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묵상
신학교에서 강의를 하다 보면 한 학기를 마무리하는 강의에 들어설 때가 있습니다. 그럴 때면 한 학기의 여정을 함께해 주고, 부족한 강의를 열정적으로 들어 준 이들에게 감사할 뿐입니다. 그리고 한 학기를 총정리하고 요약하면서 각자의 삶의 자리에서도 배운 것을 실천하며 살아가기를 간절한 마음으로 당부합니다. 이렇게 마지막 시간에는 감사와 정리와 간절함을 담아 준비합니다.
오늘 복음의 예수님께서도 마지막을 준비하십니다. 당신께서 돌아가실 때가 가까워짐을 아시고 이제까지 걸어오셨던 당신의 삶을 정리하십니다. 예수님께서는 당신 삶이 당신의 죽음으로 완성될 것임을, 십자가의 죽음으로 당신께서 이야기하시고 살아오셨던 복음의 삶이 이루어질 것을 누구보다도 잘 알고 계셨습니다. 그래서 당신의 삶처럼, 앞으로 일어날 수난과 죽음의 삶을 살아가기를 사람들에게 당부하십니다. 그렇지만 예수님께서도 그 죽음을 두려워하십니다. 그 죽음의 길을 피해 가고 싶으십니다. 그러나 그 희생이 아버지의 사랑을 드러내는 것이기에 포기하실 수 없으십니다. 그래서 묵묵히 그 두려움의 길을 걸어가십니다.
우리도 마찬가지로 두렵습니다. 예수님처럼 죽음과 두려움의 길에서 벗어나고 싶습니다. 그러나 그 길을 걷는 것은 곧 하느님 아버지를 사랑하는 일이고 아드님이신 예수님을 사랑하는 일이며 우리와 함께 살아가는 이들을 사랑하는 것임을 알아야 합니다. 그리고 이것이 하느님 아버지와 아드님과 우리가 하나 되는 길임을 명심해야 합니다. 지금 어떤 길을 걸어가고 있습니까? 어떤 길 위에 서 있습니까? 예수님께서 가셨던 그 길을 잊지 말았으면 합니다.
- 최종훈 토마스 신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