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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보] 새움의 첫 총서!『맑스주의 역사 강의: 유토피아 사회주의에서 아시아 공산주의까지』발간!

작성자게슴츠레|작성시간10.07.31|조회수64 목록 댓글 0

[출판사 보도자료]

 

| 맑스주의 역사 강의: 유토피아 사회주의에서 아시아 공산주의까지

맑스주의 역사 강의: 유토피아 사회주의에서 아시아 공산주의까지

국내 저자가 쓴 새로운 ‘맑스주의 역사’ 입문서이다. 맑스 이전의 유토피아 사회주의부터 중국 혁명을 비롯한 아시아 공산주의 운동까지 소개하는 책이다. 맑스주의 사상의 역사뿐 아니라 운동의 역사도 함께 다루고 있으며, 일반 대중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최대한 객관적이고 친절하게 서술하고 있다.

맑스주의의 역사는 고정불변의 역사가 아니라 사회변혁을 위해 끊임없이 자신을 극복해 나간 역사이다. 그리고 이 책은 각 시대의 맑스주의자들이 자신이 직면한 조건들 속에서 새로운 사회를 이룩하기 위해 어떤 노력을 기울였는지를 설명한다.

『맑스주의 역사 강의』는 ‘세미나 네트워크 새움’과 그린비가 함께 출간하는 <새움 총서>의 첫 번째 책이다. 새움은 자본, 국가, 미디어에 종속되지 않고 독립적으로 맑스주의를 비롯한 진보적 지식을 연구하는 공간으로, 앞으로 ‘맑스주의’, ‘유럽중심주의’, ‘현대 정치철학’ 등 다양한 주제를 다루는 책을 출간할 예정이다.
 

목차 & 미리보기

 붕괴론의 한계 때문에 제2인터내셔널이 실패했다면, 이 실패를 이론적으로 극복한 것이 레닌의 『제국주의』입니다. 여기서 레닌은 선진 자본주의 국가에서 붕괴가 일어나지 않은 이유를 제국주의라는 자본주의의 새로운 단계로 설명합니다. 동시에 제국주의 국가로부터 이전된 모순이 다른 곳에서 폭발할 것이라고 주장하면서 러시아혁명이라는 현상에 부합하는 설명을 할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제국주의』의 가장 결정적인 성과는 러시아와 같은 후발 자본주의 국가에서도 혁명이 일어날 수 있다는 것을 맑스주의의 이론틀 내에서 설명했다는 것입니다. _ 263쪽 (7강 「러시아혁명과 레닌(2)」중에서)
 
자유주의와 공산주의의 핵심적 차이는, 공산주의는 개인의 발전이 동시에 다른 사람의 발전의 조건이 되는 사회적 관계를 추구한다는 점입니다. 공산주의 사회와 계급 사회의 차이는 사회적 관계의 방식이 달라지는 것, 즉 사람과 사람의 관계 맺음의 방식이 달라지는 것입니다. 자기들이 아무리 혁명적이고 전복적이라고 주장한다 해도, 그 사람의 주장에 대한 평가기준은 사회적 관계망에 대한 고려가 있느냐 없느냐여야 합니다. 그것이 없으면 자유주의입니다. _ 44쪽 (1강 「자본주의의 발전과 맑스 이전의 사회주의」중에서)
 
어떻게 보면 마오주의는 전통적인 맑스주의로부터 상당히 이탈한 것이어서, 이것이 진짜 맑스주의인지에 대해 부정적으로 보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하지만 동시에 그렇기 때문에 의미가 있는 것이죠. 지금까지 우리는 맑스주의의 흐름이라는 것이 도저히 하나의 단일한 흐름이라고 말할 수 없는 것임을 보았습니다. 레닌까지만 해도 맑스가 얘기했던 틀을 크게 벗어나지 않으려는 의식적인 노력을 합니다. 그런데 마오에게 오게 되면 그런 의식도 희박해집니다. 어찌 보면 이것이 맑스주의가 갖는 생명력이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마오가 얘기한 것처럼 마오주의는 이론이 아니라 현실과 실천에서 출발하기 때문에, 실천의 새로운 조건이 주어진다면 이론은 그에 맞추어 얼마든지 변화될 수 있다는 걸 보여 주었습니다. _ 360~361쪽 (9강 「중국혁명과 마오주의」중에서)

목차
들어가면서  9
 이 강의의 목표  9
 혼란스러운 개념들 정리  11
  ① 사회주의와 공산주의  12│② 맑스주의  18│③ 용어상의 혼란  20
 
