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이요 진리요 생명이신 예수님
황중호 신부
“길이 남아 영원한 생명을 누리게 하는 양식을 얻으려고 힘써라.”
아침에 목이 말라 물을 따르니 온도가 미지근한 게 아무래도 냉장고가 고장난 것 같았습니다.
A/S 접수를 하자 수리기사님이 오셨는데 냉동실은 작동하니 고장이 아닐 수도 있다며 하루 동안 전원을 뽑고 기다려보자고 하셨습니다.
냉동실 문을 열고 한참 있으니 얼어 있던 성에가 녹기 시작했습니다.
냉동실의 찬 공기가 냉장실로 내려가야 하는데, 길이 꽉 막혀버리는 바람에 냉장실이 작동을 못했던 겁니다.
우리는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신 예수님을 통해 하느님께 나아갑니다.
그런데 우리의 고집과 욕심이 만들어낸 우상이 예수님 자리를 차지하면, 길이 꽉 막혀 하느님께 가기는커녕 욕망의 구렁텅이에 빠져 허우적대고 말 것입니다.
오늘 복음에 나오는 빵을 배불리 먹은 군중들처럼 말이죠.
그들은 예수님께서 보여주신 표징은 보지 못하고 눈앞의 빵에만 매달렸던 것입니다.
예수님께서는 말씀하십니다. “너희는 썩어 없어질 양식을 얻으려고 힘쓰지 말고, 길이 남아 영원한 생명을 누리게 하는 양식을 얻으려고 힘써라.”(요한 6,27)
세상이 줄 수 없는, 하느님만이 주실 수 있는 양식으로 배불리는 오늘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 그릇된 욕망을 녹이고 막힌 길을 뚫어 시원하게 하느님께로 갑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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