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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음의 씨앗
김효석 신부
“제 아이가 죽기 전에 같이 내려가 주십시오.”
오늘 복음 말씀은 예수님께서 보여주시는 표징과 이적 그리고 그 결과인 믿음에 대해 전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오늘 복음에 나오는 왕실 관리에게 단순히 믿음이 있는가 없는가의 문제를 도식처럼 적용시킬 수는 없습니다.
이 순간 왕실 관리는 믿음에 관심이 없으며 오로지 자신의 아들의 목숨에 대한 간절함만이 있을 뿐입니다.
그는 지금 앞뒤 가리며 체면을 내세울 형편이 아닌데다 옳고 그름을 따져가며 애원할 입장도 아닙니다.
우리에게도 생애에 몇 번씩 눈앞이 캄캄해져 올 만큼 급박한 일이 벌어질 때가 있습니다.
그 일 외에는 그 어떤 일도 더 중요하게 느껴지지 않는, 그래서 이 일만 잘 되면 온전해질 수 있을 것만 같은 순간이 있습니다.
나의 계획이나 의도를 훨씬 뛰어넘는 일을 통해 우리는 주님께 대한 믿음을 키워가게 됩니다.
또한 우리도 왕실 관리처럼 급박한 어려움 중에 있는 이들을 만나게 될 것입니다.
그들을 주님께 대한 믿음으로 초대하는 길은 주님께서 그 시간에 그 사람과 함께 있었다는 것을 나중에라도 알 수 있도록 그들과 함께 해주는 일입니다.
고통 중에 있는 사람은 하느님을 믿는 신앙인이 함께 머물러주는 기간에 하느님께서 자신들과 함께 한다고 느끼기 때문입니다.
믿음은 생각이 아니라 체험입니다.
*고통받는 사람과 함께 머무는 동안에 우리는 십자가의 주님과 함께하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