1강 _ 자본주의의 발전과 맑스 이전의 사회주의  25
 자본주의의 발전과 사회주의의 등장  26
 정치적 노선의 사회주의: 바뵈프와 블랑키  29
   ① 가난한 자들의 봉기  29│② ‘프롤레타리아트 독재’에 관한 오해  32
 경제적 노선의 사회주의: 생시몽, 푸리에, 프루동, 바쿠닌  36
   ① 생산력발전에 대한 낙관과 비관  36│② 정치적 행동과 직접행동  44
 
2강 _ 맑스・엥겔스의 초기 사상  51
 자유주의자에서 사회주의자로  53
 자본주의와 소외: 『1844년의 경제학-철학 초고』  56
   ① 이 텍스트가 지니는 의미  56│② 사적 소유와 상품생산의 철학적 해석  58
   ③ 변증법: 혁명적 변화의 철학적 원리  61│④ 인간의 유적 본질과 소외의 극복  63
 유물론적 역사이해: 「포이어바흐에 대한 테제들」, 『독일 이데올로기』  65
 맑스주의의 기초 확립: 『공산당 선언』  70
   ① 『공산당 선언』의 역사적 의미  70│② 유물론적인 자본주의 분석  74
   ③ 자본주의의 붕괴와 사회주의로의 이행  76│④ 공산주의에 대한 전망  79
 
3강 _ 맑스・엥겔스의 후기 사상  85
 착취의 과학적 해명: 잉여가치론  85
 제1인터내셔널: 국가주의・아나키즘과의 대결  89
   ① 제1인터내셔널의 결성  89│② 아나키즘과의 대립  92│③ 국가주의의 대두  95
 파리코뮨과 새로운 국가론: 『프랑스 내전』  97
 라살레파와의 대결: 『고타강령 초안 비판』  104
   ① 독일 노동운동의 통합과 「고타강령」  104│② 노동전수익권 비판  107
   ③ 형식적 평등과 실질적 평등  109│④ ‘철의 임금법칙’ 비판  112
 맑스 사상의 체계화: 『반뒤링』, 『포이어바흐와 독일 고전철학의 종말』  115
   ① 최초의 맑스주의 교과서  116│② 엥겔스의 해석 문제  118
 
4강 _ 제2인터내셔널의 논쟁들(1)–수정주의 논쟁과 총파업 논쟁  127
 분열의 시작  131
 수정주의 논쟁  133
   ① 수정주의와 개량주의  133│② 수정주의의 등장  134│③ 정통파의 입장: 붕괴론  135
   ④ 베른슈타인의 수정주의  137
   ⑤ 사회개량이냐 혁명이냐: 베른슈타인과 룩셈부르크의 논쟁  141
 총파업 논쟁  150
   ① 총파업이란 무엇인가  150│② 아나코-생디칼리즘과 총파업  153
   ③ 맑스주의와 총파업  155│④ 맑스주의의 총파업 수용: 1905년 혁명과 『대중파업』  160
 
5강 _ 제2인터내셔널의 논쟁들(2)–반전 논쟁과 식민지 논쟁  171
 반전 논쟁  171
   ① 반전 논쟁의 역사적 배경  171│② 방어 전쟁의 논리  175
   ③ “전쟁에는 전쟁으로”: 「슈투트가르트 결의안」  179
 식민지 논쟁  184
   ① 자본주의의 발전과 식민지 점령  184│② 수정주의자들의 식민지관  187
   ③ 혁명적 사회주의자들의 수정주의 식민지관 비판  197
 
6강 _ 러시아혁명과 레닌(1)–1917년 이전의 러시아와 레닌  201
 러시아혁명의 배경  201
   ① 러시아혁명의 전사(前史)  202│② 인민주의자들의 등장  203
   ③ 초기의 러시아 맑스주의: 2단계 혁명론  206
 러시아혁명의 새로운 흐름  210
   ① 러시아 사회민주당의 창립  210│② 레닌의 전위당 이론: 『무엇을 할 것인가?』  214
   ③ 1905년 혁명과 소비에트  219│④ 1905년 혁명에 대한 맑스주의자들의 평가  225
 
