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놋그릇에 고인 마음/전금순

작성자나타샤|작성시간26.06.08|조회수18 목록 댓글 0

놋그릇에 고인 마음/전금순 시인

 

 

대청소 끝자락, 구석진 칸에서

잠든 달빛 하나를 꺼내 보았습니다

어머니의 부지런한 손길이 닿던 곳마다

그리움은 노란 꽃으로 피어납니다

 

무겁고 투박한 그릇 하나에

자식 입에 들어갈 따뜻한 밥 한 그릇

식지 않게 품어주시던 그 정성이

식어버린 내 손바닥마저 데워줍니다

 

세월의 때를 마른 수건으로 닦아내니

어느새 거울처럼 맑아진 금빛 속에

자식 걱정 주름 깊던 당신 얼굴이

환한 미소가 되어 담겨 있습니다

 

다시 닦고 또 닦아 봅니다

닦으면 닦을수록 빛나는 저 놋그릇처럼

당신이 내게 준 그 깊은 사랑도

내 마음속에서 영영 식지 않겠습니다

 

 

 

 

 

 

 

상사화 전금순

 

 

기다란 대롱 끝에 슬픔이 묻어있다

극락전 앞뜰에도 요사채* 앞 정원에도

대파 같은 대롱마다 애틋함이 피어있다

하늘 향해 기원하는 간절한 여심인가

기다란 대롱마다 서글픔이 묻어있다

마주 볼 수 없는 사랑 애절함이 피어있다

 

 

 

 

 

* 절에서 식사 마련하고 쉬는 공간

 

 

발표: 2026년 5월 20일  <시인뉴스포엠>

 

 

 

 

▲전금순 시인

 

<서라벌 문학> 시 부문 등단, <서라벌 문학> 수필 부문 등단

 

모윤숙 문학상, 울산 남구 문인상, 울산詩 문학상, 제4회 작가상 수상

 

현) 울산시인협회 회장

 

시집 『님 그리운 맘 가득 안고』 『푸른 어둠이 말을 걸어』 『바람이 허락한 만큼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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