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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루교육

[스크랩] 사회인 야구에서의 도루

작성자야구레전드|작성시간24.06.17|조회수0 목록 댓글 0

어쩌면 사회인야구의 경기 수준의 척도 중에 하나가 도루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사회인야구를 처음 시작했을 무렵, 어떤 팀과 연습경기를 하는데 그 팀에서 그런 조건을 걸더군요.

포수 에러는 없는 것으로 하고, 도루도 없는 것으로 하자고...

저희 팀은 그런 조건으로 야구를 해 본적이 없어서 좀 찜찜했지만, 뭐 워낙 그 팀에서 사정을 해서 그렇게 하기로 하고 경기를 했습니다.

 

그런데 이게 아주 단순한 조건이 아니었습니다.

야구가 상당히 단순해지더군요.

 

도루가 없는 경기...

제 기억으로는 무지하게 무미건조했던 것으로 기억이 됩니다.

 

사회인야구 제일 아래 수준의 경기를 보면,

안타 없이 득점이 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일단 포볼이나 데드볼(저는 데드볼이란 단어가 정감이 갑니다)로 타자를 출루 시킨 후 당연히 2루, 3루로 도루하고, 다음에는 투수의 폭투로 점수가 나는 순서지요...^^

2루고, 3루고 간에 포수가 송구를 하지 않는 경우도 많고, 송구를 하더라도 뭐 거의 잡겠다는 의지보다는 흉내에 가깝죠.

 

수준이 조금 올라가면 2루까지는 도루하는데, 3루까지는 도루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그래도 일단 3루 도루를 시도하게 되고,

이 정도 수준에 이르면 3루에서 홈에 들어오는 경우의 수에 3루 도루를 막기위해 던진 포수송구가 3루 뒤로 빠지는 것이 더해지지요.

 

여기까지의 제일 큰 문제점은 이 수준의 사회인야구까지는 일단 포수가 선수출신이 아닌 경우가 많습니다.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비선수출신이 마스크를 쓰고 앉아서 2루까지 노바운드 혹은 직선에 가까운 원바운드로 송구를 하기가 쉽지 않다는 거죠.

 

이제 사회인야구 1부 수준으로 가볼까요~~

 

사회인야구 1부쯤 되면 팀 대부분의 포수가 선수출신으로 바뀝니다.

경기 시작하기 전 연습투구가 끝난 뒤 마지막으로 2루에 포수가 공을 던지게 되는데, 일단 여기에서부터 전력탐색은 시작됩니다.

 

엄청난 송구를 보여줘서 상대팀의 도루시도자체를 포기시키는 경우도 많구요.

 

암튼 마스크를 선수출신이 쓴다는 것만으로 일단 도루시도는 그 이전 수준에 비해 반 이하로 감소하게 됩니다. 저도 요즘에는 거의 도루시도를 하지 않습니다. 주로 1,2번에 타순이 배치되어서 저희 팀의 강력한(?) 중심타순에 맡긴다는 의미도 크지만 저희와 경기를 하는 팀 대부분의 포수들 어깨가 정말 장난이 아니거든요. 혹 뛰다가 반도 못가서 죽는 참사가 발생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항상 저를 슬프게 합니다.

 

사회인리그 1부 쯤 되면 도루하기가 그다지 호락호락하지 않게 되면서 그동안 전혀 문제가 되지 않았던 여러가지 부수적인 문제들이 중요한 문제로 대두됩니다.

 

이를테면 견제, 투수보크, 2루 견제를 위한 투수와 내야수와의 호흡, 주자의 슬라이딩, 도루 타이밍 잡기 등등 이지요.

 

예를 들어보지요...

 

저희 팀에는 대학 동아리야구에서 단련된 상당히 기본기에 충실하고 날렵한 후배가 한 명 있고, 또 체중 100킬로그램에 달하는 선배 한 분이 계십니다.

 

후배 넘은 보통 체중이라 스피드 면에서 당연히 선배보다 빠르고, 슬라이딩도 선수급입니다. 리드폭도 상당히 넓어서 투수가 견제를 하면 1루에 슬라이딩으로 들어가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 녀석은 포수가 선수출신이든 아니든 도루를 시도하는 성공률이 상당히 낮습니다. 또 왜 그런지 모르겠는데, 이 녀석 도루할 때면 꼭 포수 송구가 자연태그가 가능하도록 기가 막히게 들어오더군요.

