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46. 필리핀 루손 섬의 킬로미터 제로(KM 0)의 상징적 의미
바기오에서 클락이나 마닐라로 갈 때 TPLEX 고속도로를 이용한다.
고속도로에서 첫 번째 휴게소에 도착하면 페트론 주유소가 있다. 고
속도로 반대편에도 페트론 주유소가 있다. 이 주유소들은 페트론
간판과 함께 Petron SouthBound 또는 Petron NorthBound라는
높은 간판을 볼 수 있다. 이 간판에는 KM 134라고 안내하고 있다.
오래 전에 이 간판을 처음 보았을 때 KM 134라는 말이 기준점
으로부터 134km라는 것은 알겠는데 그 기준점이 어디에 있는지
궁금했다. 기회가 된다면 134km 떨어진 기준점을 꼭 가보고
싶다고 생각했다.
루손 섬의 킬로미터 제로(KM 0)는 어디에 있나?
요즘은 필리핀에서 장거리 여행을 할 때 목적지까지 가는 길을
잘 모르면 구글 지도를 사용한다. 구글 지도에서 거리가 얼마나
되고, 어떤 도로를 이용해야 하는지 미리 확인한다. 인터넷
데이터와 구글 지도만 있으면 목적지까지 가는데 큰 어려움이
없다. 구글 지도 검색창에서 “Kilometer Zero, KM 0 Manila”
라고 입력하고 검색해 보면 쉽게 킬로미터 제로(KM 0)를
찾을 수 있다. 구글 지도에서 알려주는 상세정보에는 “HXJG+
GFF, Roxas Boulevard, Ermita, Manila, 1000
Kalakhang Maynila”라고 나온다. 구글 지도를 자세히
보면 마닐라에 있는 리잘공원의 건너편에 “킬로미터
제로(KM 0)”가 있다.
킬로미터 제로(KM 0)에 가보자
몇 달 전에 마음을 먹고 마닐라에 가서 킬로미터 제로
(KM 0)를 방문했다. 바기오에서 고속버스를 타고
파사이에 있는 빅토리 라이너 종점까지 갔다. 그곳에서
택시를 타면 편하게 갈 수 있었지만 트라이시클을 타고
킬로미터 제로(KM 0) 근처까지 갔다. 마닐라 거리를
구경하면서 걸어서 리잘 공원까지 갔다. 리잘 기념비
앞에 있는 도로를 건너면 킬로미터 제로(KM 0)가 있다.
왜 이곳에 킬로미터 제로(KM 0)가 있을까?
스페인이 필리핀을 통치하던 시기에 킬로미터 제로
(KM 0)는 어디에 있었을까? 스페인은 칼과 천주교를
이용해서 필리핀을 지배했다. 스페인은 마닐라
인트라무로스에 있는 마닐라 대성당을 주목했다.
그들은 마닐라 대성당(Manila Cathedral) 중앙 돔
위에 솟은 십자가를 지리적, 행정적 기준(KM 0)으로
삼았다. 그러나 미국이 필리핀을 통치하면서 그들은
새로운 기준(KM 0)을 만들려는 시도를 했다. 마닐라
도시계획을 한 다니엘 번햄(Daniel Burnham)이
'바굼바얀(Bagumbayan, 현 리잘 파크)'를 재개발
하면서 필리핀 독립의 상징인 리잘 공원으로 킬로미터
제로(KM 0)를 옮겼다. 미국과 필리핀은 국민적인
영웅인 호세 리잘(José Rizal)을 기념하는 곳에 새로운
기준점을 만드는 것에 적극적으로 찬성했다.
킬로미터 제로(KM 0)의 상징적인 의미는 무엇일까?
이제 필리핀 국민에게 킬로미터 제로(KM 0)의 상징적인
의미가 무엇인지 생각해 봐야한다. 필리핀은 스페인과
미국의 통치를 받으면서 큰 아픔과 고통 그리고 치욕을
견디어야 했다. 필리핀 사람에게 킬로미터 제로(KM 0)는
어떤 상징적인 의미가 있을까? 그 안에는 필리핀이
독립 국가이며 스페인과 미국의 식민통치를 이겨내고
마침내 독립을 이루어낸 위대한 민족이라는 자부심이
담겨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