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리포 나무들-45] 붓꽃과 식물 꽃의 복잡한 구조에 대하여
[2009. 6. 9]
붓꽃과 식물 꽃의 구조가 좀 복잡한 편입니다. 꽃잎 여섯 장이라든가, 꽃잎처럼 보이는 꽃술까지 제게는 이해가 그리 쉽지 않은 구조입니다. 어제 아침 서둘러 붓꽃 이야기를 쓰다가 긴가민가하면서도 더 확인하지 못하고, 오전 중에 글 한 편 완성하고 보자는 성마름에 실수를 했습니다. 우선 어제의 글 가운데 꽃의 구조를 이야기한 부분의 실수부터 바로잡겠습니다.
글 올려놓고 얼마 지나지 않아, 제 답사 길과 글을 늘 편안히 보살펴 주시는 선생님께서 먼저 전화로 알려주셔서 거우 알게 됐습니다. 차근차근 글로 설명드리겠으나, 우선 아래 사진부터 보세요. 어제 올린 사진 가운데 다섯째 사진을 아래와 같이 분해해서 다시 편집한 것입니다.
저는 이 꽃이 여섯 장의 꽃잎을 가진다고 했지요. 그리고 세 장은 안쪽에 나고, 바깥쪽에 세 장이 나는데, 그 바깥쪽 꽃잎은 호랑이 피부와 같은 얼룩 무늬가 선명하다고 했습니다. 어제 이야기는 대부분 틀렸습니다. 우선 호랑이 피부와 같은 얼룩 무늬를 갖는 세 장은 꽃잎이 아니라, 꽃받침입니다. 위 사진에서 파란 색과 주홍색 무늬를 가진 세 장을 어제는 바깥쪽 꽃잎이라고 했는데, 그게 아니라 꽃받침이라는 말씀입니다.
그리고 꽃잎은 그 세 장의 꽃받침과 어긋나게 돋아난 부분이지요. 가장자리가 밋밋하되, 끝이 브이 자로 갈라진 것이 바로 꽃잎입니다. 사진에서 제가 빨간색 선으로 표시한 부분입니다. 그리고 초록색 선으로 표시한 그 안쪽 부분, 그러니까 바깥쪽 꽃잎보다 작으면서 꽃받침과 같은 방향으로 난 것은 암술입니다. 어제 저는 수술이 변해서 꽃잎이 됐다고 했는데, 그건 틀린 이야기였습니다. 수술은 독특하게 생긴 암술의 뒷 부분에 숨겨 있고 그 안에 꿀샘이 있는 겁니다.
정리하면 붓꽃과의 꽃은 세 장의 꽃받침과 세 장의 꽃잎으로 이루어졌다고 해야 하겠습니다. 세 장의 꽃잎 안쪽에는 세 개의 암술이 독특한 형태로 돋아나 있는 것입니다. 바로 잡으면서 보니, 어제의 글은 죄다 틀린 것 투성이네요. 이 구조를 달리 설명할 때에 쓰는 용어가 화피(花被)입니다. 꽃잎과 꽃받침을 구별하지 않고 화피라 부르는 것입니다. 화피라고 쓸 때에는 내화피와 외화피로 나누어 설명하는데, 이때에 꽃받침은 외화피가 되고, 꽃잎이 바로 내화피가 되는 겁니다.
이 내화피의 모습에는 다양한 차이가 있습니다. 대개의 내화피는 꽃받침인 외화피가 바깥으로 젖혀지는 것과 달리 곧추서는 특징을 가지지만 전혀 다른 모습으로 돋아나는 내화피도 있습니다. 위의 사진을 보시면 알 수 있습니다. 왼쪽의 꽃은 곧추섰지만, 오른쪽의 꽃은 앙증맞을 정도로 암술보다 훨씬 작은 크기로 작게 돋았지요. 모양은 다르지만 앞에 말씀드렸듯이 기본 얼개는 똑같습니다.
정확하지 않으면 올바른 답을 얻을 때까지 묻고 또 물어서 확실히 알아내야 한다는 걸 원칙으로 하면서도 그걸 제대로 지키기 어려운 건 게으름 때문일 겁니다. 알면서도 제대로 실천하지 못한 탓에 오늘은 공연히 여러 분들께 공부하며 돌아보아야 하는 귀찮음을 남겨드렸습니다. 제가 이렇게 설명드리지 않아도 이미 다 아시는 분들도 많을 줄 압니다만, 일단 제가 틀린 부분만큼은 이렇게라도 고쳐야 하지 싶어서 여러분들의 소중한 메일함에 한 건의 이메일 부질없이 쌓았습니다. 죄송합니다.
아직 채 다 하지 못한 붓꽃과 식물의 이야기는 다시 또 이어가겠습니다.
고맙습니다.
고규홍(gohkh@solsu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