7강 _ 러시아혁명과 레닌(2)–1917년 혁명과 소련의 성립  229
 2월 혁명에서 10월 혁명으로: 사회주의혁명으로의 발전  229
 맑스주의 국가론을 다시 생각하다: 『국가와 혁명』  239
 10월 혁명의 과제들  246
   ① 혁명이 직면한 문제들  247│② 서유럽 혁명의 불발  249│③ 전시공산주의  253
 새로운 시대의 맑스주의: 『제국주의』  256
 신경제정책(NEP): 이보전진을 위한 일보후퇴  264
 
8강 _ 코민테른과 스탈린 체제  273
 코민테른의 성립  273
 스탈린과 소련의 발전방향을 둘러싼 논쟁들  279
   ① 스탈린의 부상  279│② 스탈린의 권력장악  285│③ 정치투쟁 과정에서의 논쟁들  287
 스탈린 시기의 소련과 스탈린주의  291
   ① 일국사회주의론  291│② 스탈린 테러  297│③ 스탈린주의를 어떻게 볼 것인가?  301
 
9강 _ 중국혁명과 마오주의  309
 중국 공산당의 형성: 신해혁명에서 대장정까지  309
 옌안 시대  320
   ① 대중 노선의 본격화와 『옌안문예강화』  321
   ② 추상적 교리에서 구체적 정세로: 『실천론』과 『모순론』의 변증법 재해석  325
 공산주의 중국의 성립과 새로운 사회를 위한 시도들  333
   ① 제1차 5개년 계획  333│② 의도와 결과의 괴리: 대약진운동  337
 혁명은 계속된다: 문화대혁명  345
   ① 문화대혁명의 발발  345│② 문화대혁명의 문제의식: 「문혁 16조」  349
   ③ 홍위병운동의 확산과 문혁의 성격 전화  353│④ 문화대혁명의 의의  358
 
10강 _ 맑스주의의 새로운 흐름들  363
 웨스턴 맑시즘  364
   ① 웨스턴 맑시즘의 등장과 전개  364│② 그람시의 맑스주의  373
   ③ 프랑크푸르트 학파  377│④ 68혁명 이후의 맑스주의들  381
 아시아 공산주의  393
   ① 아시아 공산주의의 과제와 특징  393│② 동아시아 공산주의의 전개과정  400
   ③ 그 외 지역의 공산주의  411
 
나가면서  417
 
더 읽을 책들  422
찾아보기  431
 

책 소개(보도자료)

새로운 시대를 위한 국내 저자의 맑스주의 역사 입문서
운동과 사상의 흐름으로 맑스주의 역사 읽기
 
맑스라는 이름을 입에 담는 것만으로도, 그 이름이 적힌 책을 가지고 있는 것만으로도 신변의 위협을 느껴야 했던 시대가 지나간 지도 한참이 되었다. 냉전 종식과 민주화 이후 한층 자유로워진 사회 분위기 속에서, 맑스의 저작들은 해금(解禁)을 넘어 하나의 고전이 되었고, 최근에는 필독교양서 목록에 이름을 올리고 있기도 있다. 다른 한편으로, 신자유주의가 실패했다는 진단이 나오고 전 세계적으로 대중의 저항이 거세지면서 자본주의의 강력한 비판자로서 맑스의 사상이 다시 한 번 주목받고 있다. 이처럼 우리의 오늘은 맑스주의를 편견 없이 공부할 수 있게 된 시기이자, 신자유주의의 가혹한 통치로 인해 맑스주의를 다시 읽을 것을 요청받고 있는 시기이지만, 그럼에도 맑스주의 사상의 흐름을 한눈에 조망할 수 있게 해주는 우리 시대의 맑스주의 역사서는 여전히 찾아보기 힘들다. 기껏해야 외국의 책을 번역한 20~30년 전의 책들만을 구해 볼 수 있는 것이 오늘의 상황이다.
한형식의 『맑스주의 역사 강의: 유토피아 사회주의에서 아시아 공산주의까지』는 새로운 맑스주의의 역사 입문서가 필요하다는 문제의식 아래 저술된 책이다. 이 책은 자본주의의 운동법칙을 밝혀냈고, 그것의 비인간성을 폭로했으며, 새로운 사회의 전망을 제시했던 맑스․엥겔스의 사상과 그 이후 맑스주의의 역사를 서술한다. 지금까지 국내에 ‘맑스주의의 역사’를 서술한 몇 권의 책이 소개되었지만, 대부분 외국 학자의 작업을 번역한 것이었고, 특정한 정치적 입장이 강하게 반영된 경우가 많았다. 이와 달리 『맑스주의 역사 강의: 유토피아 사회주의에 아시아 공산주의까지』(이하 『맑스주의 역사 강의』)는 국내 저자의 집필서로, 최대한 객관적인 시각으로 맑스주의의 역사에 접근하고 있다. 이 책의 또 다른 장점은 맑스주의에 대한 사전지식이 전혀 없는 일반인과 학생도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수준으로 논의를 전개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동안 접할 수 있던 책들이 역사적 배경에 대한 설명 없이 이론 위주로 서술되어 일반 대중이 이해하기 힘들었던 반면, 이 책은 ‘맑스주의’가 대중과 결부되어 있는 사상임을 강조하면서 역사적 배경과 이론의 형성과정을 친절하게 설명해 주고 있다.
이 책은 운동과 사상의 종합으로서의 맑스주의의 역사를 개관한다. 맑스주의 사상은 세상을 바꾸려 한 운동 속에서 형성되었고 또 계속해서 자신을 극복하며 발전했기 때문에, 운동과 역사를 통해 살펴봐야 맑스주의를 객관적으로 이해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 책은 맑스주의에 관심을 갖고 있지만 그 역사가 지닌 의의와 한계를 알지 못했던 이들에게는 좋은 입문서가, 맑스주의에 대해 막연한 통념을 갖고 있던 이들에게는 그간의 오해를 불식시켜 줄 책이 될 것이다.
 
