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졸(卒)

작성자박종해 스테파노|작성시간23.10.26|조회수148 목록 댓글 12


졸(卒)


어머니 묘소에 큰절하고 비석 뒷면을 살펴보니,

생몰년월일 앞에 한자로 生(생)과 卒(졸)이 새겨져 있다

生(생)은 그렇다 치고 왜 死(사)가 아닌 卒(졸)일까 궁금해하다

인생이 배움의 과정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다,

사람은 태어나자마자 이승이라는 학교에 입학하여
인생이라는 기나긴 배움의 길에 오른다

하지만 우여곡절과 신산고초의 과정 속에서 희, 로, 애, 락, 애, 오, 욕까지를 제대로 익히고
무사히 졸업을 한다는 건 그리 쉬운 일이 아니다

어떤 이는 못 견디고 너무 일찍 자퇴하거나
어떤 이는 병이 들어 중도에 휴학을 하며
어떤 이는 불성실하여 퇴학을 당하기도 한다

그러니 내 어머니는 그냥 사망하신 게 아니다

여든 해 동안 인생의 전 과목을 두루 이수하시고
이승이라는 파란만장한 학교를 졸업하신 것이다

저승이라는 또 다름 배움의 과정에 드신 것이다

무덤 옆의 저 비석은 자랑스러운 졸업장이다


- 김선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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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댓글 리스트
  • 답댓글 작성자박종해 스테파노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23.10.27 고맙습니다.

    그저 떠다니는 썰에 불구합니다.

    ㅎ.ㅎ.

    즐거운 하루 보내십시오.
    댓글 첨부 이미지 이미지 확대
  • 작성자하늘 바래기 | 작성시간 23.10.27 "사람은 태어나자마자
    이승이라는 학교에 입학하여
    인생이라는 기나긴 배움의 길에 오른다"

    인생졸업때까지 열심히 공부합시다.
    감사합니다.
  • 작성자박종해 스테파노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23.10.27 예, 형님.

    열심히 공부하여 좀 더 나은 성적으로 이승을 졸업하도록 하겠습니다.

    ㅎ.ㅎ.
    편안하시고 건강하십시오.
    댓글 첨부 이미지 이미지 확대
  • 작성자김광시 | 작성시간 23.10.27 감사합니다 💖💖💖
  • 답댓글 작성자박종해 스테파노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23.10.27 고맙습니다

    건강하시고 행복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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