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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탁구이야기]한국 사상 첫 탁구 명예의 전당에 오른 1993년 예테보리 세계 챔피언 현정화(Hyun Junghwa).

작성자빠빠빠|작성시간20.04.14|조회수621 목록 댓글 10

현정화(Hyun Junghwa. 玄静和) 현(現) 한국마사회 감독은 현역 시절 세계 탁구사에 한 획을 그은 선수입니다. 현정화는 세계탁구선수권대회 개인단식 챔피언에 오른 한국 최초의 선수이자 유일한 선수고, 역대 한국 선수 중에 올림픽 금메달, 세계선수권대회 금메달을 동시에 가지고 있는 3명(유남규, 현정화, 양영자) 중 한 명입니다. 현정화는 1993년 예테보리(Göteborg) 세계선수권대회 여자 개인단식 결승에서 대만 천징(Chen Jing)을 3-0(21-16, 21-15, 21-14)으로 이기고 금메달을 따냈습니다. 당시, 현정화가 따낸 금메달은 지금까지 넌 차이니스(Non Chinese) 마지막 금메달로 남아있습니다. 1993년 예테보리 세계 대회 여자 개인단식 현정화, 2003년 파리(Paris) 세계 대회 남자 개인단식 오스트리아 베르너 슐라거(Werner Schlager) 금메달 이후, 넌 차이니스 플레이어 중에 세계 대회 개인단식 금메달을 딴 선수는 한 명도 없습니다.


세계선수권대회에서 현정화의 성적은 더욱 눈부십니다. 현정화는 1987년 뉴델리(New Delhi) 세계 대회 여자 개인복식(양영자) 금메달을 시작으로, 1989년 도르트문트(Dortmund) 세계 대회 혼합복식(유남규) 금메달, 1991년 지바(Chiba) 세계 대회 여자 단체전(현정화, 홍차옥, 리분희, 유순복) 금메달, 1993년 예테보리 세계 대회 여자 개인단식 금메달을 따냈습니다. 현정화는 세계 대회 전 종목에서 금메달을 따내며 이른바 '세계선수권대회 그랜드슬램'을 달성했습니다. 세계선수권대회 그랜드슬램은 중국 선수 중에서도 몇 명만 가지고 있는 대기록입니다. 


(출처 : 연합뉴스. 2011년 11월 23일자)


그리고, 현정화는 현역 시절 활약을 인정받아 2010년 한국 선수 사상 최초로 탁구 명예의 전당에 헌액되었습니다. 탁구 명예의 전당은 1993년 설립되어, 지금까지 한국 선수는 현정화가 유일하게 이름을 올렸습니다. 선수 출신으로 명예의 전당에 오르려면 올림픽,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최소 5개의 메달을 가능합니다. ITTF는 보통 2년에 한 번씩 심사를 거쳐 명예의 전당 가입 자격을 부여합니다. 가장 최근인 2019년에는 중국의 리샤오샤(Li Xiaoxia), 마롱(Ma Long), 장지커(Zhang Jike)가 명예의 전당에 올랐습니다.


현정화 - "큰 상을 주셔서 감사하고 부담도 된다. 탁구를 해서 받은 상이라 더욱 의미가 깊다"(출처 : 연합뉴스. 2011년 11월 23일 자)



1993년 예테보리 세계 챔피언 현정화


(출처 : 구글)


(1993년 예테보리 세계탁구선수권대회 여자 개인단식 경기 결과)


1993년 예테보리 세계 대회 여자 개인단식 최고 우승 후보는 중국의 덩야핑(Deng Yaping)이었습니다. 덩야핑은 이미 1991년 지바 세계 대회 여자 개인단식에서 우승하며 사상 첫 세계 챔피언에 올랐고,  곧바로 1992년 바르셀로나(Barcelona) 올림픽 2관왕에 오르며 절정의 기량을 과시했습니다. 하지만, 그 덩야핑이 싱가포르 진준홍(Jin Junhong)에 패해 조기에 탈락하면서 경쟁 구도는 미궁 속으로 빠지고 말았습니다. 


천하의 덩야핑을 꺾은 진준홍은 16강에서 루마니아 오틸리아 바데스쿠(Otilia Badescu)에 2-3(21-17, 22-20, 19-21, 13-21, 21-19)로 패했고, 오틸리아 바데스쿠는 그 여세를 몰아 8강에서 북한 리분희(Ri Bunhui)를 3-1(21-13, 21-13, 20-22, 21-19)로 이기는 이변을 일으키며 4강에 올랐습니다. 리분희는 세계 대회 2회 연속(1989 도르트문트, 1991 지바) 준우승 이후, 사상 첫 챔피언의 기회를 잡았지만, 오틸리아 바데스쿠에 패해 8강 진출에 만족했습니다.


