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님께서 바라신 왕의 모습
정성윤 신부
누군가가 나를 있는 그대로의 모습으로 바라봐 줄 때 참 기쁩니다.
예수님께서도 아마 같은 마음이지 않으셨을까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그리스도왕 대축일을 맞이하면서 과연 예수님께서는 왕으로서의 당신을 어떻게 이해하고 받아들이길 원하셨을지 묵상해봅니다.
“사람의 아들도 섬김을 받으러 온 것이 아니라 섬기러 왔고, 또 많은 이들의 몸값으로 자기 목숨을 바치러 왔다.”(마태 20,28)
우리가 따르고자 하는 주님은, 나눔과 섬김으로 당신의 전 생애를 바쳤던 분이십니다.
왕관이 아닌 가시관을 쓰시고, 멋진 옷이 아닌 누더기를 걸치셨으며, 으리으리한 집이 아닌 머리 둘 곳조차 없는 떠돌이 삶을 사셨습니다.
왜냐하면 세상의 가장 약하고 가난한 이들에게까지 진정한 왕이 되고자 하셨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분명 예수 그리스도의 삶과 그분의 십자가를 따라야 하는 사람들입니다.
물론 그것이 모두 누더기를 걸치고 떠돌이 생활을 하라는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예수님께서 그렇게 하신 이유, 바로 진리이신 당신께서 세상 모든 이에게 진리를 전하기 위하여 가장 약하고 가난한 이들과 같은 모습이 되시어 그들과 함께하는 삶을 선택하셨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합니다.
이제 교회 전례력으로 한 해의 마지막 주간의 시작이자 그리스도 왕 대축일을 맞이하는 오늘, 참된 진리이시며 세상 모든 이를 위해 기꺼이 목숨까지 내어주신 우리의 왕 예수님의 삶을 다시금 깊이 묵상하는 시간이 되면 좋겠습니다.
* 그리스도인의 삼중직무 중 ‘왕직’의 또 다른 이름은 ‘봉사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