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ichael Pacher (1435–1498)
Saint Augustine and the devil
교부들의 제단화, 오른쪽 날개 바깥쪽, 하단 그림
성 아우구스티누스와 악마
오스트리아 티롤 지방에서 활동했던 화가이자 조각가 미하엘 파허(Michael Pacher·1435 ~1498)의 ‘교부들의 제단화’ 중 일부이다.
눈이 여러 짝 붙은 얼굴도 징그럽거니와 우툴두툴한 등뼈 아래엔 털북숭이 꼬리가 달려 있고, 꼬리 사이로 드러난 엉덩이에 얼굴이 또 하나 있다.
악마는 지금 성아우구스티노의 눈앞에 인간들이 저지른 온갖 죄악의 목록을 들이대고 있다. 성인은 그중 스스로 지은 죄가 있다면 그것을 읽겠노라고 했다. 악마는 득의양양했다.
성아우구스티노는 30대에 기독교로 개종하기 전까지, 지을 수 있는 죄는 모두 짓고 살았기 때문이다. 어릴 때는 ‘금지된 일이라서’ 도둑질을 해봤고, 온갖 이교를 섭렵했으며, 방탕하게 살다가 부적절한 동거녀와의 사이에 사생아를 낳기도 했다.
그러나 악마가 책을 펼쳐 보여줄 때마다 성인은 기도를 했고 책에는 아무것도 쓰여 있지 않았다. 아무리 다른 페이지를 펼쳐도 백지뿐이었다. 기도의 힘으로 지난 과오가 모두 지워지고 위대한 인물로 거듭나는 성인의 기적을 그림으로 표현했다.
So-called Church fathers altar (Kirchenväteraltar), outside of the right wing, lower scene: Saint Augustine and the devil—according to other sources: Saint Wolfgang and the devil
Alte Pinakothek
Parent institution : Bavarian State Painting
Location : Munich Germany
oil on panel 103x91cm
파허는 알프스 이북의 화가로서는 드물게 당대 이탈리아 르네상스 미술의 혁신적인 기법을 받아들였다.
원근법을 구사해 안정적인 거리감을 만들어내고, 아래에서 위로 올려다본 성인의 당당한 자태를 마치 조각을 보는 것처럼 육중하게 그려낸 것 등이 바로 이탈리아 미술의 영향이다.
이처럼 괴상망측한 악마를 만들어낸 상상력은 중세로부터 이어져 온 북유럽 미술의 특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