『맑스주의 역사 강의』는 ‘세미나 네트워크 새움’과 그린비가 펴내는 <새움 총서>의 첫번째 책이다. ‘세미나 네트워크 새움’(http://club.cyworld.com/seumnet)은 자본, 국가, 미디어에 종속되지 않고 독립적으로 활동을 벌여 나가는 연구자들이 모인 공간이다. 맑스주의를 중심으로 진보적 지식을 공부하고 또 세미나와 강의를 통해 대중과 나누고 있다. 『맑스주의 역사 강의』도 저자가 지난 4년간 ‘새움’에서 진행해 온 ‘맑스주의의 역사’ 강의를 책으로 펴낸 것이다. 현재 ‘새움’은 ‘맑스주의’, ‘생태 문제’, ‘유럽중심주의’, ‘현대 정치철학’ 등 다양한 주제들을 특정한 정치적 입장에 치우치지 않고 연구하고 있으며, 앞으로 그 과정에서 얻은 성과물들을 책으로 출간해 대중과 접촉할 계획을 갖고 있다.

19세기에서 20세기까지, 유럽에서 아시아까지 맑스주의 전체 역사를 한눈에

총 10강으로 구성된 『맑스주의 역사 강의』는 맑스 이전의 유토피아 사회주의에서 20
세기의 아시아 공산주의 운동까지를 다룬다. 1강에서는 ‘정치적 노선’의 사회주의와 ‘경제적 노선’의 사회주의를 구분하면서 맑스 이전과 당대의 사회주의를 소개한다. 2~3강에서는 이 두 노선을 계승·발전시킨 맑스·엥겔스의 사상을 설명한다. 그들 사상의 발전과정을 추적하면서 역사와 사회를 이해하는 그들의 방식(유물론적 역사이해)과 자본주의 분석(자본주의는 생산과정에서 필연적으로 착취를 발생시킨다는 것, 그리고 자본주의는 역사적인 체제이므로 언제가 반드시 붕괴한다는 것)의 고유성을 해명한다. 그리고 국제노동자연맹(제1인터내셔널)에서 벌어진 아나키즘 및 국가주의 경향과의 논쟁을 살펴본다. 4~5강에서는 맑스·엥겔스 이후 결성된 제2인터내셔널에서의 논쟁들을 다룬다. 맑스주의에 약간의 수정을 가하려 했지만 결국 맑스 사상의 대전제까지 부정한 에두아르트 베른슈타인(Eduard Bernstein)의 수정주의와 그를 비판한 혁명적 사회주의자들, 즉 블라디미르 레닌(Vladimir Lenin)과 로자 룩셈부르크(Rosa Luxemburg) 등의 논쟁을 주로 소개한다(수정주의 논쟁, 총파업 논쟁, 반전 논쟁, 식민지 논쟁). 6~7강에서는 최초의 사회주의 혁명인 러시아 혁명의 전개과정과 그 이론적 토대를 이룬 레닌의 사상을, 8강에서는 레닌 사후 소련에서 스탈린(Iosif Stalin)이 권력을 장악하고 스탈린 체제가 성립하는 과정을 설명한다. 9강에서는 중국 혁명의 흐름과 마오쩌둥(毛澤東)의 사상을 다루며, 10강에서는 제2인터내셔널 이후의 서구 맑스주의 경향들과 중국 이외의 아시아 지역 공산주의 운동을 소개한다.

