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가는 길
= 목필균 =
손 흔들지 않아도 흘러가더라
불끈 힘 주며 솟아나는 새순도
환하게 불 밝히는 꽃들도
시퍼렇게 그늘지는 여름도
몇 순배 돌아도 취하지 않는
생생한 목숨들인데
그 눈물 다 모르는 척
무심히 흘러만 가더라
새벽 열리는 강가에 서면
안개 속 내가 숨겨지고
우연히 마주치던 우리
그렇게 숨겨지고
쌓여진 연륜이
덜그럭거리며 쫓아온 이즈음까지
아득히 잊혀졌던 묵은 정 품고
기약 없는 길 다시 또 가더라
다음검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