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년의 부모가 자녀에게 건네는 말 한마디는 때로 돌이킬 수 없는 상처가 되어 돌아온다.
평생 헌신하며 키운 자식으로부터 원망을 듣는 부모들의 공통점은 의외로 명확하다.
그들은 자신도 모르게 자녀의 삶에 균열을 만드는 말을 반복해왔다는 것이다.
나이가 들수록 입을 조심해야 한다는 옛말이 괜히 생긴 것이 아니다.
부모라는 이름으로 허용된다고 착각했던 몇 가지 말들이 결국 가족 관계를 무너뜨리는 기폭제가 되곤 한다.
1. 며느리 및 사위에 대한 속마음
자녀의 배우자에 대한 불만을 입 밖에 내는 순간, 부모는 자식의 가정을 직접 흔드는 셈이다.
이미 결혼이라는 선택을 한 자녀에게 배우자의 단점을 지적하는 것은 자식 스스로 내린 결정을 부정하는 행위와 다르지 않다.
부모가 보기에 아무리 부족해 보이는 며느리나 사위라 할지라도, 그것은 자녀가 평생을 함께하기로 선택한 동반자다. 부모의 한마디 불평이 자녀 부부 사이에 의심의 씨앗을 뿌리고, 그 씨앗은 시간이 지나며 갈등으로 자라난다.
특히 부부가 다투고 난 뒤 부모에게 하소연을 들었을 때, 배우자를 비난하는 말로 자녀의 편을 들어주는 것이 위로라고 착각하는 부모들이 많다. 하지만 이는 일시적 감정의 폭발일 뿐, 부부는 결국 화해하게 마련이다.
그때 남는 것은 배우자에 대한 부모의 부정적 발언뿐이며, 자녀는 부모와 배우자 사이에서 평생 불편함을 감수해야 한다.
내 자식의 선택을 존중한다는 것은 입으로만 하는 것이 아니라, 배우자에 대한 모든 불만을 마음속 깊이 묻어두는 실천으로 증명되어야 한다.
2. 습관적인 신세 한탄
나이가 들면 몸 여기저기가 불편해지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문제는 이를 습관적으로 입에 달고 사는 부모들이다.
구체적인 병명이나 치료가 필요한 상황이 아닌데도 만날 때마다 몸이 아프다,
이제 죽어야 한다는 말을 반복하면 자녀들은 점차 무감각해진다.
처음에는 걱정하고 챙기던 자녀들도 매번 같은 말을 듣다 보면 진지하게 받아들이지 않게 된다.
이른바 양치기 소년 효과다. 정작 심각한 질병 신호가 나타났을 때조차 자녀들은 또 그러시는구나 하고 대수롭지 않게 넘길 위험이 크다.
더 큰 문제는 이런 신세 한탄이 자녀들에게 정서적 부담으로 작용한다는 점이다.
자녀들은 부모의 건강을 실질적으로 챙길 수 있는 방법을 찾기보다,
그저 부모가 불행하다는 생각에 죄책감만 키우게 된다.
부모가 진정 자녀의 효도를 받고 싶다면, 아플 때는 정확히 아프다고 말하고, 괜찮을 때는 괜찮다고 말하는 명확함이 필요하다.
막연한 불행 호소는 관계를 지치게 만들 뿐이다.
3. 자식 간의 은밀한 비교
형제자매를 서로 비교하는 부모의 말만큼 가족 관계에 독을 퍼뜨리는 것도 드물다.
누구는 더 자주 찾아온다, 누구는 용돈을 더 많이 준다, 누구는 더 성공했다는 식의 비교는 자녀들 사이에 평생 지울 수 없는 앙금을 남긴다.
부모는 가볍게 한 말이라고 생각할지 몰라도, 듣는 자녀에게는 부모의 사랑을 경쟁해야 하는 상황으로 인식된다.
더 잘해야 인정받을 수 있다는 강박이 생기고, 형제자매는 더 이상 편안한 가족이 아닌 경쟁자가 되어버린다.
특히 나이 든 부모가 한 자녀에게 다른 형제의 이야기를 하며 부러움을 표현할 때, 그 말을 듣는 자녀는 자신의 노력이 평가절하되는 느낌을 받는다.
형제간의 비교는 표면적으로는 더 나은 효도를 유도하려는 의도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모든 자녀에게서 진심 어린 효심을 앗아가는 결과를 낳는다.
부모가 진정으로 바라는 것이 자녀들의 화목이라면, 각자의 삶과 형편을 인정하고 비교하지 않는 공정함이 선행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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