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막이 터지는 때/ 장철문
사랑이여, 지금은 꽃이 미어져나오는 때
너와 나의 것이
막무가내로 삐져나오는구나
네 가슴이 소란으로 터지고
내가 겨울 건너온 가지처럼 피폐할 때
내가 믿지 않은 것이 비집고 나와서
잊혀진 지뢰처럼 터지는구나
이 폭발을 위하여
너와 내가 걸레쪽처럼 찌들어서
사냥개와 오소리처럼 물어뜯었구나
지금 피어나서
사라지는 수수백천만의 불꽃처럼
화염처럼
스러지고 또 피어나는구나
이 소란을 위하여
너와 내가
장다리처럼 말라 보트라지고 뿌리가 짓물렀구나
사랑이여,
지금은 검은 생강나무 가지에서
노란 꽃무리가
눌러 쟁인 울화처럼
열꽃처럼 터지는 때
마른 껍질 밑으로 물을 끌어올린
산버들 가지에서
새 새끼 주둥이 같은 잎사귀들이 삐져나와서
고막이 터지는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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