맑스주의라는 이름은 언제나 치열한 이론적·정치적 투쟁이 벌어지는 장(場)을 의미해 왔다. 맑스·엥겔스 자신들이 논쟁과 비판을 통해 입장을 정립해 나갔으며, 그들을 계승한 맑스주의자들도 마찬가지였다. 그렇기 때문에 『맑스주의 역사 강의』 역시 각각의 시대·지역의 핵심적인 맑스주의 사상가들·저작들을 중심으로 다루면서, 그것들 간의 논쟁, 대립, 영향관계에 주안점을 두고 논의를 전개해 나가고 있다.

맑스주의의 역사를 어떻게 읽을 것인가?

▷역사적 맥락 속에서 맑스주의를 이해하려는 시도

『맑스주의 역사 강의』는 맑스주의의 역사를 서술하고 있지만, 사실들만을 나열하는 역사책은 아니다. 이 책의 특징 중 하나는 ‘역사적 맥락’을 고려하면서 맑스주의를 대표하는 사상과 논쟁을 이해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 점이 중요한 이유는 다음과 같다. 즉 맑스주의는 ‘세계를 변화시키기 위한’ 사상이며, 맑스주의의 이론들과 논쟁들 역시 구체적 현실을 지양하는 것을 목표로 삼으면서 형성되었기 때문이다. 역사와 분리해 이론을 설명하는 것은 바람직하지도 않고 가능하지도 않으며, 특히 현실의 사회적·정치적 배경과 깊은 연관을 맺으면서 형성된 맑스주의의 경우에는 더더욱 그렇다는 것이 저자의 생각이다. 따라서 당시의 정세를 알지 못한 채 그 이론들과 논쟁들을 보게 되면 어떤 의도에서 그런 이야기들이 나왔는지를 제대로 파악할 수 없게 된다.

예를 들어, 9강에서는 마오쩌둥의 대표적인 저작인 『실천론』과 『모순론』을 설명한다. 이 두 책은 그 자체로는 이론과 실천의 관계, 모순의 성격을 이론적으로 논의하는 책이다. 마오는 『실천론』에서 인식은 실천에 근거하는 것이고 진리의 기준은 실천에 달려 있다고 이야기하며, 『모순론』에서는 모순은 언제 어디서나 존재하지만, 그 구체적 양상은 상황에 따라 다르다는 논의를 펼친다. 저자는 역사적 맥락에 대한 고려 없이 이 텍스트들만을 읽는다면 마오쩌둥이 1937년에 왜 이런 이야기를 했는지를 알 수 없게 된다고 말한다. 마오가 『실천론』을 저술한 것은 당시 중국 공산당에 막대한 영향력을 미치고 있었던 소련 출신 지도자들이 소련의 이론적 틀을 중국 현실에 그대로 끼워 맞추려 한 태도를 비판하기 위해서였다. 또한 『모순론』을 통해서는 공산당 내에는 모순이 없다는 소련의 입장을 비판하고, 사회주의 혁명이 성공한 사회에도 ‘모순’이 존재하므로 ‘끊임없는 혁명’이 필요하다는 것을 강조하고자 했던 것이다. 이처럼 맑스주의는 사회정치적 현실과 분리되어 존재하는 사상이 아니기 때문에, 역사적 맥락을 고려하면서 이해해야 한다는 것이 저자의 주장이며, 『맑스주의 역사 강의』는 사상이 등장한 현실적 배경을 설명하는 데 큰 비중을 두고 있다.

역사적 배경이 중요한 또 하나의 이유는 냉전 시대에 유포된 악선전들이 맑스주의에 대한 심각한 오해를 초래했고, 특히 한국처럼 냉전의 영향을 깊이 받은 지역에서는 오해가 한층 더 심하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저자는 1강에서 악명 높은 ‘프롤레타리아트 독재’ 개념에 대한 오해를 지적한다. 주지하다시피 맑스·엥겔스는 프롤레타리아트가 정치권력을 장악한 뒤에 ‘프롤레타리아트 독재’를 실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리고 이 ‘독재’(dictatorship)라는 표현이 후대에 와서 “맑스주의는 민주주의를 부정한다”는 통념을 낳았다. 하지만 저자에 따르면 맑스의 시대에 dictatorship은 오늘날과 달리 ‘독재’가 아니라 ‘통치 일반’을 가리키는 단어였다. 따라서 ‘프롤레타리아트 독재’는 단순히 ‘프롤레타리아트의 통치’를 의미하는 표현이었다. 하지만 역사의 변천 속에서 dictatorship은 ‘강압적 전제정치’를 의미하는 단어가 되었고, ‘프롤레타리아트 독재’도 반민주적 통치를 의미하는 개념으로 받아들여졌다. 그리고 이는 냉전 시기 현실 사회주의 진영을 ‘전체주의’로 규정하는 데 악용되기도 했다.

