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바른 신심 생활의 형태
1. 완덕으로 나아가는 사람들의 그 진보와 향상은 바로 겸손에 달려 있는데, 그들은 자기의 한 일을 무로 돌릴 뿐 아니라, 자기에 대한 만족은 거의 없고 다른 사람은 모두 자기보다 훨씬 나은 줄로 생각한다. 남들처럼 하느님을 섬겼으면 하는 마음에서 거룩한 부러움을 지닌다.
2. 아무리 열성이 많고 일을 많이 해도 그들은 겸손으로 살기 때문에, 자신들이 그렇게 일을 많이 해도 하느님께서 받으셔야 할 것이 너무나 많은 데 비하여, 당신께 해드리는 일이 너무 적음을 깊이 헤아린다.
3. 그래서 일을 많이 하면 할수록 오히려 마음은 더욱 덜 차서, 하느님을 위해서는 무엇이든 다하고 싶어 하고, 자기가 하는 일마다 아무것도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4. 자기를 작게 생각하는 그들은 남도 자기네를 작게 알아서 꺾어주고, 자기네의 일을 얕보아주기를 바란다. 이보다 더한 일은 혹시 남이 자기를 알아주고 기려주려고 해도 그들은 절대로 이를 믿을 수가 없고, 자기에 대한 좋은 말을 들으면 도리어 이상하게만 여겨진다.
5. 이들은 누구의 선생도 될 수 없다고 여겨 만약 명령이 떨어지며 가던 길도 바꾸어서 새 길로 접어든다. 자기가 옳다는 생각을 도무지 안가지기 때문이다. 이들에게는 다른 사람을 기리는 것이 그들의 기쁨이요, 남들처럼 하느님을 섬기지 못하는 것이 오직 하나 걱정이다.
6. 자기네 일이 하치않다고 믿기에 남 앞에서 이야기할 마음이 아예 없고, 마지못해 영성지도자에게 말할 때라도 이야깃거리가 못 된다고 여겨서 부끄럽기만 하다. 이와는 반대로 자기들의 결점이나 죄에 대한 이야기 또는 이런 것이 자신의 덕보다고 사람들에게 알려지기를 더욱 원한다.
7. 자신이 떨어지는 결점을 보면 겸손을 가지고 견디어 낸다. 그리고 하느님께 희망을 걸면서 온화한 마음과 하느님을 사랑하는 두려움을 가지고 견딘다.
- 어둔 밤, 십자가의 성 요한