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 위에서 노는 독사
천장사에 계실 때의 일이다. 어느 여름밤이었다. 만공 스님이 큰방에 볼 일이 있어 경허 스님이 누워 계시는 그 앞으로 불을 들고 지나가다 얼결에 보니, 스님의 배 위에 길고 시꺼먼 뱀이 척 걸쳐 있었다.
만공 스님이 깜짝 놀라
『스님 이게 무엇입니까?』하니, 경허 스님이
『가만히 두어라. 싫컨 놀다 가게.』
하고는 놀라지도 않고, 쫓지도 않고, 그대로 태연히 누워 계실 뿐이었다.
얼마 후 선사의 법문이 있으셨다.
『이런 데에 마음이 조금도 동요됨이 없이 자기 공부에 정진해 가야 하느니라.』
* 목석木石으로 더불어 같으냐, 다르냐? 만고 영웅들이여, 차라리 천하는 정복하기 쉬워도 자기 정복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자기 정복을 하지 못하는 사람에게 불이법문不二法問을 묻지도 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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