▷사상의 역사가 아닌 ‘운동과 사상’의 역사로서의 맑스주의

이 책의 또 다른 특징은 맑스주의 ‘사상’의 역사만을 다루는 것이 아니라 ‘운동’의 역사까지 포괄하고 있다는 것이다. 맑스주의의 사상들은 언제나 운동과의 연관 속에서 성립했기 때문이다. 이런 의미에서 저자는 현실의 운동보다 추상적 이론에 집중하는 ‘서구 맑스주의’를 비판적으로 바라보며(저자는 이런 이론주의적 경향의 강세가 냉전 시기 서구의 장기호황에 힘입고 있음을 지적한다), 또 별다른 실천적 의미가 없는 서구 이론을 수입하는 데만 몰두하는 한국 진보진영에 일침을 가하기도 한다.

맑스주의 이론들의 의의는 그것이 운동 속에서 산출한 효과를 인식할 때만 온전히 파악될 수 있다. 7강에서 저자는 레닌의 『제국주의, 자본주의의 최고 단계』(이하 『제국주의』)의 의의는 단순히 ‘제국주의’ 현상을 이론적으로 분석한 데 있는 것이 아니라고 주장한다. 대신 그는 자본주의가 필연적으로 제국주의 단계로 나아갈 수밖에 없으며, 제국주의 열강들의 가혹한 식민통치가 피식민 지역의 저항 운동을, 더 나아가 혁명을 낳는다는 것을 해명한 점이 『제국주의』의 의의라고 이야기한다. 레닌 이전 대부분의 맑스주의자들은 사회주의 혁명은 선진 자본주의 국가에서만 일어날 수 있다고 생각했고, 따라서 후진국들과 식민지들의 저항 운동에는 거의 관심을 갖지 않았다. 이런 통념을 깨고 “후진 자본주의 국가에서도 혁명이 일어날 수”(263쪽) 있음을 밝힌 것이 레닌의 공적임을 저자는 강조한다.

주어진 현실을 극복하는 과정에서의 이론적 갱신에 주목하는 저자는 아시아의 운동에도 관심을 기울인다. 기존의 맑스주의자들이 산업노동자계급만이 혁명적인 계급이라고 믿었던 반면, 중국(과 그 외 아시아 지역) 혁명에서는 당시 인구의 대다수를 차지했던 농민도 혁명적일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소련에서 농업집단화를 통해 농민계급을 분쇄하려 했던 것과 달리, 농촌공동체를 파괴하지 않으면서 산업화를 이루기 위한 ‘대약진운동’과 같은 시도를 전개했던 것이다. 또한 ‘문화대혁명’은 맑스주의의 전통적인 주장인 ‘토대의 변혁’에서 이탈해 ‘상부구조의 혁명’을 더 강조한 사례이다. 그리고 문화대혁명은 대규모의 대중 동원이 이루어졌다는 의미에서만이 아니라 “맑스주의의 역사에서 새로운 조류의 등장”(359쪽)이라는 의미에서도 새롭고 중요한 현상이라는 것이 저자의 설명이다.

이처럼 맑스주의의 역사는 자신이 직면한 현실에 맞추어 변화했으며, 그 과정에서 맑스 사상의 이론틀까지 변형시키기도 했다. 자본주의의 충분한 성숙, 혁명적 계급으로서의 산업노동자계급(프롤레타리아트), 상부구조보다 토대의 변혁이 결정적이라는 믿음 등이 역사 속에서 변형 혹은 부정되었다. 그러나 저자는 이런 변형, 이탈이 오히려 의미를 지니는 것임을 강조한다. “150년 전에 출발했던 맑스주의의 이론적 틀을 가지고는 온전히 설명하기가 더 이상 불가능한 현실이 있었고, 그 현실 속에서 새로운 성격의 맑스주의가 생겨났다”(415쪽)는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변용을 통해 끊임없이 자신을 갱신해 나갔기 때문에 맑스주의가 여전히 생명력을 지니고 있으며, 따라서 맑스주의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맑스주의의 역사를 살펴봐야 한다고 저자는 주장한다.

