홀로 명상을 하며 홀로 누워라.
오직 스스로 그대 자신을 다스리며
이 모든 집착에서 멀리 벗어나
살아가거라.
(법구경)
중국 남송 무문혜개 선사가 편찬한 선가(禪家)의 공안(公案)집인 무문관 제28칙에 구향용담(久響龍潭.
용담에게 덕산이 가르침을 청하여 듣다가 밤이 깊어졌다)는 대목이 나옵니다.
중국 당나라 때, 덕산이라는 학승이 있었다. 금강경에 통달한 그를 사람들은 성인 주씨를 붙여 주금강
이라고 불렀다. 어느 날 '남방에는 외람된 무리들이 있어 부처님법을 문자를 세우지도 않고 마음으로
전하며(不立文字 敎外別傳) 곧 바로 부처님 법을 깨닫는다(直指人心 見性成佛)'는 소식을 들었다. 그
는 외도들을 혼을 내주겠다며 그가 직접 죽간(竹簡)에 쓴 금강경 해석(金剛經 靑龍 疏)을 짊어지고 남
쪽으로 떠난다.
길을 가는 중에 용담이라는 곳에 숭신화상이란 선승이 계시다는 소식을 듣고, 숭신화상을 만나 법량
을 겨뤄볼 요량으로 예주 땅에 이르게 되었다. 마침 점심때가 되어 길가에 떡을 파는 노파에게 다가가
떡을 부탁했다.
노파는 그에게 지게에 지고 있는 것이 무엇이냐고 물었다. 그가 금강경이라고 말하자 '그럼 금강경에
관한 문제를 낼터이니 답을 맞히면 떡을 그냥 드리지요'라는 것이었다. 천하제일의 금강도사를 자처
하던 그로선 마다할 이유가 없었다.
노파가 질문을 던졌다. “금강경에 과거는 이미 지나가 얻을 수 없고, 현재는 잡는 순간 과거가 되어
얻을 수 없고, 미래는 아직 오지 않았으니 얻을 수 없고(過去心不可得 現在心不可得 未來心不可得)라
는 말이 있는데 스님은 어느 마음에 점(點心)을 찍겠습니까?”
노파의 물음에 앞 뒤가 막혀버린 덕산은 순간 마음이 은산철벽에 갖혀버린듯 하였다. 그는 숭신화상
을 친견한 후 그토록 아끼던 '금강경소초'를 불살라 버리고 선공부에 전념하여 마침네 본래면목을 깨
쳤다.
다른 사람이 음식을 맛있게 먹는다 할지라도 자신의 배는 채울 수 없습니다. 자신이 직접 음식을 먹
어야 배가 채워지는 법입니다. 아무리 문리에 통달했다 할지라도 자신이 직접 그 경지를 맛보지 못한
다면 이는 마치 그림에 떡일 뿐입니다.
수행의 목표는 깨달음에 있습니다. 아무리 백년을 면벽한들 앉아있다는 것에 매달린다면 깨달음과는
멀어질 뿐입니다. 금강경에 이르길 '과거는 이미 지나가 얻을 수 없고, 현재는 잡는 순간 과거가 되어
얻을 수 없고, 미래는 아직 오지 않았으니 얻을 수 없다'고 하였는데 어느 마음에 점을 찍을런지요?
몰록 본래면목을 깨쳐 대도를 이루소서!
백운경한 선사는 노래합니다. "배고프면 밥을 먹고 피곤하면 잠을 잔다. 한번 쉬어버리니 모든 경계가
한가롭다. 시비를 끄집어내어 나에게 따지지 말게. 덧없는 인생사에 간섭하지 않는다네."
계룡산인 장곡 합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