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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뉴스

[현장에서] 교황의 표정이 가장 밝았던 때 (이데일리)

작성자다솜이|작성시간14.08.18|조회수105 목록 댓글 0

 

[현장에서] 교황의 표정이 가장 밝았던 때

15일 솔뫼성지에서 열린 아시아청년대회 참가자 만남
어둡던 표정 환해지고 활력 되찾아
젊은이들의 열정과 활기에 같이 웃어주는 '어르신'보고싶어
[현장에서] 교황의 표정이 가장 밝았던 때
프란치스코 교황이 방한 나흘째인 17일 한국 천주교 순교역사의 본거지인 충남 서산의 해미읍성에서 열린 아시아청년대회 폐막미사를 집전하기 위해 환한 얼굴로 입장하고 있다(사진=공동취재단).


[이데일리 김용운 기자] “개인적으로는 솔뫼에서 여는 젊은이들과의 만남을 취소해야 하는 게 아닐까 할 정도로 목소리가 작아지셨고 안색도 좋지 않았다.”

프란치스코 교황의 방한 일정 취재는 경호상의 문제 등으로 사전에 공동취재단을 구성해 진행됐고, 덕분에 근접거리에서 지켜볼 기회를 얻게 됐다. 카메라 바깥에서 교황의 표정을 볼 수도 있었고 언론에 보도되지 않은 뒷이야기를 듣기도 했다. 지난 14일 방한해 첫날부터 최소한 2개의 공식일정을 수행하며 바쁜 일정을 소화하던 프란치스코 교황의 안색이 가장 좋지 않았다고 느꼈던 때는 15일 대전 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성모승천대축일 미사 직후였다.

교황은 미사 전 월드컵경기장에서 카퍼레이드를 하던 중 미사에 초청된 세월호 유가족들을 만나 짧은 순간이나마 그들을 위로했다. 그러곤 미사 전에 다시 만난 그들이 건네 준 노란 추모 배지를 달고 미사를 집전했다. 교황의 표정이 어두워진 건 이즈음이엇다. 이날 교황을 수행한 대전교구의 유흥식 주교 역시 미사 직후 교황의 컨디션이 좋지 않았다고 했다. 유 주교는 “추측컨대 아마도 세월호 희생자 가족들의 고통에 깊이 공감하셨기 때문인 듯 싶었다”라고 말했다. 급기야 유 주교는 이날 오후 충남 당진 솔뫼성지에서 진행되는 아시아청년대회 참가자들과의 만남 행사에 교황의 불참까지 고려했다. 17일 충남 서산의 해미읍성에서 열리는 아시아청년대회 폐막미사를 교황이 직접 주례해 젊은이들과 다시 만날 기회가 있는 만큼 교황의 건강을 고려, ‘결단’을 내려야 할지 고민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교황은 미사를 마친 후 아시아청년대회 참가자 17명을 비롯해 홍보대사인 가수 보아와의 오찬을 강행했고, 이후 점차 표정이 밝아졌다는 게 유 주교의 전언이다. 유 주교는 “교황이 음식을 많이 드시진 않았지만 참가자들과 같이 셀카를 찍고 그들의 모든 이야기에 귀기울이며 얼굴에서 어두움이 거쳤다”고 말했다. 이날 오후 일정으로 한국의 최초 사제인 성 김대건 안드레아 신부의 생가터인 솔뫼성지에 도착한 교황은 엄숙한 표정으로 헌화하고 기도를 드렸다. 그리고 환영 나온 인파들에게 온화한 미소로 화답했다. 여기까지는 TV에서도 볼 수 있던 교황의 ‘보통 모습’이었다.

그런데 이윽고 달라졌다. 2000여명의 아시아청년들이 모인 솔뫼성지 옆 대형텐트에 들어서자 교황의 표정이 해가 뜨는 것처럼 환해진 것이다. 사전에 준비한 원고 대신 즉석에서 청년들에 조언을 해주는 교황을 지켜본 유 주교는 “오전에 봤던 교황과 전혀 달랐다”며 “어디서 그런 활력이 솟아났는지 제스처와 말투에서 기운이 넘쳤다”고 말했다. 현장에서도 그런 기운은 감지됐다. 젊은이들의 신명에 동화됐는지 교황은 연설 중에 손동작과 표정의 변화가 많았고 급기야 퇴장할 때는 양손을 펼쳐 어깨를 들썩이며 분위기를 한껏 고무시켰다. 젊은이들이 더욱 큰 환호성을 보낸 것도 물론이다.

교황은 여든을 앞두고 있다. 지난 몇 년간 취재 현장에서 젊은이들과 눈을 맞추고 진심으로 웃어주던 ‘높은 어르신’을 본 기억이 없다. 기성세대들은 젊은이들을 위로한다며 ‘아프니까 청춘이다’라고 한다. 그러나 결국 위로보다 필요한 건 젊은 그들의 열정과 활기에 진심으로 같이 웃어줄 수 있는 너그러움과 믿음이 아닐까 싶다. X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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