보다 객관적이고 역사적인 시각으로 맑스주의를 읽는다!

그동안 맑스주의는 사회변혁의 유효한 무기로 인정받지 못했다. 역사적으로는 냉전, 신자유주의, 현실 사회주의의 붕괴에 직면해, 이론적으로는 포스트모더니즘 등의 ‘근대성 비판’에 직면해 더 이상 주목받지 못했다. 하지만 저자는 맑스주의를 포기해선 안 된다고 주장한다. 맑스주의는 여전히 “(신)자유주의에 대한 대안의 유력한 자원”(418쪽)이며, 또한 “근대성과 반근대성의 변증법적 통일”(388쪽)이라는 성격을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맑스주의 역사 강의』는 오늘날에도 여전히 유의미함을 띠고 있는 맑스주의를 보다 객관적이고 역사적인 시각으로 바라볼 수 있게 해줌은 물론, 우리가 마주하고 있는 현실을 비판적으로 이해하고 극복하는 데도 유용한 지침을 제공해 줄 것이다.
 
 
 
[경향신문 2010.07.31]
 

“마르크스주의 포기, 신자유주의 대안 자원 버리는 것”

 글·사진 김종목 기자 jomo@kyunghyang.comcom
 
ㆍ‘노동자 지식인’ 실천하는 한형식씨 출간 ‘맑스주의 역사강의

 
<맑스주의 역사강의>(그린비) 책 표지를 봤을 때 한 달에 두 세권씩 나오곤 하는 ‘마르크스 책’인 줄 알았다. ‘마르크스’를 달고 나오는 책들은 주로 번역서들인데, 이 책은 ‘국내 저자’라 눈길이 갔다. 책을 펴 지은이 소개를 보니, 철학과 박사과정 수료 한 줄에 출판사 직원·고시학원 강사·개인과외·부동산중개·주택관리·대필·식당운영 같은 밥벌이 이력이 가득하다. 지금은 ‘세미나 네트워크 새움’(이하 새움)에서 강의하고 홍보물 배포나 청소를 한다고 적었다. 마르크스주의 책과 밥벌이 이력, 지금 강의 간의 함수 관계가 있을 듯했다. 지은이 한형식씨(43)를 찾은 이유다. <맑스주의 역사강의>는 소개할 만한 책이기도 했다.

지난 26일 오전 서울 합정동 새움을 찾았을 때 한씨는 티셔츠와 반바지 차림이었다. “선생님 같은 느낌이 싫고, 학생들이 편하게 생각해주길 바라서요. 외부 강연할 때도 반바지 입고 나갑니다”라며 웃는다. 밥벌이 이력을 나열한 까닭을 물었다.

“자기 손으로 돈 버는 일을 병행하는 게 지식인의 바람직한 모델이라고 생각합니다. 독립적, 좌파적 지식인이라면 그런 삶의 방식을 고민해볼 때가 되었고요.” 한씨는 “지식인은 지식 추구 활동만 하고 대중이 먹여살리는 구조가 계몽주의 지식인이 생각하는 모델”이라며 “진보나 좌파도 그 모델에서 자유로운 사람이 없는데, 자기가 원해서 지식 활동을 한다면 거기 따르는 경제 부담도 자기가 져야 한다”고 말했다. 공부하고 노동하는 ‘지식인 노동자’나 또는 역의 ‘노동자 지식인’ 모델을 생각한 셈이다. 이들이 앞으로 지식의 주체가 되어야 한다는 말도 빼놓지 않았다.

한씨는 “우리가 ‘새움 총서’를 내기로 하고 첫권이 <맑스주의 역사강의>인데, 지은이 소개를 어떻게 할까 사나흘 고민했다. 보통 관례인 학문 이력 위주로 쓰려다 우리가 어떤 사람으로 보여지는 게 좋을까 생각했다”고 전했다. 말의 주어가 ‘나’가 아니라 ‘우리’다.

