던 부모는 깜짝 놀랐습니다. 알고 보니 소년의 머리가 온통 황금으로 되어 있었기 때문입니다. 이를 본 부모는 이렇게 말합니다.

 

“너를 이만큼 키워줬으니 네 머리의 반을 다오.”

 

소년은 머리의 반을 떼어주고 집을 나섰습니다. 황금 머리를 가진 청년은 그 머리 때문에 남에게 약탈당하기도 하고 온갖 사기를 당하여 머릿속의 황금을 거의 잃게 되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청년은 병에 걸려 죽어가는 한 여인과 사랑에 빠지게 됩니다.

 

어느 늦은 밤, 보석점 주인이 막 상점의 문을 닫으려는데 한 청년이 황급히 들어옵니다. 그의 머리는 온통 피로 물들어 있었는데 그 청년은 손을 펴고 피 묻은 금조각을 몇 점 내놓으면서 헐떡이며 이렇게 말하는 것이었습니다. 

 

“제발, 이 금을 사주십시오. 도와주십시오.”

 

이 동화는 내 어린 시절의 강한 인상으로 남아 있습니다. 자신이 가진 모든 황금을 다 남에게 주고 마침내 사랑하는 여인마저 죽어버려 절망에 빠진 채 필사적으로 몇 조각 남아 있지 않은 금을 긁어모으기 위해서 머리에서 피를 흘리던 가엾은 청년의 모습은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가슴이 저려왔습니다. 

 

주님께서는 최후의 만찬을 제자들과 함께 나누고 나서 마침내 유언을 하십니다. 이 최후의 유언이야말로 주님의 말씀 중에서 뼈 중의 뼈이며, 살 중의 살인 것입니다. 오죽하면 주님 스스로 우리에게 이렇게 말씀하시지 않습니까.

 

“나는 너희에게 새 계명을 주겠다.”

 

주님이 주신 세 계명, 그것은 바로 “서로 사랑하여라”입니다. 하지만 주님, 서로 사랑하여 원수까지도 사랑하라는 주님의 말씀이 훌륭한 줄은 알겠지만 과연 사랑이 무엇인지 정말 모르겠습니다. 주님, 무엇이 사랑입니까. 사랑하면서도 사랑하는 방법을 모르는 우리들이야말로 눈뜬장님이 아니겠습니까. 그런 우리들에게 주님은 한 가지 조건까지 내거십니다.

 

“내가 너희를 사랑한 것처럼 너희도 서로 사랑하여라.”

 

우리가 서로 사랑하기 위해서는 주님이 우리를 어떻게 그리고 얼마나 사랑하셨던가를 꿰뚫어 보아야 합니다. 주님은 우리를 대신해서 아무런 죄도 없이 십자가에 못 박혀 돌아가셨습니다. 그 십자가야말로 “서로 사랑하여라”고 새 계명을 내리신 주님이 내건 단 하나의 ‘사랑의 조건'인 것입니다.

 

십자가 없이 사랑은 이루어지지 않으며 십자가 없이 사랑은 완성되지 않습니다. 그래서 주님께서는 “나를 따르려는 사람은 누구든지 자기를 버리고 제 십자가를 지고 따라야 한다”(마태 16,24)고 말씀하시지 않습니까. 주님은 죽어가는 우리를 살리기 위해서 자신이 가진 황금을 남김없이 긁어모으고 마침내 피를 흘리시며 돌아가셨습니다.

 

아아, 이제야 알겠으니 어릴 때 읽은 그 동화의 주인공은 바로 주님이십니다. 피투성이 황금 머리를 가진 사람, 그 사람이야말로 예수 그리스도이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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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김주예 마리아 | 작성시간 26.06.22 아멘. 아멘.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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