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켜야 할 사람
김준한 신부
그분께서는 이 세상에서 사랑하신 당신의 사람들을 끝까지 사랑하셨다.
과연 호랑이가 죽으면 가죽을 남기고 사람은 겨우 이름만 남길까요?
물론 주님의 이름은 위대합니다. 예수님도 분명 “너희가 내 이름으로 청하면 내가 다 이루어주겠다.”(요한 14,14)고 하셨습니다.
하지만 죽음을 눈앞에 두신 예수님은 권위 있는 말씀과 기적의 능력을 보여주는 대신 제자들과 함께 소박한 식사를 하시며 결국 ‘사람’ 을 남기셨습니다.
사람을 남기기 위하여 최후의 만찬을 준비하신 것입니다.
마치 내 몸과 같이 이웃을 사랑하라는 말씀을 몸소 실천하시듯 더 낮은 자세로 허리를 굽히고 무릎을 꿇어 제자들의 발을 씻어주셨습니다.
세례자 요한이 자신을 가리켜 그분의 신발끈을 풀어드릴 자격조차 없다고 했지만 그분은 제자들의 신발끈을 풀어주실 뿐만 아니라 발가락 사이의 먼지까지도 깨끗이 씻어주셨습니다.
세상을 얻기 위해 사람들은 자신만의 야망을 품고 수도 예루살렘으로 몰려들었겠죠.
하지만 그분은 사람들과 달리 그곳에서 숨어 계신 하느님을 만나듯 누추한 이들을 우러르며 당신 생의 마지막 시간을 채우셨습니다.
아주 가끔은 우리도 그 어떤 영광도 위대함도 바랄 수 없는 초라한 곳에서, 빛나지 않는 사람들을 우러르며 그 발에 입을 맞추어야 할 것입니다.
* 이웃을 내 몸같이 사랑하는 것은 어떻게 하는 것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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