한씨는 2007년 새움을 주도적으로 만들었다. 그 때나 지금이나 ‘회원’이다. 새움엔 대표도 상근자도 없다. 강의료는 무료고, 강사료도 지급하지 않는다. 강의를 한번만 들어도 회원 자격이 주어진다. 하나뿐인 의사결정기구인 운영위원회에 참석할 수 있다. 회비는 되는 만큼 원하는 만큼 내면 된다. 말 그대로 열린 공간이다. ‘우리’는 공간 주체와 정체성을 드러내는 단어인 셈이다. 한씨는 “독립적인 연구와 교육활동을 하려는 게 목표”라며 “국가나 대학이 관리하는 학문제도로부터 자유로워지려는 시도”라고 했다.

‘마르크스주의’와 책 이야기로 화제를 옮겼다. 한씨는 새움이 만들어지고 주욱 마르크스 강의를 해왔다. 책은 강의 녹취를 풀어 다듬고 보충한 것이다. “기존의 다른 마르크스 책하고 똑같은 거라면 책을 쓸 필요도 없었다”는 한씨는 기존 마르크스주의 관련 책들이 다루지 않은 부분을 여럿 넣었다. 기본 배경 지식이 없는 이들을 위해 책에 관련한 개념과 사례를 많이 풀었다. 마르크스주의는 150여년 동안 분파간 논쟁·대결을 거치며 정치적 적대의 관계를 통해 발전했는데, 책은 이 역사와 맥락을 쉽고 상세하게 설명하고 있다. 아시아 공산주의를 한 장으로 따로 빼 정리했다. 한씨는 “서구 바깥의 마르크스주의 흐름을 소개한 것은 서유럽 중심의 불균형을 바로잡으려는 뜻”이라며 “서유럽 좌파들이 이야기하지 않은 게 제2인터내셔널 논쟁 중 식민지 논쟁인데, 그런 부분도 보완하려 했다”고 말했다.
 

한형식씨는 책에서 150여년간 진행된 마르크스주의 분파 간의 정치 투쟁, 이론 논쟁, 노선 대립의 흐름을 보여주며 마르크스주의 이론을 개간했다. 그림은 1872년 네덜란드 헤이그에서 열린 인터내셔널 대회 때 연설하는 마르크스 모습을 담은 당시 삽화. 마르크스는 이 대회에서 총평의회를 뉴욕으로 옮기자고 제안했는데, 대립 관계에 있던 바쿠닌(주의자)에게 인터내셔널의 주도권을 넘겨줄 수 없다는 뜻이었다. 그린비 제공


책의 문제 의식과 주제는 ‘지금-여기의 마르크스주의’다. 그런데 마르크스, 특히 마르크스 경제학은 한국 지식 사회나 지식 담론의 유통 시장에서 인기 없는 주제다. 그런데 왜 마르크스주의인가. 한국과 세계의 정치·경제·사회·문화 영역을 지배하는 (신)자유주의 경향과 대비하면 마르크스주의는 몽상가들의 유토피아로 취급되거나 오류의 기록으로 치부된다. 한씨는 “1990년대 초만 해도 마르크스주의를 중심으로 한 좌파가 진보를 대변했는데, 지난 10여년간 자유주의 진영이 마르크스주의자를 몰아내고 진보를 차지했다”며 “자유주의 경향도 문화주의적 접근이 주류인데, 진보 내에서 자유주의적 지향, 사회주의적 지향, 마르크스주의 지향을 구분해야 하는 것도 중요해 책에서 길게 언급했다”고 말했다.

새움은 정치·사회 활동을 하지 않고, 특정 정파의 입장을 배제한다. 몇몇 좌파 정치조직의 하부 조직 가입 권유(?)를 몇 차례 거부하기도 했다고 한다. 하지만 ‘변혁의 틀’로서의 마르크스주의 관점에서 사회를 바라보는 지적 활동이란 목표는 분명하다.

한씨는 “마르크스주의 자체가 현실을 바꾸려는 문제 의식에서 출발했다”며 “이론과 현실의 연관 관계를 보지 않으면, 이론 자체를 이해하는 게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한씨는 “서양 고대 철학하는 분이 왜 낡은 마르크스를 공부하느냐고 비웃듯 물은 적이 있다”며 “아리스토텔레스 생물학이 현대 생물학과 다르다고 아리스토텔레스를 낡은 사상가라 말하는 사람은 없는데, 마르크스에게는 그런 잣대를 들이댄다”고 말했다. 한씨는 “마르크스 유산의 어떤 부분도 계승하지 않겠다는 진보 세력도 적지 않다”며 “마르크스주의를 이렇게 대하는 것은 (신)자유주의에 대한 대안의 유력한 자원을 스스로 포기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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