 

우리 선배의 경우도 심심치 않게 도루를 시도하는 편입니다. 역시 포수의 선수출신 유무를 안 가리시고, 심지어는 투수가 좌투수일 경우에도 개의치 않는 용감한 분이시죠...^^ 리드 폭이 상당히 짧습니다. 거의 도루를 할 의사가 없다는 걸 모두에게 알리는 듯이...

 

그런데 이 선배의 경우 도루사가 거의 없습니다.

그리고 재밌는 것은 이 선배가 도루를 할 경우 2루에 포수송구가 잘 날아오지 않는다거나 포수송구가 옆으로 삐지거나 원바운드로 오는 등 송구가 정확하지 않다는 점입니다.

 

이유가 뭘까요?

 

...

 

 

이유는 도루 타이밍을 얼마나 정확하게 잡는가에 달린 문제입니다.

 

타격습관하고도 차이가 있는데, 후배의 경우에는 타석에서 공을 예측하지 않는 스타일입니다. 그냥 순수한 히터죠...^^ 선배의 경우에는 거의 대부분의 타격을 투수와의 머리싸움의 결과로 하는 스타일입니다. 따라서 주자로 나가 있을 때도 볼카운트에 따라 다음 번에 투수가 던질 공이 직구로 스트라익을 던진 시점인지, 변화구로 볼을 던질 시점인지를 판단한 후에 뛰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 것만으로도 사회인야구에서 도루성공률은 상당한 차이를 보이게 됩니다.

 

그리고 또 중요한 것은 투수의 피칭폼을 빼앗는 것입니다.

 

후배같은 경우는 스타트가 상당히 늦는 편인데 반해, 선배의 경우는 좌투수일 경우에도

"어~ 저거 걸린거 아냐?" 하는 시점에 스타트를 끊더군요.

뭐 놀라운 능력이죠...

 

아직까지는 1부의 경우라도 5이닝 정도는 비선수출신 투수가 마운드를 지켜야하기 때문에 이 점도 무척 중요한 부분입니다. 비선수출신 투수라면 어느 정도 경험있는 투수라도 주자를 놓고 퀵모션까지 신경써가면서 승부가 가능한 경우가 그렇게 흔하지 않습니다.

 

저도 한 3년 정도 포수를 했었는데, 제 경험에 의하면 주자들의 얼굴이나 행동을 유심히 보고 있으면 이번 투구에 도루를 할지 말지를 어느 정도 파악할 수가 있었습니다. 저는 그런 저만의 방법으로 피치아웃도 많이 했었습니다만, 피치아웃을 해도 잡을 확률은 반반이더군요. T.T

 

많은 사회인야구팀들이 주루연습이나 도루연습 등을 등한시 합니다.

타격하고 수비연습하기도 빠듯한 시간들이라 그런 줄 저도 충분히 이해합니다만, 좀더 강팀으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좀더 짧은 거리를 효과적으로 뛰는 주루연습이 반듯이 필요하고, 도루하는 요령도 선수출신에게 배워야 합니다. 또 그 역으로 수비방법도 고민해야겠지요.

 

요즘은 이론이 많이 바뀌고 있는 추세라고 합니다만,

베이스를 돌 때 베이스 안쪽을 왼쪽 발로 밟고 턴을 해야한다는 다소 고전적인 이론의 베이스러닝에 대해서 금시초문인 사회인야구인들이 정말 수없이 많습니다. 심지어는 가르쳐줘도 발이 잘 맞지 않는다면 몇번 해보다 포기하는 경우도 많지요.

 

얼마 전에 저희 팀 선수출신이 앞서 말한 후배에게 이런 지적을 하더군요.

"야~ 너 왜 도루할 때 오른발이 먼저 출발하냐?"

"..."

 

몰랐던 겁니다...

자기가 도루할 때 오른발이 먼저 나가는지...

왼발이 먼저 크로스되서 스타트를 끊어야 하는지를...

 

곰곰히 생각해보면 오른발이 먼저 나가는 게...

훈련소에서 제식훈련할 때 오른발과 오른손이 같이 나가는 고문관의 행동처럼 정말 어이없는 일이지만, 자세히 살펴보면 그런 분들이 많더군요.

 

이야기가 길어졌습니다만,

하고 싶었던 이야기는 도루도 배워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번 주에는

 

한번씩들 자신의 도루 스타트 끊는 장면을 비디오로 찍어들 보시고,

초시계로 베이스간 런닝타임도 재보시는 시간을 갖으시기 바랍니다.

 

베이스도 왼발로 밟고 돌아보시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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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원문 : 전국사회인야구연합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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