(1993년 예테보리 세계탁구선수권대회 여자 개인단식 4강전 현정화 VS 오틸리아 바데스쿠)

(출처 : 유튜브)


하지만, 현정화, 오틸리아 바데스쿠가 맞붙은 4강전은 현정화가 접전 끝에 3-2(21-17, 17-21, 20-22, 21-11, 20-22)로 이기고 결승에 올랐습니다. 현정화는 1게임을 17-21로 먼저 내주었지만, 2, 3게임을 따내며 역전에 성공했고, 마지막 게임을 듀스 접전 끝에 22-20으로 승리하며 승부를 매조지었습니다. 1993년 예테보리 세계 대회에서 현정화를 가장 진땀빼게 한 경기였습니다.

 

현정화 - "우승후보인 덩야핑이 싱가포르의 진준홍에게 져, 내심 금메달을 노렸죠. 더구나 4강 상대인 루마니아 바데스쿠는 별로 이름이 없던 선수였거든요. 근데 맞서 보니 완전 벽에 대고 치는 것 같은 기분이 들데요. 세트스코어 1-1에서 3세트도 15-20으로 뒤졌어요. 에라! 길게 넣어보자 하고 롱 서브를 했는데 두 개나 그냥 먹어주데요. 그래서 나머지 서브도 모두 다 길게 줘 결국 듀스를 만들고 22-20으로 역전시키고 결국 3-2로 이겼죠. 결승 상대인 천징은 중국 대표 출신이지만 당시는 대만 국적이었죠. 나중에 들은 얘긴데 대만협회가 우승하면 보너스를 1억도 아닌 10억 원을 내걸었데요. 나라도 전날 밤 한숨도 못 잘을 겁니다. 내가 처음 출전한 87년 뉴델리 세계선수권 개인전 16강에서 나를 탈락시킨 선수가 천징이었는데, 참 아이러니하죠?" (출처 : 문화일보 2007년 6월 23일 자)


(▲ 현정화의 세계 대회 우승을 소개한 뉴스 영상)

(출처 : 유튜브)


결국, 현정화는 결승에서 대만의 천징을 3-0(21-16, 21-15, 21-14)으로 완파하고 최종 우승을 차지했습니다. 1991년 중국에서 대만으로 귀화한 천징은 4강에서 중국 가오준(Gao Jun)을 3-0(9-21, 15-21, 14-21)으로 완파하고 결승에 올랐지만, 결승에서 현정화에 패해 준우승에 만족했습니다. 현정화는 1993년 예테보리 세계 대회 여자 개인단식에서 우승하며 한국 탁구 사상 첫 세계 챔피언에 올랐고, 지금까지 유일한 세계 챔피언으로 남아있습니다.


흔히, 현정화의 우승을 언급할 때마다 덩야핑의 함께 이야기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당시, 덩야핑이 워낙 대단한 선수였고, 특히, 현정화에게 천적과 같은 선수였지만, 현정화 역시 16강(탕웨이이), 8강(첸쯔허)에서 중국 선수를 2명을 모두 3-0으로 완파했습니다. 현 시대에서는 상상하기 힘든 현정화의 클래스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성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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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댓글 리스트
  • 작성자네팔노숙자 | 작성시간 20.04.15 진짜 잘하셨네요.
    현정화 선수 블럭이 일품이시네요
  • 작성자네메시스 | 작성시간 20.04.15 바데스쿠 완전 크레이지 모드였지요.. 현정화도 포기하고 쳤는데 운좋게 이겼다고 결승 갔으면 바데스쿠가 우승 했을 수도
  • 작성자피톤치드 | 작성시간 20.04.19 바데스쿠의 여자단식 4강은..
    유럽 여자 선수가 기록한 최고성적이라고 하더라구요..
  • 답댓글 작성자프로피 | 작성시간 20.04.19 제가 찾아보니 로제아누라는 루마니아 선수가 50년부터 55년까지 무려 6회 연속 단식 우승을 했더라구요. 그 이후로도 73년에 체코슬라바키아의 그로포바가 단식 은메달을 따기도 했고 가장 최근에는 2003년에 크로아티아의 타마라 보로스가 동메달을 땄네요.
  • 답댓글 작성자피톤치드 | 작성시간 20.04.20 프로피 허걱~~
    70년대까지는 유럽 여자탁구도 짱짱했군요..

    저때 기억은 중계방송에서 얼핏 들은 기억이 나는데,,
    유럽 여자 선수로서는 오랫만?? 에 단식 4강에 올랐다..
    뭐..그렇게 말했었나보군요..
    80년대, 90년대 초반만 해도..여자탁구는 중국,한국,북한 정도가 메달권이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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