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저 죽어 버리면 되겠지요..
여러분은 자신을 강하다고 생각합니까? 약하다고 생각합니까? 강하다고 생각한다면 끝까지 이 글을 읽으시고 스스로를 약하다고 생각한다면 마지막 부분만 읽으면 되겠네요.
사람의 욕구중 하나인 인정받고 싶은 욕구, 나의 모습. 내가 하는 일 사람들에게 인정받고 싶습니다. 그런데 다른 사람들로부터 인정받기 위해서는 부단히 노력해야 하고 뼈를 깎는 아픔이 동반되어야 하고 시간이 필요합니다.
그런데 이 인정받고 싶은 욕구가 도가 지나치게 되면 과시욕으로 변하게 됩니다. 다른 사람이 나를 인정해 주기 전에 내가 먼저 과시를 하게 됩니다. 이런 사람에게는 십중팔구 거짓과 허풍이 많아지게 됩니다. 복음의 표현을 빌리면 죽지 않고 열매를 맺으려는 이들입니다.
"밀알 하나가 땅에 떨어져 죽지 않으면 한알 그대로 남고 죽으면 많은 열매를 맺는다."
부부싸움을 심하게하는 부부가 자신들에게 문제가 있음을 알고 해결책을 구하기 위해서 상담가를 찾았습니다. 부부의 이야기를 듣고 있던 상담가가 해결책을 이야기했습니다.
"죽어야지요.." 그랬더니 두 부부가 동시에 말했습니다. "난 매일 죽는데 저 사람은 안 죽어요.."
말로는 매일 매일 죽는다고 말합니다. 하루에 수십번도 더 죽는다고 합니다. 그런데 죽는다고 하면서도 내 자존심, 내 욕망은 시퍼렇게 살아 있다.
기회만 있으면 위로 솟구치고 나 살겠다고 하는데 어떻게 해야 할까요? 죽어야 행복하다는 것을 알면서도 못 죽습니다. 죽으면 손해 같기 때문입니다. 죽으면 나만 바보가 되는 것 같기에 쉽사리 자신을 죽이지 못합니다. 그래서 강하다는 것입니다. 하느님 앞에서 강해보았자 자기만 손해입니다.
정말 약하다고요.. 그럼 문제 없습니다. 스스로를 약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정말 문제 없습니다. 그런데 말로는 약하다고 하지만 다 자기 생각대로 합니다. 약하다고 말하면서 자기 고집대로, 자기 능력대로 자기 하고 싶은 대로 합니다. 약하다는 말만 할 뿐입니다.
죽지 않으려는 마음이 꿈틀꿈틀할때 주님께 이렇게 기도해 보세요. "하느님, 백번도 좋고 천번도 좋으니 죽여 주십시오. 깨지고 또 깨지게 하십시오. 그래서 제 안에서 강함이, 뻣뻣함이 사라지게 하시고 부드럽게 만들어 주십시오."
살아 있기 때문에 죽는 것이 두렵다고, 미리 죽어 버리면 죽는 것이 하나도 두렵지 않게 된다는 어느 신부님의 말씀처럼 먼저 죽어 버리면 걱정할 것이 하나도 없지 않겠습니까?
조정훈 안토니오 신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