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의 이상사회란 물질적으로 풍요롭고 신체적으로 건강하며 사회적으로 정의로운 사회임과 동시에 그 사회의 구성원들이 도덕적인 성숙과 정신적 자유를 통한 인격적 완성을 이룬 사회를 말한다.
이것은 결국 인간 스스로의 무지와 집착에서 발생한 근본고의 해결을 통한 해탈이라는 개인완성과 잘못된 정치와 제도에서 비롯된 인위적이고 윤리적인 괴로움인 사회고의 해결이라는 사회완성의 두 가지가 모두 이루어진 사회이다.
붓다가 제시한 이상사회의 원형은 화합과 협동을 중심으로 한 승가 공동체이지만, 이것은 노동에 의한 생산성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측면에서 일반사회에 그대로 적용할 수 있는 충분조건은 될 수 없다. 따라서 보편적으로 적용될 수 있는 불교 이상사회의 전제는 ‘많은 사람들의 이익과 행복을 위해서’ 라는 <전도선언>의 구절을 통해서 찾아야만 한다.
인간은 누구나 이익과 행복을 추구한다. 그것은 개인적 목표의 추구라고 할 수 있지만, 상의상존적 연기관계 속에 놓여있는 인간의 모든 행위는 필연적으로 사회공동체와 닿아있을 수밖에 없으며, 그 사회 또한 각 개인과 연결되어 있다. 따라서 이상사회의 실현은 개인적인 부분과 사회적인 부분, 정신적인 부분과 물질적인 부분 모두를 충족시킬 수 있는 방향으로 나아가야하며, 붓다는 그 실현방법을 정치적, 종교적 영역으로 나누어 구체적으로 설하고 있다.
붓다는 사회고의 해결을 위한 정치적인 영역에서 가장 이상적인 정치체제를 공화제과 군주제의 장단점을 수용하되 이기심의 제거를 최선의 요건으로 삼을 것을 강조하면서, 전륜성왕에 의한 다르마통치(Dhamma-vijaya)를 제시했다. 전륜성왕은 평범한 제왕과는 달리 모두가 평등한 권리 및 정치적, 경제적 자유를 누릴 수 있게 하는 도덕적 지배자이다.
그는 32대인상을 갗추고 7보로서 세상을 다스리는데, 7보란 강력한 군주의 물질적 부속물로서 오늘날 정치철학으로서의 법인 윤보, 무기와 군사력을 상징하는 상보와 마보, 국가의 경쟁력인 주보, 훌륭한 내조자로서의 여인보, 훌륭한 공직자로서의 거사보와 현명하게 일을 대신할 수 있는 수상보의 일곱가지를 말한다.
또한 전륜성왕은 붓다와 마찬가지로 attha(선한 것을 아는 덕), dhamma(법), matta(자신의 욕구에 대한 한계를 생각하는 판단), kᾱla(적절한 시간), parisᾱ(추종하는 대중)의 다섯 가지 위대한 개인적 자질을 갖추고, 경제적으로 부의 평등한 분배를 통한 빈곤의 해결을 실현하며, 정치적으로 상가를 위해 계율의 원칙들을 정해 주었던 붓다와 같이 정책의 기준적 윤곽만을 제시하되 개별국가의 전통과 자치를 보장하도록 한다.
붓다는 종교적인 영역에 있어서는 팔정도를 실천할 것을 강조하였다. 팔정도의 실천은 근본고와 사회고의 원인인 무명과 갈애를 동시에 제거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개인적으로 자리적 수행도인 慈悲喜捨의 4무량심을 닦고, 사회적으로는 이타적 실천행인 보시, 애어, 이행, 동사라는 4섭법의 실천을 강조하였다. 또한 대승불교에서는 궁극적 이상사회인 정토가 육바라밀을 바탕으로 한 상구보리 하화중생의 보살행으로서 이루어질 수 있다고 하였다.
하지만 이 모든 실천행의 바탕에는 반드시 5계의 실천이 전제되어야 한다. 5계는 사회인으로서 개인이 타인과의 관계에서 지켜야 할 가장 일반적인 윤리적 규범으로 불살생, 불투도, 불사음, 불망어, 불음주의 다섯 가지이며, 5계를 통한 참된 도덕적 생활의 영위는 개인의 도덕심함양 뿐만 아니라, 결과적으로 사회악의 근본적인 제거로 연결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8정도를 통한 계정혜 삼학의 실천이나, 자비희사의 사무량심, 보시, 애어, 이행, 동사의 사섭법 또한 이상사회 건설의 종교적인 방안이라 할 수 있는데, 특히 8정도의 정명(바른직업)이나 사섭법의 보시는 사회고의 근본인 빈궁고의 해결을 통한 궁극적 이상사회의 건설과도 연결될 수 있다.
이처럼 붓다는 인간을 개인적인 존재인 동시에 사회적인 존재로 파악하여, 근본고와 사회고의 해결책을 종교적인 부분과 정치적인 부분으로 나누어 적절히 제시하였으며 가장 이상적인 통치형태로서 진리(법)의 구현자로서 전륜성왕이 다스리는 전륜왕국을 제시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