깨어 있음의 의미
정성윤 신부
본당에서 자모회 신앙 교육을 할 때 종종 하는 말이 있습니다.
내 자녀가 좋은 부모가 될 수 있도록 지금부터 깨어 준비하라는 말입니다.
그러면서 사제가 되기 위해 10년을 기도하고 공부하고 준비하였지만 아직 이 정도밖에 안 된다는 농담인 듯 농담 아닌 진심을 덧붙입니다.
깨어 기다리고 준비한다는 것은 아이가 잉태된 순간부터가 아닌 각자의 삶이 시작되는 순간부터여야 합니다.
그리고 혼인을 통해 하나가 된 부부는 그 혼인의 시작부터 부모가 되기 위해 수없이 많은 준비 속에 기도하며 노력해야 합니다.
물론 그렇게 깨어 준비한다고 모든 것이 완전하게 이루어지는 것은 아닙니다.
그럼에도 늘 기도하고 노력하며 마음을 쏟는 그 모든 시간과 준비가 바로 깨어 있음이자 그 자체로 큰 의미를 지니는 것입니다.
마찬가지로 교회 전례력으로 새로운 한 해의 시작이자 아기 예수님을 기다리는 대림 또한 그 시기만 깨어 기다리고 준비하는 시간이 아닙니다.
오히려 늘 깨어 있음을 떠올리고 되새기는 시간으로 이해해야 합니다.
내 삶은 예수님의 전 생애를 따르고 그분과 일치되기 위해 깨어 있는 시간의 연속입니다.
아기 예수님께서 내 안에 잉태되기 위해 깨어 있고, 어린 예수님과 함께 하기 위해 깨어 있고, 그분의 공생활을 함께 하기 위해 깨어 있는 것입니다.
그래서 그분의 십자가 죽음과 부활에 동참하는 그 모든 순간을 위해 내 모든 삶이 주님에게로 정향되어 있는 깨어 있는 나날들이 되어야 합니다.
그렇게 깨어 있음이 바로 내 전 생애를 주님 안에 머무는 삶으로 이끌어줄 것입니다.
* 새로운 한 해는 주님을 향해 늘 깨어 있는 은총의 시간이 되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