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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 게시판

인생여정 회고록

작성자박종해 스테파노|작성시간24.12.28|조회수194 목록 댓글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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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여정 회고록 < 詩庭 박 태훈>


​어이 친구님들 이 한해도 저물고
팔순 나이 넘긴 우리 인생도 저물고

자-- 술한잔 드시고 눈 한번 감고
지나온 80년 넘는 세월들을 ----

​세월은 왜 이렇게 빠른지
어느새 머리도 빠지고 백발이 되더니

턱밑엔 주름이요, 코밑엔 고양이 수염에
온몸 곳곳에는 검은 점이 자꾸 생기네.

물 마시다 사레들고 오징어를 씹던 어금니는
인프란트로 모두 채웠네.

​안경을 안 쓰면 신문 글자도 어른 거리니
세상만사 보고도 못 본 척 살란 말인가?.

아니라면 세상사가 시끄러우니
보고도 못 본 척 눈 감으란 말인가.?

그런데 모르는 척 살려 하니
눈꼴시린 게 어디 한두 가지이던가.

​나이 들면 철이 든다 하더니
보고 들은 게 많아서인가
잔소리만 늘어가니 구박도 늘어나네.

잠자리 포근하던 젊은 시절은 모두 지나가고
이제는 긴긴밤 잠 못 이루며 이 생각 저 생각에

개꿈만 꾸다가 뜬 눈으로 뒤척이니
하품만 나오고 먹고 나면 식곤증으로

꾸벅꾸벅 졸다가 침까지 흘리니
누가 보았을까? 깜짝 놀라 얼른 훔친다.

그시절 그 때는 된장국에 보리밥도 꿀맛이더니
이제는 소고기에 하얀 쌀밥도

억지로 끼적 꺼리다 누가 보았을까 주변을 살피네.

고상하고 점잖은 체면은 어데로 갔는지
뒤뚱거리며 걸어가다 뱃속이 불편하여

실례한 방귀소리에 누가 보고
들었을까? 뒤돌아 보며 멋쩍어 하네.

​구두가 불편해서 운동화를 신었는데
쿠션 따라 사뿐히 걷다가 중심이 헷갈려
뛰뚱대다 넘어지니 꼴불견이로구나.

​까만색 정장에 파란 넥타이가 잘 어울리더니
이제는 트렌드가 아니라나 어색하기 짝이 없어
차라리 등산복 캐주얼 차림이 편하고나.

​전화번호부에 등록하고 가깝게 지나던
친구의 이름도 하나둘씩 지워져 가고
누군지 알듯 모를듯한 이름은 하나둘씩 삭제를 한다.

정기 모임 날짜는 꼬박꼬박 달력에 표시하며
친구들 얼굴 새기고 이름도 새겨보며
약속한 날짜를 손꼽아 기다린다.

​늙어가는 것이 아니라 익어간다는 말은
아마도 가을 들녘에 풍년이 들어
허리 굽혀 고개 숙인 벼 이삭을 말했는가 보다.

​점점 늘어나는 것은 기침소리요
손발이 저리고 쥐가 나며

서랍장에는 자식들이 사다 준 건강식품이고
식탁 한쪽은 병원에서 처방해 준
약봉지가 약국 진열장 같구나.

​외출 하려면 행동이 느려지고
신발 신고 현관을 나가려다
다시 돌아와 안경 쓰고

지갑 찾고 다시 나가려 생각하니
승용차 키를 안 챙겼네.

​승강기를 호출해서 올라타니
다른 승객 모두 마스크를 썼는데
나만 안썻으니 죄인 같은 생각이 들어

다시 들어와 마스크를 쓰고 출발했으나
뭔가 좀 서운해서 생각하니
핸드폰을 두고 나왔고나.

이쯤 되니 혹여 치매인가 불안에 떨다가
모임에 나갔더니 너도나도 모두가 똑같다네.

그렇다면 정상이라 치부하고 제자리 오락가락
그러려니 생각을 하고 지나간 날 뒤돌아보니

가버린 세월 그립고 그리운 추억으로
가득한 지난날이 인생의 전성기였고나.

아이들아 어른이 되려고 하지 마라.
머지않아 추억이 그리우려니 거기서 멈추어라.

​청춘은 가고 어른이 되어 보니
이렇게 허무한 끝이 로구나.

야속한 세월은 이렇게 뒤도 돌아보지 않고
아쉬운 황혼은 저물어 가는구나.

그런데 그런데 세월을 이길 장사가 이 세상에
그 누구도 없다니--

친구님들 생각하고 연구 해보세
세월을 묶어두는 기술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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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댓글 리스트
  • 답댓글 작성자박종해 스테파노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24.12.29 고맙습니다,

    항상 오늘이 제일 젊은 날 임을 알고 삽시다.

    건강하시고 행복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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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쟈디스[알폰소] | 작성시간 24.12.29 감사합니다.

    찬미 예수님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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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답댓글 작성자박종해 스테파노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24.12.29 고맙습니다, 알폰소님.

    건강하시고 평안하십시오.
    댓글 첨부 이미지 이미지 확대
  • 작성자엠마우스 요셉 | 작성시간 24.12.29 남색 골프 바람막이 니트 자켓을 구매했는데...
    마누라하는말 넘 먀한거 아니냐고 아이고 여편네야 내 이나이에 마누라 말듣고 옷 챙겨 입냐
    ...
    어제부터 오늘까지 뒷통수에 대고 잔소리다 어리잘라라...

    뉴스에는 비행기 사고로 시끌벅적 안탁깝고 방학 중이고 연말이고 가족단위로 여행을 갔나본데...
    기도합시다
    애고 늙은게 죄지 뭐 76키로로 달려가는 인생길 삼일 후면 77키로로 달려갑니다 어린생명이 ...
    사망자는 계속 늘고 있네요 오늘 뉴스는 정쟁이 멈추었네요 아우님 새해 福많이 받으시고 건강하세요
    여행가고 싶은 생각 쏙들어깄네요 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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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답댓글 작성자박종해 스테파노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24.12.29 어, 형님.

    어부인 말씀을 귀담아 들어셔야죠.

    집안이 편합니다.

    끽소리 말고 여길 가리키면 여길보고 저길 가리키면 저길 보소.
    ㅎ.ㅎ


    마누라. 말을 들으면 자다가도 떡이 생긴답니다.

    비행기 사고 끔찍하네요.

    뭔 일인지 모르겠습니다.

    행운을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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