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2월 22일 대림 제4주일
강원도 춘천의 한 거리에서 맥주 2,000병을 싣고 가던 트럭의 적재함이 열리면서 순식간에 길이 난장판이 되었습니다. 쏟아지며 깨진 맥주병 때문에 자칫 2차 사고가 날 수 있는 위험한 상황이었지요. 그런데 이 상황은 소동이 일어난 지 30분 만에 모두 해결되었습니다. 해결의 시작은 사고를 우연히 지켜보던 시민들의 자발적인 청소였고, 인근 가게 주인까지 빗자루를 들고 나와 동참했습니다. 이렇게 30분 동안의 청소가 모든 상황을 종결했습니다. 이를 기사화한 2022년 6월 30일 자 중앙일보 기사는 이렇게 마지막 문장을 남겼습니다.
“사태 수습을 도운 시민들은 아무 일 없다는 듯 각자 갈 길을 떠났다.”
이것이 함께 사는 세상의 모습이 아닐까요? 어려움을 함께 나누고, 그 자체로 만족할 수 있는 세상 말입니다. 그러나 자기 이익이 먼저라고 생각하면서 사랑 실천에 무관심으로 대응할 때가 얼마나 많았을까요? 이 세상이 더 각박한 세상이 되어가면서 힘든 세상이라고 불릴 수밖에 없게 될 것입니다.
다행히 사랑을 간직한 사람이 더 많습니다. 하지만 그 정도로는 아직도 부족합니다. 우리 모두 이 사랑에 동참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그리고 사랑을 나누고는 아무 일 없다는 듯 자기 갈 길을 떠나야 합니다. 보상을 세상이 해주지 않아도 상관없습니다. 모든 것을 알고 계시는 하느님 아버지께서 분명히 갚아주실 것입니다.
오늘 복음에는 임신한 두 여인이 소개되고 있습니다. 성모님과 엘리사벳 성녀 모두 임신으로 인해 큰 고민이 있었을 것입니다. 성모님은 처녀의 몸으로 잉태했다는 사실, 엘리사벳은 나이가 많다는 사실입니다. 이렇게 어려움과 고민으로 힘들어하는 상태에서 두 분이 만납니다. 만남이 이루어진 장소는 ‘아인카림’이라는 곳이었습니다. 성모님께서 계셨던 나자렛에서 150km나 떨어진 먼 고장이었습니다. 이렇게 먼 거리까지 찾아온 성모님에게 엘리사벳은 큰 힘을 얻을 수 있었을 것입니다. 또한 성모님도 엘리사벳에게 “행복하십니다. 주님께서 하신 말씀이 이루어지리라고 믿으신 분!”이라는 말을 들었을 때 큰 힘이 되었을 것입니다.
이렇게 서로에게 큰 힘이 되면서, 지금의 어려움이 피해야 할 일이 아닌 오히려 하느님의 커다란 은총이었음을 깨달으셨을 것입니다. 우리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서로에게 힘이 되는 우리가 되어야 합니다. 인정받으려고 행동하는 것이 아니라, 하느님께서 원하시는 모습이라는 것을 기억해야 합니다. 사실 혼자서는 하느님의 일을 깨닫기가 쉽지 않습니다. 그러나 서로 힘이 되어 주면서 하느님의 일이 우리와 함께 이루어짐을 발견하게 될 것입니다.
대림초의 모든 불을 밝히는 대림 제4주일입니다. 우리에게 다가오신 예수님을 맞이할 준비를 어떻게 하고 있나요? 성모님과 엘리사벳 성녀가 보여주셨듯이, 우리도 주님의 힘이 되어야 합니다.
오늘의 명언: 어떤 사람은 자기가 늘 불행하다고 자탄한다. 그러나 이것은 자신이 행복함을 깨닫지 못하기 때문이다. 행복이란 누가 주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찾는 것이다(도스토옙스키).
사진설명: 대림 제4주일입니다.
댓글
댓글 리스트-
작성자가을비 작성시간 24.12.22 new 아멘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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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캐슬린 작성시간 24.12.22 new 성모님과 엘리사벳 성녀가 보여주셨듯이
서로 힘이 되어 주면서 하느님의 일이 우리와 함께 이루어짐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신부님, 감사합니다~♡♡♡ -
작성자치릴 로 작성시간 24.12.22 new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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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히브리어 작성시간 24.12.22 new 아멘
오늘도고맙습니다 -
작성자mods 작성시간 00:29 new "행복하십니다, 주님께서 하신 말씀이 이루어지리라고 믿으신 분!” 감사합니다...신부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